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한'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최근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게임은 '로한'이다. 아마도 최근에 오픈베타를 실시한 게임들 중 가장 많은 사용자를 모으고 있기 때문일 듯. 현재 외부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로한'의 동시 접속자수는 이미 7만이 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 7만이라는 동시접속자 수치 때문에 시장에서 다들 '로한'에 관심을 기울인 것일까? 사실 지금 '로한'에 대한 관심이 동시접속자수가 7만을 넘었다는 한 가지 이유 때문이라면 절대 이런 관심을 모으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면 오픈시 동시접속자 7~10만 사이의 게임은 여럿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 최대 화재였던 CCR의 'RF온라인', NHN의 최대 관심작이었던 '아크로드', 엠게임의 '열혈강호 온라인', 인디21의 '구룡쟁패' 등의 게임들도 모두 동시접속자수 6만이상을 모은바 있던 게임들이다. 그러나 이 게임들은 지금 각 게임업계가 '로한'에 관심을 기울이는 만큼의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엘프궁수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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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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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지금의 게임업계들이 '로한'에 보이는 관심은 상당히 특이하다. 이 부분에 대해 필자는 게이머들이 '기대 이상'의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해보았다. 과거 CCR의 'RF온라인'의 경우에는 기갑과 광석 탈취로 인한 종족간의 전투가 하나의 거대한 이슈로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었고 NHN의 '아크로드'가 NHN최초의 MMORPG이자 거대한 자금의 투입으로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면 '로한'은 그만한 이슈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로한'이 지난 기자 간담회 등에서 종전에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공성 시스템이라든가 길드 시스템들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그건 앞으로 '로한'에 장착할 예정인 시스템일뿐 오픈베타 서비스때 선보일 만한 시스템은 아니었다.

즉, '로한'은 MMORPG로써 시장에 강력하게 어필한 무기가 없었다는 의미다. 그랬기 때문에 '로한'에 대한 게임 매체들이나 관계자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었다. 적당히 게이머들에게 화자되다 조용해질 게임 이라는 생각들을 했기 때문이다. 사실 대부분의 게임 관계자들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지금의 '로한'에는 뚜렷하게 게임으로써 매력을 느낄 만한 부분이 없기 때문이다. 겉보기에 '로한'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는 끝없는 사냥 그리고 아이템의 수집이다.


상당한 타격감을 자랑하는 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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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에서의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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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대부분의 게임 관계자들은 '로한'에 대해 끝없는 노가다성 게임이라는 혹평을 했으며 현재의 '로한'의 동시접속자는 거품이다라는 혹평을 아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로한'에 대한 평가 리뷰들도 그리 우호적이진 못했다. 심지어 '노가다 일색인 전형적인 후진 게임의 회귀'라는 악평을 받기도 했다. 필자 또한 겉으로 들어난 '로한'에 대해서는 조금 이상한 현상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가야만 했다. 사실 '로한'외에도 대작들로 손꼽히고 있는 '대항해시대온라인' '그라나도에스파다' 'SUN'등의 게임들에 관심을 보이기도 부족한 편이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필자가 '로한'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원인은 '로한'의 PC방 점유율이다. 몇 곳의 PC방 관리 프로그램을 서비스하는 회사들을 통해 얻은 자료를 보면 '리니지'와 '리니지2'를 이어 '로한'이 당당하게 PC방 점유률 3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것도 영원한 PC방의 종주게임으로 군림하던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형제와 불과 몇%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였다. 그동안 필자가 보고 받았던 '로한'이라는 게임은 '현재 시장에서 딱히 경쟁작으로 오픈한 게임이 없고' '게이머들도 게시판에서 주로 할게임이 없어서 한다'라는 평가와는 전혀 상반되는 결과치였다. 사실 오픈과 함께 PC방시장을 '리니지2'와 비슷한 수준으로 점유했던 게임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스페셜포스' 정도였다. 즉 적어도 PC방에서 만큼은 오픈족이라는 의미가 많이 희색 되어진다는 것이다.


