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게임 불법병행수입 판친다

지난 2004년 1월1일부터 시행된 '4차 일본 문화개방'으로 국내에도 일본의 게임 수입의 길이 열렸지만 무분별하게 국내 유입되고 있는 불법 병행수입 게임물때문에 정식발매 게임들이 피해를 입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게임물의 병행수입은 무역위원회가 국내 반입여부를 판단하고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등급을 매기는 방식으로 이뤄져 있다.

문제는 이들 병행수입 게임물 중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불법 게임물까지 등급심사가 이뤄지고 판매까지 되고 있다는 것,

현재 영등위 신청 규정에는 게임 패키지 포장 뿐만 아니라 CD나 DVD의 매체 자체에도 심의 표시가 표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수입된 게임물을 개봉해서 표시 작업을 한 후 다시 포장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현재 국내 병행수입 게임물들이 이를 전혀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런 게임들은 수입과정부터 탈세를 일삼고 정식발매 게임보다 저럼한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례로 대원에서 정식 발매하는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DS'의 '슈퍼마리오 64DS'의 경우 최근 국내 게임 판매순위 10위안에 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인기가 있다는 소문이 들자마자 벌써 3개 병행수입 업체가 영등위에 심의를 신청한 상태다. 또 지난 2004년에는 PS2용 '이니셜D'가 병행 수입되자 국내 정식발매를 추진했던 YBM시사닷컴측이 정식발매를 취소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불법 병행수입 게임물이 판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영등위는 "등급분류시에 등급표시 규정이 있긴 하지만 그 규정은 심의할 때 큰 참고는 되지 않는다"며 "혹시 문제시되어 정식발매 업체가 소송을 걸면 그 때는 위반 사항으로 얘기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영등위 측은 '영등위에서 등급을 매긴 게임들이 시중에서 팔리지 않느냐, 규정을 철저히 해서 불법 제품을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심의만 봐줄 뿐, 실제 판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권한 같은 것은 있지 않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현재 무역위원회와 영등위를 통해 진행되는 게임의 병행수입은 같은 게임이더라도 개수에 상관없이 출시될 수 있으며 규정을 위반하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식 발매 업체가 국내 게임판매의 독점권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소송을 걸어야만 제재가 가능하다.

SCEK 법무팀의 김성현 차장은 "현재 병행수입 되고 있는 게임은 탈세, 등급분류 표시 위반, 음비법 위반 등 불법물의 온상"이라며 "제도적으로 무역위원회나 영등위에서 정당한 업체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제재해줘야 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게임계 한 관계자는 "중소 게임업체에서 힘들게 한글화, 정식발매를 추진하더라도 현 제도의 문제점 때문에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소 게임 유통사들이 소송을 걸 여력이 얼마나 있는가"라고 토로했다.

대원의 송동석 부장도 "현재 4개의 영등위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슈퍼마리오 64DS'의 경우 국내 독점 판매권에 대한 서류를 모으고 있으며 같은 업계이기 때문에 일단 원만한 해결을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며 "하지만 원만한 해결로도 안 통하는 경우에는 소송도 불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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