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필버그의 입김이 남아있는 수작

#PC

이번엔 태평양 전쟁이다.
'메달오브아너 얼라이드어썰트'의 후속편, "메달오브아너 퍼시픽 어썰트"는 한마디로 말해 한 편의 영화다. 러닝타임이 일반 영화보다 더 길어서 '밴드오브브라더스'의 새로운 시리즈라고 말해도 좋을 그런 게임이다.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 현실적인 전투 장면, 엄청난 특수효과(영화에서는 특수 효과겠지만 오히려 게임 속에서는 현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하다.)등 2차대전을 모니터 속에 옮겨 놓은 것 치고는 꽤 설득력 있다.
'메달오브아너' 시리즈는 처음 PC버전으로 선보였을 때 밀리터리 게임 매니아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어 베스트셀러 게임 대열에 합류했다. '라이언일병 구하기'라는 스필버그의 영화 흥행에 힘입어, 곧 이어 등장한 이 게임의 인기도 역시 2차대전을 되짚어 보는 시점에서는 아주 시의 적절한 데뷔였던 모양이다. 덕분에 이 새로운 전쟁 프랜차이즈는 플레이스테이션2와 Xbox를 망라하는 다중 플랫폼에서 다양한 시리즈들을 개발해 내기도 했다. PC버전만으로는 원작격인 '메달오브아너 얼라이드어썰트', 2개의 확장팩인 '메달오브아너 얼라이드어썰트 스피어헤드', '메달오브아너 얼라이드어썰트 브레이크쓰루'가 발매되었고 지금 소개할 "메달오브아너 퍼시픽 어썰트"는 '메달오브아너 얼라이드어썰트' 의 진정한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선 작품들이 모두 2차 대전의 유럽 전선을 다루고 있다면 이번 2편은 진주만을 포함한 태평양 전선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2편이 가지게 될 독립성에는 어느 정도 성공을 했다고 보인다. 다만, 이미 플레이스테이션2와 Xbox로 발매되었던 '메달오브아너 라이징썬'의 모습을 어느 정도는 기초로 했을 거란 생각이 들어 두 게임을 본의 아니게 비교해 보는 시점도 있을 수 있다. 아무튼 새로운 메달오브아너의 전선은 태평양이다. 우리가 잘 모르고 있던 일본군과 연합군과의 전투를 제대로 경험해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게임 중 하나라는 사실을 미리 기억해 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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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메뉴 화면. 마치 전시 막사를
연상케 하는 화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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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일병 구하기를 연상시키는 초반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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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오브아너, 명예훈장은 여기서도 예외 없이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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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필름들을 통해 실제 상황을 경험토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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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픽 어썰트의 배경
게임을 둘러보기 앞서 먼저 태평양전쟁에 대해 잠깐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1939년 9월 독일군의 폴란드 침공과 함께 시작 된 2차세계대전은 영국과 프랑스의 참전을 가져왔다. 유럽 전선이 피로 물들기 시작하고 치열한 공방전이 계속 되는 와중에 1941년 6월, 히틀러가 소련을 침공하게 되고, 이 시점에 일본은 대소련 공세를 독일에 맡기고 같은 해 12월 8일, 소련 침공에 반발한 미국의 진주만을 급습하게 된다. 이 진주만 공습이 바로 태평양 전쟁의 시작으로, 앉아서 어이없이 일본 제국군에게 일격을 당한 미국은 유럽 전선의 본격적인 참여와 함께 사자의 코털을 건드린 일본 본토를 향한 진군을 개시하게 된다. 태평양전쟁은 바로 1941년 진주만 공습에서부터 1945년 일본 본토에 떨어진 핵공격으로 인해 항복을 받을 때까지의 전쟁을 이르는 말로, "퍼시픽 어썰트"는 이 치열했던 역사의 한 순간을 재현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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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기들의 공습에 맞서는 진주만 미션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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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뜨거운 낮에,
때로는 야간에 기습 침투 임무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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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에 빠질 수 없는 도색잡지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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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를 파괴하는 등의 부수적인 임무도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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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픽 어썰트"는 EA Games의 로스엔젤레스 스튜디오에서 만들어졌다. 가장 미국적인 도시에서 가장 애국적인 시각으로 만들어진 셈이다. 초기 미션에 해당되는 진주만 폭격 장면은, 이 곳에서 맹렬히 싸우다 전사한 많은 미군들의 분노를 게임 속에 심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나머지 미션들은 복수전에 가깝다. 거대한 전함들이 물 속에 가라앉고, 바로 옆에 있던 전우들이 쓰러져 나가는 상황에서 살아 남은 주인공을 돌이켜 본다면 일본군에 대한 적개심이 게이머에게도 그대로 전해진다.
