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놀이를 PC로

#PC

시작하기 전에...
'인형' 이라고 하면 어딘지 모르게 여자아이들의 장난감이라는 느낌이 강하며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어린 시절에 한번쯤은 인형을 가지고 옷 갈아 입히고 머리 빗겨가며 놀아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여성용 게임에서 인형이 주요 소재로 다루어 지는 것은 그다지 드문 일이 아니다. 허나 그렇다고 해서 인형자체를 주제로 전면에 내세우는 게임이 또 의외로 흔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인형을 꾸민다' 라고 하는 익숙하면서도 게임으로서는 다소 생소하게 들릴 지도 모를 주제를 내세우고 등장한 JENNY -the doll mania story-는 일본 다카라사의 마론인형 모델인 '제니'의 정식수입 공급처 손오공에서 출시된 게임으로, 제목은 물론 태생에 있어서도 '인형'이라는 타이틀을 동기 불순할 정도로 전면에 내걸고 나왔다.
하지만 그 불순함이야 말로, 실제적으로도 인형 커스텀이라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 필자 본인에게는 오히려 모종의 기대치로 작용 하기도 한게 사실인지라, 이래저래 게임을 막 실행시켜 보고는 어딘지 장난감의 아기자기함이 느껴지는 시디 디자인과 깔끔한 인터페이스, 그림체나 캐릭터 자체는 논외로 하더라도 전반적으로 예쁜 색감, 잘 정리된 메뉴등등에서 생각치 못한 성의를 느끼고 한때 가슴이 설레기도 했었다. 하지만 필자는 아쉽게도 결국 게임을 본격적으로 플레이하고는 그저 한숨을 쉬며 쓸쓸히 접을 수밖에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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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에 메뉴가 알기 쉽게 나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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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감이나 분위기 좋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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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의 옥석, 게임의 꽃 - 인형 제작
게임 '제니'는 자원이나 재화를 반복적으로 소모함으로써 레벨을 올리는, 기존의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약간의 기본 자금과 일주일 단위로 주어지는 주급으로 샵에 가서 마음에 드는 인형파츠(바디와 헤드)나 재료를 구입할 수 있고, 초반에 약간의 레벨적 조건을 만족시킴에 따라 원피스, 투피스, 가발, 악세사리의 네가지 종류의 물품을 제작할 수 있게 된다.(마지막에 가서는 세트 제작이라는 스킬로 아예 커스텀 완료된 인형을 만들어 낼 수도 있게 된다.)한번 익힌 스킬은 플레이어 자신의 반복학습에 의해 자연스레 개발되어가며 처음에 제작할 수 있는 물품 가지수는 극히 한정되어 있지만, 스킬 레벨이 오름에 따라 제작 가능한 물품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자연히 인형을 꾸미는데 있어 선택의 폭도 넓어지게 된다는게 인형제작의 기본 이치이다.
스스로 만들어낸 물품으로는 자신의 인형을 꾸미는 것은 물론, 샵이나 인터넷 경매를 통한 판매로 더 큰 이익을 창출해 내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돈만 허락한다면 경매를 통해 플레이어의 스킬보다 고 레벨의 물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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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종의 아이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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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등록 - 비싸게 부르고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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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전투나 랜덤 이벤트 하나 없이 단조롭게만 진행되는 이 과정은 잘 만들어진 시스템이라고 하기엔 무척 무리가 있지만, 필자 개인적 소견으로는 그나마 이 게임에 있어 가장 성의있게 제작된 부분이 아닌가 싶다.
이 부분에 있어, 특히나 '인형'이라는 요소에 있어서는 과연 관련사에서 출시한 게임답게 알만한 사람은 다 알 수 있을 치밀한 리얼함이 있다.(파츠별 판매라던지, 제니를 비롯한 실제 시판되는 헤드 및 그것을 다소 본따 만든 듯한 헤드들 등등)이것은 실제로 이 분야에 관심을 가져본 사람에게도 이 분야가 생소한 사람에게도 나름대로 흥미로울 수 있는 요소 일 것이다.
리얼함 이라는 장점은 인형뿐 아니라 제작 아이템에서도 드러난다. 옷 등의 아이템에 있어서도 일반적으로 인형 옷 하면 떠올리기 쉬운 화려한 공주 드레스보다 스타일리쉬한 연회복이나 여성스러운 원피스부터 시작해 힙합, 복고등의 요소를 반영(하고자 노력;)한 듯한 캐주얼, 다소 고딕하거나 펑크한 분위기의 의상, 차이나 드레스나 메이드복 같은 므흣한(-,.-;) 아이템 등등 실제적으로 커스터머들이 좋아 할만한 다양한 스타일을 다루고 있어, 의상 설정에 있어 제법 신경쓴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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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망의 메이드복


