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3부작] 차세대 비디오게임기를 말한다

동경 게임쇼를 전후로 차세대 게임기에 대한 마케팅들이 본격화되면서 그 실체들이 조금씩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다. 차세대 게임기들은 각기 지향하는 목표에 차이가 있는데다 서로가 다른 전략을 통한 시장 흡수를 노리고 있어 향 후의 일정을 기대하게 만든다.

우선 엑스박스360, PS3, 레볼루션의 3대 차세대 기종 중 현 시점에서 분명히 선점을 하고 있는 것은 엑스박스360다. 이번 동경게임쇼에서도 엑스박스360만이 확실히 실체를 드러냈다는 느낌을 주는 반면 나머지 기종들은 아직까지 미묘한 점들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지난 10년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사업이 시장에서 난공불락의 철벽수비를 보여주고 있었고. 그에 비해 마이크로소프트와 닌텐도는 그들의 명성에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고 말았었다. 하지만 비록 비디오 게임의 역사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인하여 다시 씌여지긴했으나, 닌텐도는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이 높은 휴대용 게임의 강세를 통해 문제를 해결 했으며, 가장 늦게 비디오 게임 산업에 참여한 마이크로 소프트웨어 역시 지난 4년이라는 시간 속에서 일본 비디오 시장에 대한 분석을 완벽하게 마쳤을 것이라고 본다.

현재 비디오 게임 업계는 뜨겁다. 과연 앞으로 게임 시장을 이끌어갈 하드웨어 메이커는 어디가 될 것인가. 필자는 본 기획글을 통해 세계 게임시장의 미래와 동향을 짚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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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이크로 소프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MS가 움직이고 있다. 확실히 이번 엑스박스360을 두고 마이크로 소프트웨어는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게임 시장을 주 타겟으로 한다는 점에서, MS가 일본의 비디오 게임 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이미 엑스박스를 두고 쓴 맛을 본 만큼, 우리는 '지난 5년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하고 있다. 다음 몇가지 항목을 확인하면 MS의 일본 시장을 대비한 전략들이 한눈에 보일 것이다.

게임기의 디자인은 일본인이 직접

게임동아를 찾는 게이머라면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글에서 구태여 반복하는 이유는 게임기 디자인 하나에서부터 승패가 갈린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이다. 사실상 기존의 엑스박스는 비대한 크기와 무게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었다.(엑스박스의 경우 일본 시장을 겨냥했다고 하기에는 설득력 없는 크기임은 확실하다). 다만 이번에 등장할 360은 다르다. 무게도 대폭 감소했을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심플하게 일본 가정집에 놀 수 있는 사이즈로 변모했다. '크기가 무슨 그리 대수냐' 라고 반문할지 모르나, 실제 일본 가정집의 경우 굉장히 작은 집에 여럿이 사는 경우가 많아 작은 것 하나라도 부피를 차지하게 되면 구입을 꺼리게 된다. MS는 이를 미리 대비해 엑스박스360의 디자인을 일본인이 좋아할만한 타입으로 변모시켰다.

서드파티의 확충

기존의 엑스박스에서 무엇보다 부족했던 것은 일본인들의 마음을 잘 아는, 제대로 된 서드파티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다르다. 서드파티의 완벽한 확충을 시작으로 일본의 내로라 하는 제작진의 확보를 바탕으로 엑스박스360의 파워를 그야말로 100% 활용할 계획이다. '파이널 판타지'로 유명한 사카구치 히로노부, '스트리트 파이터'의 아버지인 오카모토 요시키 등 많은 일본의 게임 제작자들을 영입하는데 이미 성공한 상태. 물론, 테크모와 같이 파트너 쉽이 든든한 업체는 기본이며, Q엔터테인먼트의 미즈쿠치, 한국 게임 개발사 중 '킹덤 언더 파이어'로 이름이 잘 알려진 판타그램 역시 이번 엑스박스360의 대표적인 퍼스트 파티로 포진됐다.

