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베타 돌입한 오르카

온라인에서 인기가 많은 RPG를 기반으로 해, 골수 마니아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TCG(Trading Card Game)와 스타크래프트 이후 대중화된 RTS(Real-Time Strategy)를 잘 버무린 게임, 오르카. 이 오르카가 최근 오픈 베타 테스트에 돌입했다. 어떤 게임인지 지금부터 살펴보자.
게임에 들어가서 느껴지는 오르카의 외관(그래픽)은 '평범'하다. 캐릭터 디자인도 특별히 귀엽다거나 멋지다고 하기 어렵다. 음악도 빼어나진 않다. 다만 부담 없이 들릴 뿐이다. 전체적으로 부족한 것은 아니나 튀는 요소가 부족한 것은 사실. 이런 오르카의 세계는 각각의 구역(zone)으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인지 몬스터를 골고루 분포시킬 수 있고, 한 구역이 비교적 좁아서 시스템 부하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구역끼리는 도로로 연결돼 있어서, 길이 없다면 가까운 곳도 돌아가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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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선택 화면. 평범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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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구역 단위로 설정된 오르카 세계.
이미 지나간 곳 주변만 밝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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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으로 장애물을 피해서 간다!
오르카에서 캐릭터의 이동은 마우스만으로 가능하다. 컨트롤을 염두에 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불편하게 느껴진다. 이동체계를 키보드로 두고, 용병들을 마우스로 컨트롤하는 방식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마우스만으로 이동이 가능해서인지, 오르카는 이례적으로 캐릭터에게 길 찾기 알고리즘이 적용됐다. 장애물이 가로막고 있어도 제법 잘 피해서 지나간다.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이런 당연한 것조차 안 되는 게임이 많아서 왠지 모를 뿌듯함까지 느껴지며, 덕분에 RTS 같은 분위기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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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처음 들어갔을 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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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물을 제법 잘 피해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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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G 방식 = 모든 행동의 시발점
오르카에서의 모든 행동은 카드 형태로 구현되고 있으며, 게임 진행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카드의 종류는 총 네 가지로, 전투를 함께 하는 용병이 내포된 '용병 카드'와 공방 스킬들을 다양하게 담은 '마법 카드', 새로운 카드를 만들 때 사용하는 '재료 카드'와 재미있고 유쾌한 동작이 포함된 '동작 카드'가 있다. 게임을 하면서 습득한 카드들은 레시피 등의 '재료 카드'로 같은 종류끼리 조합해 상위 카드로 강화할 수 있다.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것은 '마법 카드'인데, 일반적으로 RPG 게임의 스킬과 물약, 주문서 같은 소비 아이템을 카드화한 것이다. 이 중 회복, 귀환, 버프 등의 특수효과는 돈을 소모해야 사용할 수 있는데, 카드 비용(코스트)의 묘미를 잘 살린 것 같아 신선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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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이나 스킬 마법 등이 모두 카드로 표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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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약류 카드는 돈을 소모하여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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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S 방식 = 전투의 모든 것, 용병 소환
오르카에서 RTS 방식이란 '용병카드'로 용병을 불러내 싸우는 것으로, 전투의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게이머에게 현란한 컨트롤이 요구하는 것은 아니니 지레 겁먹지는 말자. 용병은 기본적으로 자동으로 움직이므로, 게이머는 단지 플레이어 캐릭터에게만 신경을 쓰면 되니까.
카드 형태인 용병의 소환은 익히 여러 RTS 게임을 통해 친숙해진 인구수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인구수 1=1명이 아닌, 능력치가 높을수록 많은 수를 요구하는 것 말이다. 이렇게 불려나온 용병은 불려나와 싸우는 시간보다, 재소환까지 요구되는 쿨타임이 더 길다. 덕분에 같은 용병을 연속으로 부를 수 없어서, 두 그룹 이상으로 나눠 용도에 맞게 소환하게 된다. 공격 형태별로, 소환시간별로 다양하게 사용을 유도한 점이 좋아 보인다. 용병은 제각기 체력이나 공격력, 방어력, 공격 속성 등 여러 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게이머의 취향이나 캐릭터의 육성방향에 따라 적절한 용병 그룹을 만들 필요가 있다.
