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요환, 근래 보기 드문 명승부로 16강 3주차 경기 승리.

강덕원 campus@grui.co.kr

'마이큐브 2003 온게임넷 스타리그' 경기에서 테란의 황제 임요환이 근래 보기 드문 명승부를 연출했다. 이 경기는 '마이큐브 2003 온게임넷 스타리그' 16강 3주차 임요환 선수와 도진광 선수의 대결로, 개막전날 박정석(프로토스)에게 1패를 당한 임요환은 이 경기마저 놓치면 8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으며, 도진광은 지난 주 박상익(저그)을 상대로 기분 좋은 1승을 챙긴 상태였다. 양 선수의 경기는 섬맵인 패러독스맵에서 이루어졌다. 프로토스를 선택한 도진광은 경기 초반 지상병력을 생산하다가 빠르게 캐리어체제로 넘어갔다. 반면 임요환 선수는 꾸준히 골리앗과 드랍십을 모으면서 공격 타이밍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경기 시작 15분 쯤 임요환은 그간 모아 놓은 드랍십을 이용해 수십대의 골리앗을 도진광 선수의 본진에 떨어뜨리며 회심의 일격을 가했다. 하지만 하이템플러와 드라군을 이용한 도진광 선수의 방어에 막히면서 이 때부터 승부의 추는 급격히 도진광 선수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이미 캐리어를 확보하기 시작한 도진광 선수는 이 때부터 병력의 대부분을 잃은 임요환의 멀티 진영과 본진을 유린하기 시작했다. 아비터의 리콜 기능까지 활용해 임요환 본진 건물에 막대한 피해를 주면서 자신은 멀티까지 성공한 것. 바로 이 순간부터 임요환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나기 시작했다. 남아있는 자원을 최대한 짜내어 골리앗을 생산해가며 상대방의 공중 병력을 상대해 나갔다. 하지만 여전히 승리의 여신은 도진광 선수에게 미소를 보내는 상황. 경기를 진행하던 해설자들 역시 "병력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임요환 선수 어려울 것 같네요" " 임요환 선수의 포기하지 않는 플레이! 하지만 자원이 끊겼어요" 라며 도진광 선수의 무난한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였다. 이 때 임요환은 마지막 남은 골리앗 병력으로 도진광의 멀티진영에 공격을 감행하고 도진광 선수 역시 자신의 마지막 남은 자원줄인 멀티방어를 위해 캐리어 및 지상 병력을 투입했다. 이 교전에서 임요환이 극적으로 도진광 선수의 멀티기지를 파괴하면서 양 선수의 자원 채취는 '0'인 상태. 하지만 도진광 선수는 질럿과 템플러 등의 지상병력이 본진에 풍부했고, 임요환 선수는 그에 대응할만한 병력이 없었다. 그러나 여기서 도진광 선수의 마지막 셔틀 한 기가 임요환의 골리앗에게 파괴되 버렸다. 이 때 도진광 선수의 남은 미네랄 자원은 겨우 14. 본진에 남아있는 자신의 지상병력을 실어 나를 셔틀을 생산할 수 없었던 도진광은 결국 항복선언을 하고 말았다. 양 선수의 35분간의 길고 긴 혈투가 끝난 후 온게임넷 게시판에는 천 건이 넘는 게시물이 올라와 명승부의 여운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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