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나지 않는 역사

2차 세계대전은 전세계를 휩쓴 전쟁인 만큼 동서양을 불문하고 모두에게 공감대를 만들어준다. 가까운 나라인 일본은 서양인 미국과 전쟁을 했고, 우리나라는 2차 세계대전 종결로 일본에게 해방되는 이득을 얻었다. (물론 종전 후 국제정서 변화로 유일한 분단 조국이 되는 피해자로 남아있다는 안타까움이 있다.) 이렇듯 2차 세계대전처럼 동서양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소재는 그리 많지 않다.

거기다가 2차 세계대전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많이 만들어냈는데 1차 세계대전에 패전국으로 좌초되어있던 독일을 짧은 시간 동안 강력한 국가로 만들어낸 '히틀러'의 알 수 없는 능력이라던가 중립국 선언을 하고 있던 미국을 공격해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만든 일본의 '진주만 공습', 그리고 지금도 화자가 되는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같은 이야기는 지금도 할머니가 이야기 해주시는 옛날 이야기처럼 언제나 재미있다.

이렇게 누구나 공감할 수 있으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2차 세계대전은 영화, 소설과 같은 다양한 문화매체에서 언제라도 써먹을 수 있는 마르지 않는 샘과도 같은 존재이다. 다른 매체 못지 않게 게임에서도 2차 세계대전을 내용으로 한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등장했다. 그래서 이번 기획특집에서는 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게임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Fiction

Day of Defeat : Source

DOD : S는 하프라이프2 엔진을 사용한 MOD게임으로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같은 길을 걸어온 게임이다. DOD는 백병전을 강조한 게임으로 맵에 지형지물이 많이 등장하고 은폐된 곳이 많아 소대가 전투를 치르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또한 백병전을 강조했기 때문에 2차 세계대전에 사용되었던 총기 고찰은 어떤 게임보다도 뛰어나다.

비록 멀티플레이 전용 게임이기 때문에 선 굵은 스토리는 존재하지 않지만 라이플의 강력한 위력이라던가 흔들림, 돌격소총과 같은 연사 류 무기를 사용했을 때는 반동만으로도 게임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으며 여기저기에 전쟁의 상처가 남아있는 맵들은 이러한 분위기를 돋우어 주며 '하프라이프 2' 엔진을 사용한 DOD : S는 HDR(High Dynamic Range의 약자로 보다 사실적이며 입체적인 광원효과 기술이다.)를 이용한 점은 게임을 더욱 사실적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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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밴스드 대전략

'어드밴스드 대전략'은 아케이드 시장의 최강자에서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제작사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세가에서 제작한 게임으로 그 시작은 시스템 소프트사의 '대전략'에서 시작되었다. 대전략은 턴제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전투를 강조해서 많은 밀리터리 매니아들에게 인기를 모았는데 어드밴스드 대전략은 여기에 2차 세계대전과 진화라는 양념을 함께 첨가해 현대전이나 가상의 내용을 주로 삼는 '대전략' 보다는 더 많은 인기를 모았다.

어드밴스드 대전략에서 각 유니트는 다양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데 이 데이터들은 모두 전투에 활용되어 게임의 승패를 가른다. 그래서 2차 세계대전에 등장하는 유니트 간의 전투를 가상으로 체험하여 게이머들은 간접적으로 2차 세계대전에서 실제로 전투를 하는 듯한 감정이입을 받을 수 있어서 밀리터리 팬들은 '어드밴스드 대전략' 시리즈에 빠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반대로 일반 게이머들은 이 방대한 데이터에 겁을 먹어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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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l of Duty

COD는 2차 세계대전에 독일군을 막아내는 스토리로 게이머는 각각의 연합군의 시점에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특히 러시아의 시점에서 플레이를 할 경우에는 독일군을 막기 위해 전장에 투입되는 총알받이가 되는 수 많은 젊은이들 중 한 명이 되어 진행되는데 이때 실제 역사에서 일어난 일처럼 전장에 투입 될 때 아무런 무기도 지니지 못한 채 전투에 참여해 2차 세계대전의 아픔의 역사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메달 오브 아너'의 제작자들이 새로운 회사에서 제작한 FPS게임인 만큼 '메달 오브 아너'의 느낌이 남아 있어서 '메달 오브 아너'를 재미있게 즐겼던 게이머들이라면 거부감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COD 특징이라면 히어로가 되어 플레이 하는 것이 아니라 AI로 이루어진 팀과 함께 게임을 진행한다는 점인데 각 상황에 맞는 스크립트가 잘 짜여 있어 실제로 다른 게이머와 함께 게임을 플레이 하는 느낌으로 게임을 진행 할 수 있으며 조준사격과 지향사격을 구분해서 게임을 진행하게 하는 점은 이전의 다른 게임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점으로 다른 FPS게임들에 많은 참고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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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al of Honor: Allied Assault

많은 이들이 감동을 받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 (하지만 필자는 스필버그를 싫어한다.)가 영감이 되어 제작된 (듯한 느낌의) 게임으로 PC용 2차 세계대전 FPS게임의 붐을 일으킨 게임.

초반 시나리오인 오마하 비치 상륙작전(혹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수 많은 폭격을 뚫고 적진을 공격하는 미션은 아직까지 많은 FPS팬들에게 화자가 될 정도로 '대단한 충격'으로 남아있지만 안타깝게도 초반부 진행 이후에는 주인공은 람보가 되어버린다.

