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마우스 전투 시스템을 만끽해보자

#PC

장르가 뭘까?
'실버'는 딱히 이런 장르다 라고 말하기가 어렵다. 어드벤처인 것 같기도 하고, 액션 RPG 인 듯 하기도 하고.. 요즘 크로스 오버 현상의 하나인 게임이다. 아니 어쩌면 크로스 오버라는 것 자체를 구분한다는 것이 필요없는 시대인 것 같기도 하다. '실버'를 제작한 회사는 영국 회사 '인포그램' 인데, 영국적 냄새를 상당히 느낄 수가 있다. 게임 시스템은 마치 화이날 환타지에다가 디아블로를 짬뽕시켜 놓은 듯한 방식이다. 적절하게 장르를 혼합시켰으며, 이와 함께 난이도도 적당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실버'이다.

실버가 누구야?
'실버'는 주인공 이름이 아니라, 나쁜 넘의 이름이다. 주인공은 데이빗이며, 제라의 세계에 살고 있다. 이 세계는 많은 섬으로 이루어졌고, 각 섬들은 다리로 연결된다. 이 세계는 실버라는 악마가 살고 있는데, 얼마 전에 실버의 라이벌 네메시스가 자신의 아내랑 부정을 일으키고, 화가난 실버는 아내를 죽인다. 후에 실버는 새로운 아내를 뽑는답시고, 여인네들을 마구 잡아간다. 그와 중에 주인공 데이빗의 아내도 잡혀가고, 자신의 아내를 찾기위해 전사였던 할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되고, 그와 중에 복잡한 사건에 말려든다.

아름다운 배경과 부드러운 움직임
'실버'의 배경 그래픽이나 캐릭터 처리는 비록 2D로 작업되었지만 상당히 아름답고 부드럽다. 또한 이렇게 아름다운 배경이 무려 350개에 이른다. 이러한 그래픽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아마도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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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 필수적일텐데... 전체적인 그래픽 톤은 밝고 화려하고 부드럽고 선명하다. 거기에 게임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 그래픽 톤이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맞춰져 있다. 일본풍이 약간 섞인 듯도 하지만 일본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중세의 위압감과 신비감을 잘 표현해 내었고 미국풍의 영향을 받은 듯 싶지만 미국게임처럼 맹목적으로 잔인하지도 또 지나치게 암울하지도 않다. 게임 내내 이 잘 다듬어진 2D배경화면을 즐기는 재미도 아주 일품이다. 하지만 배경에 나타나있는 수많은 요소들이 그저 그림을 꾸며주는 장식품에 불과하다. 특별한 게임내에서 특별한 역할은 없다. 화면뿐만이 아니라 음악과 효과음도 아주 독특하다. 특히 음성에서는 성우들의 멋진 스코틀랜드식 발음을 들을 수 있다. 인물들의 모습은 그에 비해 잘 다듬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치 '페르시아의 왕자'처럼 그들의 애니메이션은 자연스럽다. 이렇게 미려한 그래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게임 사양은 그다지 높지 않다. 팬티엄 MMX166에 32메가 RAM정도로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요구하는 시스템의 사양이 상당히 낮다는 것 또한 이 게임이 호응을 받게 된 요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마우스를 휘두르다 보면....
인터페이스를 설명하기 전에 전투시스템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실버'는 다른 게임과는 달리 마우스의 동작으로 전투 행동을 조종하며,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즉, 대부분의 게임에서 사용하는 키보드 입력 방식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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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라 마우스를 사용하여 다양한 공격 방식을 구사할 수 있다. 게이머가 조종하는 주인공은 적을 만났을 경우에 절대로 자신이 알아서 공격하거나 공격하기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리얼타임으로 게임은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자칫 한눈을 팔다보면 죽임을 당할 수 있다. 이러한 긴장감은 실버를 보다 흥미롭고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자극제가 되고 있다. 전투는 비교적 단순하게 진행되는데, 마우스를 이리저리 움직이다보면 화려한 기술이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튀어나와 전투를 승리로 이끌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우스를 왼쪽으로 재빨리 움직이면 사용자의 캐릭터가 왼쪽으로 칼을 휘두르게 되고, 마우스를 앞으로 이동시키면 사용자의 캐릭터가 앞으로 돌진한다. 이런 일련 공격 패턴을 배우는 과정도 게임 초반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기술을 익히는 것은 어렵지 않다. 전투시에 특별한 전략을 써야 할 일도 없다.

