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그라나도', 김학규 대표 명성 재확인

지난 7월 5일부터 3일간 한국에서 비공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한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일본에서는 굉장한 관심의 대상이었다. 왜냐면 김학규라는 브랜드 이미지는 이미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인지도를 통해 일본에서도 대단한 위력을 발휘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지난 7월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에 거쳐 '프리메로'(스페인어로 시작이라는 뜻)라는 거창한 이름이 걸린 시범 테스트에는 상당히 많은 게임 신청자들이 몰릴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구체적인 정보를 구하기는 어려웠다. 한빛유비쿼터스는 각 게시판에 대한 통제도 엄격했으며 심지어 스크린샷 하나도 조심스럽게 공개하는 주도면밀한 모습을 선보였다. 그러다 보니 필자가 이번 시범 테스터에서 느낀 가장 큰 특징은 신비주의!! 거의 모든 것이 완벽하게 비밀리에 이루어졌으며 테스터용 홈페이지 조차도 로그인을 미리 확인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는 형태로 제작 됐다. 아마도 이번 김학규 사단의 '그라나도 에스파다' 외부 정책은 신비주의인 듯했다.


그라나도의 인상적인 그래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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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게이머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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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로그인을 한뒤 클라이언트 다운로드를 받으며 감탄한 부분은 어느 틈에 이 정도까지 쾌적한 서버를 준비해 두었는가 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일본의 가정용 네트워크에서는 클라이언트 및 기타 자료들에 대한 다운로드 속도가 원활하지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 1MB 가까운 속도로 쾌적한 클라이언트 제공했다는 것은 IMC게임즈의 일본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과 그에 못지 않은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일본판 클라이언트는 완벽할 정도의 수준으로 일본어 번역이 이루어져있었으며 세세한 설명은 한국판 비공개 시범 서비스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게임은 무난하게 진행이 되었고 특별히 심한 문제점들을 보이지는 않는 듯 했다. 다만 한가지 큰 불만이 있었는데 아무리 테스터라고 해도 게이머들간의 커뮤니티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일단 이 설명을 보다 조리있게 하기 위한 추가 설명을 먼저 해보고자 한다. 한국 시범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일본의 시범 서비스 역시 모든 사냥은 자리잡기식 사냥으로 그냥 자리를 잡고 죽치고 앉아 다시 나타나는 몬스터만 때려 잡는 식의 전투를 즐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제부터 본론. 예를 들어 필자가 일부러 자리잡고 있었던 일본 테스터 근처에 가서 그가 노리고 있던 몬스터를 잡는다고 해도 그의 반응은 묵묵부답. 정말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아무리 시범 서비스라고 하지만 커뮤니티성을 강조하기로 유명한 김학규 사단의 게임에서 이렇게 대화가 없다는 것은 정말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었다.


자리잡고 사냥만 할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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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는 별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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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서비스때보다 비교적 많은 부분이 수정되었다.

한국 시범 서비스 때 초기에 발견된 몇 가지 치명적인 버그들의 경우는 완벽하게 수정돼 일본 시범 서비스에 적용된 듯 하다. 예를 들어 일부 그래픽 카드에서 발견되었던 버그인 ATL+TAP의 사용의 경우 그래픽이 깨지는 현상과도 같은 경우는 문제 없이 잘 처리 되어있었으며 그밖에도 일부분들이 수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단, 일부 그래픽 카드와의 충돌로 인한 버그였는지 가끔씩 로딩중 클라이언트가 자동적으로 종료되는 현상이 있어 플레이에 다소 짜증스러움을 유발하기도 했다(필자의 경우도 그런 케이스에 속하지만...).


그래픽 버그는 별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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튕기는 현상은 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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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은 여전한 문제

역시 아직도 시스템의 안정화에 일부 불완전한 요소가 있었던 모양이다. 특히 맵의 전환시의 로딩 시 로딩과 몬스터들의 다시 나타날 때 렉은 상당히 긴 것으로 예를 들어 필자의 경우 단순히 던전을 지나가다가 뜬금없이 나타난 몬스터들에게 도살을 당하는 경우도 한 두번이 아니었다. 시스템의 안정화와 최적화의 완성도를 하루 시급하게 정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단순히 렉이 서버의 불안정한 요소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무분별한 몬스터 몰이 플레이, 전체 마법에 의존한 플레이 등 곳곳에서 렉을 유발시킬만한 요소들이 많이 발견되었으며 나하나 잘살겠다고 비매너 게임을 일삼는 플레이어도 상당수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시범 서비스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제약을 걸 수는 없는 일이라고 판단되지만 공개 시범 서비스에서는 이러한 플레이가 눈에 띄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갑자기 튀어나오는 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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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 전환 로딩도 조금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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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적응이 빠른 일본 플레이어