첫 번째 미션 외는 일반적인 FPS게임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게임이 진행되며 반복되는 플레이로 점점 게임이 지루해지고 또한 비슷한 시기에 발매됐던 '리턴 투 울펜슈타인'에 비해서 멀티플레이의 개성이 없었기 때문에 '대단한 충격'을 게속 이어가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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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Fiction

제독의 결단 시리즈

제독의 결단은 '코에이'의 해양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2차 세계대전의 해전을 배경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코에이 게임답게 아기자기하면서 상세한 게임이 진행돼 '해전'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이 게임을 하며, 이 게임이 유통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이 게임이 정식으로 수입되지 못한 이유는 2차 세계대전을 일본의 승리로 이끌어 일본을 승전국으로 만들 수 있다는 점과 위안부를 연상하게 하는 시스템 등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점은 '게임'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지나갈 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일본 내에서 영화 '로렐라이'나 '이웃의 토토로'로 유명한 지브리 스튜디오의 '반딧불의 묘'처럼 계속해서 일본을 전쟁의 피해국으로 묘사하고 있는 미디어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여러 주변국가에서 계속해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만약 일본이 이러한 생각이 없다면 스스로 자정 해야 하는 목소리가 많아져야 하며 진정한 반성과 뉘우침이 필요하다. 만약 이처럼 우경화 작업이 계속된다면 '일본 역사는 판타지'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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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나 존스 4

너무나 유명한 영화가 원작으로 90년대를 풍미했던 명작으로 꼽히는 어드벤처 게임이다. 인디아나 존스는 1,2,3편이 영화와 같은 스토리로 발매 되었지만 4편은 영화보다 10년 가량 먼저 발매가 되었다. (영화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다.)

나치는 제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다양한 것을 연구했는데 연구 중 아틀란티스의 유물을 발견하게 되고 아틀란티스의 힘을 얻기 위해 찾아나서고 주인공 인디는 여자친구 소피아와 함께 나치군을 막아내고 세계평화(?)를 찾는다. 어드벤처 게임의 명작으로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게임으로 그 시대에 최고의 그래픽과, 스토리, 그리고 잘 버무려진 퍼즐은 비슷한 시기에 나왔던 원숭이섬의 비밀보다 높게 평가하는 게이머들도 있다.

플로피 디스크 버전이 인기를 모으면서 음성이 추가된 CD버전까지 발매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모았던 '인디아나 존스'는 이후 인퍼널 미션이나 황제의 보물이 발매됐지만 '툼레이더'에 인디 스킨을 설치한 게임이라는 비난을 받으면서 '인디아나 존스' 어드벤처의 기대는 높아만 갔다. 이제 곳 '인디아나 존스' 영화 4편과 함께 나올 게임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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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턴 투 울펜슈타인

FPS의 원형이 된 ID소프트 사의 '울펜슈타인'의 후속작으로 '퀘이크 3 : 아레나' 엔진을 이용해 전작보다 훨씬 뛰어난 그래픽으로 다시 태어났다. 나치는 2차 세계대전 중 유물에서 신비한 힘을 얻게 되고 그 힘을 이용해서 악령군을 만들어 전쟁에 투입 시키려고 한다. 주인공은 악령군을 괴멸시키고 나치를 침몰시켜야 한다는 황당한 스토리로 초반에는 밀리터리 FPS게임의 냄새가 나고 후반에는 '바이오하자드'와 같은 게임으로 변하는 황당함이 느껴진다.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 어떤 행위도 마다하지 않았던 나치였기에 이러한 스토리가 나올 수 있었는데 이런 스토리는 영화 '헬보이'나 '인디아나 존스'에서도 나타날 정도로 아직까지 많은 가쉽거리로 남아있다.

이런 판타지같은 싱글플레이도 나름대로 재미있지만 '리턴 투 울펜슈타인'의 진정한 재미는 멀티플레이에 있는데 개성있는 다양한 클래스가 등장해 만들어내는 멀티플레이는 한동안 많은 게이머들을 '리턴 투 울펜슈타인'의 폐인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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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필드 1942 : 2차대전의 비밀병기들

'배틀필드 1942'는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중요했던 전투들을 재현한 게임으로 넓은 맵과 다양한 탈 것을 이용한다는 점이 '베틀필드'의 특징이다. '베틀필드'의 이런 '탈 것' 위주의 게임진행은 다른 FPS에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없었던 내용들이다. '배틀필드 1942' 자체는 2차 세계대전에서 주요했던 전쟁들을 표현했는데 두 번째 확장팩 "2차대전의 비밀병기들"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아스트랄로 날아가버린 게임(?)이 되었다.

"2차대전의 비밀병기들"에서는 나치에서 비밀리에 개발 중이었거나 컨셉으로 남았던 것 병기들을 게임으로 옮겨 놓았는데 로켓의 시초가 된 비행기라던가, 로켓티어를 연상하게 만드는 부스터 등은 이전의 게임들에선 절대로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소재였다.

위에서 소개한 게임들 외에도 다양한 장르의 수많은 게임들이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지금도 새롭게 'Officers, Company of hereoes, Blitzkrieg 2, Sudden Strike 3, Call of Duty 2'등 다양하고 새로운 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게임들이 준비 중에 있다. 이러 새로운 전쟁의 포화 속에서 게이머들은 넘쳐나는 즐길꺼리들로 즐거운 비명을 지를 것이다. 다만 우리가 역사를 소재로 한 게임을 즐기는 만큼 역사에 대한 인식이 바로 잡혀야 할 것이다. 그래서 역사적이지 않은 게임을 하더라도 게임을 게임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작성자 : 게임동아 객원기자 박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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