지금까지 확장팩으로도 다뤘던 유럽 전선을 포기하고 새로운 태평양 전선에서의 전투들을 담은 것은 득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은 그간 식상할 수도 있는 독일군과의 전투가 사라지고 새로운 적인 일본군을 상대하게 됐다는 점에서 참신함을 주고 있다. 하지만 무더운 태평양의 섬에서 치르게 되는 정글전은 말 그대로 앞이 보이지 않는 두려움과 지루함이 담겨져 있다. 실제 전투를 그대로 담으려 애썼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점이 실감나는 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어도 게임의 재미면에서는 아무래도 유럽 전선 쪽보다 조금 못하다.(영화로 따져 봐도 나치 독일군이 버티고 있는 유럽 쪽을 택한 영화들이 더 많이 만들어졌다.)
"메달오브아너" 시리즈는 처음 PC 버전으로 만들어진 이래 콘솔로도 3개의 게임이 개발되었다. PC로 하나, 다시 콘솔로 하나, 이런 식으로 주고받기를 하다 콘솔로 만들어진 '라이징썬' 이후에 뒤늦게 공개된 "퍼시픽어썰트"는 늦은 만큼 그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엔 충분하다. 다소 어정쩡한 시점에 급조된 느낌을 많이 받게 되는 '라이징썬'과는 달리, 전투의 짜임새와 규모, 그리고 AI의 발전된 움직임 등은 상당한 수준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두 게임의 플랫폼이 다르다고는 해도 같은 태평양 전쟁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는 꽤 차이 나는 게임성을 갖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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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식 고사기관총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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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포스 대공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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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들을 잘 활용해서 최대한 피해를 적게 입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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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장면도 리얼하게 묘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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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오브듀티보다 한 발 앞서라
현재 2차대전을 다룬 FPS 중에서 '메달오브아너'와 대적할 만한 게임은 '콜오브듀티'이다. '메달오브아너'의 제작팀이 따로 독립해서 만들어 낸 '콜오브듀티'는 자신들이 이미 만들었던 '메달오브아너'보다 한 차원 높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낸 결과물로, 두 게임 모두 2차대전사를 정리하는 게임으로는 쌍벽을 이룬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Infinity Ward'의 반격에 한 번 주춤했던 EA진영은,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 후속작으로 바로 이 "퍼시픽 어썰트"를 만들었는데 플레이 해 본 바로는 통쾌한 역전승이다.
구성 자체에서 벌써 특이함을 감지할 수 있는데, 처음 게임 시작부터 바로 상륙작전이 시작되면서 수많은 일본군의 전투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어서 회상 시점으로 연결되는 훈련소 장면은, 말 그대로 훈련소에 직접 온 듯한 기분을 그대로 느끼게 만들어 준다. 과거 그 어떤 게임도 훈련소를 이처럼 실감나게 표현한 적은 없다. 교관들의 너스레도 현실과 너무 비슷하고 각 캐릭터들의 표정 연기도 일품이다. 한마디로 말해 이번 두 번째 '메달오브아너'는 1편의 그늘에서 벗어나 새로운 옷으로 갈아 입었다고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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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교관의 말은 곧 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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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와 똑같이 만들어진 사격훈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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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둘러보기
"퍼시픽 어썰트"의 설치 CD는 모두 4장으로 구성되어 설치에 상당한 시간을 요구한다. 그나마 인스톨 중에 게임 음악이 잔잔히 흘러나와 무료함을 달래주고는 있지만 국내에도 이젠 DVD 설치 버전이 지원되는 것이 시기상조는 아닐 듯 싶다. 처음 게임이 시작되면 1943년 11월 타라와 산호섬 상륙작전으로 전투의 막을 열게 된다. 상륙정에 있는 군인들의 얼굴 표정과 주변 상황 등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마치 '라이언 일병구하기'의 오마하 전투를 연상케 한다. 이 전투에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뒤 바로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훈련소 신병 시절을 거치게 되는데, 이 훈련소 과정은 보통의 다른 게임들이 보여준 Tutorial 과정과는 달리 재미를 느낄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 본 미션과는 또 다른 스페셜 미션이라고 부를 만 하다.
사격장의 재현이나 탄창을 갈아 끼우는 모습, 그리고 훈련 받는 상황들이 모두 실제 자신이 군사 훈련을 받는 느낌이 들도록 꾸며져 있어 군대를 갔다 온 사람이라면 100% 동감할만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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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라와 산호섬 상륙작전.
