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최종배]차세대게임기 주도권은 누구?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비디오 게임 시장 공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일본 게임계를 이끌고 있던 거물급 개발자들을 영입함과 동시에 차근차근 차세대 XBOX용 게임에 대한 정보를 흘려보내며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MS의 향후 행보에 많은 게이머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MS는 지난달 25일 롤플레잉 게임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를 제작한 히로노부 사카구치 영입을 발표했다. 지난 3일에는 '바이오해저드'의 제작자 오카모토 요시키와 '세가 랠리 챔피언십'으로 게이머에게 친숙한 미즈구치 테츠야를 차세대 XBOX 게임개발에 합류했다고 추가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스퀘어에닉스, 캡콤, 세가 등 일본 유명 게임 개발사에서 각각 롤플레잉, 액션 어드벤처, 액션 게임 등을 개발해 수백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거장들로, 개발한 게임들이 일본식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게이머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은바 있다.

이들 거장들이 MS에 합류한 것은 일본 내 게임시장이 어느 정도 악화되어 있는지, 차세대 XBOX에 대해 MS가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조금 더 생각해 보면 북미 게임시장을 벗어나 비디오 게임의 종주국으로 알려진 일본과 아시아 시장까지 장악하겠다는 MS의 당찬 의지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이 거장들은 한결같이 자신이 개발하고자 하는 게임이 온라인 기능이 기본바탕으로 깔릴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XBOX 게임 개발에 적합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차세대 XBOX에 대한 게이머들의 기대감을 고취시키는데 크게 한몫하고 있다.

어찌 보면 이런 MS의 행보는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을 첫선 보이던 소니와 닌텐도의 대립 구조와 흡사하다. 즉 소니는 닌텐도를 제치기 위해 가장 인기를 얻고 있었던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날 판타지'를 끌어들었으며 이외에도 확고한 서드 파티 유지를 위해 많은 힘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결국 소니는 닌텐도를 제치고 일본게임시장을 장악하는데 성공했으며 현재 승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이렇듯 이번 MS의 행보는 소니를 견제하며 비디오 게임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에 반해 소니는 차세대 기종인 PS3(가칭)를 위해 현재까지 핵심 프로세서 '셀'을 공개한 것 외에 별다른 행동을 취하고 있지 않다. 이는 향후 차세대 XBOX가 PS3보다 먼저 출시될 것임을 반증하며 시장을 먼저 선점하려는 MS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녹아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까지는 MS와 소니, 양사의 차세대 게임기 중 무엇이 우월하다고 할 만큼 구체적으로 공개된 사항은 없지만 현재까지의 두 회사의 행보를 보며 MS의 빌게이츠가 지난 2000년 초 XBOX를 발표하며 비디오 게임을 통해 안방을 점령하겠다는 야심을 밝힌 것을 되돌아볼때 차세대 XBOX를 필두로 향후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는 새로운 시장구조의 재편을 위한 발빠르고 강력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MS, 소니, 닌텐도가 자신만의 노하우를 담아 제작한 게임기로 펼쳐내는 비디오 게임 시장 2차전을 지켜볼 생각을 하는 많은 게이머들은 게임보다 재밋는 게임기 제작사들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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