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유입되는 1조원, 실체 드러나다'

지난 27일 사이버수사대에서 발표한 1000억대의 게임 아이템 불법 유통 적발 사건 보도에 이어 게임동아에서는 실제 중국과 한국 양국 사이에서 진행되는 작업장이라 불리우는 곳의 실태를 자세히 보도한바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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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중국 아이템이 국내에 유통되는 내용에 대해 마지막으로 게임동아에서 취재한 내용은 어떻게 중국에서 만들어진 아이템들이 국내에 유포되며 그리고 국내에 유포하게 된 아이템이 어떻게 현금으로 바뀌게 되는지와 어떤 방식으로 이 현금이 중국으로 전달 될 수 있는지, 마지막으로 아이템 거래시장이 어떻게 1조가 넘는다고 판단되는지에 대해 집중 취재해 봤다.

* 중국 아이템 이렇게 현금화 된다.

게임동아 자체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아이템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중국내의 작업장 시설 뿐만 아니라 필수적으로 한국인 한명과 한국어와 중국어에 능통한 교포 한명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서 한국인이란 정확하게 한국인 신분을 지닌 사람을 의미한다. 중국의 작업장에서 만들어진 아이템이 한국에서 유통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한국명의의 통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한다면 작업장과 관련된 한국인이 아이템을 한국에 유포하고 그 댓가로 현금을 가져가기 위해 한국 통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한국 통장을 통해 아이템이 판매된 금액이 입금되고 환치기 수법으로 중국으로 돈이 송금 된다.

거래의 진행순서를 살펴보면 우선 중국에선 작업장을 통해 한국으로 넘어갈 아이템을 수급한다. 그리고 이 중국작업장과 한국인을 연결 해주는 중간 중계상이(이 중계상은 일반적으로 한국어와 중국어에 능통한 교포인 경우가 많다)실제 거래를 담당한다.

중국의 작업장에서 나오는 아이템의 규모가 보통 억 단위가 넘어가기 때문에 개인별로 판매 되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한국 내에 있는 아이템 거래사이트와 대규모로 거래가 이뤄진다. 이번에 적발된 사례도 개인이 아닌 아이템 거래 사이트와 중국 작업장 간의 거래가 적발된 사례였다.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 거래되는 중국산 아이템들은 보통 아이템 시세에 약 70% 가격에 넘어가게 된다.

이렇게 아이템 거래 사이트로 넘어간 아이템들은 각기 다른 개인 사용자의 이름으로 마치 한국의 게이머가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처럼 바뀌어 거래 사이트에 등록 된다.

이때 중계 상인은 약 5%의 수수료를, 아이템 거래 사이트는 25%정도의 수수료를 챙기게 된다. 물론 70%의 현금은 중국으로 넘어간다.

소규모로 운영 되는 작업장과 한국내의 아이템 거래 사이트와 연결이 되지 못한 작업장의 경우에는 사이트 내에서 개인 거래를 진행한다. 이 거래를 위해선 한국인 명의의 통장과 전화번호를 가져야 한다. 명의를 빌려주는 한국인은 보통 중계상의 먼 친척이나 친구인 경우가 대다수다. 전화번호는 인터넷 라인으로 중국에 있는 중계상과 직접 연결 돼 있다. 즉 중계상이 올려놓은 아이템이나 게임머니를 구매하고 싶은 국내 게이머가 아이템 구매 신청을 하면 필연적으로 진행되는 절차가 전화확인인데 이때 확인전화번호는 분명 국내번호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중국에 있게 되는 셈이다. 이 방식은 인터넷 전화 방식을 이용하면 쉽게 처리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업장에서 필요한 수많은 계정들은 어떻게 수급하는가?

사람들이 작업장 관련 보도를 접했을 때 가장 궁금해 하는 사항은 "수십 만 대의 pc에 적용시킬 온라인 게임들의 계정들은 어떻게 구하는가"이다. 대부분 언론에서는 해킹으로 인한 주민등록 도용으로 계정을 수급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본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부분의 작업장은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 매물로 나와 있는 온라인 게임 계정을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중국에서 작업장을 가지고 국내외를 오가는 한 관련인은 "보통 PC 10~20대당 한명의 아르바이트생을 둔다. 이렇게 적은 인원을 배치하는 이유는 현재 개발 되서 등장하는 오토마우스가(설정에 의해 게임내에서 캐릭터가 자동으로 움직이게 도와주는 하드웨어 혹은 소프트웨어)발달이 잘 됐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아이템 수급에 필요한 계정은 어느 정도의 레벨과 장비를 갖춘 캐릭터가 있어야 한다. 이 캐릭터는 보통 개당 10만원정도 가격에 구입하게 된다"고 말했다. 즉 최초 이들 작업장의 투자비는 이런 계정비와 PC가 들어갈 공간 그리고 계정비와 아르바이트 비인 셈이다. 물론 그는 "초반에 어느 정도 자금이 들어가지만 2달 정도면 흑자구조로 돌아가고 3~4달 정도 뒤에는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다"고 덧붙였다.