무시무시한 적들의 공격에 쓰러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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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 과정을 마치면 받게 되는 훈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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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는 신참 해병대원인 톰 콘린 이병이 되어 첫 전투에 참가하게 되는데, 모두 35개의 미션 과제들을 수행하면서 점점 높은 수준의 전투력을 가지게 된다. Havoc 물리 엔진이 사용되어 주변 사물과의 반응이 연계적이고 사실적으로 이뤄지며, 이런 부분들은 게임이 아닌 실제 전장에 있다는 생각을 계속 들도록 도와준다. 또 주변의 지형지물을 응용하거나 이용할 수 있고 적의 움직임 또한 최대한 사실에 가깝게 적용되어 있어 불쑥불쑥 숲에서 튀어 나오는 일본군들을 대해야 하는 긴장감이 플레이 내내 유지된다. 고증 부분에 있어서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에서 군사 고증을 했던 데일 다이 대령이 역시 이번 작품에서도 참여를 하고 있어 두말 할 나위 없는 당시 상황을 깔끔하게 재현해 내고 있다.
이번 작품에 있어 가장 특징적인 면은 뭐니 뭐니 해도 의무병의 역할과 분대 전투일 것이다. 의무병은 항상 자신이 속한 팀원 중에 속해 있으면서 위급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각 미션당 평균 4번의 기회 뿐이지만, 그래도 구급약을 찾을 시간을 절약해 주고 또 거의 사망 직전까지 가더라도 바로 그 자리에서 회복이 가능하기 때문에 빠른 전투 진행이 가능하게 만든다. 분대 전투의 경우 이등병일 때는 대체적으로 큰 사용이 되지 않지만, 자신이 분대 지휘를 담당했을 때 훨씬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전투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집중 사격을 요청하거나 이동시 집결하도록 만드는 따위의 명령을 통해 제한된 AI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되어주는 것이다.
여기에 미션 사이사이에 들어있는 고증 필름은 게임의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미 '라이징썬'에서 사용되었던 부분이지만, 당시의 흑백필름을 보여줌으로써 전투에 대한 몰입감이 생기게 한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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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병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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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더 장군의 모습도 당시의
고증 필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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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부분은 피파 시리즈가 선수들의 손가락을 자유롭게 움직이게 만든 기술이 접목된 듯 물건을 움켜쥐고 손으로 의사 표시를 하는 부분 등이 전혀 어색함이 없다. 대화를 할 때 손 동작을 곁들여 하는 것처럼 사소하지만 주의 깊게 보면 훨씬 발전한 그래픽 기술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정글의 표현도 땀이 다 날 정도로 자연스러워 풀숲을 헤치고 나가는 동안 몸에 생채기가 나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다. 이 정도면 정말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숲 한가운데서는 아군과 적군의 군복 색깔이 잘 구별되지 않아 사격에 어려움도 있지만, 이것 또한 사실적인 시각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간혹 중간에 끼게 되는 대규모 전투씬의 경우는, 여기저기서 폭발하는 화염과 함께 상당히 많은 수의 장비와 인물들이 등장해, 영화라면 '연인원 X만명, 제작비 X억불, 초호화 스펙타클 전투 씬'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을 지경이다. 그만큼 그래픽적으로는 세밀하면서도 규모감이 느껴지도록 디자인 되어 게임의 재미가 그래픽적인 부분에서 반감되지 않도록 잘 배려하고 있다고 하겠다.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고 한다면 최적화의 실패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 권장 사양보다는 높은 그래픽카드와 램이 설치되어 있어야 제대로 된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일단은 현재 최고급 사양에서 원활히 돌아간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 외에는 다소 옵션들을 좀 죽여주고 적절한 그래픽 설정을 해 주는 것이 끊기지 않는 프레임률을 유지하는 지름길이다. 다른 사양이 모자란다 해도 램이 1G 이상이라면 옵션 조정으로 어느 정도는 부드러운 화면을 볼 수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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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런 캐릭터들의 손동작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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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포사격으로 일본군의 제로기들을 상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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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공격을 막아낸 후 잠수함에서 환호하는 미군들.
역시 자연스런 연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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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끈한 전우애는 살아남을 수 있는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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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함에 목숨 걸다.
우리는 종종 큰 숲을 보지 않고 작은 것에 감탄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퍼시픽 어썰트"가 큰 분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큰 부분도 잘 만들어졌지만 작은 부분 역시 그에 못지 않게 신경 써서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인데, 예를 들어 달려갈 때 철모가 흔들리면 한 손으로 철모를 잡고 달린다든지 하는 액션이 바로 그런 부분이다.
