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차세대 비디오게임기를 말한다[최종편]'

게임동아에서는 지난주 3부 기획연재를 통해 현재 신 하드웨어의 움직임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한 바 있다. 이번 기획기사는 그 3부 연재 기획을 총 정리하는 것으로, 신 하드웨어의 발매와 함께 일본 시장의 움직임은 어떠하며 그 분위기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전개를 예상해보고자 한다.

<<[기획 3부작] 차세대 비디오게임기를 말한다 >>

제 1부 - MS의 본격적인 도전이 시작된다 : '엑스박스360'

제 2부 - 소니, 이대로 좋은가? : 'PS3'

제 3부 - 그야말로 혁명인가? 프로젝트 : '레볼루션'

제왕 '플레이스테이션 3'에게 도전하는 세력들

이미 일본 게임 업계는 어수선해져 있는 상태다. 전대미문의 방대한 기술을 집적시킨 하드웨어의 등장과 함께.

여러 하드웨어가 있겠지만 현재 일본에서 신문, 방송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가장 부각된' 신 하드웨어는 역시 플레이스테이션 3다.

소니의 지난 수년간의 기술이 집적된 이 기계는 그야말로 하드웨어 성능 면에서 최고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소니는 이미 이 게임기의 개발을 위해 20억엔 이상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소니 쿠타라키 켄 사장의 목표는 플레이스테이션 3를 통해 다시 한번 세계 게임 업계를 제패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기에 SCE의 미래가 달려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소니는 게임이라는 하나의 콘텐츠로 PS, PS2를 합쳐 하드웨어만 2억대 이상 판매했으며 1만 종류 이상의 소프트웨어 (PS, PS2 통합)를 제공해왔다. 이만큼 게임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으며 게임을 세계적인 무대로 끌어올리는데 큰 공헌을 한 이 소니에게 위기가 닥쳐오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 MS와 닌텐도가 동시에 도전장을 내민 현 상황은 격동하는 게임계를 극명하게 드러내준다.

지난 20년간 하드웨어의 변천사를 살펴볼 때 전례 없는 케이스라고도 할 수 있는 차세대 하드웨어의 정면 충돌. 지난 9월에 열린 동경 게임쇼 2005 이후, 일반인들에게까지 다양한 정보가 공개되자, 게이머들은 크게 술렁이고 있으며 차세대 게임기 선태에 대한 큰 고민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실제로 성능을 앞세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3, 그리고 다양한 콘텐츠와 일본식 게임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엑스박스360, 마지막으로 게임의 혁명을 주도하겠다며 다소 엉뚱한 전략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많든 닌텐도의 레볼루션.

이 각각의 하드웨어는 특성이 너무 제 각각이며 취하고 있는 전략 역시 공통되는 점이 거의 없다. 이점에 착안해보면 결과적으로 선택은 게이머의 몫이 되며 그 결과 게이머들이 고민을 하게 만드는 요소가 아닌가 생각된다.

PART 1. MS VS SONY

이미 PS2에 호되게 당한 마이크로소프트웨어는 새로운 사상과 전략으로 소니에게 정면 도전하고 있다. 일본의 공룡 게임 기업들의 흡수를 시작으로 다양한 게임 디렉터들의 스카우트를 통해 그간 엑스박스에서 지적되었던 킬러 타이틀의 부재를 커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태. 그에 비해 참여 개발사의 공개조차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소니는 화려한 영상을 위주로 홍보를 하고 있는 상태다.

아직 하드웨어조차 정식 발매되지 않은 이 시점에서 승부의 결과를 정확하게 끌어낼 수는 없다. 다만 MS가 약간 빠른 스타트를 하고 있으며, 그에 비해 소니의 움직임이 너무도 비밀리에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 불안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가장 신경쓰이는 점은 발매를 내년 봄이라고 발표한 소니지만 일반에게 공개된 본체가 아직까지 목각이라는 점이 아닐까?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3에 대한 불안 요소 중 대표적인 것들을 몇 가지 나열해보도록 하겠다.

@ 공개된 영상이 실제로 PS3에서 똑같이 구현 가능한 것인가.

사실 이점이 가장 크게 대두되고 있는 부분이다. 이제까지 공개되었던 다양한 영상들이 PS3를 통해 재현된 것이라는 보장이 없으며, 소니는 이 점에 대해 정확한 명기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다. 과거 PS2에서도 '동영상 화면을 두고 게임화면'이라 했던 소위 '낚시'를 일삼았던 만큼 게이머들의 불신도 이러한 현상에 어느정도 일조한 걸로 보인다.

