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요소들이 잘 조화를 이룬 멋진 게임

selseta kyky@korea.com

흔히 액션을 떠올리게 하는 폴리곤 1인칭 이라는 게임 구성은 그 안에 넣을 수 있는 재미가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약간은 비현실적이지만 본연의 쏘고 피하는 재미에 초점을 맞춘 "니트로 패밀리"와 "시리우스 셈" 그리고 퍼즐과 RPG적인 요소가 게임에 녹아든 "Deus Ex"가 그 좋은 예다. 물론 "Thief"나 "스프린터 셀"처럼 가지가지 게임형식이 뒤엉켜 독특한 게임성을 자아내는 게임도 빠질 수 없는 폴리곤 1인칭 게임의 대표작이다. 이렇게 다양한 재미를 소화할 수 있는 것은 플레이어의 시점을 게임상에 그대로 구현한 탓이다. 고정된 시점으로 화면 변화에 한계가 있는 3인칭과는 다르게 역동적이면서 다양한 화면 변화를 끌어 낼 수 있어서다. 게다가 플레이어의 반응을 빠르고 다양하게 얻어 낼 수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다양한 재미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만이 폴리곤 1인칭의 장점은 아니다. 한눈에 게이머를 사로잡을 정도로 멋지고도 역동적인 화면 또한 폴리곤 1인칭이 가지는 특징이다. 역시 주인공의 시점을 화면에 그대로 구연한다는 것을 이용한 것인데 세밀하게 표현된 필드를 헤집으며 Direct X기반의 특수효과가 곁들여진 조명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폴리곤 1인칭만의 특권일 것이다. 이렇게 화면의 아름다움을 위해 모든 것을 모은 탓인지 폴리곤으로 만든 1인칭 게임은 PC의 성능을 가늠해 보는 벤치마크의 척도가 되곤 했다. "퀘이크3"나 "둠3"처럼 말이다. 그만큼 PC의 하드웨어를 혹사시키기도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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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이지만 가장 서양스러운 게임 중하나. 정신없이 쏘기만 하는 게임성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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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입이라는 요소와 극악의 사양이 만남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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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내용만큼 한글화가 아쉬웠던 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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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들 덕분인지 폴리곤 1인칭 게임이란 것만큼 제작사가 좋아하는 장르도 드물 것이다. 골치 아프게 새로운 재미를 찾을 필요 없이 보기 좋은 화면에 그저 그런 게임성을 덧붙인 것만으로 훌륭한(?)게임 한편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더하다. 그래서 인지 PC라는 플랫폼은 폴리곤 1인칭 게임 투성이다. 매달 라인 업 되는 게임 중에 빠지지 않고 등장할 정도다. 그나마도 쉽게 게임의 재미를 전달 할 수 있는 액션에 편중되어 있는 탓에 식상함 에서도 정도를 넘어서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게임에서 화면의 질(그래픽)만 보고 게임을 선택하는 요즘 세태 때문 일수도 있다. 허나 보기 좋은 화면에 적당히 집어 넣기 쉬운 액션의 재미만 고집하는 제작사도 간과할 수는 없는 문제일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써틴"도 폴리곤 1인칭 액션 즉 속칭 FPS게임이다. 때문에 지금까지의 1인칭 게임처럼 쏘고 피하는 재미에 초점이 맞춰진 그저 그런 게임으로 보이기 쉽다. 그러나 "써틴"의 맛은 종례의 1인칭 액션과는 다르다. "써틴"만의 매력과 종례의 1인칭 게임이 가지는 장점이 묘하게 어울렸기 때문이다. 과연 "써틴"은 1인칭이 가질 수 있는 어떠한 것을 꺼냈 길래 기존의 1인칭 액션과는 색다른 느낌을 전해주는지 지금부터 하나하나 집어보도록 하자.

영화 같은 짜임새가 게임을 질을 높여 준다.