옥에도 티가 있고 꽃에도 벌레가 낀다. - 인형 제작의 허와 실
이렇게 온 몸으로 인형의 널리 이로움을 홍보하는 게임이건만... 막상 게임으로써의 스토리를 클리어 하고자 할 때엔 무척 어이 없게도 필수 퀘스트 진행의 조건이 예쁘게 꾸며진 인형이나 돌 콘테스트 결과가 아니라 스킬 레벨의 수치 자체이거나 하여 이 게임의 주인공인 인형의 입지가 말이 아니게 된다. 또 레벨을 열심히 올리고자 정신없이 아이템을 망치고 있다보면(레벨이 올라가면 갈수록 아이템 성공확률은 줄고 새로운 아이템의 등장 텀은 길어짐으로 밸런스가 상당히 엄해진다. -_ㅜ; )어느새 이루 말할 수 없는 금전난이 찾아와 마음에 드는 인형을 구입하기는커녕 새로 만드는 아이템의 대부분을 냉큼 냉큼 경매에 붙여 팔아 버려야 할 상황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허나 필자는 세명의 플레이 캐릭터 중 자금 사정이 상대적으로 안좋은 페니로 플레이 한 경우이기 때문에 이 얘기는 꼭 모든 플레이어에게 적용된다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인형의 유일한 평가 척도라고도 할 수 있는 돌 콘테스트는 우승해 놓으면 클리어 하기가 훨씬 수월해지긴 하지만 자체의 난이도가 너무 쉬운데다가 기준도 모호하고 상품 또한 인형의 완성도 여부와 상관 없는 랜덤인 듯 하여, 성취감을 느낄 장치로서는 역부족이며 가장 중요한 그래픽 자체가 이 모든 것들을 극복케 해줄 정도로 예쁘지가 않으니...; 꽃이 지듯 인형 제작의 재미도 처음의 신선함이 지나면 금방 시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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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없고 건강한 막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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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마켓 우승!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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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진 자리에...
잘 만들어진 게임이란 재미있는 게임을 이르는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재미의 요소가 다중적으로 배치되어, 실증을 느꼈을 때도 다시 한번 정도 되돌아 볼 수 있는 그런 게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가 본 이 게임은 잘 만들어졌다고는 도저히 말하기 어려울 듯 싶다.
인형 신의 잃어버린 인형을 찾고, 그 와중에 마을을 악의 공장에서 구한다는 단순 명료한 메인시나리오는 그 내용이야 논외로 한다 치더라도 영문도 모른채 원피스 마스터의 일방적 지령만으로 전개되는 성의 없는 전개에 정이 떨어지고, 그 이상으로 타 캐릭터와의 서브 이벤트 및 대화의 전무함, 정작 갈 수 있는 곳이라고는 샵과 4명의 마스터의 집, 프리마켓 행사장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쓸데없이 넓어서 원치 않는 노가다를 반복케 만드는 필드의 존재에 대한 의문, 빈약한 시나리오를 더욱더 지리하게 만들며 의미없이 늘어만 가는 플레이 타임과 그 공백 안에서조차 여가를 만들어 주지 않고 고단한 노가다를 계속 강요하는 불친절한 점유율 시스템 등, 인형 제작에서 실증을 느끼기 시작한 필자에게 이 게임을 붙들게 해주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기에, '인형' 이라는 단어만으로 괜히 가슴 설레도 봤던 필자는 결국 그것뿐이던 이 게임에 허탈함을 안고 불완전한 엔딩과 함께 그저 안도인지 허탈인지 모를 한숨을 쉬며 돌아 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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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줌마가 인형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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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마스터 - 사람을 막 부리는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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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도 다시 한번...
필자는 이 게임을 무척 재미없게 하고 종국에는 저렇게 감정 섞인 리뷰를 남기고 말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실 이 게임이 무조건 비추천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확실히 이 게임에 즐거운 돌발 상황은 적고 곳곳에 게임으로서 2%부족한 허술함이 보이지만, 아직 100%를 달성하지 못한 입장에서, 우직한 끈기만 있다면 캐내 볼 만한 즐거움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저연령층 여성을 겨냥해서 나왔을 게임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느쪽이냐면 매니악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사람에게 추천을 하고 싶다.
이 게임의 인형 제작 요소는, 그 게임적 완성도는 둘째치고 가상 인형 놀이로써는 나름대로 재미가 없잖아 있다고 생각한다. 게임으로써는 추천할 수 없지만 위의 내 가혹한 리뷰를 다 읽고도 왠지 끌린다는 사람을 말리진 않겠다.
게임의 엔딩을 보고 났을 때 한숨 쉬며 돌아서려던 필자에 앞에 나타난 것은 게임을 계속 하겠냐는 메시지 였다. 필자는 망설임 없이 예스를 선택하고 저장을 하고는 일단 게임을 껐지만, 아마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얼마 안있어 훨씬 편한 마음으로 다시 게임을 잡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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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비싼게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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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이 뚜렷한 세명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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