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게임쇼2005 성황리 폐막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개최되는 'E3'와 더불어 세계2대 게임쇼로 불리우는 동경 게임쇼2005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일본 마쿠하리 멧세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됐다.

올해 동경 게임쇼는 총 131 사에서 516개의 타이틀이 출시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으며 차세대 게임기용 게임 등 최신 정보가 다수 공개돼 행사장을 찾은 17만여명이 넘는 관람객들을 즐겁게 했다.

XBOX360의 판정승

이번 동경게임쇼에서 게이머들이 가장 기대하던 부분은 두 말할 필요없이 소니와 마이크로스프트, 그리고 닌텐도가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는 차세대 게임기에 관련된 정보였다.

3사 모두 지난 'E3' 때 차세대 게임기 모형 및 다수의 신작 게임 동영상 등을 공개해 이번 동경 게임쇼를 통해 게임기의 실체 모습이나 플레이 버전을 공개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동경 게임쇼에서는 가장 먼저 출시될 예정인 XBOX360만 플레이버전을 공개했을 뿐 플레이스테이션3(이하 PS3), 레볼루션 모두 플레이버전을 공개하지 못해 XBOX360이 차세대 게임기 전쟁에서 기선 제압을 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MS는 동경게임쇼 개막 전날에 XBOX360의 일본 발매일과 가격을 발표해 이번 게임쇼를 기다리는 게이머들의 이목을 사로잡았으며 행사 당일에는 XBOX360의 색깔인 하얀색으로 부스를 꾸미고 '파이날 판타지11', '나인티 나인 나이츠'(이하 N3) 등 다수의 XBOX360용 게임의 플레이 버전을 공개해 게임을 플레이해보려는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번 XBOX360 타이틀 중 주목을 받은 게임은 일본의 Q엔터테인먼트와 한국의 판타그램이 공동 제작중인 'N3'로 차세대 게임기의 기능을 십분 발휘한 대규모 전투신으로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한국의 게임 제작 실력을 전세계에 뽐내는 계기를 만들었다.


많은 관람객이 몰린 MS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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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3를 플레이하는 관람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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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PS3는 매년 행사를 주도하는 작품 중에 하나인 코나미의 '메탈기어 솔리드4' 동영상과 세가의 신작 게임 '피프스 팬텀 사가', '소닉 더 헤지혹' 정도만 새로웠을 뿐 대부분의 동영상이 지난 'E3' 때 공개된 동영상을 다시 공개한 수준에 불과해 관람객들을 아쉽게 했다.

그러나 동영상만 공개됐음에도 불구하고 소니 부스 대형 스크린 앞에 적지 않은 수의 관람객들이 몰려 있어 일본 게이머들의 PS3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메탈기어 솔리드4'는 동영상 하나로 이번 행사의 주역으로 떠올라 역시 코지마 히데오라는 감탄사가 나오게 만들었다.

닌텐도 레볼루션 측은 게임에 대한 특별한 정보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조이패드와 TV 리모컨을 결합한 듯한 신개념의 패드를 선보여 게이머들의 레볼루션에 대한 기대감을 높혀주었다.


메탈기어 솔리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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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레볼루션 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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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내 라그나로크의 인기는 대단했다

매년 동경게임쇼에서 전통적으로 비디오 게임에 비해 약세를 보이는 온라인 게임 분야는 세계 게임 시장의 흐름을 반영이라도 하듯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해의 '대항해시대 온라인', '프론트 미션 온라인' 등에 이어 올해도 '도키메키 메모리얼 온라인', '테일즈 오브 이터니아 온라인', '그란디아 온라인' 등 자체 개발한 온라인 게임을 다수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메탈 기어 솔리드3 서브 스탠스' '몬스터 헌터2' 등 온라인 대응하는 콘솔 게임들이 다수 소개돼 일본 게임 시장도 조금씩 콘솔 중심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도키메키 메모리얼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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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즈 오브 이터니아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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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일본 온라인 게임의 기세를 죽이는데 한국 게임 하나면 충분했다. 그 주인공은 한국 게임 개발사인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2'(이하 '라그나로크2')

한국 게임사로는 유일하게 단독으로 부스를 마련한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2', '레퀴엠', '스타이리아' 등 다수의 신작 온라인 게임을 소개했으며 특히 '라그나로크2'의 플레이 버전을 공개해 동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은 부스가 없었던 서관을 라그나로크 팬들로 가득차게 만들었다.

