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집 만든 노하우로 감동 녹아있는 게임 만들 것'

컴퓨터를 조금이라도 다룰 줄 아는 사람들 중에 '알집'이나 '알FTP' 등의 소프트웨어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이 '알' 시리즈는 이스트 소프트에서 개발된 기능성 소프트웨어로, 국내의 소프트웨어 업계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인 이스트 소프트에서, 조용히 게임의 개발을 진행중에 있었다. 바로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카발 온라인'이 그것. 왜 소프트개발사인 이스트 소프트에서 게임 개발을 진행하게 됐을까.

"이스트소프트가 알집이나 알FTP 등의 기능성 소프트웨어로 자리를 잡은 상황이지만, 어느정도 한계에 부딪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한 소프트웨어로는 국내에서 더이상 회사를 크게 키울 수가 없다는 판단을 한거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IT쪽에서 산업화가 됐다고 생각이 드는 게임쪽을 바라보게 됐습니다"

사실상 국내 소프트웨어쪽에서 산업이라는 이름을 달 정도로 시장규모가 확장된 건 '게임' 정도라는 김장중 대표. 마침 어느정도 개발분야에서는 자신이 있었던 김 대표는 여유 자금을 게임쪽으로 돌렸다고 설명했다.

"사실 이스트 소프트의 주요 개발자들이 꿈꾸던 이상향이 '게임을 개발한다' 였거든요. 그래서 시작부터 개발 인력을 보유한 거나 마찬가지로 작업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그래픽이라든가 디자이너 등은 새로 모집을 해야했지만 말입니다"

이렇게 김대표가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이 바로 '카발온라인'이다. 기획과 개발을 포함해 무려 4년이란 시간을 이 게임에 할애했단다.

"4년이라곤 하지만 투자를 받은적도 없고 이스트 소프트의 리소스를 심하게 잡아먹은것도 아닙니다. 항상 그때 그때 우리가 벌어들인 수입의 일부를 재투자한 거였고 개발 인력도 각 팀에서 일부 차출해서 개발했죠. 그러다 보니 개발 기간이 굉장히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김대표는 그런 오랜기간동안 개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중인 게임을 한번도 뒤엎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4년전부터 기획된 게임이고, 컨셉이 잡혔던 게임이다보니 사실 그동안 기획자들과 개발자들이 계속 게임을 다시 만들자고 건의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대표는 그때마다 기획자와 개발자들을 다독거리고 최초 기획했던 대로 게임을 개발해 갔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같은 건 사실 이스트 소프트가 다른 전문 게임 개발사들을 따라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했죠. 그럴바에야 차라리 '우리가 잘하는걸 하자'란 판단이 들었습니다. 기획, 그리고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 이런 부분을 강화하려고 노력한 것이죠"

그런 김대표가 '카발온라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잡은 컨셉은 '스피드'를 중시한 게임이었다.

"빠른 레벨업, 그로 인해 '정신없이 몰아치는 듯한 게임방식' 이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카발온라인'의 만렙은 100입니다. 하지만 이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범한 게이머의 능력으로 10일이면 충분합니다."

물론 '스피디하다'라는 부분이 '카발 온라인'의 장점만은 아니다. '카발 온라인'의 퀘스트 방식은 다른 게임들 처럼 다양한 방식이 아닌 오직 한줄의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에 마치 예전의 롤플레잉 게임들처럼 한줄로 주욱 퀘스트를 해결해 가면 된다. 그리고 온라인 게임에 없다고 생각되는 엔딩이 '카발 온라인'에 존재한다.

하지만 엔딩을 봤다고 해서 게임이 완전히 끝나는건 아니다. 그 엔딩 뒤에는 무언가 새로운 놀거리들이 존재한다. 물론 그 놀거리는 게이머들이 직접 게임을 플레이 해 보고 느껴보라는게 김대표의 웃음섞인 말이었다.

"'카발 온라인'을 개발할때 제가 개발진에게 요구한 부분은 ''버추어 파이터' 같은 액션을 구비해라'였습니다. 하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더군요. 하지만 '데빌메이크라이' 정도의 액션성은 갖추었다고 자부할 수는 있습니다."

확실의 그의 말대로 그동안 비공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살펴본 '카발온라인'은 꽤나 임팩트한 전투 모습을 보였다.

물론 액션에 매우 까다로운 안목을 가지고 있는 비디오 게임 마니아들의 눈높이에는 조금 모자랄수도 있지만 '데빌 메이 크라이'를 따라잡기 위해 노력했다는 김대표의 열정은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액션성은 뛰어난 편이다.

"요즘 게임들은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그래픽이 굉장히 많이 발전했지만 예전 8비트 시절의 게임들이 주었던 감동은 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첫눈에 반할만큼 멋진 그래픽의 게임보다는 재미있어서 자꾸 생각나고 끝나면 감동을 주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김대표. 그런 김대표의 생각대로 '카발 온라인'이 발전해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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