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일본 아케이드 시장의 현재와 미래

일본 아케이드 시장은 한국의 아케이드 시장과 비교해볼 때 상당히 안정적이며, 일본 게임 시장 전체에서 빼놓을 수 없을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장 중 하나다. 현재 일본은 초고속 인터넷이 급속하게 발달하고 있으며 더불어 그 영향을 받은 아케이드 업계도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일본 아케이드 시장의 현재를 보다.

일본 아케이드 시장이 뜨겁다. 물론 그 뜨거운 열기의 중심에는 일본의 내놓으라 하는 거대 게임 제작사들의 꾸준한 신작 발표 및 선전 전략이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후속작의 꾸준한 개발과 다양한 콘텐츠 개발, 인터넷과 연결되는 새로운 형식의 놀이 문화 창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고 있으며 그에 어울리는 서비스 방식 또한 흠잡을 곳이 없다.

새로운 형식의 게임, 다양한 게임의 창조

90년 대 후반을 기점으로 일본은 가능한 한 모든 장르의 게임을 개발해 냈으며 그 결과 거대 게임 제작사 코나미는 '비트매니아' '댄스 댄스 레볼루션'과 같은 이색적인 게임들을 세상에 선보였다. 그 이후 이 게임들은 꾸준히 작품성을 추가해 시리즈화에 성공했으며 2005년 현재까지도 그 게임들은 게이머들로부터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이러한 게임을 통해 넓어진 게임 장르의 폭을 발전시키고 있는 것은 최근 일본 게임의 가장 큰 주류로 급부상하고 있는 카드형 아케이드 게임이다. 카드형 아케이드 게임의 경우 정확한 장르는 정해져 있지 않으나 기본적인 형태는 아케이드 게임에 카드 시스템을 적용한 형태로 다양한 게임 장르를 포괄하고 있다.

기본적인 카드 게임의 시초는 '버추어 파이터4' 시절부터 시작된다. 이 게임이 등장했을 때 카드의 역할은 단순한 대전 기록, 플레이어 캐릭터의 변환 등 가장 기본적인 기록 기능이었다.


버파넷, x-버파넷을 통해 다양한 게임 정보 및 이벤트 정보를 쉽게 입수할 수 있다.
월 이용은 약 400엔(4000원)으로 싼 가격은 아니지만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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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넷, 버파넷과 같은 세가의 서비스 중 퀘스트 오브 디의 인터넷 정보 서비스. 마찬가지로 다양한 정보 서비스 및 미니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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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작년에 발매한 남코의 '철권5'에도 적용됐듯이 아케이드 업계에는 데이터 호환 시스템이 기본 사양처럼 인식되기 시작했다. 또한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세가의 아케이드 야구 시리즈, '버추어 사커4' 및 각종 격투 게임, 마작 게임에도 데이터 시스템이 적용됐다.

단지 데이터의 기록을 담당하던 카드 시스템이 일반 아동용 캐릭터 카드와 결부되면서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시스템이 도입된 게임은 2005년 초부터 큰 주목을 끌었던 세가 클럽 '월드 사커' 시리즈다(일본 아케이드 게임 탐방기 1회에서 소개 된 바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 게임은 카드를 이용한 축구 전략 시뮬레이션으로 일본 현지의 경우 20대 게이머 보다는 30대 이상의 게이머들이 많이 즐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가 클럽 '월드 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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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 클럽 '월드 사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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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제작사인 세가에서 발매한 '퀘스트 오브D'의 경우도 역시 카드 시스템을 더더욱 업그레이드 시켜 놓았다. '퀘스트 오브D'에서는 IC카드 이외 게임 카드를 이용해 몬스터를 소환하거나 다양한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카드 시스템의 경우 각기 장단점이 있다. 장점은 최초 플레이시 구입하게 되는 스타터 팩을 구입하면 누구라도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 단점으로는 보다 강한 캐릭터 카드 및 게임 카드를 모으기 위해 게임 자체의 재미를 다소 상실하게 된다는 점이다. 다소 수정의 여지가 보여지지만 지금으로써는 무엇보다 신선하다는 점이 일본 게이머들의 입맛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단순히 카드를 채용한 것으로 인기가 급상승 중인 것은 아니다. 서두에서 언급 한 바와 같이 인터넷의 발전이 또 여기에 결부됐다. 상당수의 초고속 인터넷 업체들이 등장했으며, 아케이드 기체에 가장 알맞은 형태로 전국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퀘스트 오브D'의 경우 솔로 플레이도 가능하지만 점내 기체와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 플레이를 하거나 전국의 모든 게임 센터와 연결된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게임을 즐기는 것 또한 가능하다.


