온라인게임 유해성 논란에 대한 한국게임산업연합회 입장 발표.

강덕원 campus@grui.co.kr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온라인게임의 유해성 논란에 대해 한국게임산업연합회가 입장을 발표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안녕하십니까! 한국게임산업연합회장, 임동근입니다. 한국게임산업연합회와 부산게임영상협회, 온라인게임산업협의회, (사)한국게임벤쳐모임, (사)마인드스포츠올림피아드, 한국모바일게임협회, 한국인터넷게임협회 등 6개 협회(이상 가나다 순), 그리고 204개 회원사들은 지난 10월 17일,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사전등급심의 결과 발표 이후 우리 게임산업에 쏟아지고 있는 매서운 질타와 애정어린 격려들을 겸허히 수용하면서, 진정한 청소년 보호와 게임사업자의 사회적 책임의 완수를 위한 게임산업계의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히고자 합니다. 게임산업, 청소년 보호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해 게임 문화, 온라인 문화가 하위 문화로 그 동안 폄하되어 왔던 척박한 토양 위에서도 온라인게임산업은 그 동안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 왔습니다. 한국의 온라인게임산업이 낳은 이러한 '기적'은 새로운 문화와 미래의 산업을 일구어가고자 밤낮없이 일해 왔던 게임산업 종사자들의 노력과 함께, 우리 정부와 국민들께서 한국 게임산업에 보여주신 아낌없는 관심과 후원에 힘입은 결과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까닭에, '온라인게임의 유해성'에 대한 지적과 사회적 우려에 우리 게임산업계는 깊은 자괴감을 느끼는 동시에 게임산업에 주어진 사회적 책임의 엄중함을 다시 한번 통감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일로 인해 그 동안 한국 온라인게임을 아끼고 사랑해 주셨던 청소년 여러분들께서 문화적 혼란과 마음의 상처를 겪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송구스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청소년은 우리 사회의 문화와 산업의 미래요, 주인입니다. 청소년 보호의 과제는 결코 산업의 이익에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우리 게임산업계 역시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온라인게임의 청소년 유해성' 논란은 무엇보다도 그 동안 게임산업계가 청소년보호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뼈아픈 지적으로 겸허히 받아들이고자 합니다. 게임문화와 온라인문화의 총화로, 청소년들의 특별한 사랑을 받아 왔던 온라인게임 산업이 이제 청소년유해성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그 동안 게임산업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반증이며, 그 것이 바로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불러온 원인임을 우리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자율규제에 나서고 있는 게임사업자들 최근, 온라인게임 사업자들의 다양한 자율규제 노력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어떤 게임업체는 온라인게임 아이템의 현금 거래를 중지시키기 위한 캠페인 등에 나서고 있고, 또 다른 업체들은 자사 게임의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들을 제시하고 있으며, 우리 연합회 역시 온라인게임의 자율심의시스템 구축을 비롯, 폭력성, 사행성, 아동개인정보침해 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권고안을 이미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자자율규제의 노력은 기존의 게임물과는 달리 온라인 매체의 특성을 지니며 제작자와 게임이용자들이 함께 게임문화를 만들어야 했던 쌍방향게임산업(interactive Game Industry)의 독특한 전통이기도 합니다. 모든 온라인게임사업자들은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자사 게임서비스와 관련된 사회적 부작용이 발생할 때 마다 미약하나마 그 해결방안을 끊임없이 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미성숙한 게임문화 등 게임 외적인 요소들과도 싸워야 하는 온라인게임의 특성으로 인해 개별 사업자의 노력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장치를 마련하는데 한계가 있었고, 그러한 한계의 인식은 관련 협회와 우리 연합회의 결성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역사가 보여주듯이, 자율규제를 위한 노력은 다른 그 무엇보다도 청소년 보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사업자들의 자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최근 들어 활발해 지고 있는 다양한 자율규제 논의가 눈 앞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수습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받아들여지기를 원치 않습니다. 오히려 당장의 이익을 바란다면, 사전등급분류 결과에 안주하는 편이 나을지 모릅니다. 일단 사전에 등급분류만 받게 되면, 사후의 책임에 대한 면책이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선택이 온라인 게임의 사회적 부작용을 해결하고 청소년을 진정으로 보호하는 적절한 대안이 아니며 결국 게임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막는 장애물이 될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우리는 다시 한번 자율규제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온라인게임의 특성과 진정한 청소년 보호 방안의 모색 주지하다시피, 온라인게임은 인터넷을 매개로 제공되는 온라인 콘텐츠입니다. 또한 온라인게임의 이용자는 기존의 게임이용자와 같이 게임개발자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소극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무한대에 가까운 자율성과 상호작용성을 누리면서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새로운 가상사회(cyber community)를 만들어 갑니다. 