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女 집 나가 18일간 게임에 빠져

20대 여성이 18일간 집을 나가 온라인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것도 모르고 가족이 경찰에 미귀가 신고를 한 어이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23일 청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일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친구를 만나러 간다며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끊긴 A(20.여.충북 청원군)씨가 22일 오후 9시30분께 청주시 흥덕구 사직동의 한 PC방에서 발견됐다.

A씨는 집을 나간 후 일주일만인 12일 동생(19)에게 전화를 걸어 '나 좀 꺼내달라'고 말한 뒤 연락이 끊긴 상태였으며 A씨의 언니(22)는 지난 16일 "동생이 평소게임을 하느라 1-2일씩 집에 들어오지 않는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오래 들어오지 않은 것은 처음"이라며 경찰에 미귀가 신고를 했다.

경찰은 A양이 평소 온라인 게임에 사용했던 언니의 아이디와 동생의 주민등록번호로 로그인된 아이디가 계속 접속중인 점을 확인하고 아이피 추적 끝에 A씨를 찾아냈다.

경찰조사 결과 A씨는 온라인상으로 500만원에 달하는 게임 아이템을 사기당해 상대의 인적사항을 알아내려다 여의치 않자 언니에게 상대의 아이디를 알려두고 '만나러 간다'고 말한 뒤 집을 나가 경찰이 수사를 벌이게 하려고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경찰에서 "아이템을 되찾을 때까지 집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했다"며 "친구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그동안 인근 PC방에서 게임을 했다"고 말했다.

담당경찰은 "본인이 허위 신고한 것도 아니고 처벌할 근거는 없다"며 "납치됐을 가능성 때문에 신고 이후 일주일간 A씨를 찾느라 고생했는데 허탈하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청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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