"써틴" 역시 쏘고 피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진 액션 게임이다. 그래서 일견하기엔 쉘 쉐이딩 기법만 더해진 그저 그런 게임으로 보이기도 한다. 게임의 내용 또한 이것저것 섞어 놓는 요즘의 추세와는 달리 약간에 퍼즐과 아이템 찾기에 기존의 총격전을 더한 것에 지나지 않아 이런 점을 부추긴다. 그러나 "써틴"이 던져주는 재미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그럴싸한 설정을 등에 업은 체 메인스토리와 연관 없는 막무가내 게임진행으로 식상함에 빠져들었던 기존의 많은 1인칭 액션과는 다르다. 마치 한편의 헐리우드 영화를 보는 것처럼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그것을 게임 내내 북돋아주는 게임구성이 돋보여서다. 덕분에 "써틴"은 착실히 플레이를 게임 속으로 밀어 넣는 장점을 가지게 되었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마치 소설을 읽는 것처럼 끝이 궁금해질 지경이다. 이런 잘 짜인 스토리와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멋들어진 게임구성은 단순이 예쁘고 현란한 화면을 보여주는 것과는 다른 또 다른 재미를 가져다 준다. 게임을 진행하면 할수록 점점 빠져드는 그런 재미를 말이다.
보는 재미와 쏘는 쾌감을 한껏 살리기 위해 SF나 판타지를 게임의 무대로 삼았던 기존의 1인칭 액션과는 다르게 "써틴"은 현대를 배경으로 했다. 그것도 미국이라는 특정나라를 선택했는데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비밀결사 "컨스피러시"와 그에 맞서는 특수요원의 얘기를 담고 있다. "써틴"의 주인공은 특수요원 쉽게 말해 첩보원이다. 상대의 비밀을 파헤치고 요인을 암살하는 그런 인물 말이다. 그는 컨스피러시의 수괴인 넘버원의 정체를 파헤치기 위해 넘버써틴의 얼굴로 성형하고 조직에 잠입한다. 진짜 넘버써틴은 대통령 암살사건에 연루되어 있는 인물인데 암살사건 이후 실종이 되었다. 천신만고 끝에 넘버원의 정체를 밝혀내는 주인공. 그러나 언제나와 같이 탈출하는 도중에 발각되어 총상을 입고 바다에 빠지게 된다. 해변에서 구조요원에게 발견되어 구사일생으로 목숨만은 건지는 주인공. 허나 불행히도 기억을 잃어 넘버원의 정체는 물론 모든 것이 망각 속으로 빠지고 마는데……. 플레이어는 자신의 얼굴은 물론 자신의 존재마저 잃어버린 주인공을 조작해 컨스피러시의 음모를 저지해야한다. 안개 속에 가려진 기억과 기억을 하나하나 되찾으면서 말이다.
"써틴"을 보고 있자면 게임 역시 스토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스레 깨닫게 된다. 마냥 보이는 화려함에다 단순히 쏘고 피하는 재미만으로 무장한 그런 게임과는 재미가 달라서다. 쉽게 질리는 시각적인 재미나 타성에 졌기 쉬운 손놀림과는 다른 게임을 해쳐 나가는 재미가 몰입감이라는 근래에 보기 힘든 것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물론 "써틴"은 잘 만들어진 스토리와 함께 어우러지는 게임진행이 전부는 아니다. 그에 걸맞은 화면과 액션 또한 겸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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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대통령을 노리는 젊은 상원위원. 캐링턴 장군과 주인공을 돕지만 뭔가 심상치 않은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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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스피러시의 해결사. 진짜 써틴을 죽인 인물로 지금은
주인공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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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주인공. 기억을 상실한데다 자신의 진짜 얼굴마저
잃어버린 비운의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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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로 되었다는 것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이다.
게임의 선진국이라고 불리며 그만큼 많은 수의 게임이 발매되는 대한민국.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한글로 되어있는 게임은 그다지 많지 않다. 덕분에 말을 알아먹을 수가 없어 게임이 말하는 재미에 도달하기도 전에 게임을 접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보이는 화면보다는 내용을 중시한 소위 할 만한 게임들이 해석불능의 문자들로 되어 있다는 이유하나만으로 외면 받고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게임이 가지는 분위기적인 흡인력과 진행하는 재미는 뒷전이 되어 버렸다. 언어적인 문제가 겉으로 보이는 화면만을 중요시하는 요즘 대한민국의 게임 추세를 부추이고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상황이니 조금 더 자극적인 화면이나 잔인하고 선정적인 화면을 담기 위해 제작사에서 노력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써틴"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잘 만들어진 한글 텍스트에 국어 음성지원이 "써틴"을 빛나게 해주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보는 재미보다는 하는 재미를 북돋아 준다는 얘기인데 게임 또한 기본 스토리와 "써틴"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에 무게를 싣고 있는 탓에 한글이라는 점이 더욱 빛난다. "포스탈"보다 선정적이지도 잔인하지도 않고 "페인킬러"보다 못한 화면을 보여주지만 그 재미는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써틴"을 보고 있자면 미궁 속을 헤매며 엉킨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내야만 하는 당위성과 재미를 한글이 만들어 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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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뿐만 아니라 한글 음성지원까지 나무랄 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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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덕분에 서서히 밝혀져 가는 컨스피러시의
비밀을 만끽 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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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틴의 활약에 당황하는 놈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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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써틴"도 짬뽕이다.