이미 오카모토 제작의 '에브리파티'와 사카구치 히로노부의 '파이널 판타지 11'이 동시발매 작품으로 확정되었으며, 판타그램의 'N3' 역시 발매 스케쥴에서 1월달을 지키는 든든한 거물 타이틀 중 하나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MS의 이러한 서드파티 확보 작전이 얼마나 통용될 것인가는 이제부터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과거와는 한 껏 다른 모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 위의 두 항목을 보게 되면 한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엑스박스360은 일본 시장을 가장 큰 축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일본인에 맞는 게임을 일본인의 손으로 만들어 일본에 팔겠다는 의중이 눈에 보인다. 미국적인 생각으로 일본에서 장사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그들은 기존의 엑스박스를 통해 뼈저리게 느낀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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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이크로 소프트웨어가 제공하게 될 게임 서비스의 특징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하는 이번 엑스박스360의 가장 큰 포인트는 다음 몇 가지로 분석해볼 수 있다.

가장 큰 것은 보다 궁극적인 하드웨어를 제공한다는 것. 이것은 엑스박스360을 통해 제공하려고 하는 그들의 신 기술인 'Hi-Def 엔터테인먼트'와 직결되는 부분이다. 즉, 게임을 만드는 쪽은 제공받은 라이브러리를 통해 쉽고 높은 퀄리티의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 그리고 즐기는 쪽은 높은 퀄리티의 게임을 제공 받을 수 있다라는 것이 가장 중심적인 엑스박스360 마케팅의 흐름이다. 실제로 엑스박스360은 PC와 비슷한 구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 제작 환경 역시 다양한 API 환경과 MS에서 제공하는 라이브러리를 통해 게임 제작이 쉽다는 소리를 제작사들 여기저기서 들을 수 있었다. 이러한 MS의 의도는 적당한 스펙의 하드웨어와 게임을 보다 완벽하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그간 개발 제작에 대하여 고생을 많이 했던 일본의 개발사들을 하나 둘씩 끌어들인다는 계획일 것이다.


높은 퀄리티의 게임을 쉽게 개발하고, 온라인 상에서 즐길 수 있다


또 다른 엑스박스360의 특징으로, 하드웨어 기본 사양인 네트워크 기술과 MS 및 USB를 사용한 확장성이 주목된다. 아무리 한 가정에 PC 한 대는 필수라고는 하는 시대이지만 아직까지 PC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게임기인 엑스박스360을 통해 쉽게 인터넷에 연결하고 그곳에서 채팅 또는 화상 통신, 나아가서는 메일까지 가능하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저렴한 PC를 살 수 있다는 매리트 이상이 될 것이다

실제로, MS는 컨퍼런스를 통해 별다른 인스톨이 필요없는 플러그 인 플레이 기술로 디지털 카메라의 데이터를 Xbox360으로 옮기는 장면을 선보인 적이 있다. 단지 그것뿐만 아니라 그 데이터를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다는 것도 그들이 일본 시장을 분석한 결과가 아닐까 본다.(다소 이부분은 PSX와도 연관성이 있으며, 자세한 이야기는 소니 편에서 다뤄보도록 하겠다).

3. 엑스박스360의 행방은 어떻게 될 것인가

차세대 하드웨어 중 엑스박스360은 가장 빠른 발매로 금년 12월 2일부터 순차적으로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 등지에서 발매된다. 가장 빠른 발매와 함께 당연히 그들이 선점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 본다. 다만 선행 발매가 꼭 유리하다는 보장은 없으며(기존에 선행 발매했던 세가사의 '드림캐스트' 역시 소니의 방해로 큰 효과를 보진 못했던 적이 있다), MS 역시 그렇게 판단하고 더 많은 부분의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을 것이다.

엑스박스360은 기본적으로 네트워크 시스템에 최적화 되어있다는 점을 주 무기로 일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특히 일본은 지금 온라인 게임이 급격히 발달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엑스박스360 또한 온라인을 중점으로 다루는 모습을 보인다(이미 지난 동경 게임쇼 2005에서도 발표했듯, 하이데프 엔터테인먼트에서 온라인 서비스를 빼놓으면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다만 현재로써는 너무 마케팅이 일본에 치우친 게 아니냐는 다소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으며, 아직은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엑스박스360. 발매까지는 약 3달여 남았다. 과연 MS의 행방은 어떻게 될 것인지, 두근거리며 기대 중이다.

일본 = 김규만 게임동아 일본 특파원(mecklen@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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