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box' 퍼블리셔들이 직접 나설 수 밖에 없는가...

강덕원 campus@grui.co.kr

6월 19일, YBM시사닷컴은 게임기자들과 Xbox 유저들을 불러모아 'Xbox의 부흥을 기원하는 한국 퍼블리셔들의 제안'이라는 주제하에 'Xbox를 살리자'라는 캠페인을 실시하자는 내용의 발표를 하였다. 일단 오늘 발표회에서 YBM시사닷컴측이 발표한 자료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 안 서 (Xbox의 부흥을 기원하는 한국 퍼블리셔들의 제안) 저희 YBM시사닷컴은 코에이 코리아, 코코캡콤, 한빛소프트 그리고 한글화 음성 녹음 전문 스튜디오인 무사이와 함께 Xbox의 부흥을 기원하며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일단 Xbox 시장의 현 상황을 저희 회사의 타이틀을 예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Xbox의 하드웨어는 출하된 수량이 30,000대로 유저에게 판매된 수량은 최대 25,000대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게임 타이틀의 판매는 어떤 타이틀이냐에 따라 상당히 유동적이겠지만 판매된 하드웨어의 대략 1/20을 무난한 판매 수량으로 계산합니다. 이럴 경우 1,250장이 팔린다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한국의 퍼블리셔가 아무리 지속적인 발매를 하고 싶어 한다 해도 원 개발사에서 발매를 거부하게 됩니다. 좀더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저희 회사는 작년 "무라쿠모"와 "오토기"를 일본 FromSoftware를 설득하여 발매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모두 완벽하게 한글화하였습니다. 한글화가 완성된 시점은 3개월 전이었지만 Xbox 진영의 여러 가지 사정상 현재까지 발매가 연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수익적인 측면으로는 적자를 면하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무라쿠모 5,000장, 오토기 11,000장이 팔려야 손익분기점을 겨우 맞출 수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콘솔게임의 정착을 위해서 과감히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균형적인 콘솔 게임계의 발전을 위해 Xbox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자 합니다. SEGA의 유수한 Xbox용 타이틀도 발매하기를 희망합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는 원 제작사를 설득할 수 없습니다. 또한 Xbox 시장이 활성화되어야 국내 게임 개발사를 지원하여 명실상부하게 세계를 향한 퍼블리셔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됩니다. 이에 저희 YBM시사닷컴에서는 Xbox 부흥을 위해 앞장서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저희 회사의 취지를 코에이 코리아, 코코캡콤, 한빛소프트에서도 공감을 해주시어, 이렇게 공동으로 제안을 하게 되었습니다. Xbox가 부흥되어야 저희 퍼블리셔들이 좋은 게임 타이틀이 출시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됩니다. Xbox의 부흥을 위한 세 주체는 'Xbox 플랫폼 홀더', '퍼블리셔' 그리고 '유저 여러분' 입니다. '유저 여러분'께도 짐을 나누어 갖자고 주장하게 되어서 매우 송구스럽습니다. 저희 퍼블리셔들이 제안 드리는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살리자! Xbox" 캠페인 가. 캐치프레이즈: "살리자! Xbox" 나. 기간: 여름 시즌 다. 내용: 캠페인 광고 및 이벤트 진행 라. 제안 사항 A. 게임 전문잡지, 캠페인 광고 수록 요망 B. 웹진, 캠페인 배너 수록 요망 C. Xbox User 커뮤니티, 배너 수록 요망 D. MSN 말머리 지정(예 – [X] 등) 2. 세중게임박스 지원 가. "안티세중"에서 "파이팅! 세중"으로 전환 나. 세중게임박스 마케팅 지원 팀 구성 다. "무라쿠모", "오토기"등 세중게임박스와 공동 유통/마케팅 라. 소비자 가격 결정권 일임 등의 권한 부여(Xbox 시장 전체를 분석하여 관장하도록 권한을 부여함) 3. 게임 타이틀 공동구매 가. "무라쿠모", "오토기" 공동구매 진행 나. 공동구매 1,000개 이상 달성시 "무라쿠모 고급 양장 화보집" 1,000명 증정 다. 공동구매 완료 후 타이틀 외부 유통 라. 제안 사항: Xbox 커뮤니티에 공동 진행을 요청합니다. 이상이 오늘 발표회장에서 배포된 자료의 전문으로 그 내용을 보면 국내의 Xbox 시장이 얼마나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쉽게 알수가 있다. 하지만, 이런 위기 상황 속에서도 플랫폼 홀더인 마이크로 소프트와 세중게임박스 관계자는 오늘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음은 물론, 후원사라고 밝힌 업체들의 관계자도 자리하지 않아 오늘 행사의 취지가 상당히 약화되었음은 물론, YBM 시사닷컴이 자신들이 내놓을 게임을 팔기 위해 이런 캠페인을 벌이는게 아닌가하는 의혹을 가지게도 만들었다. 실제로, YBM 시사닷컴측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세중게임박스에게 이번 일에 관련하여 별다른 협조를 구하지 않은 듯한 늬앙스를 풍겼으며, 후원사들은 앞으로 Xbox 게임이 잘 팔리면 자신들도 제품을 발매하겠다는 정도의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소극적인 후원을 벌일 예정이라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회사의 사정이나 알려지지 않은 문제를 모두 떠나 한 회사가 앞장서 게임 플랫폼을 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었다는 사실 자체가 참으로 이해할 수도, 또 있어서도 안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마음만 먹는다면 국내에 Xbox 부흥을 위해 어떤 식으로던 지원을 할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두손을 놓고 나 몰라라 하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것 자체가 문제이며, 퍼블리셔들이 좋은 게임을 찾아 유저들에게 선보여야 한다는 본연의 업무를 떠나 플랫폼을 살리기 위해 갖가기 아이디어를 내고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은 퍼블리셔들에게는 가혹한 짐을 지우는 일일 뿐이다. 이런 부분은 오늘 발표된 제안 사항들만 보아도 쉽게 알수가 있는데, 이런 제안들이 모두 이루어진다고 해서 'Xbox'가 살아날거란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게임 잡지와 웹진 그리고 커뮤니티에 'Xbox'를 살리자는 무료 배너를 올리는 것으로 과연 얼마나 'Xbox'가 살아 날수 있을거란 말인가? 세중게임박스 마케팅 지원 팀을 구성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뭐란 말인가? 하지만, 퍼블리셔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게 다 일뿐이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이게 전부인 것이다. 이번 캠페인으로 'Xbox'가 부흥기를 맞을거란 기대는 애초에 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가지 이번 캠페인으로 인해 이루어질거라 기대되고 또 꼭 그래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건 바로 플랫폼 홀더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번 캠페인으로 자극을 받아 이제부터라도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졌으면 하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앞으로 퍼블리셔가 앞장서서 게이머들에게 호소하는 이런 슬픈 현실을 또다시 목격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부디 오늘 발표가 국내 'Xbox' 시장을 변화시키는 작은 불씨가 되길 기대해보며, 어떠한 이유든 앞장을 서서 힘든 발걸음을 해준 YBM 시사닷컴측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게임동아 강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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