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팔콤 다운 게임...

#PC
selseta kyky@korea.com

장인정신이 엿보이는 팔콤
게임 제작사 역시 사람의 그것과 같은 취향과 성격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 만들어내는 결과물에 각기 고유의 주장과 색깔이 배어있어서다. 그러다 보니 게임 속에도 그 제작사가 추구하는 독특한 색깔이 묻어 나온다. KOEI를 보면 좀 통한다 싶으면 지겹도록 우려먹는다는 것이 먼저 떠오른다. 도대체 뭐가 바뀌었는지 모를 삼국무쌍 시리즈에다 10이라는 숫자를 훌쩍 뛰어 넘은 시뮬레이션 삼국지 시리즈를 보고 있자면 관우, 장비를 이제 그만 부려먹을 때도 되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메카닉 액션으로 유명한 프롬소프트 하면 흉내쟁이가 생각난다. 흔히 말하는 독창성이라는 것이 여간 해서는 보이지 않아서다. 재미있을 만한 것을 여기저기서 뜯어와 제 것에 붙여 넣은 탓에 마치 조각 퍼즐을 연상케 해서다. 물론 퍼즐 조각을 그만의 재미로 승화 시키는 재주도 가지고 있는데다 무라쿠모처럼 실험정신이 투철한 게임을 만들기도 했지만 말이다...

이에 반해 팔콤은 고집스러움이 게임에 묻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처음 시작했던 재미의 종류를 시종일관 게임에 담아내기에 힘쓰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핏 팔콤의 게임을 보면 껍데기만 다른 똑같은 게임을 찍어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8Bit시절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게임의 골격도 그다지 변함없다. 그러나 팔콤이 추구하는 재미라는 것을 이해하면 사정은 달라진다. 할 것을 강요하는 시스템이나 특수효과로 치장된 화면 보다는 플레이어와 게임이 동조 할 수 있는 그런 맛이 팔콤이 추구하는 재미기 때문이다. 게임이 만들어내는 장단에 맞춰 플레이어가 흠뻑 놀아날 수 있는 그런 재미 말이다. 그래서 인지 팔콤의 게임에서는 최근 게임에서는 뒷전으로 밀린 음악과 배경설정 그리고 스토리가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며 화려한 화면처럼 바로 게이머를 잡아 끌 수 있는 매력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러나 은은하지만 줄기차게 유저의 감성을 자극하면서 플레이어를 게임에 동화시키는 손 맛이 있다. 그렇기 때문인지 게이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OST를 누구보다도 많은 발매한 것도 팔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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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닌바 게임성과 손맛은 인정하지만 그렇다할 게임성의
변화도 없이 너무나 많은 시리즈를 남발하고 있는
삼국무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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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정신이 투철했던 무라쿠모. 허나 부족했던
게임성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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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콤의 추구하는 재미와 고집이 그대로 담겨 있었던 쯔바이

이런 추구하는 재미의 차이 때문인지 팔콤의 게임은 조금 한가(?)하다. 끊임없이 플레이어에게 할 일을 강요하고 자유도라는 명목으로 선택을 강요하지 않아서다. 게다가 최신의 기술에다 사실성이 버무려진 화면보다는 정서적이면서도 정감 있는 느낌을 중요시한다. 덕분에 요즘 유행하는 번쩍이는 화면과는 동떨어진 것도 특징이다. 이번에 소개할 구루민 역시 팔콤의 장인정신이라 할 수 있는 고집이 그대로 묻어 나는 게임이다. 그래서 강렬하고도 화려함으로 확 사로잡는 맛은 없지만 은근하면서도 꾸준한 재미가 있다.

