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라인게임 소스, 중국 유출 심각

코스닥에 오른 Y 온라인게임 개발사 개발 팀장 B씨는 최근 얼굴을 알고 지내던 중국 퍼블리싱 유통 대행사 사장으로부터 한 인물을 소개 받았다. 현재 B씨가 개발한 게임은 중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상태였다. B씨가 만난 중국 브로커는 1억원이 넘는 이적 비용을 제시하며 중국 온라인 게임 개발사로의 이적을 요청했다. B씨는 자신의 회사가 코스닥에 올랐지만 자신은 스톡 옵션 등에서 제대로 대우를 못 받았다는 생각에 선 듯 이적에 동의했다.

계약 조건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거의 성사단계에 이르러 중국 온라인게임 개발사는 그의 실력을 인정하지만 객관적으로 인정할 수 있을 문서와 개발 소스의 일부를 달라고 B씨에게 요청했다. B씨는 형식적인 것이라는 생각에 자신이 개발한 소스의 일부를 제공했고 중국 개발자들에게 자신의 경험이나 그들이 궁금한 사항을 알려주었다.

며칠 후 중국 회사는 이적 비용을 낮추자는 말을 꺼냈고 얼마 뒤에는 연봉을 한국 수준 이하로 말하기 시작했다. 몇 달 이렇게 이적에 관한 이야기가 질질 끌리자 B 씨는 그제서야 중국 회사가 자신의 기술 문서와 소스, 경험, 노하우를 훔쳤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중국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이 한국 개발자들에게 취업제의를 하면서 국내 온라인게임 소스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업계 파란이 예상된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중국 정부가 중국 온라인 게임 업체들에게 개발비 50%, 수출 보조금 등을 지원해 주자 많은 개발사들이 새로 설립됐으며 이 회사들이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내기 위해 국내 온라인게임 소스를 노리는 것.

이들 중국 개발사들은 한국 개발자들에게 채용을 빌미로 소스를 요구한 다음 소스를 얻은 뒤에는 처음 협상내용에 비해 턱없는 조건을 제시해 협상을 결렬시키는 방법으로 국내 온라인 게임 소스를 빼앗아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는 한 개발자는 "처음에는 솔깃한 마음에 구체적인 내용까지 합의에 들어갔지만 속내를 알고는 중도에 거절했다"며 "아마도 자금난에 시달린 중소 개발사 A급 개발자 상당수가 중국 업체로부터 이런 요청 받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개발자는 또 "한국 게임 업계의 전체적인 불황도 개발자들이 중국 회사들의 유혹에 쉽게넘어가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개발자들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한 전문가는 "중국 개발사의 개발 기술 빼내기는 정도를 넘어서 있는 상태"라며 "이런 중국 개발사들은 비도덕적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호광 객원기자 testcode@korea.com

정동범 게임동아 기자 blackbird@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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