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을 위해 탄생한 쉬운 축구?

#PC

오락성을 추구하려고 했지만..
스포츠 게임을 만들 때는 사실성과 오락성 둘 사이의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아예 오락성을 중점으로 혹은 사실성을 중점으로 놓고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 오늘 다룰 '펫 사커'는 아동용 축구 게임으로 사실성보다는 오락성에 더 치중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보았을 때는 오락성을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사실성과 오락성 둘 다 놓친 경우라 보여진다.

게임을 시작하면..
게임을 깔고 시작하게 되면 퀄러티가 다분히 떨어지는 동영상을 만나게 되고, 이후에 이름을 적는 화면이 나타난다. 이름을 적으면 그 사람이 한 챔피언 쉽을 이어서 하므로 따로 세이브나 로드같은 것은 없다. 이름을 고른 다음 화면에서는 친선경기, 챔피언 쉽, 스페셜 경기장, 멀티플레이 등의 메뉴를 볼 수 있다. 게임에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정도 메뉴를 보고 대강 무슨 메뉴이고 게임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지 짐작이 갈 것이다. 어쨌든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이 어린이라고 가정했을 때 복잡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어 어린이들이 쉽게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을 듯 하다. 메뉴에 대한 감이 없으신 분들을 위해 잠시 메뉴 설명을 하자면 친선경기는 단순히 한 경기하는 것이고, 챔피언 쉽은 예선과 토너먼트를 진행하여 우승컵을 따는 것이며, 스페셜 경기장은 챔피언 쉽 우승시 보상으로 주어지는 숨겨진 경기장에서 게임을 하는 것이다. 멀티플레이는 말 그대로 '다수가 같이 즐기는 것' 인데 보통 네트웍을 연상케 하는 메뉴이지만, 이 게임은 온라인 멀티플레이는 지원하지 않고 한 컴퓨터에서 2인용을 지원한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떨어지는 동영상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메뉴 화면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숨겨진 경기장

---|---|---

보통 축구와는 다르다
게임에 들어가게 되면, 황량한 경기장에 머리만 큰 동물이라는 것들이 나와서 공을 차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보통 축구경기와도 많은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오프사이드나 파울, 프리킥 등이 없고, 시합에 임하는 선수들도 골키퍼 포함 7명으로 보통의 축구 선수 11명보다는 적다. '펫 사커'의 규칙은 간단하다. 단지 공차고 뛰고 그러다 골인하면 점수 나고, 공이 나가게 되면 아웃이나 코너킥처리가 된다. 마치 어렸을 때 하던 동네 축구를 연상케 한다. 이런 것들 모두 어린이들을 위하여 축구경기의 복잡성(?)을 배제하고, 오락성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이 의도에 의거하여 아마도 슈퍼 게이지와 특수 기술 등도 도입했을 것이다.

재미는..
하지만, 그렇게 오락성을 높이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재미는 그러한 노력(?)의 반의반도 못 미친다고 생각된다. 물론 필자가 스무살 약관이 넘는 나이에 아동용 게임을 해서 무슨 재미를 볼 수 있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필자에게 재미없지만 어린이들에게는 무한한 재미를 줄 수 있지않느냐 라고 할 수도 있다. 다 맞는 말이다. 재미란 개념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필자도 그런 입장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리뷰를 쓰는 입장에서는 무엇이 불만이고 무엇이 잘 되었다고 말해야 하기 때문에 일단 리뷰를 진행시키겠다.