구루민은 내용면에서야 지금까지의 팔콤이 추구해왔던 재미를 그대로 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가장 중요한 것이 되어버린 게임화면에서는 팔콤답지 않은 모습이다. 배경과 오브젝트뿐만 아니라 캐릭터까지 풀 폴리곤(Full 3D)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감정이입 등과 같은 팔콤만의 게임성 때문인지 풀 폴리곤을 기피하던 것을 생각하면 별나다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다. 더 이상은 폴리곤 화면이 주는 시각적인 장점과 게임성을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었던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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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루민과 이스6 그리고 영웅전설은 팔콤의 폴리곤 게임에 신호탄이 된 작품들이다.
시대적 흐름에 어쩔 수 없이 편승해 표현 방법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팔콤이 추구하는 재미가 그대로
묻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팔콤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만큼 구루민은 사이버 펑크에다 혈육이 난무하는 심각함과는 동떨어져 있다. 한적한 전원마을과 어린이들의 아기자기한 동심이 배경인데 친구가 없어 외로운 소녀가 말이 통하지 않는 어른들 사이에서 비밀스러운 친구들을 만나 꾸려가는 모험이 이 게임의 주제다.

잠시 프롤로그를 살펴보자. 주인공이자 12살 소녀인 파린의 부모님은 고고학자다. 때문에 파린은 유적지를 찾아 헤매는 부모님 덕분에 잦은 이사를 다녀야 했다. 그래서 그녀는 늘 변변한 친구하나 없는 것이 큰 불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유적조사를 위해 여행을 떠난 부모님 덕분에 그녀는 할아버지인 하이퍼 볼릭의 집에서 당분간 신세를 지게 된다. 자신의 친손녀 얼굴도 못 알아보는 건망증 할아버지 집에 도착한 주인공은 이번만은 기필코 친구를 만들고 말 것이라는 다짐을 한다. 그러나 이곳은 광산촌이라 또래의 아이들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크게 낙담을 한다. 티스마을 거리로 나선 파린은 우연히 마을 경비견 푸치에게 괴롭힘을 받는 소녀 피노를 구하게 된다. 그리고 피노가 어른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도깨비임을 알고 놀라게 된다. 으레 그렇듯 피노와 즐거운 친구사이가 되어버린 파린은 피노의 오빠 푸크의 초대로 도깨비들의 아지트인 도깨비 홈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여러 도깨비들과 절친한 사이가 되고 즐거운 시간 보내게 된다. 그러나 이런 즐거움도 잠시. 난폭한 도깨비이라 불리는 팬텀들에게 푸크가 납치돼버린다. 친구를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파린은 피노의 부탁으로 도깨비들에게 전설의 무기로 불리는 드릴을 뽑아 들고 피코를 구하기 위해 도깨비 홈을 나서게 된다.

어린이의 동심이 주제인지라 얼핏 보기에는 유치하게 그지없는 설정처럼 보인다. 몇 년 전 PC에서 유행하던 유아용 게임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그 속내를 하나씩 살펴보면 사정은 다르다. 게임 속 치졸함에 혀를 내두르기보다는 어릴 적 들었던 신기한 이야기 속에 주인공이 부럽던 그때 그 시절의 두근두근 함을 상기시켜 주기 때문이다. 아무도 모르는 곳을 찾아 그럴 듯한 아지트를 만들고 흐뭇해했던 그때의 즐거움을 말이다. 연소자라 해도 흥미를 즐기기에 모자람 없는 모습이다. 이것저것 생각 할 필요 없이 액면 그대로의 모습을 여과 없이 즐겨도 무리 없기 때문이며 게임이 만들어내는 화면 역시 그들에게 어울리는 탓이기도 하다. 자칫 유치해지기 쉬운 이야기지만 게임성과 스토리가 따로 놀지 않기 때문에 그 안에서 뛰고 부수고 찾다가 보면 어느새 게임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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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 할아버지 하이퍼 볼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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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피노와 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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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엑스칼리버를 뽑듯 드릴을 뽑아내는 파린