스토리적인 흡인력이 매력이라고 하지만 "써틴"역시 1인칭 액션의 탈을 쓰고 있다. 그래서 "써틴"의 액션 역시 기본적인 1인칭 액션의 쏘고 피하는 재미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마우스로 상대를 조준하고 총을 쏘며 방향키로 몸을 움직이는 전형적인 1인칭 액션이란 얘기다. 물론 권총부터 스나이프 라이플 까지 다양한 무기를 사용해 쏘는 재미를 추구한 것도 여전하다. 이런 기본적인 액션이 주는 재미는 물론 보장되어 있다. 그러나 "써틴"이 보여주는 스토리적인 매력을 받쳐주기에 단순한 액션은 역부족이다. 잘 짜여진 스토리를 등에 업었다 손 치더라도 오직 쏘고 죽이는 것에만 게임을 맞추어 나간다면 "시리우스 셈"처럼 타성에 빠지기 쉬운 단순한 액션으로 전락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써틴"은 잠입과 미션이라는 것을 게임에 많이 사용했다. 쏘고 피하는 액션은 그것을 뒷받침 시키는 양념으로 활용했다는 얘기다. 물론 장르가 액션이니 거의 대부분의 플레이 시간은 총을 쏘는데 소모한다. 그러나 미션과 어우러지는 게임의 커다란 이야기 줄기가 이런 액션에 당위성을 제공한다는 것은 "써틴"만의 장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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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고 피하는 재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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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조준사하는 재미는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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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격 필살의 헤드샷까지 기본적인 액션의 재미를 잘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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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타고 흐르는 긴박한 액션이 "써틴"이 보여주는 전투
"메탈기어 솔리드"와는 다른 느낌이지만 "써틴"역시 무조건 죽이면서 진행하기 보다는 몰래 숨어드는 잠입액션을 추구한다. 총을 난사하기 보다는 몰래 등 뒤에서 "스윽~"하는 그런 것 말이다. 덕분에 겉보기에는 "써틴"이 어렵게 보이기도 한다. 단순한 총질만으로는 금세 게임오버에 이르러서다. 섣불리 기척을 내면 포위되어 게임오버로 치닫는 것은 일도 아니다. 탄환을 비롯한 소모성 아이템 또한 넉넉한 편이 아니라서 플레이어는 항상 쪼들림에 시달린다. 때문에 플레이어는 항상 자신의 기척을 지우는 것에 신경 써야 한다. 화면에 보이는 의성어가 멀어질 때까지 구석에 몸을 숨기고 때를 기다리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항상 적에게 들키랴 살금살금 이동하는 것도 필수다. 적을 죽이게 되면 시체를 보이지 않는 곳에 숨기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렇다고 숨어드는 것만이 "써틴"이 보여주는 전투의 모든 것은 아니다. 숨어든다는 것에 조작의 재미를 더해서다. 다른 적이 눈치 채기 전에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이용한 것인데 머리를 정확히 히트시켜야 하는 헤드샷 개념이나 타격범위나 딜레이가 애매한 도구를 사용해서 적을 처리하는 것이 그것이다. 머리를 정 조준해 한방에 적을 보낸다는 것은 이미 어지간한 1인칭 액션에서 한번씩은 써먹은 설정이다. 그러나 "써틴"에서는 그 느낌이 좀 다르다. 총탄을 아낀다는 것뿐 만 아니라 경보 등을 울리지 못하게 깨끗하고 빠르게 처리한다는 개념이 더해져서다. 몰래 다가가 빠르게 처리한 다음 깨끗이 빠져 나오는 재미가 여간 아니라는 얘기다. 도구를 사용해서 적을 기절 시킨다는 설정도 재미있다. 필드에 산재해 있는 의자 등의 소품을 이용해 공격하는 것인데 히트 시키면 적을 기절 시킬 수 있다. 물론 도구는 휘두른다는 설정 때문에 공격 범위나 딜레이가 존재해서 조작이 까탈스럽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숨어든다는 긴박감뿐만 아니라 쏘고 휘두르는 시원한 조작감마저 느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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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눈을 피해 움직이는 것은 잠입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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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병의 눈을 피하기 위해 시체를 치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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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딜레이와 범위가 다른 도구를 사용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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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은 스토리를 타고 게임의 재미를 북돋는다.
