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 아닌 합주를 즐겨라, 밴드마스터 1차 테스트 리뷰

어어부 ububa01@simba.com

게임플레이에 접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만으로 게임은 퍽 근사해질 수 있습니다. 거의 모든 캐주얼게임이 플레이어와 게임플레이 공간을 분리시키고 그 중간에 대기실을 두어 서로를 적절히 연결시키고 있는데요. 효율적이긴 하나 반드시 최적화된 방식은 아니겠죠. 어떤 게임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일 겁니다. 그리고 밴드마스터는 이런 범용식이 어울리지 않는, 아마 최초의 게임일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온라인이기에 가능한 이 접근 방식은 밴드마스터의 핵심인 '여럿이 악기를 선택해 연주하기'와 분위기가 아주 딱 맞거든요.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광장이나 공원 같은 커뮤니티 공간을 따로 마련해 놓고 있는 캐주얼게임에서 이 공간은 애초 목적대로 기능하지 못했습니다. 최근까지도 별로 달라진 게 없고요. 만날 커뮤니티를 최우선으로 한다, 우리는 커뮤니티 게임이다 어쩌고 하지만 사실 만드는 입장에서도 별 기대를 하지 않는 것도 있고요. 클럽, 길드의 폐쇄형 커뮤니티는 꽤 거대해 졌는데 말입니다. 대체 이 공간에서 뭘 보여주려고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텅 빈 채 NPC만이 지키고 있거나 장사하는 게이머들이 넘쳐나는 장소는 아니었을 겁니다.
밴드마스터의 커뮤니티 공간은 이제 더 이상 심심해서 한 번 들러보는 곳이 아닙니다. 이곳에서 플레이어는 채팅을 하고 친구를 등록하고 원한다면 즉시 게임플레이에 참여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죠. 그래요. 별로 대단할 거 없습니다. 근데 저는 왜 이토록 신선해 보이는 걸까요. 심지어 이런 방식이 밴드마스터의 오리지널이 아닌데도 말이죠.(밴드마스터에서는 머리 위에 떠있는 마이크로 다른 사람이 연주중임을 표시해줍니다. 이때 마우스 오른쪽으로 팝업 메뉴를 불러 관람하기로 연주에 참여할 수 있고요)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플레이어가 게임플레이에 즉시 참여할 수 있는 것은 큰 이점을 갖습니다. 밴드마스터의 목표는 '급조된 밴드'로 콘서트를 성공시키는 것이니까요. 이것만큼 게임의 특징을 살린 접근 방식은 찾기 힘들 겁니다. 게다가 로비서 클릭 한 번 빠른 입장으로 방장이 정한 곡을 플레이 하는 것과, 이렇게 공개적으로 트인 공간에서 미팅으로 하울의 성을 연주할 밴드를 결성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동기부여가 잘 될지는 뻔합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선곡, 노트배열, 판정 등은 겨우 작동만 하는 수준이라고 해두죠. 이런 부분은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습니다. 제가 관심을 갖는 건 밴드마스터의 합주가 제대로 동작하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밴드마스터는 음색을 6가지의 대표적인 악기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실제 게임플레이에서는 적게는 2개 보통 4개의 악기가 배정됩니다. 합주는 경쟁이 아니라 서로를 조율해가는 것이고, 음악게임이니 그 과정은 소리로 판단하는 게 맞겠죠.
하울의 성 OST를 예를 들어 볼까요. 이 곡은 일정한 박자와 간격으로 노트가 내려옵니다. 일단 노트 치기 쉽습니다. 더불어 피아노 1번과 2번으로 노트가 구성되어 있고요. 때문에 팀원이 실수하면 곡이 어긋나는 소리가 귀에 딱 포착됩니다. 라르크 앙 씨엘의 드라이버스 하이 같은 경우 4개의 악기에 따라 각기 다른 노트 구성입니다. 이런 곡은 팀원의 실수는커녕 제대로 연주되고 있는지조차 알기 힘들어요.(특히 베이스는 거의 들리지 않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이런 걸 의식한 듯 플레이하는 배경그래픽에 실수하는 캐릭터를 연신 클로즈업해줍니다. 하지만 뭔가 오해를 하고 있습니다. 합주에서 중요한 건 '삐걱거리지 않고 온전하게 연주를 하고 있는가'입니다. 개개인의 실수와 성공을 보여줄 게 아니라 연주가 지금 어떤 지경인지 한 장의 그림으로 상황을 표시해줘야 합니다. 플레이어는 지금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있거든요. 많이 아쉬운 부분이죠. 말하자면 플레이중 합주에 기여하는 정도를 피드백 하는 장치가 상당히 어눌합니다. 기존 대결구도 일색인 리듬게임과 별반 다르지 않는 화면구성, 결과화면 표시 등도 그렇고요. 그중 있으나마나 한 상단의 하모니미터기는 최악. 배경에서 춤추는 캐릭터는 거두어 낼 수도 없습니다. 장사밑천이거든요. 완전 불가능한 거죠.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캐릭터 커스터마이즈 완성도가 유독 남달라 보이는 건 우연이 아닙니다. 와이드 해상도 지원보다 더 중요한 것이니까요. 그밖에 밴드마스터는 악기마다 고유의 질감을 살리는 노트제작이 아닌데요. 악기까지 선택하도록 해놓고 갑자기 맥 빠지는 소리겠지만 악기마다 다른 화면 구성은 게임플레이에 혼란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라네요. 고집이기 때문에 뭐 할 수 없습니다만 그러면서 기존 동그라미 노트를 네모로 변경해주는 아이템을 넣어놨더군요.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원래 지나치게 깨끗한 집보다 약간 너저분한 남의 집이 쉬어가기에는 편한 법입니다. 밴드마스터는 완벽한 밴드가 아닌 스윙걸즈 같은 결점을 가진 밴드일 때 더 재미있어집니다. 이건 밴드마스터가 기존 리듬게임의 대결구도가 아니 동일한 목표인 합주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물론 안전빵으로 대결모드도 있습니다)결국 밴드마스터의 생명은 이런 상황을 플레이어에게 얼마나 빨리 이해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게임플레이에 빠르게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을 확대하면서 플레이어의 기여도 시스템을 어떤 방향으로 손보는가에 달려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첫공연이다보니 좋은 부분보다는 아쉬운 부분이 아직 많지만 앞으로의 공연에서는 게임 개발자들이 게이머와 함께 제대로된 합주를 선보여주길 기대해봅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그림을 클릭하시면 확대된 그림을 보실수 있습니다.

---|---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