'퀘스트 오브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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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오브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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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써 정확히 어떤 기술력으로 네트워크 시스템이 구성되어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실제 플레이해 본 결과 게임에 전혀 지장을 느낄 수 없을 정도의 최적화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퀘스트 오브D'처럼 액션 게임의 경우 순간적인 랙으로 인해 캐릭터가 사망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기 때문에 원활한 네트워크망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아케이드 게임의 부족함을 카드로 확장시키고 네트워크를 이용해 한층 더 재미를 부여한 새로운 형식의 아케이드 게임. 이것이 현재 일본 아케이드 게임의 현주소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아케이드 업계의 미래는 과연?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일본 아케이드 게임시장은 일본 전체 게임시장에서도 상당량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단정적으로 말해 일본의 아케이드 시장이 사장된다면 비디오 게임 시장도 장시간 부흥을 유지하기에는 애로사항이 생길 수도 있을 정도다.

일본 아케이드 업계는 급변하는 게이머의 입맛에 맞춘 업데이트와 기술적인 발전을 바탕으로 점차 그 수준을 상승시키고 있다. 단, 개발 업체만의 노력이 아니라 일본 게이머들의 꾸준한 관심 그리고 애정 등이 현재의 일본 아케이드 시장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일본 아케이드 시장은 지금과 같은 성장을 계속할 수 있을까? 아마도 한 가지의 장르로 고집하지 않고 게이머들이 원하는 격투게임이나 체감형 게임 등 다양한 게임들을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면 가능할 것이다.


'삼국지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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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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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케이드 시장. 살길은 없는가?

최근 들어 한국의 아케이드 시장은 급속도로 쇠퇴하고 있으며 번화가를 중심으로 영업하던 대다수의 게임 센터는 성인용 경마장 등으로 변모하는 등, 그 상황이 좋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90년대 후반 DDR과도 같은 체감형 게임의 인기에 더불어 다소 성장기를 맞이하는 듯 했으나 무분별한 카피와 도용 등으로 국내시장의 결정적인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 이후 간간히 발매되는 격투 액션 게임 등으로 명맥을 유지하던 게임 센터는 현재에 이르러서 단골 손님과 마니아 층의 만남의 장소 또는 오프 모임 등을 위한 장소로 이용되는 정도에 그치고 만다.

일단 기본적으로 아케이드 게임시장의 부활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지원도 지원이지만 게이머들의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 최근 콘솔, PC게임 등으로 인해 외출이 적어진 환경과 한국 전체를 범람하는 불경기 역시 한몫 했다고 볼 수 있다.

일본의 아케이드 시장을 두고 볼 때 한판에 100엔이라는 다소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게이머들은 서슴없이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게 된다. 이것은 단지 일본의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비싸다고 보기는 힘들다. 국가전체적으로 게임이라는 엔터테인먼트에 대해 그만큼의 가치를 부여하고 그것을 즐기는 모든 이들은 당연하게 지불해야 되는 금액으로 자리 잡혀 있다는 점이다. 물론 한국의 실정과 과거에서부터 내려온 가격에 대한 인식을 한 순간에 바꾸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 적어도 가치 있는 게임을 위한 게이머들의 작은 환호와 성원이 게임 센터를 살릴 수 있는 가장 큰 힘이 된다는 점은 언급해두고 싶다.

일본과 한국을 두고 비교한 이유는 국내 아케이드 시장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아케이드 시장 형태를 예상해보고자 함이었음을 마지막으로 말해두며 게임이라는 하나의 엔터테인먼트가 문화적인 요소로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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