용병을 컨트롤할 수 있는 명령어는 세 가지이다. 'A'키로 대상 일점사, 'S'키로 캐릭터 주변으로 부르기, 'D'키로 소환 해제인데, 명령어를 보면 알겠지만 부대 단위 제어만 가능해서 개별적인 컨트롤은 불가능하다. 또한 용병들은 주변 사물에게 호전적이라 무조건 공격하려 하지만, 대기명령이 없어서 효과적인 컨트롤도 기대할 수 없다. 게이머가 몬스터를 클릭한 후 이동하면, 보통 게임이라면 고정됐을 타게팅이 자동 해제되는 것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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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을 잔뜩 잔뜩 불러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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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위 몬스터도 용병으로 부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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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용병들의 상태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확인하더라도 컨트롤은 불가능하지만)그러니 체력이 거의 없는 용병을 빼고 싶은데 그럴 수 없어서 답답할 뿐이다. 물론 용병은 죽더라도 쿨타임만 지나면, 다시 소환할 수 있으니 부담감이 적다. 제작사측에서도 '사고치는 용병이 곧 재미'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게임을 해보면 재미보다는 귀찮음이나 짜증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요컨대 현재까지 RTS 장르 분위기는 나되, 플레이감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일반적인 MMORPG에서 소환사가 정령들을 잔뜩 불러놓고 싸우게 놔두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게임이 재미없다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게이머들이 'RTS'란 말에 '컨트롤의 묘미'를 기대했다면, 그 기대감이 무너진다는 것을 의미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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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들이 제각각으로 움직이지만,
효과적인 컨트롤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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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을 클릭해서 상태를 알 수는 있지만, 그것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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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G 방식 = 캐릭터 육성은 자유롭게
게이머는 '카드 듀얼리스트'라고 하는 캐릭터를 분신으로서 조작하게 된다. '오르카'에는 직업이란 게 따로 없다. 레벨 업을 할 때마다 3개의 추가 스탯을 얻을 뿐이다. 게이머는 캐릭터의 19개 능력 중 원하는 곳에 포인트를 분배해 직업의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어떤 식으로 스탯을 분배했더라도 캐릭터 레벨이 15/30/40에 도달하면 각각 초기화된다. 직업도 없으며 스탯도 자동 초기화해 게이머는 원하는 대로 여러 가지를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다.
다만 이 게임에서 캐릭터의 비중은 적은 편이다. 아무리 레벨 업을 하고 장비에 변화를 주더라도, 좋은 용병 카드를 하나 얻는 것이 효과 면에서 월등하다. 개별 존재감은 있는 편이지만, 수많은 용병들의 숫자에 비하면 그 영향력이 미약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끔은 캐릭터의 레벨 업을,(조금 과장하자면)레벨 제한이 있는 용병을 사용하기 위해 커트라인을 높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게임의 특성이니 이 자체를 뭐라고 하긴 어렵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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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가지의 항목 중에서 선택하는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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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은 혼자서 사냥하는 게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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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는 어떤가?
오르카에서의 퀘스트는 조금 색다른 느낌을 준다. 퀘스트 내용이나 진행 방법이 독특하단 얘기는 아니니 오해는 말자. NPC들은 모든 퀘스트를 미리 갖고 있고, 해당 레벨 이상이 되면 느낌표가 뜬다. 무슨 말인고 하면 게이머가 앞으로 어떤 퀘스트가 발생할 것인지 미리 확인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해당 레벨 이하의 것만 선택할 수 있지만)
그래서인지 퀘스트가 발생했는지 따로 알려주는 시스템은 없다. 언제 어떤 NPC가 퀘스트를 주는지 따로 체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레벨 업을 할 때마다 마을을 부지런히 돌아다녀야 한다. 마을에만 NPC가 있다면 들를 때마다 받으면 되니까 뭐 나쁘다 할 것은 없겠지만, 필드 곳곳에 NPC는 있으니 '일부러' 틈틈이 돌아다닐 필요가 있다. 살짝 불편한 것은 사실.