누가 공을 차는가?
축구에서는 공을 차는 것은 사람이요 공은 차이는 것이다. 하지만, '펫 사커'의 느낌은 누가 공인지 누가 사람인지 구별하기가 힘들다. 아니 눈으로는(그래픽적으로) 구별되는데, 실제 게임을 하면 구별이 안된다. 마치 캐릭터가 어떤 하나의 구체로 연상될 정도로 축구 경기에서의 플레이어라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공을 패스하면 패스를 한 것인지, 슛을 하면 슛을 한 것인지, 태클을 하면 태클을 한 것인지 거의 알 수가 없다. 또한, 캐릭터에 맞고 공이 튀기는 것이 마치 축구공이 벽에 맞고 튀기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러한 느낌을 주는 가장 큰 이유는 캐릭터의 동작 표현이 너무나 작아 어느 정도 시야를 확보하며 게임을 진행할 때는 뛰고 있는 건지, 태클을 걸려고 하는 건지, 패스를 하려고 하는 건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에 기인한다. 상대방과 붙으면 빼앗긴 건지, 패스를 하다 상대방에게 맞고 튀긴 공이 상대선수가 그 공을 찬건 지 아니면 우연히 맞은 건지도 모르겠고, 골키퍼는 공을 잡은 건지 놓친 건지... 그리고, 같이 뛰는 놈들은 어찌나 멍청한지 상대방이 옆에 있는데도 멍하니 보고 있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볼 수 없다. 다만, 상대편이 다가가면 그 근처에 있는 캐릭터가 공을 뺏으려고 쫓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게다가 골키퍼는 단거리 슛에서는 거의 철벽수준을 보여주는 한편 장거리 슛에서는 상당히 무능한 면을 보여준다. 1:1 상황 성공률이 골에어리어 밖에서 쏘는 장거리(때로는 중앙선에서 어느 정도 멀어진 곳에서 쏘는 초장거리) 슛 성공률에 5분의 1도 못 미친다. 물론 장거리 슛 성공시켰을 때 기분은 좋지만, 1:1 상황에서 안 들어가면 황당하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다들 골대 앞에서 노냐?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태클하는 거냐?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장거리 슛 들어가는 장면

---|---|---

밋밋하고...
그래, 어쨌든 현실과 다르게 만들어서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그랬다면 그렇다 치자. 그러면 좀더 재미있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슈퍼게이지를 소모하여 특수 기술을 발동시키면 뭔가 눈에 확 띠고 이펙트가 가슴에 느낌이 꽂히도록 나타나야 하는데, 이건 뭐 이렇게 밋밋하냐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예를 들어 불꽃슛을 사용하면 무언가 확 달라지면서 불꽃슛을 쏘았을 때의 환희를 느끼게 해야 하는데, 영 밋밋하고 썰렁하다. 그 외 골을 넣었다면 뭔가 특별하게 화면에 나타난다거나 하는 보상을 해주든가 해서 게임에 재미를 더했을 수도 있을텐데 그런게 부족하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불꽃슛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새로운 팀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불꽃슛과 벽이 만나면?

---|---|---

썰렁하네..
아이디어가 안 떠올랐다면 눈과 귀라도 즐겁게 해주어야 할 텐데,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가 똑같아 보이는 플레이어들과 황량한 벌판에 물건 몇 개, 그리고 심판 몇 명과 관객으로 썰렁하기 그지 없다. 귀에 들리는 소리로는 밋밋한 배경음악과 공 찰 때 들리는 퍽퍽한 소리 그리고, 조잘대는 심의 해설뿐이다. 그나마 해설하는 것이 웃기기는 하고, 특별히 경기 내용과 틀린 말이 없다는 것만이 잘 되었다고 이야기할 만하다. (사실 경기 내용에 관한 이야기는 별로 없다.) 한가지 의문은 이렇게 썰렁해 보이는 게임이 그에 맞지 않게 사양이 높다는 것이다. 펜티엄 3 1Ghz에 512램 리바 TNT2 M64에서 1024768로 돌리면 버벅거린다. 조금 낮추어서 800600으로 해야 그나마 할 만한 수준. 사실 위의 사양이 현재 출시되는 컴퓨터에 비하면 떨어지는 사양이지만, '펫 사커'의 그래픽을 볼 때 위 사양에서 버벅거린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썰렁하군.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비가 오긴 하는군.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게임을 나갈 때는 꼭.

---|---|---

다음에는 잘했으면..
아무리 아동용 게임이라 하지만, 재미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펫 사커'에서 무엇이 재밌냐고 묻는다면, 단 하나 황당한 중거리 슛이나 초장거리 슛이 들어갔을 때의 희열이라고 답해주고 싶다. 아동용 게임은 단순한게 좋다고 할 수 있지만, 쉽고 편리하게 다가갈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아기자기한 재미가 아동용 게임의 주무기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점을 '펫 사커'는 놓쳤다. 아무리 개그맨 심모씨를 내세워 마케팅을 펼치지만 부족한 게임성은 돈을 내고 산 게이머들에게 어떤 기분을 느끼게 할지... 어쨌든 이 게임이 잘 팔려서 돈을 좀 벌었다면 차기 아동용 게임은 좀 더 완성도 높게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PC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