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호러 어드벤쳐 게임

#PC

웬 호러 어드벤처?
우리 나라에서 호러 어드벤처를 제작한 회사가 과연 몇 군데나 있을까.. 필자의 좁은 식견으로는 '미라스페이스' 밖에 생각이 안나는 건 왜일까. 이 게임 '제피'는 어드벤쳐 그것도 정통 호러 어드벤쳐를 표방하고 나왔다. 어쩌면 당시 게임 분위기에서 그것은 자살같은 것일 수 도 있으리라..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리얼타임 전략, '창세기전'나 '디아블로' 혹은 '폴아웃' 같은 롤플레잉이 득세(?)하던 시대에 한물(?)간 장르로 그것도 신생 개발사가 도전한 것은 과히 벤처(모험)라 불릴 수 있으리라...

어드벤처...어드벤처...
사실 어드벤처는 그 역사가 깊고 게이머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은 장르이다. PC 게임 초창기에는 그래픽이나 사운드가 열악(?) 했기 때문에 당연히 장르가, 이야기 위주의 어드벤처로 흘러 갔고, 또 많은 사랑을 받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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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하지만, 점점 기술이 발달하고, 다양하고 재미있는 장르의 게임들이 개발되면서 점점 그 자리는 축소되어 가고, 몇몇 대형 어드벤처(인터렉티브 기술을 응용하려던, 그리고 영화기술이 응용된...)들의 실패 등이 어드벤처 장르의 몰락을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간간히 '미스트' 같은 대작( 참고로 계속적으로 팔리고 있는 스테디셀러로 전 세계적으로 천만장 가까이 팔렸고, 이 게임 때문에 PC 게임에 입문한 사람도 있을 정도)이 간간히 나왔고, 최근에는 '툼레이더' 처럼 액션과 어드벤처를 크로스 오버하는 게임도 나와, 아직도 어드벤처는 게임에서 빠질 수 없는 장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국내 현실은 정통 어드벤처를 용서할 수 없었는지( 아마도 모든 대사가 영어라서 그러리라 ), 게이머들이 재미를 느끼기 전에 게임을 접어버리는 경향이 짙었다. 덕분에 어드벤처는 시장성이 없다는 핑계로 잘 만들어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리라. 하지만, 우리의 '제피'는 이 분야에 도전을 했었고,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제피가 누구야
모든 어드벤처의 근간이 되는 스토리... 게임 제목 '제피'는 올해 8살 먹은 어린 아이의 이름이다. 역시나 호러 어드벤처답게 '제피'의 탄생에는 비밀이 있다. 로저와 앤 사이에서 태어난 제피는 원래 쌍둥이였다. 쌍둥이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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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있었지만 영양 공급에 이상이 생겨 죽은채로 태어나게 되었다. 이때 출산을 도운 스펜서(주인공)는 산부인과 의사로 로저와는 친구사이. 사실 제피의 부모나 스펜서 모두 이 일에 안타까움이 있지만, 어떡하랴, 운명이 그런걸... 좌우지간 제피는 8살때까지 잘 자랐고, 그 사건도 서서히 잊혀질 무렵, 스펜서는 친구 로저로부터 급한 연락을 받는다. 하지만 여러 일을 처리하고 사나흘 후에 제피의 집으로 가게 되고.. 앞으로의 일은......
오프닝은 여기까지... 역시나 호러 어드벤처를 한 눈에 알 수 있는 음산한 분위기와 배경.. 그리고, 주인공의 독백 대사.. 사실 동영상은 요즘 나온 것처럼 멋있거나 그런것은 아니지만, 호러 어드벤처의 분위기를 잘 살려주고 있다. 게다가 주인공 성우가 X-FILE의 멀더 목소리인데.. 영화가 생각나서 그런지 더욱 잘 어울린다.

깔끔한 2D !!
제피의 그래픽은 2D 그래픽을 채용하고 있고, 가끔 나오는 인물은 3D로 처리되어있다. 특별히 이질감은 느껴지지 않고, 잘 어울린다. 2D 그래픽의 퀄러티가 높아 깔끔하고( 이런거 하려면 꽤나 노가다를 했을것 같다는 생각이 ^^;)게임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오히려 멋있다고 해야될 정도.. 좀 어두운 것은 사실이지만, 뭐, 호러니까... 어설프게 3D 한거 보다 낫다는 생각이 든다. 장소에 따라 밝기 조절도 잘 되고(근데 화장실은 항상 밝은 것 같애...)

