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하기만 한다고 미소녀 게임이 아니랍니다'

"성인용 미소녀 게임이 단순히 야한 게임으로만 인식되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본 성인용 미소녀 게임을 유통시킨 해피팩토리의 김경실 대표는 '미션 오브 머더'를 출시한 소감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김대표는 힘든 과정을 겪으며 출시를 해냈지만 아직까지는 국내 시장에서 성인용 게임은 단순히 야하기만 한 게임이라는 인식이 강해 소매점에서 취급하기를 곤란해 한다는 점이 더욱 난관이라고 털어 놓았다.


"이 게임이 심의를 통과한 것은 9월이지만 게임의 홍보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 10월말이 되서야 정식적으로 발표를 했습니다. 아직까지도 정말 심의를 통과한 게 사실이냐고 되묻는 소매점도 더러 있으며 홍보 포스터를 붙이는 것조차 난색을 표시하는 업체들도 더러 있는 게 현실이죠"

일본에 비해 한국의 이해수준이 아직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성인용 미소녀 게임에 대한 인식부터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성인용 미소녀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가 400개 넘을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야하기만 한 게임을 만드는 곳은 없어요. 야한 것은 양념에 불과할 뿐 게임의 스토리와 작품성이 더 중시되고 있기 때문이죠. 이번에 출시된 '미션 오브 머더'처럼 카드 배틀 방식이나 롤플레잉 방식 등 장르도 다양합니다"

그가 많은 게임 중에서 이 게임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국내 성묘사 기준에 부합하면서도 '카드 배틀'이라는 참신한 게임성이 돋보였기 때문이며 이 게임의 제작사 밍크가 보여준 원작을 직접 수정해주는 등의 협조적인 태도도 이 작품을 선택하는데 큰 몫을 담당했다고 한다.

"'동급생'으로 유명한 엘프 등 유명 게임 제작사는 한국에서 성인용 미소녀 게임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진출을 시도했던 작품들이 대다수 심하게 훼손되었기 때문에 한국 회사들을 잘 믿지 않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밍크사는 원작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우리의 말을 믿어주었고 원작을 직접 수정해주는 등 많은 부분에 있어 협조적이었기 때문에 이 게임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사실 김대표가 성인용 미소녀 게임의 출시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2년도에 '프린세스 나이츠'와 '홍색관'이라는 게임을 출시하려했던 동원마도카에서 근무했던 것.

"그 당시에 영등위와 상의한 결과 '심의를 넣어도 된다'는 얘기를 듣고 게임의 심의를 넣는데 보류가 나는 바람에 한글화, 광고 비용 등 큰 손해를 봤습니다. 경영진이 게임에 대해 너무 몰랐다는 것이 실수였죠"


일본의 경우 소프트윤리위원회에서 심의를 담당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면 대부분 통과를 하기 때문에 '심의를 넣어도 된다'는 영등위의 말을 '심의를 넣으면 통과가 된다'는 말로 곡해했기 때문에 벌어진 사태다. 더구나 문제가 되던 것은 주인공이 너무 어리다는 점과 강간 등의 장면이었는데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야한 그림의 수정에만 신경을 썼다고 했다.

"동원 마도카 시절에 팀원들과 고생했던 것이 너무나 아까웠습니다. 도저히 이대로는 끝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는 동원마도카에서 해피팩토리로 사명을 변경하고 대표로 취임한 후 '프린세스 나이츠'를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주인공이 어른스럽고 국내법에 금지되어 있는 강간, 근친상간 등의 장면이 없는 이 작품을 선택해 결국 출시해냈다.

"다음에는 '프린세스 나이츠'를 한번 더 시도할 생각입니다. 또, 씨엘의 '미타마' '아루카나' 등의 작품의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으니 조만간 출시할 거고요. 저희가 준비하는 만큼 한국 성인게임 시장도 일본처럼 독립적인 전시공간이 마련되고 작품성있는 게임들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