이 외에도 게임 익사이트나 겅호 온라인 엔터테인먼트 등을 통해 '로한', '탄트라', '프리프 '등 한국 온라인 게임들이 다수 소개됐으며 세가를 통해 'RF온라인'이 소개돼 일본 게이머들에게 'RF온라인' 특유의 SF적인 분위기를 뽐내기도 했다.


라그나로크2 플레이 스크린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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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로크2를 플레이하는 관람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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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용 게임, 이제는 할게 많다

작년 게임쇼를 통해 차세대 기기들이 전격 발표돼 전세계 게이머들의 시선을 집중시킨 휴대용 게임 분야는 PSP와 NDS를 합쳐 60여개의 타이틀이 공개돼 즐길만한 타이틀이 없다는 게이머들의 불만을 한번에 날려버렸다.

먼저 PSP 측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인기 PS2 게임의 PSP 버전을 다수 선보였다. 특히 '슈퍼로봇대전',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위닝 일레븐', '이니셜D', '괴혼' 등의 타이틀이 상당한 인기를 끌었으며 소니는 부스의 대부분을 PSP의 펌웨어 및 체험판을 현장에서 바로 다운로드 할 수 있는 '스팟' 존과 PSP 게임 시연대 중심으로 부스를 꾸며 PSP를 들고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을 기쁘게 했다.

NDS 측 역시 '뷰티플죠 스크래치', '소닉 러쉬' 등 다수의 신작을 선보였으며 특히 작년에 NDS와 동시 발매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그녀를 위해서라면 죽을 수 있어'의 후속작 '아기는 어디에서 오나요'가 발표돼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았다.


소니 부스의 PSP 게임 시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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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의 '아기는 어디에서 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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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대기 시간 180분...

이번 동경 게임쇼는 131개사, 516여개의 타이틀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으나 대부분 동영상 공개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 그라비티등 몇몇 회사에서만 시연이 가능해 이런 부스들은 플레이를 해보려는 관람객들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몬스터 헌터2', '테일즈 오브 디 어비스', '환상수호전5', 'N3' 등 인기 타이틀의 경우 플레이하기 위해서는 150~180분 정도를 기다려야 했을 정도.

특히 최근 합병을 발표하고 이번 행사에서 최대 크기의 부스를 마련한 남코와 반다이는 '테일즈 오브 디 어비스', '소울 칼리버3', '기동전사건담 시드 VS 쟈프트', '닷핵 플래그먼트' 등 다수의 타이틀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으며 또 '몬스터 헌터2', '신 귀무자', '바이오 하자드' 등을 공개한 캡콤과 '용과 같이', '블리치', '아기는 어디에서 오나요', PSP용 '이니셜D' 등의 타이틀을 공개한 세가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많은 관람객을 모은 남코반다이 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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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몬스터헌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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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규모, 하지만 볼거리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번 행사는 세계 2대 게임쇼 중에 하나로 꼽히는 동경게임쇼답게 역대 최대인 131사, 516개의 게임이 소개됐다. 물론 소개한 게임에 걸맞게 17만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모인 게임쇼이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됐던 XBOX360과 PS3, 그리고 닌텐도 레볼루션의 대결이 지난 'E3'만큼 치열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치밀한 준비를 하고 게임쇼에 등장한 XBOX360에 비해 소니와 닌텐도는 지난 E3때 공개했던 게임 동영상들 외에 새롭게 공개된게 얼마 없었다. 덕분에 많은 기대를 하고 간 국내외 언론들이나 관람객들에게는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매년 화려한 부스와 다양한 행사로 동경게임쇼의 주목을 받던 스퀘어 에닉스도 체면치례나 하듯 소규모 부스로 출전하고 테크모 또한 자사의 최대 인기작인 '데드 오어 얼라이브4'를 기자들에게만 공개하는 등 매년 행사를 주도하던 회사들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이번 행사는 장소에 대한 문제점도 있었다.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캡콤, 코나미 등 매년 엄청난 관람객을 동원하던 회사들이 모두 동관에 위치했다. 덕분에 관람객들이 모두 동관에만 몰렸으며 그로 인해 반쪽자리 행사라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부족함을 느낀 게임쇼에도 불구하고 17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소화 했다는점, 한 게임당 180분을 기다리면서까지 게임을 플레이 해보려는 열성 일본 게이머들은 역시 동경 게임쇼라는 느낌을 갖도록 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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