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미르의전설2' 개발 위메이드 박관호 대표

중국 온라인 게임 신화라고 하면 너무나 당연하게 떠오르는 게임이 바로 '미르의전설2'다. 실제로 '미르의 전설2'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굉장하다. 몇 년에 걸쳐 중국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차트 1위를 독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작년 중국에서 발표한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시장 점유율도 50%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한국의 '리니지'로 불리는 게임이 바로 '미르의 전설2'인 것이다.

"'미르의전설2'가 국내에 출시 됐을 때는 꽤 인기가 높았습니다. 그때 당시 '리니지'의 아성을 위협할 정도로 상승세를 유지했었죠. 하지만 국내 서비스에서는 자금이 뒷받침되어 주지 못해 서버증설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으며 업데이트도 제때 나오지 못해 세력이 많이 약해졌습니다. 이런 복합적인 이유로 결국 '리니지'의 아성을 넘질 못했었죠"


박 대표는 결국 국내시장을 뒤로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그가 처음 선택한 곳은 대만. 그러나 그곳에서도 '리니지'가 온라인 게임시장을 거의 장악해 놓은 상태였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곳이 바로 중국이다.

"처음 북경에 도착 했을 때는 가망성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미 한국 게임들 중에서는 '천년' '레드문' 등이 시장에 들어갔지만 그리 좋은 결과는 보이지 않았었죠"

이때만 하더라도 박 대표의 중국시장 가능성은 별로였다. 낙후된 환경, 인터넷 회선도 너무나 부족했다. 그는 이왕 중국에 온 김에 마지막으로 상해를 한번 더 방문했다. 그곳에서 박대표는 한 가닥 성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상해 곳곳에 PC방이 있는 겁니다. 그곳에서 중국 사람들이 채팅을 주로 하더군요. 그걸 보니 마치 국내에서 처음 온라인 게임이라는 게 등장하던 시기와 비슷하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게다가 PC방에 설치된 컴퓨터 사양들도 나쁘지 않더라고요"

박 대표는 사전답사 후 바로 중국 파트너사를 찾기 시작했다. 선택된 곳은 지금은 너무도 유명해 버린 '샨다'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샨다'는 꽤나 독선적인 움직임을 보였지만 일하는 것만큼은 너무나도 열성적이었다고 한다.

"고작 직원 6명 있던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그때 당시 '샨다' 대표는 정말 열성적이었죠. 능력도 있어 보였고요 그래서 파트너사로 '샨다'를 결정 했었죠"

이후 '미르의전설2'는 승승장구. 결국 중국 온라인 게임시장을 평정했다. 그는 '미르의 전설2'가 중국시장에서 성공한 가장 큰 이유로 시기성을 들었다. 뚜렷한 경쟁자가 없었기 때문에 쉽게 중국 전역으로 게이머들을 확장해 나간 것이다.

"지금의 중국은 그때하고는 많이 다릅니다. 중국 게이머들의 수준도 굉장히 높아졌고요. 중국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게임성을 지니고 있어야 합니다"

현재 국내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중국만 들어가면 성공한다라는 장미빛 환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인정받지 못한 게임이 중국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게 그의 지론이다. 중국시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게임성과 더불어 중국 문화에 대한 충분한 인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

"중국인들과 한국인들은 많은 면에서 다릅니다. 생활습관, 사고방식, 역사까지도 모두 다르죠. 이들에게 상품을 팔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장 테스트가 중요합니다"

이런 차이는 게이머들만이 아니다 파트사하고도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회사들에게 계약서는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들과 함께 일하기 위해서는 '관계'가 중요하다.

"중국발음으로 '콴시'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상대방과 피상대방의 필요성에 의한 이해관계라고나 할까요? 돌려 말하면 서로 얻어갈 수 있는 게 있을 때 즉 윈-윈 할 수 있을 때 서로의 거래가 지속된다는 거죠. 또 한 가지 중국시장의 주의해야 할 점은 그쪽 시장은 굉장히 터프하죠. 해커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중국 해커의 숫자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고 한다. 게다가 중국 자체가 해커에 대해 무척 관대한 편이기 때문에 한국 온라인게임사가 주의해야 할 것들이 많다. 특히 중국에 진출하기 전 반드시 체크해야 할 것이 바로 각종 매크로 프로그램들이다. 그는 '미르의전설2'도 매크로 때문에 많은 곤란을 받았었다고 털어놓았다.

"위메이드가 '미르의전설2'의 로얄티로 받는 금액보다 중국 해커가 매크로 팔아서 번 돈이 더 많은 경우도 있었죠. 또한 자칫 중국에서 매크로가 만들어져 다른 국가로 역수입되면 기존에 잘되던 국가도 망가지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또 다른 주의점에 대해 그는 광범위한 땅떵어리에 각 지방마다 취향이 다 제각각이라 그 지역의 성향에 맞게 서비스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크게 구분한다면 남방쪽으로 갈수록 귀여운 걸 좋아하고 북방으로 올라갈수록 하드코어적인 게임 스타일을 좋아합니다. 또한 '미르의전설2' 통계에서 나온 결론인데 지방으로 갈수록 게이머들의 게임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풀이하면 지방의 낮은 컴퓨터 사양에서도 돌아갈 수 있는 게임을 서비스해야 한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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