구루민은 액션RPG지만 진행형 액션에 가까운 모습이다.
구루민은 폴리곤이 가지는 여러 게임성 중에서도 폴리곤으로 만들어져 있는 3차원 공간을 다양한 시점을 이용해 진행하는 재미를 선택했다. 그 안에는 오브젝트를 밀고 당기며 적을 처리하는 액션 또한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젤다의 전설이나 페이블 같은 폴리곤 액션RPG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그런 폴리곤 액션RPG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플레이어의 의사대로 자유롭게 필드를 헤매기보다는 한정된 공간을 움직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투를 치루고 게임을 풀어 나가는 필드가 입구와 출구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스테이지를 연상케 한다. 물론 RPG라는 이름이 있는 만큼 진행형 액션처럼 정해진 틀에 따라 차례대로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기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플레이어는 시뮬레이션 삼국지의 지도를 연상케 하는 화면을 보며 진행하고 싶은 곳을 선택하게 된다. 물론 한번 클리어 한 곳도 다시 진행 할 수 있으며 여러 가지 아이템이나 장비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같은 곳을 맴돌아야 하기도 한다. 때문에 '구루민'의 전체적인 모습은 그 옛날의 프레이나 엘리멘탈 마스터 등과 비슷한 모습이 됐다. 어느 정도 RPG의 구성이 보이기는 하지만 진행형 액션에 가까운 모습이라는 얘기다. 덕분에 배우면서 시작해야 하는 RPG라는 무거운 장르지만 쉬워 보이는 설정만큼이나 간단하게 게임을 시작하고 재미를 얻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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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레이션 삼국지의 지도를 연상케 하는 화면을 보며
진행하고 싶은 곳을 선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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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가 입구와 출구가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스테이지를 연상케 한다는 것도 구루민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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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드릴액션이 구루민의 가장 큰 특징
액션RPG하면 생각나는 전투는 주먹과 검을 휘두르는 것이다. 커맨드를 입력해서 기술을 사용하면 번쩍번쩍하는 효과와 함께 찌르고 내지르는 그런 전투 패턴 말이다. 구루민의 전투 역시 그 범주를 벋어 나지는 않는다. 아니 폴리곤 특유의 가변적인 시점과 공간감을 이용해서 지금까지의 3D액션을 그대로 답습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그러나 드릴을 사용해서 적을 처리한다는 설정은 전투를 참신하게 만들어 준다. 휘두르고 치는 것에다가 돌리고 관통하는 것을 더했는데, 실제 드릴을 연상케 하는 조작감이 전투를 맛깔나게 해준다. 게이지를 모아야 사용할 수 있는 차지기술도 그 재미가 각별하다. 오브젝트를 부수고 적을 처리하다 보면 관통하고 부수는 맛에 절로 손에 힘이 들어갈 정도다. 게임 역시 드릴의 손 맛을 부각시키기 위해 무너뜨리고 뚫고 부수는 것을 위주로 디자인되어 있다. 물론 이런 드릴 액션은 거창하게 새로운 재미의 액션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미묘하게 다른 조작감에서부터 파생되어진 때리는 재미에다 돌리고 꿰뚫어 부수는 통쾌함 까지 더해져 있어 보기보다 색다른 재미를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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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이나 주먹과는 다른 드릴의 미묘한 손맛이
전투에 재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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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처리하는 맛도 맛이지만 오브젝트를 드릴로
부수는 재미도 여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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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지를 모으면 사용할 수 있는 차지기도 구루민이 만들어내는 액션에서 빠질 수 없는 대목