두근두근.. 쿵쿵..
사운드 역시 게임 분위기에 일조한다. 특별히 배경음악이 이거다 라고 할 수 있지는 않지만(그리고 그렇게 크지도 않고, 낮게 깔린다 ), 두근두근 거리게 만든다. 효과음도 많이 사용된 것은 아니지만, 적절하게 들리고, 놀래는 효과도 있다 ^^; 호러물은 사운드가 중요한데, 이게 너무 튀면 오히려 위화감을 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제피'는 튄다기보다는 게임에서 보조적인 역할에 충실하다.

편리한 조작 ^^
게임의 조작은 너무나 편리하다. 단순히 마우스만 있으면 된다. 필자는 이 게임을 할때 키보드를 책상 밑으로 밀어 넣을 정도였다. 위치이동도 '미스트' 같은 형식을 취하는데, 단순히 90도로 꺾이는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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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각도로 꺾인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점이 오히려 불편할 수가 있다. 원하던 곳으로 이동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그리고, 아이템을 집으려면, 항상 클로즈업해서 집고, 다시 뒤로 빠지는 식이라서 조금 불편할 수도 있다. 아이템은 10개까지 가지고 다닐 수 있는데.. 게임플레이를 하다보면 공간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세이브 슬롯은 3개라서 게이머들에 따라 불만이 있을 수도 있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특별히 불만은 없었다. 재밌는 점은 게임화면 좌측하단에 스펜서의 얼굴이 있는데, 상황에 따라 표정이 바뀐다. 놀랐을 때는 놀란 표정, 가끔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위치 이동을 할 때는 눈동자가 돌아가고 다음 고개도 돌아간다. 또한 말할 때는 입도 움직인다. 이런 잔재미도 있다.

쉽게 즐길 수 있네..
어드벤처에서 중요한 난이도... 사실 필자는 퍼즐 푸는 것을 무지하게 싫어한다. 그래서 그런지, 어드벤처 장르랑은 안 친하다( 윽 그래 놓고 무슨 게임 리뷰어냐,.. ^^;). 하지만, '제피'는 그런 필자도 쉽게 진행하게끔 배려해놓았다. 이야기 흐름하고, 인물들끼리의 대사만 잘 들으면, 어디로 가야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다. 물론 가끔 막히는 곳도 있다. 와인병이나 촛불퍼즐, 그리고, 실험실 패스워드( 필자는 아직까지 왜 패스워드가 '****' 인지 이유를 모르겠다.)등등. 하지만, 어드벤처를 좀 해보거나 좋아하는 사람들은 너무 쉬워서 싫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긴장 그리고 또 긴장...
'제피'는 시종일관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공포라는 주제를 잘 살리고 있다. 음산한 배경음악과 가끔 들리는 귀신 웃음소리 등등.. 필자가 무섬증을 많이 타는 건지.. 게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도 놀랄 때가 있었다. 문 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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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장면은 '바이오하자드' 생각난다. 가끔 문 여는게 두려울 때도 있었다. 사무실에서 옆에 동료들이 있어도 게임하는 동안 깜짝 놀란 적이 많았다. 게다가 긴박감도 있는데, 몇몇 이벤트는 시간제한이 있다. 이는 과거 'D의 식탁' 에서 개념을 따온 것 같은데, 꽤나 적절한 듯하다. 주인공은 거의 무력한 상태여서, 마지막쯤 되어야 무언가를 할 수 있다. 이런 무력감 자체가 공포일 수도..( 슈퍼패미콤에서 '클락타워'라는 게임이 생각난다. 거의 도망만 다니던 겜인데, 무섭다.. )사실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의 지하수로는 미로같았고, 저택이란 한정된 공간은 왜 이리 넓은건지, 방문에 이름표라도 달았으면... 하지만, 뭐 이런 것은 어드벤처에 무지한 필자의 바람이리라..

파이팅! 미라스페이스!
신생 개발사 '미라스페이스'의 첫작품, 그리고 국내에서 첫 시도되는 호러어드벤처... 이런 점에도 불구하고 필자를 만족시키기에는 충분하다라고 생각된다. '미라스페이스'의 팀원은 호러를 좋아하고, 호러 겜만을 전문적으로 만들겠다고 하는데, 그런 전문성은, 요즘 유행과 베끼기 쪽으로 기울어진 게임계에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으면 한다. 앞으로 나올 '제피2'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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