@ 제작 툴의 지원시기가 너무 뒤쳐진 것은 아닌가?

지난 6월에 공개된 플레이스테이션 미팅에서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플레이스테이션3는 금년 11월을 기준으로 약 1천대의 제작 툴이 제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간에서는 엑스박스360과 비교해 시기적으로 적당하다는 목소리도 있으나, 실제로 플레이스테이션 3가 높은 성능을 중심으로 게임을 제작하기에 힘든 개발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예상되기 때문에 제작 툴이 발매 약 6개월 전에 제공된다는 것은 약점이 되고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3를 받쳐줄 킬러 타이틀의 제작 또한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실 공룡급 거대 게임 기업에는 이미 툴이 제공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동시발매 작품에 관련된 부분은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 여전히 서드파티들이 소니를 지원할 것인가.

최고의 성능을 자랑한 만큼 플레이스테이션 3는 왠만한 제작사는 엄두에 두지 못할 만큼 파격적인 개발비를 자랑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레볼루션과, 적당한 성능을 보이는 엑스박스360에 비해 이러한 오버 스펙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부각될 것이다.

소니 역시 이런 불안요소에 대한 대책은 세우고 있으며, 개발에 차질이 없도록 다양한 부분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면 게임 제작에 필요한 기본적인 라이브러리의 제공 등이 그 실례가 될 듯.

반면 마소의 경우 비교적 안정적인 수법으로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시기 적절한 정보의 공개, 그리고 발매 약 6개월 전에 공개된 실기 등의 공개를 해왔다. 또, 지난 5년간 배운 노하우를 통해 탁월한 개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은 이번 동경 게임쇼에서 단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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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점에서 게임 팬들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그래픽이나 영상보다 신 하드웨어로 데모플레이를 즐겨보고 싶어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MS는 12월 발매에 맞춰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소니 역시 그들이 공약한 하드웨어 실기의 공개일인 2006년 2월에 맞춰 분주한 작업을 전개할 것으로 보여진다. 동경 게임쇼 쇼크 이후 정보 공개가 뜸해 소니가 뭔가 꾸미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 정도다.

다크호스로 등장한 옛 게임계의 제왕, 닌텐도

이미 3회 연재분에서 언급했 듯이 컨트롤러 하나로 전세계를 놀라게 만든 닌텐도. 게임 팬의 의중을 잘 파악한 그들의 혁명이라는 의미의 게임기는 이미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주목하기 시작했다.

아직 하드웨어의 정보조차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으면서 이런 주목을 받는 것은 어찌보면 소니와는 정반대의 경우로, 그간 닌텐도의 침체에 대한 게임 팬들의 걱정과 우려가 오히려 역 작용한 것으로 판단해볼 수 있다.

닌텐도 역시 게임 팬들의 의중을 파악, 팬들이 원하는 곳을 콕콕 찔러 간파하고 있다.

신 개념의 레볼루션 패드


닌텐도는 무엇보다 게임의 본질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으며, 모든 상상은 게임 팬들에게 맡기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듯 하다.

닌텐도의 게임인 레볼루션은 올 억세스 게이밍이라는 테마로 개발돼 지난 20년간 그들이 축적해온 모든 기술을 축적한 신 하드웨어다. 물론 하드웨어 자체에 그들이 논하고 있는 '혁명'이라는 것이 포함되어있다. 과거와 미래의 융합. 특히 그들이 논하고 있는 억세스 서비스를 통해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아직 공개되지 않아 다소의 불안함도 가지고 있지만, 이번만큼은 닌텐도가 상상한 게임이라는 세계를 그대로 팬들에게 보여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또한 닌텐도의 컨트롤러는 기본적으로 게임 팬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제공해 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 바 있으며, 실제로 게임 팬뿐 아니라 게임 제작자 측에서도 놀란 반응을 볼 수 있었다.