액션은 최근의 추세대로 동작이 크고 빠르게 디자인되어 있다.
구루민이 만드는 전투는 드릴이 주는 이미지가 무거운 탓에 뒤뚱거리는 전투를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생각 외로 전투는 빠르기 그지없다. 번뜩일 정도로 빠른 움직임과 공격 방향을 쉽게 바꿀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큰 동작이지만 쉬운 기술입력이 다채로운 액션을 속도감 있게 이끌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평소 움직임을 보자면 재빠른 움직임은 어불성설처럼 느껴진다. SD로 디자인되어 있는데다 느리기까지 해서 아장거리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허나 점프공격과 가드대쉬가 어우러지면 사정은 달라진다. 주인공의 움직임에다 두 가지 기술이 더해지면 마치 양 때를 도륙하는 늑대를 연상하게 된다. 점프공격은 빠른데다 공중에서 방향전환이 쉽고 타격 판정이 좋고 손에 힘이 들어가는 연타성 공격이다. 게다가 가드대쉬는 공격기는 아니지만 순간이동을 연상케 할 정도로 빠른 움직임이 특징이다. 덤으로 어느 정도지만 타격무효 판정도 얻어 낼 수 있다. 그래서 점프공격과 가드대쉬를 병행해 움직이며 유리한 자리를 잡아채 싸움을 치루면 제법 숨가쁘게 손 맛 나는 전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여기에 방향키를 입력하면 여러 가지 특수기도 사용할 수 있다. 특수기는 이름처럼 제법 화려한 연출에다 범위공격이 특징인데 점프공격으로 적을 몰아 부치고 가드대쉬로 자리를 만들어 특수기로 마무리하는 액션은 어지간한 액션게임 못지 않은 재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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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공격은 방향전환이 쉽고 타격 판정이 좋고
손에 힘이 들어가는 연타성 공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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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드대쉬는 빠른 움직임에다 어느 정도 타격무효
판정도 얻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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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기는 방향키를 입력하면 쓸 수 있는데 이 세가기 기술을 병합해서 사용하면 보기보다
속도감 있고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렇다면 액션에서 구루민만의 특징은?
하드웨어가 발달한 덕분에 액션RPG의 전투 방법은 점점 격투액션의 그것과 비슷하게 바뀌고 있다. 구루민의 전투 역시 이런 최근의 추세에 근간을 두고 있다. 역시 플레이타임에 가장 큰 시간을 차지하는 전투에 다양성을 더하고 조작하는 재미를 높이기 위해서다. 물론 팔콤이니만큼 독특한 특징도 가지고 있다. 액션에 음악게임의 그것처럼 박자를 더한 것이다. 게임 화면 상단에는 악보를 연상시키는 음표가 있는데 이것을 보면서 박자에 맞춰 적을 공격하거나 오브젝트를 깨트리면 더 많은 대미지를 줄 수 있는데다 얻어지는 돈의 액수가 늘어난다. 그리고 이 박자액션(가칭)은 BGM에 따라 그 형태가 변한다는 독특함이 있다. 게임을 즐기고 있는 순간의 BGM에 맞춰 박자가 변하도록 디자인된 것이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자칫 흘려 듣기 쉬운 BGM에 귀를 기울이게 됐으며 음악과 함께 훨씬 신나는 격투를 즐길 수 있게 됐다. OST를 따로 만들 정도로 들인 정성에다 자신도 있는 BGM을 어필하고자 하는 팔콤의 포석이 성공했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드릴, 즉 공격무기를 강화하는 것도 특이하다. 아이템을 더하거나 돈을 주고 개조하는 것이 아니라 BGM의 박자를 맞춰 공격해야 드릴의 공격력이 오르는 것이다.(박자를 잡아채면 얻을 수 있는 크리티컬 판정을 100개 모으면 드릴의 에너지가 상승한다)또 적에게 대미지를 얻으면 드릴 에너지가 감소해서 공격력이 약해진다는 것도 재미있는 대목이다. 때문에 보스전 등의 어려운 스테이지에서는 드릴의 에너지를 올려주는 강화오일과 대미지를 얻어도 일정시간 에너지를 유지시켜 주는 내구오일 등을 꼼꼼하게 챙기지 않으면 굉장히 고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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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상단에 보이는 음표(?)에 맞춰 적을 공격하면
크리티컬 판정을 얻을 수 있다.
음표는 BGM에 박자를 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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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소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여느 액션RPG처럼
보스전 등의 어려운 스테이지에서 아이템을
짜 맞춰 진행하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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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보다는 시원함이 돋보이는 점프액션
구루민은 폴리곤으로 만들어진 가상공간 속을 진행하는 것이 게임의 골자다. 때문에 폴리곤 특유의 가변적인 시점과 미묘하게 어우러지는 점프액션이 존재한다. 시점이 시시때때로 변하는 탓에 오브젝트의 거리감과 존재감이 희미해진 틈을 말 그대로 뛰어넘어야 하는 점프 액션 말이다. 덕분에 구루민 역시 발판에서 떨어질 새라면 어이없는 실수를 원망하며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하는 짜증스러움을 가지고 있으며 반대로 신기할 정도로 미스 없이 폴짝폴짝 뛰어넘는 시원함이 손끝을 타고 도는 맛 역시 지니고 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이런 점프액션을 짧게 끊어 두었다는 것이다. 난이도 있는 점프 액션이지만 그 길이가 짧은 탓에 생각보다 쉽게 클리어 할 수 있다. 추락사로 이어저도 스테이지 처음부터 다시 할 필요 없이 점프액션이 시작된 곳에서 스타팅 할 수 있는 것도 마음에 드는 대목이다. 그래서 구루민의 점프액션은 자신의 실수를 원망하기보다는 뛰어넘는 쾌감이 부각되게 되었다. 폴리곤 특유의 난이도 있는 점프액션이지만 단점 보다는 장점이 돋보이는 점프 액션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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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이 얼어 미끄러운 탓에 보기보다
뛰어 넘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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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시점과 함께 어울리면
가끔 짜증이 샘솟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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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지 않은 퍼즐. 그러나 진짜 퍼즐은 아이템과 길 찾기다.
퍼즐이 가미되었다고는 하지만 잠긴 문을 열기 위해서 스위치를 당기거나 뻔히 보이는 오브젝트를 밀고 당겨서 통로를 만드는 정도이기 때문에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그냥 머리를 써야 한다기 보다는 적을 처리하고 뛰어넘는데 당위성을 부여하는데 그친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그래서 보통의 액션RPG나 어드벤처의 꼬이고 꼬인 퍼즐을 연상하면 싱겁기 그지없다. 그러나 액션과 점프액션이 퍼즐의 바탕이 되기 때문에 푸는 맛 정도는 가지고 있다.