위장 칠을 한 얼굴이 얼룩덜룩 명암이 다르다든지, 혹은 마른 땅을 걸어갈 때 발 끝에 먼지가 풀풀 인다든지 하는 부분도 매우 극사실적이다. 92식 중기관총을 사용할 때 오른쪽 탄피구가 출렁거리면서 탄피가 쏟아지는 장면, 비가 오면 하늘을 쳐다보며 손바닥을 벌리는 행동, 또 메딕 킷으로 쓰러진 환자를 다룰 때 지혈제 가루가 날리는 등 무수히 많은 부분들이 현실적인 상황을 만들어 내는데 큰 몫들을 하고 있다.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쓴 것은 '옥의 티'를 찾아내는 게이머들을 고려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이 게임의 진보한 시스템을 잘 나타내고 싶어서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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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면 이렇게 비를 피하는 행동들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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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묘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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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파 장면이나 화염 묘사 등은 수준급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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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숨기고 작전에 임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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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는 당시의 상황을 아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NBA 시리즈 등을 통해 사운드 트랙 앨범을 내기도 했던 EA의 음악 프로듀서 Steve Schnur가 음악 감독을 맡았으며, 1940년대 유행하던 빙 크로스비, Jimmy Dorsey 밴드 등의 음악을 라디오와 게임 속에서 들을 수 있다. 한편으로는 나른한 오후를 연상시키면서, 또 한 편으로는 긴박감이 극에 달하는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를 삽입함으로써 게임 중 정신 없는 전투의 완급을 잘 조절해 내고 있다. 솔직히 사운드가 요즘은 게임의 분위기를 절반 이상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전투와 메뉴 화면 등에서 들을 수 있는 "퍼시픽 어썰트"만의 음악들은 수준급이라고 할 수 있다. 제로기들의 공습이나 함대 전투 등에서 굉음을 일으키며 날아다니는 비행기와 포성은 그야말로 전투의 한가운데 서 있는 느낌을 전해준다. 정글을 사그락거리며 걷는다든지, 물 위를 걸을 때도 사운드 효과는 일품이다. 게이머 중에 복고 분위기의 옛날 음악을 들으면서 추억에 젖을 참전용사는 거의 없겠지만, 일종의 대리 체험을 하게 해 준다는 면에서 "퍼시픽 어썰트"의 사운드는 만점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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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급한 순간이니 간호장교를 만나게 되어도
작업은 걸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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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괴기전 수준에 가까운 근접 공격은
간담이 서늘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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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인공지능
이쯤에서 AI들의 능력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다. 최소한 '메달오브아너 얼라이드어썰트'는 분대 전투라기 보다 거의 람보식의 1인 전투 성향이 강했던 만큼 부대원들의 역할은 그만큼 크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퍼시픽 어썰트"의 경우는 팀원들의 단합이 무엇보다 중요해서, 각 전투마다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게 바로 동료들이다. 의무병의 역할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개인별 능력치에 따라 전투 능력이 상이해서 적을 먼저 발견했을 때는 게이머보다 한 발 앞서 공격권을 가지게 되어 상황을 미리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런데 잘 나가던 AI들이 간혹 엉뚱한 일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예를 들자면 적의 아지트로 들어가서 적들을 해치운 다음 다시 입구로 나와야 하는 상황에서 입구를 막고 서서 플레이어를 나가지 못하게 한다든지, 또 적의 방어선에 이르러 적과 교전 상황이 발생했을 때 몸을 숨기지 않고 그저 쏘는 대로 서서 맞고만 있는 일 등이 그것이다. 대체적으로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를 준다면 AI로서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급박한 상황에서 이런 황당한 시츄에이션을 벌일 때는 아군이지만 쏘고 싶은 충동마저 느끼게 된다.(기본적으로 아군은 쏘아도 아무런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그 밖에 플레이어의 트리거가 있어야지만 상황이 진행되는 부분에서도 간혹 레이더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다 보면 가만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는 분대원들을 볼 수 있는데, 사실적인 면에서는 조금 떨어지는 행동들이라고 하겠다. 그래서 가만히 앉아있다가 플레이어가 트리거를 지나면 비로소 얼음땡 하듯이 움직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라이징썬'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여전히 착검한 총을 들고 숲에서 뛰쳐 나오는 일본군의 액션 또한 간혹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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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이렇게 이상하게 죽는 적들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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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를 막아버려 나가지도 못하게 만드는 아군 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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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차량에 타고 어디를 응시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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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질기게 공격하는 일본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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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한 멀티플레이
멀티플레이의 경우는 먼저 EA Games 의 전자 등록을 통해 계정을 만들어야 한다. 필자의 경우 이미 EA Korea 홈페이지를 통해 만들어진 계정이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퍼시픽 어썰트"에 사용되는 계정과 EA Korea 에 등록된 계정이 다른 것으로 보이지만, 새로운 계정으로 등록을 시도했을 때 황당하게도 이미 ID가 만들어져 있으니 이름을 바꾸라는 주의 문구를 보게 되어 혼란함을 가중시켰다. 이 부분은 EA Korea 측에서 다시 한 번 확인을 해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새로운 계정으로 등록이 완료되어 기분 좋게 멀티플레이 메뉴로 진입하고자 했으나 어찌된 일인지 또 계정 접속이 불가능했다. 인터넷은 잘 돌아가고 있었고 유독 "퍼시픽 어썰트"의 계정 접속만 불가능한 부분이었다. 혹시나 백신 프로그램이나 다른 프로그램과의 충돌이 있나를 의심해 봤지만 프로그램 정지 후 실행해 봐도 이상은 없었다. EA Korea측과 상담을 해 봤지만 결국 멀티플레이 테스트는 실패했다.