그 외에 소소한 것이지만, 퀘스트 완료시 관련 문구나 연출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사냥 중간 중간 확인해보는 습관이 들기도 한다. 또한 보상을 받을 때 보상품이 아이템이 하나인데도 꼭 '선택'을 해줘야 한다. 이런 건 개선이 필요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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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보다 높은 레벨의 퀘스트도 확인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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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찾아 삼만리. 마을을 부지런히 돌아다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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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플레이에 최적화된 게임?
오르카는 솔로 플레이에 좋은 게임이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보다 높은 레벨의 몬스터를 마구 사냥하고 다닐 수 있다는 건 아니다. 동레벨의 몬스터를 상대할 때 별 위험 없이 상대할 수 있을 뿐이지. 그런 까닭에 이 게임에서 파티 플레이를 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혼자만 해도 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으니까.
물론 파티 플레이를 하기는 하지만 같은 필드에서 하지는 않는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한 맵은 혼자서만'(게이머들 사이에선 이것을 '각팟'이라고 한다), 이게 '오르카'에서 보이는 파티 플레이 형태이다. 왜 이럴까? 다른 맵에서 사냥을 해도 파티 보너스 경험치를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파티를 할 만한 필드가 적고, 한 필드에서 파티 플레이를 했을 때의 보너스 경험치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 또한 처음에는 몬스터가 많이 분포돼 있지만, 몇 명만 필드를 점령하면 순식간에 바닥을 드러낸다. 재생성 타임이 꽤 늦기 때문이다. 제작사도 이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파티 퀘스트라는 것을 도입했지만, 커다란 효과는 없는 듯 보인다.

훌륭한 게임 템포 조절 수단 = 조커 용병
(역설적으로 들리지만)그럼에도 오르카는 재미있다. RPG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투에 굉장한 몰입감이 있기 때문이다. 전투의 페이스 조절이 절묘한 때문인데, 그 조절의 정점에 있는 것이 바로 조커 용병. 솔로 플레이만 해도 재미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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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킬을 기록해 등장한 조커 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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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 용병만의 고유한 스킬도 굉장한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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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를 50킬 할 때마다 나오는 조커 용병은, 게이머 전력에 커다란 도움이 되는 특수한 유닛이다. 이 용병의 소환시간 동안 사냥에 나서면 순식간에 20킬 정도를 더할 수 있고, 여기서 조금 더 노력하면 금세 100킬도 가능해진다. 100킬이 되면 새로운 조커 용병과 함께 캐릭터에게 30분짜리 공격력․방어력 상승 버프가 걸리는데, 이를 통해 게이머는 신바람 내며 사냥할 수 있다. 캐릭터의 레벨 업에 도달하기까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기가 막힐 정도로 잘 짜인 것이다. 숨 돌릴 틈 없이 달릴 수 있는 전투란 무엇인지 직접 경험해보라.

미숙하지만 분명 재미있는 게임 = 오르카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지 한 달 정도 지난 오르카. 아직 여러 곳에 남아있는 잔 버그나 조금은 불편한 UI, 구현되지 않은 시스템 등 아쉬운 점은 있다. 아직 미숙한 점이 많은 게임이다. 그렇지만 오르카는 재미있다. 글만으로는 표현하기 힘든 어떤 재미가 분명히 있다. 직접 게임을 해보면서 이런 쏠쏠한 즐거움을 맛보라. 구현되지 않은 시스템들에서도 어떠한 발전이 있을지를 기대하게 된다.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고 있음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오르카의 세계에 빠져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일 터다. 앞으로도 얼마나 더 많은 즐거움을 줄지 기대하게 되는 건, 게이머라면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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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잘 살아있는 필드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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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감도 좋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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