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日本, 게임시장불황 이렇게 해결했다(3부)

가격 대 성능비가 높은 일본의 게임센터 이용요금

일본 게임사들의 불황 탈출에는 2부에서 언급한 '오픈 프라이스' '빠칭코' '아케이드 게임의 신요소' 등이 상당한 영향을 주기도 했지만 가장 근본적인 탈출 원인은 일본인들이 게임을 위해서라면 한국의 기준보다 훨씬 높은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게임을 즐긴다는 사실이다.

일본에서의 게임 비용은 한국과 비교해 볼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우선 일본의 경우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사람의 첫 월급이 평균 18만엔(한화 약 200만원) 수준이다. 한국의 경우를 150만원 수준이라고 가정한다면 다음과 같은 비교 수치가 나올 수 있다.

한국에서 아케이드 게임 한판에 들어가는 요금 100원100/1,500,000 (100원/150만원) :0.0066%(월급 대비 요금 비율)

일본에서 아케이드 게임 한판에 들어가는 요금 1100원 1100/2,000,000 (100엔/18만엔) :0.055%(월급 대비 요금 비율)

한국에서 담배 한 갑을 살 경우 2000원
100/2000 (100원/한갑) :한 갑을 살 돈으로 20판을 즐길 수 있음

일본에서 담배 한 갑을 살 경우 3300원(300엔)
1100/3300 (100엔/한갑) :한 갑을 살 돈으로 3판을 즐길 수 있음


위에서 볼 수 있듯 한국과 일본의 물가, 환율차를 계산하고도 일본은 국내에 비해 아케이드 게임의 이용료가 굉장히 비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담배 한 갑 살 돈으로 아케이드 게임을 20번 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지만 일본의 경우는 고작 3번밖에 할 수 없다.

이런 결과로 볼 때 한국의 아케이드 게임 비용은 너무 싸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당장 유럽이나 북미를 봐도 아케이드 게임 한판에 들어가는 비용은 일본 수준이거나 그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이 점은 더욱 명확해진다.

또한 일본의 아케이드 게임 이용료는 한국의 기준에서는 터무니없이 비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일본에서는 당연하게 인식되고 있다. 이와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일본의 게임센터들은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했으며 또 불황을 견뎌낼 수 있었다.

중고 게임시장이 가져온 여파

불황이 장기화되자 일본의 게임시장은 중고 게임이 활성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불황을 겪는 게이머와 매장이 타개책으로 제시한 방식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으로, 결과적으로 보면 나름대로 불황을 타개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중고거래의 활성화, 게임시장의 득과 실을 둘 다 갖추고 있다


중고 게임 시장은 최대한 빨리 플레이 한 뒤 중고게임 센터에 게임을 파는 이색 게이머들이 늘어나면서 생겨났다.

예를 들어 신작이 6000엔에 발매되면 A라는 게이머는 4일 동안 그 게임을 클리어 한 뒤 5000엔에 중고시장에 판다. 그러면 A라는 게이머는 4일정도 게임을 빌리면서 수수료를 낸 정도의 효과를 받게 되며 다른 게임을 사는데 필요한 돈도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활성화된 중고 게임 시장은 신작물량이 일정량으로 판매되는 현상까지 낳았다. 또 중고 게임이 판을 치자 중고매장을 찾는 게이머들도 더욱 늘어나기 시작했다.

중고 게임 시장이 활성화되면 아무리 재미있는 게임이라도 일정량 이상에는 팔리지 않게 되는 악영향을 준다. 하지만 불황이라서 팔리지 않을 게임도 일정 수량은 팔리게 하는데 일조한 결과를 가져왔다.

일본 게임시장 최종 정리

불황, 불황, 불황. 아직도 일본 사람들의 입에서는 경제침체가 심하다는 등의 얘기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이런 불황 속에서도 선두 게임업체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얼어있던 게임시장에 원동력을 가하는 한 해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소니와 닌텐도의 정면대결과 그에 따른 시장구조의 발전은 게임기업들이 불황속에서도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려준다.

'소니와 닌텐도의 경쟁구도로 인해 일본의 게임시장은 현재보다 몇 배 이상 발전할 것'이라는 소니 관계자의 말처럼 조금씩 발전해 가는 일본 게임시장은 부럽기 그지없다.

여기에 게임과 연관되어 있다면 그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는 일본인들의 악착같은 발상이 지금의 게임강국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형화된 아케이드 센터를 갖추고 있는 일본, 그 서비스는 질 자체가 다르다


특히 최근 일본에 불고 있는 온라인 게임의 열풍은 일본 컴퓨터의 판매량 급증과 더불어 인터넷 인프라 구조가 발달을 가져왔다. 비디오 게임 시장 또한 점차 온라인이라는 조건이 기본사양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아케이드 게임도 온라인화 되어감에 따라 전국, 전세계 게이머들과 대전을 해볼 수 있는 날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 시장,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앞서 언급했 듯, 일본은 아케이드 게임을 위주로 불황을 이겨나갔고, 그 이면에는 비싼 아케이드 게임 요금을 당연한 듯 인식했던 일본인들의 풍토가 있었다.

국내에도 현재 '빠칭코'나 '경마' 등의 아케이드 게임이 많이 보급되고 있고, 이러한 게임들이 사행성 성인 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추세에 있다. 또한 이러한 게임들이 지금까지의 게임시장 구도를 뒤바꿀 정도로 크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아케이드 게임이 어른들만의 문화가 아닌, 초중고생 모두 즐길 수 있는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된다.


보다 다양한 연령층이, 마음놓고 즐길 수 있는 고급문화로의 발돋움이 필요하다


따라서 초중고생 및 어른 들까지 쉽게 접근이 가능한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산업으로 아케이드 산업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그 발전에는 국내의 작은 오락실을 보다 전문화할 필요성과, 보다 질높은 서비스로 아케이드 게임 요금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국내에는 현재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이 주류로, 아케이드 시장과 비디오 시장은 아직까지도 무궁무진할 정도로 그 개척 범위가 넓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된다.

앞으로 발매될 PSP와 NDS, 나아가 PS3와 Xbox2의 확실한 유통구조 확립과 안착, 그리고 아케이드 시장의 활성화가 국내 게임시장의 불황을 이겨낼 초석이 될 것이다.

현재 국내에는 이러한 움직임이 많이 일고 있다. '패키지'시장을 살리는 협회가 생긴 것도, SCEK와 MS 또한 국내에서 분발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더불어 현재 각 분야에서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국 게임 시장, 더욱 발전할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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