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니아 연대기가 게임으로...

반지의 제왕 원작자에게 자극을 줬다고?
반지의 제왕. 수도 없는 화제를 흩뿌린 이 영화는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으로 매 시리즈의 개봉에 발맞춰 게임도 선보였다. 액션 장르로 출시된 반지의 제왕 게임은 영화에 못지 않은 발군의 연출력과 그래픽, 또 점점 발전해 나가는 게임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이에 EA에서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로도 발을 뻗어 중간계 전투 2까지 발매를 마친 상태다. EA에서 이렇게 반지의 제왕이라는 소설을 원작삼아 현재까지 시리즈로 게임개발을 하는 것을 보면, 반지의 제왕의 원소스 멀티유즈 전략은 크게 성공했다고 봐도 되겠다. 필자 역시 반지의 제왕 게임을 즐겨 플레이했었던 터라 영화가 원작인 게임은 뭔가 부실하다는 시선이 점점 사라지고 있었는데, 마침 필자에게 떨어진 게임이 바로 이번에 리뷰 하게 된 나니아 연대기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이하 나니아 연대기)이다. 사실 나니아 연대기 영화는 우리나라에서는 조용히 개봉되고 조용히 묻히긴 했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의 원작자 J.R.R 톨킨이 나니아 연대기라는 소설에 자극을 받아서 집필을 시작했다는 얘기가 돌 정도로, 판타지 문학의 근간을 마련했다는 평이 있고 해서 기대감을 가지고 나니아 연대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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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의 세계로 가는 옷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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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 볼까(표정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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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원작
나니아 연대기는 영화가 원작인 게임답게, 영화의 연출이나 분위기를 게임 속에 고스란히 잘 담아두고 있다. 아주 사소한 것이지만 게임을 로드할 때 나니아의 세계로 빠져드는 느낌을 주게 옷장이 확 열리면서 게임이 시작될 정도다. 게임중간에 영화의 장면들이 그대로 게임으로 이행되는가 하면, 영화에 등장했던 적들과 나니아 연대기의 주인공인 피터, 수잔, 에드워드, 루시의 모습이 꽤나 좋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특히 파워가 강력한 피터, 원거리공격에 유용한 수잔, 피터의 백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에드워드, 힐을 사용하는 루시 등, 영화에서의 모습과 특징을 잘 살리고 있어서, 게임의 몰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 원작이 영화인 게임답게 오우거와의 전투나 얼어붙은 호수에서 늑대와의 전투 등은 밋밋한 타격감 덕분에 조금 애매하긴 하지만 괜찮은 그래픽효과와 함께 연출이 돋보인다. 하지만 영화가 원작인 게임이 늘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약점 또한 눈에 보인다. 게임진행은 늘 영화의 안에서 틀어박혀 있었으며, 영화에서 독립한 그 어떤 스토리진행 부분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같은 나니아 연대기라는 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영화와는 또 다른 독립적인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충분히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영화가 원작인 게임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헐크처럼 영화에서의 1년 이후 스토리를 다룬다던가 하는 뭔가 독립적인 게임만의 느낌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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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퀄리티가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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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센 피터는 메인 탱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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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는 어떨까?
주인공인 4명의 아이들이 나니아의 기사가 되어 나니아의 세계를 구원한다는 영화의 설정덕분에, 플레이어는 게임진행 동안에 전투를 가장 많이 체험하게 된다.(게임에 퍼즐요소가 없기 때문에 전투는 나니아 연대기의 가장 큰 중심이 된다.)일단 전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팀업(Team-up)기술인데, 이것은 4명의 아이들이 어떤 조합으로든 가까이 붙었을 때 팀업키를 눌러서 2명의 아이들이 팀을 이뤄 여러 가지 행동을 하는 것이다. 나니아 연대기의 전투에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 전투 초반에는 그다지 뛰어난 능력이 없기 때문에 팀업 기술을 외면하게 되지만, 스토리 진행이 되면서 인벤토리에서 팀업 기술을 구입하게 되면, 이것이 전투에서 꼭 빠질 수 없는 중요한 것이 된다. 예를 들면 힐을 사용하는 루시는 기본적으로 체력이 낮기 때문에 빈틈이 많다. 하지만 체력이 높고 공격력이 강한 피터와 팀을 이뤄 기술을 사용하면 힐을 사용하는 동안에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수잔이 활을 사용할 때는 스페이스 키를 눌러서 활을 꺼내고, 발사키를 눌러서 활을 쏘기 때문에 다소 텀이 길고 빈틈 또한 많지만, 피터와 함께 팀업 기술을 사용하면 수잔이 피터에게 업혀서 활을 꺼낼 필요가 없이 바로 발사할 수가 있다. 즉, 팀업 기술을 사용하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것이다. 또 키가 작은 루시가 건널 수 없는 깊은 눈밭을 피터나 수잔에게 업혀서 지나갈 수도 있는 등 전투 외의 부분에서도 상당한 도움을 준다. 하지만 제한이 없기 때문에 팀업 기술을 남발하게 되면 전투 자체의 난이도에 문제가 생겨버려서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이 아쉬운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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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업히면 활을 일일이 꺼낼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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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에드워드 팀업 (에드워드를 붙잡고 빙글빙글 돌린다-_-;어린이 휠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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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상황액션이 있는데, 이것은 그 스테이지의 지형지물과 상황에 맞게 아이들의 능력을 사용해서 게임을 진행해 나가는 것이다. 예를 들어 힘이 센 피터는 장애물을 밀거나 끌어서 옮길 수 있고, 에드워드는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건널 수 없는 곳을 먼저 건넌다거나, 길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 상황액션들은 적절한 지형지물에 아이들의 아이콘이 뜨고, 그곳에 위치한 후에 사용해주면 되기 때문에 조작도 간단할뿐더러, 어떤 장애물이 있어도 아이들의 능력을 통해서 구속받지 않고 진행할 수 있어서 묘한 재미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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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액션. 눌러주세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나니아 연대기의 전투 시스템은 팀업 액션과 상황액션이라는 아주 훌륭한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 말고는 오히려 단점이 더 많아서 장점을 무색하게 만든다. 필자가 나니아 연대기를 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것은, 바로 레거시 오브 케인시리즈의 오토페이스같은 시스템이 없는 것이었다. 많은 적들이 등장하는데, 록온을 할 수가 없어서 전혀 엉뚱한 곳으로 기술을 사용하기도하고, 특히 오우거와의 전투에서는 주위에 있는 구울을 무시하고 오우거를 공격하고 싶은데, 록온이 없기 때문에 무작정 오우거에게 달려들어서 공격하다보니 자주 게임오버가 되기도 한다. 솔직히 록온 시스템은 액션 게임의 기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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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오우거를 때리고 싶다고!