구루민의 진짜 퍼즐은 바로 길 찾기다. 게임내의 모든 오브젝트를 부수고 모든 적을 찾아 처리하면 금메달을 받을 수 있다는 설정 때문이다. 금메달은 중요한 장비와 아이템을 바꿀 수 있는데다 게임을 클리어한 성적과도 직결된다. 구루민의 스테이지는 시작지점과 끝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생각보다 스테이지가 넓고 폴리곤의 교묘한 시점을 이용해 숨겨 두었기 때문에 여간해서는 찾기 쉽지 않다. 숨겨진 오브젝트를 찾아내는 장비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찾기 어렵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숨겨진 아이템과 금메달을 받기 위해 몇 번이고 같은 필드를 맴도는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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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지 문지기인 해골이 주는 수수깨끼.
쉽고 한글인 탓에 그다지 어렵지 안치만 가끔 엉뚱한
질문을 던지는 탓에 플레이어를 당혹스럽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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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를 밀고 당기면 스위치가 나타나거나
문이 열리는 수준의 쉬운 퍼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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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속에 숨겨져 있는 비밀 통로. 불편한 시점이 곁들여 지면 알고 있어도 입구를 찾기 힘들 정도다

팔콤다운 간소화된 RPG시스템
액션RPG라는 장르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구루민의 시스템은 오히려 액션 어드벤처에 가깝다. 크리티컬로 드릴에너지를 올린다는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경험치도 없을뿐더러 캐릭터를 성장시킨다는 개념도 존재하지 않아서다. RPG에서 빠질 수 없는 마을과 NPC와의 대화 역시 간소화 되어있다. 마을은 처음 시작하는 티스마을이 전부인데다 등장하는 주요 NPC역시 열손가락을 셀 정도다. 물론 마을은 보통의 RPG와 같은 기능을 한다. 아이템과 장비를 사고 게임진행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장비를 얻는 이벤트 역시 마을에서 벌어진다. 그러나 너무도 좁고 한정되어 있어 RPG의 맛만 보여주는 수준이다.