단축키를 좀 더 지원했으면..
인터페이스는 키보드와 마우스를 이용하는데 대부분 마우스로 간단히 진행할 수 있다. 마우스를 오른쪽 버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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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면 원형으로 8가지의 게임메뉴가 나온다. 물론 목록을 보는 것도 아주 잘 디자인되어 있기는 하지만 몇 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 이를테면, 목록을 뒤져서 지금 당장 필요한 아이템들을 꺼내는 동안에도 전투는 실시간으로 계속 진행된다. 아이템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다이얼 식으로 된 목록을 사용하게 되는데, 마우스로 다이얼을 돌려가면서 원하는 부분에 클릭을 하면 아이템들(마법구, 물약, 식량 등)의 상황을 볼 수 있다. 이것을 선택하면 다른 다이얼이 나타나서 원하는 아이템을 제 위치에 올려놓은 뒤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사용이 불편하고 전투의 긴박한 상황에서 시간낭비를 초래한다. 이러한 점은 단축키를 지원했더라면 하고 아쉬움이 남는다.

8에 무슨 원한이 있는건가..
그런데, 8이라는 것은 상당히 이 게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마법을 살펴 보면 8가지 계열이 존재하는데, 불(Fire), 얼음(Ice), 대지(Earth), 치료(Life), 번개(Lightning), 시간(Time), 산(Acid), 빛(Light)으로 구분되어 있다. 원거리 무기는 새총, 단검, 짧은 활, 손도끼, 검, 폭탄, 불활, 클라이브와 같은 8가지이며, 특수 공격 기술이나 방패, 칼, 마법 무기의 종류도 모두 8가지이다. 게다가 게임의 엔딩을 위해서 찾아야 하는 마법의 구슬도 8개이다. 아무래도 제작자들은 8이라는 숫자에 강박관념이 있는건지...

개성있는 인물들..
롤플레잉 게임답게 파티를 구성할 수도 있는데, 파티를 맺을 수 있는 인물들은 모두 곳곳에 위치한 반란군 숙소(Rebel Camp)에서 만나게 된다. 게이머는 이들을 팀에 합류시킬 것인지 아닌지를 선택할 수 있다. 팀에 참가할 인물들은 모두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저그(Jug)는 느리기는 하지만 큰 덩치와 힘을 가진 인물로 전투 상황에서 아주 잘 활용할 수 있다. 시쿤드(Sekunde)는 사정거리가 긴 무기를 가지고 다닌다. 나머지 인물들은 손에 들고 싸우는 무기를 가지고 있던가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불편한 저장 방식..
게임의 저장 방식은 콘솔 저장방식(Console-type Save System)을 채택하고 있는데, 한마디로 아무 곳에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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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가 원할 때 저장을 시킬 수가 없다는 것이다. 크게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저장할 수 있는 장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어려운 부분 앞뒤에는 저장 장소가 있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시켜 나가다 보면은 아주 애매한 부분에서 죽는 경우도 있다. 특히 다시 그곳에 가기 위해서 몇 번을 시도하다 보면 짜증이 난다. 게다가, 방을 이동할 때마다 배경화면을 불러오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다. 이것도 특히 콘솔 저장방식과 맞물려서 몇 개의 방을 계속해서 지나가야 할 경우가 생기곤 한다. 그리고, 스토리 진행 방식이 거의 단일이기 때문에, 발더스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파이날 환타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잘 맞을 듯 싶다.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게임
몇 가지 점만 빼고는, 전체적으로 상당히 잘 만들어진 게임이다. 독특한 마우스 전투시스템과 깔끔한 게임 구성 등 이 게임에서는 기억에 남을 만한 것들이 많이 있다. 난이도도 적절해서 어쩌면, 매니아들에게는 쉬울 수도 있지만, 게임을 재미있고 부담없이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추천하고 싶은 게임이다. 요즘 게임이 너무나 적응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이 게임으로 숨을 좀 고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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