게다가 밋밋하다 못해 맥이 빠지는 타격감은 기술을 사용해도 해결되지가 않는다. 기술 자체는 꽤나 화려하지만, 검을 사용하는데도 마치 각목으로 휘두르는 듯한 피격사운드는 전투 내내 필자를 실망시켰다. 또 멍청한 AI또한 빼놓을 수 없다. 나니아 연대기는 4명의 아이들이 함께 등장하여 전투를 하게 되는데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할 수 있는 캐릭터는 1명으로 한정되어 있고 나머지는 AI가 맡아서 자동전투를 하게 된다. 그런데 예전에 같은 방식을 사용했던 해리포터와 불의 잔처럼 AI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게임 진행이 꽤나 답답하다. 적들은 플레이어가 조작한 캐릭터를 공격하려고 뛰어오기 바쁘며, 다른 아이들은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캐릭터를 향해 천천히 걸어오기만 한다(-_-;;)공격 또한 시원찮으며, AI가 담당하여 전투를 하는 나머지 3명의 아이들에게는 기대조차 걸 수 없다. 나니아 연대기를 진행하다보면 적들이 수도 없이 나타나는 게 다반사인데, 도저히 플레이어 하나의 능력으로는 모두 커버가 힘들기 때문에, 플레이하는 동안 참을 수 없는 짜증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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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안 때리고 뭐하니-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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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 터져서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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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콘솔에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닌가?
나니아 연대기는 현재 PC플랫폼으로 게임이 출시된 상태이고, 앞으로 PS2를 통해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일단 필자가 PC로 플레이 해본 결과 너무 콘솔에만 맞춰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아쉬웠다. 일단 자동으로 조절되는 시점이 오히려 더 불편하고, 콘솔의 패드에 기본적으로 세팅되어 있는 키보드 조작법 또한 불편했다. 하지만 콘솔과 다르게 다양한 그래픽옵션이 제공되어서 자신의 PC사양에 맞춰서 세밀한 옵션조절이 가능한 것은 만족스럽다.(그런데 어째서 1024해상도에서 프레임이 20대가 나오는지--.. 지포스 6600노멀은 생각보다 3D가속능력이 떨어지나 보다--;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ㅠ_ㅠ)

여러모로 아쉬운 게임
팀업이나 상황액션 등으로 액션에 차별화를 두려고 한 노력은 높게 쳐줄만 하지만, 기타 여러 단점들이 더 많았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또 영화가 원작인 게임답게, 게임자체가 영화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것도 문제라면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전투요소와 스토리진행을 좀 더 다듬고 살렸으면 반지의 제왕처럼 게임성이 돋보이는 게임이 될 수도 있었을 텐데... 리뷰를 마치는 이 시점에서 아쉬울 따름이다. 하지만 영화를 재밌게 본 사람에게 나니아 연대기의 또다른 재미를 선사하는데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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