실제적으로 구루민에서 RPG의 그것이 가장 잘 표현되어 있는 것은 장비와 아이템의 효과다. 힘들게 얻은 장비와 아이템을 착용하면 그 효과를 전투에서 톡톡하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장비의 특성에 맞춰 플레이어의 의도대로 풀어내는 액션도 일품이다. 보스전이나 각 스테이지의 디자인도 이런 장비나 아이템의 속성을 잘 활용하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덕분에 어렵게 아이템을 얻는 보람도 어느 게임 보다 각별하다. 이렇게 간소화된 시스템은 무거운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내는 맛을 줄 수는 없다. 그러나 보통의 RPG시스템 보다 빠르고 손쉽게 재미를 전달한다. 직관적이면서도 빠르게 얻어낼 수 있는 재미 즉 부수고 죽이고 얻고 장비하는 재미를 보다 빠르고 편안하게 플레이어에 전달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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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유일한 마을 티스마을.
그나마 NPC도 손으로 꼽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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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상점에는 보통의 그것처럼 아이템을
사고 정보를 얻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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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루민은 액션RPG 특유의 아이템을 장비하고 그것을 사용해 전투를 치루는 맛이 부각되어 있다

절묘한 난이도가 구루민의 백미다.
구루민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쉬워 보인다는 말부터 꺼낸다. 실제로 플레이를 해봐도 그다지 어렵지 않은 난이도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서 여유 있게 엔딩을 향해도 그다지 막히는 부분이 없어서다. 그러나 숨겨진 것을 찾고 아이템을 얻으려 생각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정도 쯤이야 하면서 한가로운 여행길처럼 보였던 게임이 갑자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필드를 꼼꼼히 조사하며 이리 저리 뛰어 넘고 적을 처리하다 보면 어지간히 폴리곤 액션으로 단련됐다 하더라도 심심치 않게 게임오버가 발생한다. 가끔이지만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손가락이 미워지기까지 한다. 게다가 이지와 노멀 이외에 진엔딩을 보면 생기는 새로운 난이도 들은 클리어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100% 클리어를 목적으로 한다면 엄청난 난이도와 싸우며 플레이할 수밖에 없다.(숨겨진 복장이나 아이템을 얻으려면 새로운 난이도를 반드시 클리어해야 한다.)즉 게이머의 목적에 따라 게임의 난이도가 변화하기 때문에 초보자도 마니아도 모두 만족스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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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지 않아도 상관없는 상자. 몇 번이고 떨어질 각오가
되어 있다면 얻으러 움직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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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 아이템인 벽지나 복장은 반드시 여러 번
다른 난이도를 플레이해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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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할수록 재미가 있는 게임..
구루민은 자칫하면 딱딱해 지거나 식상해지기 쉬운 폴리곤 길 찾기를 팔콤만의 고집으로 아기자기하고도 멋지게 풀어놓은 게임이다. 패드(키보드)를 붙잡고 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진국을 맛볼 수 있는 그런 게임이라는 얘기다. 보통 짜증나기 마련인 아이템 수집을 위한 반복플레이도 잘 만들어진 박자액션과 점프액션 덕분에 약점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한글화되어 있기 때문에 스토리를 즐기는 재미도 살아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요즘 게임들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 그래픽인데(이왕 DirectX 기반의 PC에서 폴리곤이란 길을 선택했으면 최소한 기본은 해줘야지...)화려한 화면보다는 정서적인 감동을 추구하는 팔콤의 고집을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물론 요즘 나오고 있는 게임들이 화려하고 멋진 편이라 이런 게임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테지만 상투적인데다 어디서 본 듯한 폴리곤 길 찾기에 지쳐있다면 분명 구루민은 좋은 피로회복제가 될 것이다. 팔콤 만에 새록새록 하면서 달짝지근한 맛을 즐거워하며 말이다.

#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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