'한방 먹었다. 설마 이런 형태로 나올지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코지마 히데오 감독

'그러고보니 이런 형태는 처음이군요. 닌텐도DS에서 시도한 만지는 게임이 이번에는 레볼루션의 컨트롤러를 통해 발전할 것으로 보이네요' - 호리 유지 씨

이렇게 이번 컨트롤러가 가지는 의미는 무궁무진하다. 사실상 지난 20년 이상, 게임과 컨트롤러의 형태는 (특수 컨트롤로 제외, 예를 들어 레지콘 등) 기존의 형태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게임 팬들 뿐만 아니라, 제작자측 역시 그것이 진화할 것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 이미 닌텐도DS의 터치스크린을 통해 게임 업계의 신선한 혁명은 시작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레볼루션의 컨트롤러에는 실질적인 문제만 남았다. 컨트롤러 자체의 무게와 가격. 그리고 배터리의 수명 등이다. 아직 발표한지 한달도 체 지나지 않았으며, 하드웨어의 정확한 발매일이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봐서는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과연 닌텐도는 정체되어있는 게임 업계에 새로운 바람(혁명)을 몰고 올 것 인가. 그 정답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 서드파티의 확충

지난 10여년간 닌텐도는 자사의 독주체제를 고집하고 있었다. 사실상 닌텐도64, 게임큐브 등의 하드웨어의 주력 소프트는 전부 닌텐도 자체 개발 게임이었으며, 그나마 코나미, 세가 등의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이 꾸준히 게임을 발매해주는 것에 큰 도움을 얻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더 든든한 서드파티의 확충이다. 더 이상 닌텐도 독주의 형태로 게임 시장의 제왕 자리를 되찾기란 힘들다는 얘기. 아쉽게도 현 시점에서 닌텐도 하드웨어의 퍼스트 파티는 닌텐도다. 퍼스트 파티와 서드 파티를 확충해 두지 않으면 시장의 흐름에 발맞추는 것은 힘들어 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 서드파티에 대한 지원

게임업계의 큰형이었던 닌텐도에서 다른 서드파티들이 떠난 결정적인 문제는 플랫폼에 사용되는 미디어였다. 닌텐도의 경우 항상 독자적인 플랫폼 미디어를 사용해 왔으며, 그 미디어 생산 자체에서도 많은 이득을 챙겨왔다. 이번 레볼루션에도 새롭게 채용한 12cm 광자기 디스크가 도입된 만큼 닌텐도는 서드파티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또한 레볼루션의 새로운 컨트롤러에 대해 닌텐도 스스로가 서드파티들이 '어떠한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 가이드 라인을 잡아줘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각 게임 제작사들이 '멀티플랫폼'을 추구하고 있는 만큼 레볼루션만의 독특성을 강조시킬 필요성도 부각해야 한다. 또 그와 더불어 서드파티에 대한 지원(예를 들어 게임 제작 라이브러리 등)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과연 게임계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 것인가!


정리하며…

이번 하드웨어는 제 각각의 특성을 지닌 것으로 시작해, 그 발매의 시기도 6개월 안팎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것은 시장 자체의 불안감을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며, 가장 빨리 발매되는 엑스박스360이 유리한 시장으로 발전될 가능성도, 닌텐도가 다시 치고 나올 가능성도, 소니가 그대로 제왕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드웨어적 특징을 보면 모두들 새롭게 도전하는 부분이 많이 내재되어 있어, 그 어떤 하드웨어 하나가 뾰족히 뛰어나다라고 단언할 수 없는 것도 이번 하드웨어 전쟁의 포인트라면 포인트다.

하드웨어가 이렇게 동시 다발적으로 발매된 적이 없어 망설이는 게임 팬들. 자사의 하드웨어에 보다 본격적인 박차를 가하고 있는 MS, 소니, 닌텐도. 이런 전례 없는 뉴스를 만들어낸 것은 그들 자신이며, 이번만큼은 게임 시장의 중심 축을 빼앗기지 않겠다라는 그들의 의지를 느낄 수 있기도 하다.

하드웨어의 성공 여부는 타이틀 제공권, 그리고 서비스, 그리고 팬들에 대한 지지를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현 상태로는 그 어떤 답도 꺼낼 수 없으나, 모든 게임기가 그 실체를 공개하는 날이 온다면 보다 본격적으로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하지 않을까 보여진다.

3 대의 하드웨어가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고 있으며, 무엇보다 게이머들의 선택의 폭, 그리고 선택적인 플레이가 가능하게 해줄 미래가 머지않아 눈앞에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일본 = 게임동아 김규만 일본 특파원(mecklen@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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