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게임기, 실체는 알 수 없다'

지난 20일(현지시간) 세계최대의 게임쇼라 불리우는 E3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컨벤션 센터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E3는 20여 년간 세계 비디오 게임계의 거목으로 자리 잡은 닌텐도와 1994년 선보인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을 통해 현재 비디오 게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이하 SCE), 2001년 자사의 비디오 게임기 엑스박스를 선보이며 비디오 게임 시장에 뛰어든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각각 준비해온 자사의 차세대 게임기를 선보인 자리라 더욱 그 의미가 컸다.

현재 비디오 게임계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 각 회사는 게임계의 혁신을 가져올 정도의 기능과 내장스펙의 채용, 또 관련 게임기용으로 제작된 홍보 영상을 통해 다시한번 진보되는 모습을 보였다.


엑스박스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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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박스360용 컨트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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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비디오 게임기 제작사들도 타사의 기기를 의식했는지 서로 자사 게임기의 성능이 우월하다고 밝히고 있으며 타사의 기기를 비방하는 듯 한 느낌의 말까지 서슴치 않았다.

SCE의 경우 MS의 게임기 엑스박스360을 엑스박스1.5라고 비하하는 발언으로 공격의 포문을 열었으며 이에 질세라 MS도 이번에 공개된 엑스박스360용 영상은 실제 성능의 25%이하만 사용한 것으로 실 능력은 PS3보다 뛰어나다고 반격했다. 또, 닌텐도는 SCE와 MS의 게임기를 전자계산기라고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 잠자코만 있지는 않았다.

이렇듯 3사는 자사의 차세대 게임기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으나 실제로 E3에서 실체가 공개된 게임기는 MS의 엑스박스360뿐이었으며 이마저도 공개된 게임은 실기가 아닌 파워맥PC로 시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면 이번 E3를 통해 각사가 자랑하는 차세대기의 진정한 실체가 공개되지는 않았다는 뜻.


플레이스테이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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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3용 컨트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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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E3 소식을 귀기울였던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낚였다'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다. 실체는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게이머들의 호기심만 자극해 마치 게이머들을 감언이설(甘言利說)로 물고기처럼 낚시질 한다는 의미로 붙여진 뜻이다.

SCE와 MS가 공개한 차세대 게임기의 성능 스펙을 미루어 볼 때 3D 캐릭터 표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동소숫점 연산 속도에서 PS3의 경우 2.18테라플롭, 엑스박스360도 1테라플롭의 부동소숫점연산속도를 자랑하고 있어 가정내 최고급 수준의 컴퓨터를 뛰어넘는 성능을 보인다. 닌텐도 또한 자사의 차세대 게임기 레볼루션의 자세한 스펙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앞서 설명한 게임기들의 수준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새로운 컨트롤러의 개념을 곧 밝힐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일반 수준의 게이머들이 이러한 스펙만 보고 어느 정도의 게임이 등장할 지 가늠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게이머들도 과연 이러한 스펙으로 게임기가 진정 등장할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마저 가지고 있다.


레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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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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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3 게임쇼를 참관했던 한 게이머는 "실제 게임기와 게임이 공개되지 않은 이상 어떤 게임기가 뛰어날지, 그리고 어떤 게임이 등장할 지 가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게임기 3사가 이번 E3를 통해 게이머를 잔뜩 부추겨 놓기만 한 것 같아 오히려 불쾌할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MS는 올해 말 엑스박스360를 출시할 예정이며 SCE는 PS3를 2006년 상반기 중, 닌텐도는 레볼루션을 내년 중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MS와 SCE, 닌텐도는 자사의 약속을 지켜 게이머들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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