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돌아온 대작 전략 시뮬레이션

#PC

드디어 나왔다.
'에이지 오브 엠파이어(이하 AOE)' 시리즈로 세계 역사를 게임 속에 그대로 담아내고 있는 게임계의 장인 브루스 쉘리가 2편 이후 7년이라는 오랜 침묵 끝에 3편을 들고 우리들 앞에 다가왔다. 'AOE' 시리즈 자체가 워낙 유명한 작품인데다, 발매되기 전 공개된 스크린 샷이 업계를 경악시킬만큼 높은 퀄리티를 보여 온 만큼 이번 작품을 기대하는 게이머들은 특히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과연, 새로 발매된 'AOE3'는 사람들의 기대감을 100% 만족시킨 타이틀일까 아니면 그냥 스크린 샷만으로 사람들을 낚는 타이틀일까. 이제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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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오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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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로고를 보는 순간 가슴이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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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되는 그래픽.
원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라면 새로운 시스템이나 종족별 밸런스 등 전략적인 측면을 더 중시 여겨야 하지만 이 게임에서는 그래픽 얘기를 먼저 꺼내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필자가 처음 이 게임의 스크린샷을 봤을 때 내뱉은 말은 '이게 말이 돼?"였다. 개발자가 그래픽을 강화했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지만 막상 눈에 보이는 그래픽은 뭔가 포토샵의 손을 거친 듯한 포스가 물씬 풍기는 말도 안 되는 그래픽이었기 때문이다.(특히 물의 표현은 정말... 속된 말로 답이 안나오는 그래픽이었다.)때문에 게임을 인스톨하고 실행 버튼을 누를 때까지 전세계를 상대로 한 낚시가 아닐까 계속 의구심을 품을 수 밖에 없었는데, 실제로 게임을 시작해보니 입이 딱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각 유닛의 세세한 디테일도 예술이고 배경, 특히 물의 표현은 이 게임이 많은 유닛들의 원활한 움직임 때문에 배경 그래픽을 일정 부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전략 시뮬레이션이 맞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에 충분했다. 뿐만 아니라 가장 유명한 물리 엔진인 '하복 엔진'이 적용된 것도 이 게임의 그래픽에 감탄하게 만드는 요소. 보통 전략 시뮬레이션에서는 건물이 파괴될 때 원형을 계속 유지한 상태에서 조금씩 불타오르다가 갑자기 무너지는 표현이 대부분이지만, 이 게임에서는 그렇게 어설프게 파괴되지 않는다. 대포로 건물을 공격하면 건물의 각 부분이 조금씩 파괴되는데 대포알에 맞은 부분이 팍팍 튕겨나가는 게 정말 예술이다. 이것은 건물뿐만 아니라 일반 유닛에게도 적용이 되는 부분으로 대포알에 맞은 유닛이 튕겨서 물에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저절로 '이야!!!' 라는 감탄사를 내뱉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추가로 덧붙이면 최적화도 상당히 잘됐기 때문에 저사양에서도 게임이 심각하게 느려지거나 끊기지 않는다. 단 멋진 그래픽은 포기해야 하지만...('와우' 정도를 돌릴 수 있는 정도면 즐기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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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화면부터 장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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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안나오는 물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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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 부숴지는게 장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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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사양 스크린샷. 그래픽이 구리긴 하지만
게임하는데는 전혀 지장없다.

이제 본국에서 지원을 받는다.
이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시스템 얘기로 들어가보자. 이번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홈시티'의 도입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작을 해본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겠지만 이 게임의 배경은 1편의 선사시대, 2편의 중세 시대를 넘어서 신대륙 개척 시대를 소재로 하고 있다. 때문에 전투가 신대륙의 주도권을 두고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강대국들의 식민지가 대리전을 펼치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홈시티'는 이 점을 게임의 시스템으로 승화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쉽게 말해 신대륙에서 펼쳐지는 전투를 뒤에서 조절하던 유럽 강대국들의 움직임을 홈시티를 통해서 표현한 것이다.)