한국인들 조차 어렵다고 말했던 MMC 시스템. 그러나 생각보다 단시간에 그것을 취득하고 마치 3명의 부하를 조종하 듯이 플레이하는 게이머들을 제법 볼 수 있었다. 필자로써도 상당히 벅찬 MMC를 그렇게도 쉽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플레이는 상당히 존경스러웠다. 적재적소에 캐릭터를 배치하고 마법과 스킬을 사용하는 것을 보면 그라나도 에스파다에 대한 사전 조사가 어느정도 충실한지 가늠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한국 시범 서비스에서도 볼 수 있었던 같은 직업의 캐릭터 3명을 사용하는 3캐릭터 러쉬가 일본에서도 상당히 붐이었다. 가장 각광받은 캐릭터로는 뭐니뭐니해도 머스킷티어로써 원거리에서 1점 샷으로 대공, 대지의 적을 섬멸하는 전투 방식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으며, 때로는 조금 변한 방식으로 위자드들의 러쉬도 간간히 볼 수 있었다.

전투 시스템에 적응한 일본 플레이어들의 플레이스타일 중 무엇보다 마음에 드는 것은 어떤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전투 스타일로 한국 플레이어들의 경우 어떤 정해진 스킬이 좋다고 하면 그 스타일에 맞춘 전형적인 캐릭터로 육성하는 것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는 그 경향이 없는 편으로 예를 들어 파이터만 하더라도 백가드가 좋다고 정평이 나있으나 생각외로 하이가드 또는 이도류를 쓰는 플레이어도 많이 볼 수 있었다.

게임에서 가장 효율적인 것을 파악하고 그것대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도 좋지만 여러가지 다양성을 시험해보고 자신만의 플레이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재미를 우리나라 플레이어들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선하지만 아직은 문제가 많은 MCC

이미 한국 테스트에서도 지적된바 있는 MCC(멀티 캐릭터 컨트롤) 전투 방식. 무엇보다 3개의 캐릭터를 조종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MMORPG에서도 전무했었고 가장 비슷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발더스 게이트를 해본 게이머 조차도 힘들다고 말하는 시스템이다. 리더 캐릭터 이외의 캐릭터가 다른 플레이어의 몬스터를 공격하는 등의 문제가 어느정도 매끄럽게 처리되지 않으면 정식 서비스 이후에도 많은 부분에서 문제가 우려된다. 이점은 플레이어와 제작자간의 협의를 통해 타결되었으면 하는 부분이며 더더욱 신선함을 느낄 수 있는 MCC 시스템으로 발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MCC는 참신한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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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많은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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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역시 김학규의 명성은 대단하다

한국 시범 서비스가 진행된 직후 일본에서의 시범 서비스 일정이 잡히자 이미 언론 매체들을 통해 정보들이 공개되었으며 생각보다 많은 인원들의 지원으로 일본에서의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단적으로 예를 들면 일본에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정보가 그다지 많이 공개되었다고 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생겨난 커뮤니티가 300개가 넘을 정도. 이 점은 일본에서의 라그나로크의 인지도도 높다는 점과 김학규씨의 명성도 상당하다는 것이 입증되는 결과이기도 하다. 비교적 짧았던 시범 기간이었지만 나름대로 충실하게 일본 실정에 맞는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데이터 수집을 하지 않았나 판단되기도 한다.

몇 가지 아쉬운점이라면 게임을 열심히 즐기는 사람은 많았으나 서로간의 정보 교류가 적었다는 것.(이것은 시범 서비스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어느정도 확인할 수 있다) 게임 접속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제법 많은 인원들을 확인할 수 있었고 던전 내에서도 수시로 이동하는 플레이어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게시판 및 마을에서의 정보교류에서는 활발함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관심과 참여도가 낮은게 아니냐고 판단되어버린 것이 필자에게는 가장 아쉬운 점이었다.

한국 게임으로써 이렇게 은폐된 형식의 시범 서비스를 실행한 것도 IMC가 최초이며 그에 따른 나름대로의 큰 반응 역시 최초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앞으로 일본에서의 전개가 어떻게 될 것인가는 완성될 그라나도 에스파다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한국인으로써 한국에서 제작된 게임이 해외에서 인정받는다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코리아 파이팅! 을 마음속으로 조용히 외쳐보며 이번 '그라나도 에스파다' 일본 시범 서비스 체험기를 마치고자 한다.


테스터 홈페이지는 글이 활발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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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많은 커뮤니티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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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 김규만 게임동아 일본 특파원 (mecklen@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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