"써틴"의 미션은 생각 없이 적을 죽이기만 하면 클리어 됐던 기존의 미션과는 다르다. 미션 하나하나가 이야기의 큰 줄기에 맞게끔 디자인돼서다. 정보를 얻기 위해 도청기를 설치하고 정신병원에서 탈출하는 등이 그 좋은 예다. 물론 단순하게 도청기를 달거나 적을 죽이며 길대로 탈출하는 그런 류의 미션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인질을 잡아 경비원을 위협해서 문을 열거나 도청하기 위해 좋은 자리에 숨어들어 기회를 엿보는 등, 하는 재미를 부여하기 위해 보다 능동적으로 미션이 디자인되어 있어서다. 더구나 이런 미션은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고 컨스피러쉬의 비밀을 밝혀낸다는 스토리의 큰 줄기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짧은 미션 하나하나가 연결되어 커다란 스토리를 이뤄낸다는 얘기다. 게다가 여기에 증명된 재미인 쏘고 피하기와 잠입이라는 것이 더해져 있는 것이 "써틴". 때문에 "써틴"은 겉 모양새 보다 플레이하는 재미가 탁월 한 게임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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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을 잡고 경비원을 협박하는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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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기를 달아 컨스피러시의 회의 내용을 도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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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틴"의 스테이지 디자인은 짧고도 좁다.
잠입이라는 요소가 들어가 있는 만큼 "써틴"역시 잘 짜여진 스테이지 디자인이 돋보인다. 적의 숫자와 위치 그리고 건물과 지형이 잠입이라는 컨셉에 잘 맞게 구성되어 있어서다. 단순한 지형과 의미 없는 적들의 위치로는 잠입의 긴장감을 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잘 만들어진 통로와 그곳을 지키는 적들. 그리고 그들의 눈을 피해 움직일 수 있는 샛길까지 게임이 시작되면 어떻게 놈들의 눈을 피해 움직일까 고민부터 할 정도다. 그렇다고 이리 저리 꼬인 미로처럼 복잡하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진행할 수 있는 길은 한정 지어져 있어 자유도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 덕분에 "써틴"은 난이도가 높아 보이기도 한다. 넓지도 좁지도 않은 곳을 얼마 안 되는 적이 지키고 있지만 클리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나오는 적들 또한 특성이 가지각색이다. 놈들의 약점을 파악하고 실수 없이 차근차근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스테이지 역시 이런 고비 두 세 개로 구성되어 있다. 세이브 역시 잠입이라는 긴장감을 한껏 살리기 위해서인지 플레이어 임의대로 할 수 없다. 고비를 넘을 때 마다 자동으로 저장되는 형식이다. 이렇게 짤막하게 만들어진 스테이지 덕분에 "써틴"은 게임 오버된 곳에서 망설임 없이 빨리 게임에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공식인 냥 같은 플레이어를 되풀이하면서 게임오버로 이어지는 조작 미스를 탓하는 단조로움 또한 떠 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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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전혀 복잡하지 않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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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들은 편제를 짜서 출연한다.
스테이지는 이런 전투가 2-3개 모여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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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칭 특유의 미려한 화면 그러나 최적화는 잘된 편이다.