멀티플레이는 3가지 모드로 진행되며 팀데쓰매치와 프리포올, 그리고 침입자 모드가 있다. 침입자 모드는 하나의 목표물을 놓고 두 팀이 공방을 벌이는 것으로 공격과 수비 진영으로 팀이 나눠져 전투를 하게 된다. 다소 미약한 멀티플레이 환경으로 보여주고 있어 실제 온라인 게임에 대한 편의성은 오히려 전편보다 낮다. 접속 과정의 불편함도 그렇고 게임 맵의 부족, 그리고 서버의 안정성 등도 문제시 된다. 최소한 "퍼시픽 어썰트"에서는 멀티플레이 부분이 주된 요소가 아니라 부가 요소로서 싱글플레이에 주력했다는 것을 잘 알 수 있게 해 준다. 멀티플레이 부분은 큰 기대를 안 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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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사인과 아이디 등을 생성해서
플레이 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 설정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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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과 미군 중 한 진영을 선택해서 보직을 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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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병의 지시에 따라 추가 임무를 수행해야
다음 장면으로 넘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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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한 표정이지만 무전으로 지원을 요청하는 무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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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의 입김이 남아있는 수작
싱글플레이의 플레이 시간은 대략 7시간에서 경우에 따라 20시간 가까이 걸리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 짧다고도 할 수 있지만 35개의 미션이라면 그다지 짧은 편은 아니다. 각 미션들의 완성도도 높고 아케이드적인 부분도 있어서 지루함은 거의 없다. 1편인 '메달오브아너 얼라이드어썰트'는 발매될 당시 스티븐 스필버그가 '라이언일병 구하기'의 모티브를 그대로 옮겨오는 작업을 직접 했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었던 게임이다. "퍼시픽 어썰트" 역시 그의 입김이 아직 남아 있는데 그 이름값만큼 부족하지 않은 게임이란 평을 내리고 싶다.(크레딧 마지막 부분에 보면 스티븐 스필버그의 이름이 잠깐 나온다. 수많은 제로기들의 공중전 장면은 그가 만들었던 '태양의 제국'에 바치는 오마쥬가 아닐까 싶기도 한다.)
흔히 말하게 되는 화려한 그래픽도 맞는 말이고, 뛰어난 음향 효과도 적절한 표현이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게임 시스템도 적합하다. 한층 진보된 모습을 그대로 잘 담고 있는 두 번째 '메달오브아너'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태평양 어느 이름 없는 섬에서 죽어갔을 수많은 군인들을 애도하면서 이 게임을 역사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이미 제작 의도는 절반 성공한 셈이다. 또 우리가 직접 겪지 못했던 전쟁의 소용돌이 또한 플레이 내도록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메달오브아너 퍼시픽 어썰트'는 단순한 전쟁 게임이기 이전에 역사의 한 부분을 후세들이 기억했으면 하는 전쟁 영웅들의 바램이라고 하겠다.
게임 플레이 전에 태평양 전쟁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알고 플레이 한다면 훨씬 몰입도가 높아질 것이란 점을 귀띔하면서 이 무더운 정글 속에서 이제 그만 나갈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알린다. 모두 살아서 귀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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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이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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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전함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는 쾌속정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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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적인 순간들을 다시 되짚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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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포를 사용하는 장면. 긴장감이 극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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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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