어떤 방식으로 외화가 중국으로 유출되는가?

국정원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존재하는 아이템의 95%는 중국산이다. 사이버수사대에서 발표한 금액 액면대로 따져도 매년 9천500억이란 엄청난 수치인 셈.

그런데 이런 거대 자금이 중국으로 송금 된다면 정부에서 모를 리가 없다. 무언가 다른 방법이 있는 셈이다. 그 다른 방법이 바로 환치기다. 중국과 한국으로 연결된 이 개인 환전 상인은 전화연락만 하면 언제든지 직접 만나 현금을 중국으로 송금 할 수 있다. 처리 금액도 다양해 그 자리에서 10억 이상의 금액도 환치기 수법을 이용 중국으로 송금을 해준다.

게임동아에서도 한 작업장 관계인을 통해 환전 상인에게 전화한 결과 10분도 채 안 되서 환전상인을 만날 수 있었으며 이 상인의 말에 따르면 게임아이템 뿐만 아니라 국내와 중국간에 무역을 하는 대부분의 회사들도 자신들의 고객이며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 수의 환전상인이 국내에 암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말 아이템 거래 시장의 규모 1조가 넘는가?

게임동아에서 작년에 가장 심도 있게 다룬 기사 중 하나가 바로 국내 아이템 거래 시장 현황 조사였다. 그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국내 아이템 거래 시장의 흐름을 조사해 왔다.

현재 정식으로 국내에서 서비스 하는 아이템 거래 사이트는 거의 400개에 육박한다. 이중 거대 규모의 아이템 거래 사이트는 약 10여개, 이중 가장 거대한 아이템 거래 사이트인 A 거래 사이트의 경우에는 연 매출 신고액이 무려 470여 억 정도 된다. 보통 아이템 거래 사이트에서 적게는 1% 많게는 3%의 수수료만 받는다고 했을 때 이 A사이트에서만 거래되는 실제 연간 현금유동양은 예측조차 하기 힘들다. 다만 본지에서 실제 이 A사이트에 하루 거래되는 현금유동 양을 따졌을 때 약 100여 억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금액은 구입 목록과 판매 목록에 있는 금액을 모두 합한 수치다.

뿐만 아니라 이 거래 사이트들 외에도 최근 웹보드게임의 형태로 현금 대신 게임머니를 제공하는 경품형태의 웹보드 게임 사이트들도 대거 등장했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이들 웹보드게임의 대부분의 게임머니는 거의 100%가 중국산인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이들 보상용 웹보드게임 사이트 역시 국내에 100여개 이상 된다.

정부와 개발 업체들 간의 긴밀한 대책마련이 필요할 때

현재 지난 1000억의 사건으로 고작 국회와 정부에서는 청소년의 아이템 거래 방지 혹은 미성년자의 게임 가입 등을 문제 삼고 정통부와 개발원을 연일 비난 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 이런 비난은 현 사태에 대한 문제를 벗어난 지적을 하고 있는 셈이다. 게임동아가 사이버수사대를 통해 확인한 내용은 이번 1000억 원 대의 불법유통 적발은 그동안 내사한 자료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한다.

매년 1조원에 달하는 국고가 아무런 세금도 없이 이익도 없이 중국으로 그냥 빠져나가고 있다. 단순히 중국인들로만 이뤄진 범죄 집단이 아닌 일부 몰지각한 한국인들이 결탁해서 국고를 빼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중국과 한국을 연결하는 환치기 상인들을 철저히 단속해야 하며 그 다음으로 프록시 서버를 활용하는 집단이 더 이상 이 프록시 서버를 통해 국내 게임서버에 들어 올수 없도록 막아야 한다.

그리고 아이템 거래 사이트의 존재 여부와 아이템 거래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는 방법에 대한 개발 업체들과 정부의 구체적인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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