마치 한편의 만화를 떠올리게 하는 셀 쉐이딩 기법은 화사하고 강렬한 색이 화면에 넘치는 것이 특징이다. 세가에서 처음으로 "젯셋 라디오"에 도입한 탓에 망가(만화)디맨션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차갑고도 예리한 느낌을 전해주는 기존의 폴리곤 화면과는 다르게 따뜻한 느낌이 일품이다. 덕분에 1인칭 액션이라는 장르에서는 그다지 환영 받지 못하는 기법이기도 하다. "맥스페인"이후에 폴리곤 액션은 어둡고 암울하며 날카로운 세계관을 주제로 해 오는 경우가 많아 셀 쉐이딩 특유의 화사함이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써틴"에 쉘 쉐이딩 기법은 부조화스럽게 보인다. 그리 밝지도 않은 스토리인데다 생각보다 리얼한 게임 스타일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쉘 쉐이딩과 "써틴"의 만남은 썩 어울린다. 마치 무거운 느낌의 정물화를 만화처럼 빗대어 놓은 것 같지만 그 묘한 부조화가 "써틴"이 만들어 놓은 세계관을 잘 묘사하는 탓이다. 1인칭 액션을 얘기한다면 최적화 또한 빠질 수 없는 대목이다. 아름답고도 화려한 화면을 지향하는 탓에 게임이 고사양의 PC를 요구해서다. 어지간한 샤양의 PC에서도 "둠3"이나 "Far Cry"를 실행하면 뚝뚝 끊어지는 화면에 몸서리치는 것처럼 말이다. 언리얼 엔진을 사용했음에도 "써틴"의 최적화는 흠잡을 때가 없다. 보여주는 화면에 비해 꾀 저사양의 PC에서도 무리 없이 돌아가서다. 메인 메모리만 어느 정도(256이상)확보하면 펜티엄3에 Geforce MX계열에서도 부드러운 화면을 보여준다. 그러나 "써틴"의 화면을 자세히 살펴본다면 이런 이유를 쉽게 알아챌 수 있다. 쉘 쉐이딩의 화려함으로 엉성한 폴리곤 덩어리를 가렸기 때문이다. 배경이나 인물을 자세히 바라보면 조금은 엉성한 폴리곤 덩어리를 쉽게 발견 할 수 있다. 울퉁불퉁 각진 얼굴하며 손가락 그리고 도트 쪼가리로 엉성하게 만들어진 나뭇가지들처럼 말이다. 파티클 효과나 광원 효과도 최근의 게임에 비할 바가 아니다. 폭발의 화려함을 더해주는 파티클 대신 그림으로 그려진 폭파 효과를 사용해서다. 쉘 쉐이딩의 묘한 느낌과 더해져 이런 폭발효과가 눈에 거슬리지는 않지만 말이다. 물론 이런 눈속임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언제나 무성의하게 최신기술을 고집하는 탓에 PC의 업그래이드를 종용하는 것보다 진정 게이머를 위하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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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는 제법 화려하게 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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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면 캐릭터 모델링이
좀 부실한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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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같은 배경 또한 도트 쪼가리로 만든 눈속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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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잘 어울리는 배경음악 그러나 효과음은 아쉽다.
최근의 추세처럼 "써틴"역시 게임 내내 BGM을 들려주지는 않는다. 잠입이라는 요소가 들어 가있는 만큼 상황에 맞춰 잠깐씩 BGM을 들려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는 게임에 긴박감을 더하기 위해서다. 들려주는 음악 또한 듣기 좋다. 과거의 허드슨이나 게임아츠를 떠올릴 만큼 대단하지는 않지만 게임과 떨어트려 들어도 괜찮게 들린다. 그러나 "써틴"의 효과음은 아쉬운 대목이다. 효과음 자체의 임팩트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음장 효과라는 것이 전혀 없어서다. 그저 명목상의 스테레오 효과가 전부다. 잠입이라는 요소가 들어간 만큼 "둠3"나 "시프"처럼 5.1채널의 음 분리를 활용해 현장감을 극대화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 흔한 EAX나 Direct3D 사운드도 지원하지 않는 탓에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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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채널의 장점을 살렸으면 총격전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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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입에 현장감을 더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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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 Van Hamme의 동명 프랑스 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써틴". 커다란 스토리를 타고 흐르는 잠입과 액션이 감칠맛 넘치는 게임이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탓인지 코믹스를 보는 듯한 화면전개와 요즘 게임답지 않은 탄탄한 스토리 전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써틴"만의 장점이다. 그러나 멀티 플레이는 아쉬운 대목이다. 데스 매치, 캡쳐더 플래그 등의 다양한 모드가 있지만 그저 구색 맞추기의 아류작에 불과해서다.

"써틴"을 따로따로 얘기하자면 평작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쉘 쉐이딩이 독특하다지만 평이한 수준의 화면과 그다지 다르지 않은 쏘고 피하는 액션. 게다가 이미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잠입에서 플레이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지금까지와 그다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써틴"의 재미는 그것 이상이다. 잠입과 액션이 미션을 꾸며주고 미션은 서로 모여 커다란 이야기 줄기가 되어 하는 재미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게임을 꾸려나가는 재미가 있다는 얘기. 과거와는 다르게 보여 줄 수 있는 것이 많아진 요즘 게임들. 그래서인지 현재의 게임은 내용보다는 보여주는 것에 너무 많은 집착을 하고 있다. 때문에 "써틴"은 특별한 매력이 있다. 유명배우와 화려한 특수효과로 뒤범벅이 된 블록버스터 보다는 감칠맛 나는 스토리가 매력적인 영화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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