빠른 이해를 위해 본격적으로 게임 속으로 들어가보자. 게임을 시작하면 다른 전략 시뮬레이션처럼 식량을 모으고 건물을 지어서 병력을 생산하게 된다. 'AOE3'에서는 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경험치가 쌓이게 되는데 경험치가 일정량 이상이 되면 메뉴 왼쪽 하단에 있는 '홈시티' 버튼을 눌러서 지원을 요청할 수 있다. 본국에 요청할 수 있는 물품은 자원에서부터 병력까지 매우 다양한데 게이머가 직접 지원 가능 물품을 선택할 수 있어 일종의 트레이딩 카드 게임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생각해보라... 모든 병력을 끌고 적의 심장부에 마지막 칼을 꽂으러 들어갔는데 상대방이 아껴뒀던 '홈시티' 지원으로 병력 2~3부대를 불러내 전세를 역전시킨다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물론 압도적인 병력차이가 난 상태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비슷한 양상에서 생각지도 못한 지원은 게임의 승부를 결정짓는 커다란 존재가 되기 마련이다.(물론 포인트를 모아서 '홈시티'를 꾸밀 수도 있다. 건물에 휘장을 달거나 색깔을 바꾸는 기본적인 정보밖에 안되기 때문에 특출나게 재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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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시티에서 지원병력이 출발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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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품을 트레이딩 카드 게임의 카드덱처럼
게이머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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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무대가 신대륙이기 때문에 원주민(인디언)이 등장하는데 원주민의 부락에 교역소를 설치하면 원주민을 병력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적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특이한 병력을 부릴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전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될 듯. 이것 외에도 원주민의 기술을 도입해 유닛의 능력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자원 수집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특이한 점은 자원을 수집할 때 다른 전략 시뮬레이션처럼 본진으로 돌아와야만 하는 것이 아니며 농장 등의 건물을 통해 자원을 생산할 수도 있기 멀티 기지의 중요성이 다른 게임처럼 크지 않다는 것이다. 대신 교역소가 거의 멀티 기지의 역할을...)

마지막으로 위에서 잠깐 얘기했던 하복 엔진의 도입으로 인해 전투의 양상도 조금 바뀌었다. 예전에는 활이 주된 무기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플래쉬 대미지가 그리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대포를 맞으면 적들이 날아가 버린다는 점을 활용하면 적의 진형을 한 번에 붕괴시키는 것도 가능하다(대포가 너무 강한 느낌이 없지는 않다. -_-;). 이 외에도 건물을 부술 때 전에는 무작정 치기만 했지만 이번에는 모든 유닛이 가까이서 불을 던지는 것도 사실적인 측면을 잘 반영한 것으로 보이며 게임 중 시대를 업그레이드할 때 정치 성향(실제로는 지원받는 물품을 결정하는 것뿐이지만...)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과 해상전의 박력넘치는 모습을 잘 표현한 것도 놀랄만한 점이다.

솔직히 병력 컨트롤 시스템이 약간 어설프다는 점, 그리고 영웅이 있기는 하지만 정찰 이외에는 쓸 때가 없다는 등 단점도 몇 가지 있기는 하지만 장점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편이다. 뭐 AI가 많이 멍청한 것과 배의 움직임이 이상하다는 의견을 보이는 게이머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정도는 게임성에 심각한 영향을 줄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배가 너무 커서 컨트롤하기 힘들다는 점은 필자도 인정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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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시티를 꾸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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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 마을에 교역소를 설치하면 다양한 혜택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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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업그레이드를 할 때마다 정치 성향
(실제로는 보상)을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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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력넘치는 대규모 전투신