이정도면 꽤 미세한 그래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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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몬스터와의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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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게임이 흥미가 있다라는 의미인데 과연 어떤점들이 게이머들로 하여금 '로한'을 플레이 하게 하는가?

필자가 직접 '로한'을 플레이 해 본결과 상당히 재미있는 사실들을 발견했다. '로한'은 겉보기에는 대표라고 할 만한 시스템이 없지만 흔히 우리가 말하는 3:3:3 시스템을 제대로 설정했다는 점이었다.

이 3:3:3시스템은 게임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시스템이다. 우선 처음 3초는 게임을 바라보는 시점이다. 일단 '로한'은 텍스처 부분들이 지저분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훌륭한 그래픽 수준을 지니고 있다. 처음 봤을때 '악' 소리가 나올 정도로 대단한 그래픽을 자랑하는건 아니지만 충분히 '이정도면 괜찮네'라는 느낌을 주는 게임이다. 그다음 필요한 게 3분, 처음 3초간 게임을 보고 게임을 플레이 하기로 결정 했다면 게임을 즐겨보는데 기본적으로 3분 정도가 소요된다. 물론 필자도 3분간 게임을 플레이 했었다. 플레이 결과 '이정도면 훌륭한데'라는 느낌이 들었다.

우선 타격감에서 높은 점수를 줘도 무방했으며, 캐릭터가 들고 있는 검에 따라 다양한 행동 패턴을 보여주고 무엇보다도 연속기처럼 보여지는 공격모습은 호쾌하기까지 했다. 이런 점에서 충분히 그다음 30분을 플레이 해 볼 수 있게 된다.


보스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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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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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필자가 '로한'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점은 30분 뒤의 플레이 패턴이다. 끊임없이 게임을 플레이 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점. 이점은 정말 놀라웠다. 일반적으로 게이머들이 플레이 중 지루함을 느끼는 시간은 약 10분안쪽, 어떤 목적성을 부여하지 않을때 게이머들은 게임이 지루하다고 느끼고 게임을 종료하게 된다. 반면에 '로한'의 경우 적어도 30레벨까지는 게임의 목적성을 부여한다. 그것이 바로 레벨과 아이템이란 존재다. 물론 혹자는 '사냥을 통한 아이템 수집 위주의 노가다 게임' '발전하는 국산 온라인 게임을 일보 후퇴시킨 게임' 등의 악평들을 하지만 그런 평가들은 '클래식은 고상한 음악' '대중가요는 천한 음악'으로 치부하던 1970년대의 국내 음반시장과 별다를 게 없을 정도로 가치를 논할 필요조차 없다.

그것이 노가다던 시나리오 위주던 퀘스트 위주던 간에 게이머에게 끝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만족감과 즐거움을 주기만 한다면 그것은 게임으로서 충분하다. 그런점에서 '로한'은 충분할 정도로 만족할만한 밸런싱을 자랑한다.(10여분 단위로 게이머에게 목적성을 주기 때문이다.) 게이머는 게임을 하면서 끝임없이 새로 추가되는 장비를 착용하고 싶은 욕망과 착용한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싶은 욕망에 휩싸이게 된다. 즉 끊임없이 '조금만더' '조금만더'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가장 자극적인 부분에서 '로한'은 충실히 만들어졌다는 의미도 된다.


드래곤과의 전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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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과의 전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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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렇다고 해서 '로한'이 마냥 잘 된 게임은 아니다. 현재 '로한'에도 몇가지 문제는 존재한다. 우선 확고한 콘텐츠의 부재다. 목적성을 끝임없이 제공한다고는 할지라도 아이템과 레벨업 그리고 스킬의 추가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MMORPG 특성인 길드전이나 심심풀이 퀘스트 등 다양한 놀거리가 현재 '로한'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벌써부터 레벨30이상의 게이머들은 더 이상 즐길 거리가 없는 '로한'에 조금씩 지루해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도 써니YNK는 '로한'의 상용화 전에 게이머간의 전투를 강화하고 공성시스템을 추가하는 업데이트를 시급히 해야 할 것이다. 만약 이런 일련의 행동이 늦쳐지면 '로한'은 제2의 '씰 온라인'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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