이러한 온라인게임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PK로 인한 폭력성, 아이템 거래로 인한 사행성 등 온라인게임과 관련하여 현재 지적되고 있는 대부분의 부작용들이 사전에 기획된 게임제작자의 의도 혹은 게임내용이 아니라 게임의 이용과정에서 발생하는 결과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서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채팅 서비스가 서비스 제공자의 의도와 달리 청소년성매매에 사용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수 없듯이 게임이용의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일은 온라인게임의 제작자들은 물론 온라인게임을 사전에 심의하시는 분들께도 참으로 난감한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온라인게임 사전등급분류는 애초에 불가능할 뿐 아니라, 이를 강행하더라도 사전등급분류와는 전혀 다른 게임이용의 결과 (예를 들어 12세이용가를 사전등급분류받은 게임이 18세이용가 게임보다 더 청소년에게 유해한 결과를 낳게 되는 상황)를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사전등급분류의 기준이 무리하게 설정되거나, 게임 이용결과에 따라 등급분류의 기준이 수시로 변경되는 등 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거나 반대로 등급분류가 유명무실해져 청소년 보호의 실익을 얻지 못하게 되는 이중고를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사전등급분류가 청소년들의 게임오용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합니다. CD 등을 통해 등급표시의 실질적 관리가 용이한 기존 게임물과는 달리 이용자가 온라인을 이용하여 직접 로그인하는 온라인게임에서 연령별로 등급표시 결과를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또한 대다수 청소년들이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는 PC방에서도 연령을 구분하여 게임을 이용하도록 조치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결국 온라인 사업자들과 PC방 업주들은 어쩔 수 없는 물리적 한계로 인해 연령표시의 실질적 유통을 포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고, 이러한 상황에서는 청소년들이 지금보다 더욱 부정적인 상황에서 온라인게임을 이용하게 될 것입니다. 이는 결국 청소년들의 온라인게임 오용과 그로 인한 사회적 부작용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전등급분류가 게임사업자들의 자율규제 노력을 멈추게 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사전등급분류 기준에 따라 게임을 제작하고, 그 결과에 따라 게임을 유통시키는 것은 사업자들의 입장에 보면 너무나 쉬운 일입니다. 더구나 지금처럼 게임이용의 결과와 콘텐츠 외적인 문제까지 사전등급분류의 대상이 되는 상황이라면, 사업자들은 서비스 이후에 발생하는 여러 부작용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애써 노력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이는 참으로 달콤한 유혹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이 청소년 보호를 위한 진정한 방안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결국은 게임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독약이 될 것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우리 게임사업자들이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온라인게임이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이용자들의 질책이지, 그로 인해 사업자들이 짊어져야 할 사회적 책임의 무게가 결코 아닙니다. 오늘 게임산업이 처한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가 깨달은 교훈은 "학부모님들이 안심하고 자녀의 온라인게임 이용을 권장할 수 있는" 게임 환경을 사업자 스스로의 힘으로 만드는 일이야 말로 게임산업의 지속적 발전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는 확신입니다. 건전한 온라인게임 환경의 조성을 위한 한국게임산업연합회 실천 결의 한국게임산업연합회는 회원사들과 함께 '건전한 온라인게임 환경의 조성'을 위해 아래 같이 자율규제 지침을 시행하고자 합니다. 1. 장시간 게임이용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한 이용자 알림장치 서비스 - 게임이용자가 장시간 게임을 진행하고 있을 경우, 게임 이용자가 스스로 인지할 수 있도록 게임화면에 게임연속이용시간을 표시 - 세 시간 이상 연속 이용 시 해당 문구를 표시하되, 적용되는 시간의 기준은 회원사의 정책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 2. 청소년의 장기간 게임이용에 대한 보호자 통보 조치 - 특정게임을 일정기간 계속해서 접속하여 이용하는 청소년에 대한 학부모 지도를 돕기 위해 보호자의 이메일을 이용 해당 사실을 안내 - 적용 여부 및 기준 시간은 해당 회원사의 정책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하되, 14세 미만 아동의 경우, 필히 조치할 수 있도록 노력함 3. 청소년 보호자에게 게임선별장치 제공 - 청소년에 대한 보호자의 게임이용 지도를 돕기 위해, 보호자의 게임 선택권을 강화할 수 있는 별도의 게임필터링S/W 무료 제공 - 12월 예정된 온라인게임사업자 자율심의시스템의 시범운영과 함께 회원사에 해당 S/W를 배포할 예정이며, 해당 회원사는 홈페이지 또는 CD를 통해 원하는 청소년 보호자에게 무료 보급 4. 불법 게임, 게임의 부정이용 관련 이용자피해 및 불법행위(현실 폭력[현피], 개인정보 도용, 불법 아이템 거래, 해킹 등)의 신고 및 처리를 위한 인터넷핫라인의 구축 - 불법 게임은 물론 게임의 부정이용과 관련하여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이용자 피해 및 불법 행위의 근절을 위해 사업자-연합회-관련 기관을 연결하는 인터넷 핫라인 구축 - 회원사는 11월 중, 인터넷핫라인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연합회에서 제공하는 별도의 로고를 부착하고, 이를 연합회 핫라인시스템에 연결하여 이용자 피해 및 불법 행위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함 - 별도의 신고절차를 운영하고 있는 회원사의 경우, 회사 정책에 따라 처리하되, 미처리 신고를 연합회에 이첩 5. 건전한 온라인게임 이용을 위한 캠페인 운동 전개 - 건전한 온라인게임 이용 환경이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게임이용자들과 함께 진행할 수 있는 캠페인 운동을 연합회, 각 협회 및 회원사 차원에서 전개 - 특히 정부 및 민간단체들이 이미 전개하고 있는 유사 캠페인들과의 결합을 적극모색하며, 이와 관련 각종 온라인게임중독 예방기관, 안전한 인터넷이용을 위한 민간단체 등과 적극 협력 6. 건전한 게임제작을 위한 전문가 포럼(가칭) 운영 - 게임 제작 과정에서 건전한 게임제작에 관한 외부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을 수 있는 상설 포럼을 12월 중, 연합회 차원에서 운영 - 각 회원사들의 신규 게임제작 시, 포럼에 신청하면 게임제작을 위해 필요한 자문 및 공개토론의 기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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