한 가문의 3대가 등장하는 멋진 시나리오
지금까지 'AOE' 시리즈는 역사적인 사실들을 바탕으로 영웅들을 등장시킨 캠페인 모드를 제공해 많은 호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너무 근대사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뭔가 다른 느낌을 주고 싶었는지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젊음의 샘이라는 신비로운 존재 때문에 한 가문이 3대에 걸쳐 겪게 되는 파란만장한 삶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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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실한 캠페인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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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구출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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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배경 자체는 역사와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지만 역사라기보다는 한편의 판타지 소설이나 인디아나 존스를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아무튼 색다른 시도이며 재미도 상당하다.(1편에서 일본 역사 때문에 열받은 걸 생각해보면 아예 판타지로 나간 것이 잘된 것 같다는 생각이...)특히 미션 구성이 상대방 기지를 전멸시키는 일반적인 것으로만 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동안 기지방어를 하거나 인질 구출, 그리고 적의 호송물자를 빼앗아서 적과 싸우거나 맵에 존재하는 특별 무기를 활용해서 적을 상대하는 등 색다른 미션이 많아서 미션을 진행하는 동안 지겹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엔딩이 너무 허무하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엔딩 스크롤에 나오는 마지막 반전(?) 때문에 재미있었다.)

뿐만 아니라 한글화에도 상당한 신경을 써서 재미있는 시나리오를 즐기면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물론 몇 가지 어색한 표현들이 눈에 밟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괜찮은 수준의 번역을 보여주며 폰트도 깔끔하기 때문에 상당히 만족스러운 편이다.(영어권 게임들의 공통적인 문제라고도 할 수 있는데 오스만 투르크의 유명한 부대인 예니체리군을 영어식 발음 그대로 재니세리라고 표현한 것은 상당히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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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호송물자를 빼앗아서 전투를 해야하는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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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파괴해서 적을 함정으로 유인하는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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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이 좀 허무하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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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화는 깔끔한 편이지만...

환골탈태! 멀티 플레이!
이제 전략 시뮬레이션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 부분으로 넘어가자. 'AOE' 시리즈는 대대로 전투에 이르기까지의 엄청나게 긴 플레이 시간과 많은 종족으로 인한 밸런스 문제 때문에 멀티 플레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빠른 속도의 전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내에서는 그 문제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졌는데 필자가 보기에는 이번 작품의 가장 큰 장점으로 멀티 플레이를 거론해도 될 만큼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물론 전투에 이르기까지의 게임 플레이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게임 내에서 멀티 플레이 회원가입도 가능하고 '퀵 매치'를 통해 자신과 비슷한 실력의 게이머와 손쉽게 대전을 시작할 수 있는 등 인터페이스 부분이 상당히 개선되어서 누구나 쉽게 멀티 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됐다.(일반 전투보다는 빠르고 화끈한 전투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자원을 많이 가지고 시작하는 데스매치 모드를 강화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뿐만 아니라 위에서 언급했던 트레이딩 카드의 카드덱 개념의 홈시티 시스템 덕분에 자신만의 전략을 짤 수 있다는 장점이 생겼으며 이 점은 멀티 플레이 레벨 개념과 연동이 되어(레벨이 높아지면 선택할 수 있는 카드의 종류가 늘어난다. 물론 한 게임에서 선택할 수 있는 카드의 수는 정해져 있다.)멀티 플레이를 열심히 플레이하게 되는 동기를 유발시킨다.(멀티 플레이 역시 홈시티를 꾸밀 수는 있는데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건물 색깔 바꾸는 정도이기 때문에 매력적인 시스템이라고 보기에는 힘든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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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에서 회원가입까지 간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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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페이스가 상당히 편하게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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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상에서 자신만의 카드덱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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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온라인 1승이다.

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행복감을 느낀다.
'AOE' 시리즈는 1편부터 시작된 역사 왜곡 문제 때문에 약간 부정적인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많고 '스타크래프트' 식의 빠른 전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약간 모자란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AOE'가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작품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기존 작품의 단점이었던 멀티 플레이를 획기적으로 개선했으며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의 차원을 뛰어넘은 놀라운 그래픽과 하복 엔진을 사용한 사실적인 물리효과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개념을 한 단계 위로 끌어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너무 팬의 입장에서만 글을 써서 약간 민망하기는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정말 대단한 작품이라는 것. 이 게임을 출시되자마자 플레이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행복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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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배경 설명. 이것을 읽는 것도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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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실한 에디터로 자신만의 캠페인을...
필자는 복잡해서 포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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