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평가의 지스타, 옥의 티를 말한다

이번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지스타2005의 전반적인 평가는 '잘했다'이다.

1만평이나 되는 거대한 지역에 전체적으로 각 게임업체별로 부스도 예쁘게 잘 꾸며놨으며 서울이 아니라 일산이라 지리적으로 꽤 멀었다는 단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4일간 15만에 달하는 관람객을 동원했을 정도로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다.

게임이 산업이라는 거창한 명칭과 더불어 최고의 고수익을 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이들의 놀거리'라는 사회적 인식으로 소외받았던 것에 비해 모처럼 정통부와 문화관광부의 양대 장관들까지 출동해서 게임산업의 위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항상 모든 일에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이 좋은점이 있다면 나쁜점도 있는법, 분명 이번 지스타에도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지적됐다. 우선 참가업체들이 가진 가장 큰 불만은 '너무 비쌌다' 였다. 일반 1부스 임대료가 180만원, 그리고 복도에 거는 현수막 같은 경우 500만원이라는 상당히 비싼 비용이 책정 됐다.

물론 삼성동의 코엑스에서 이와 비슷하게 진행할 경우 더 많은 비용을 줘야 하기는 하지만 이제 1회 행사를 하는 킨텍스에서 이만한 가격을 책정 했다는 건 일반적으로 과도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이다.

게다가 비밀리에 관계자들 사이에서 퍼진 얘기들이 기자의 귀에도 들려왔지만 이번 킨텍스에 참가한 업체들이 단 한군데인 MS만 빼놓고는 정부 주도의 행사에 협찬을 했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또한 행사 소개가 담긴 책자 팜플렛 하나 하나에 들어가기 위해선 별도의 비용이 들어가야 했다는 점도 업계 관계자들의 불만이다.

"이거 혹시 남은 예산 다 흥청망청 쓰고 부족한 건 이런식으로 메꾼 건 아닌지 모르겠어요"라는 업체 관계자들의 의혹도 귀에 선하다. 뿐만 아니다 전화선 랜선 설치 및 이용료 폭리 수준이었고 부스설치에 필요한 크레인등 일괄 장비 업체를 지스타쪽에서 지정한 한 업체에서 모든 업무를 담당했다는 점도 큰 분란의 소지가 충분하다.

기자가 바라본 문제는 이것 뿐만은 아니다. 과연 조직위의 말대로 해외 홍보는 제대로 했는가다. 'E3', '동경게임쇼'와 함께 세계 3대 게임쇼로 육성 할 것. 이라는 정부의 주장과는 다르게 해외 홍보는 거의 빵점 수준이었다. 물론 기자가 알아본 바로는 이번 지스타 조직위에서는 '해외 각종 언론에 보도자료 등을 배포했다' 라는 말을 했지만 실제적으로 아는 해외기자 라인 선에서는 받은 바 없다 라는 얘길 들었다. 아니 오히려 행사를 열긴 하느냐? 라는 게 외신 기자들의 역질문 이 더 많았다. 즉, 이번 지스타는 국내에서 열린 '우리만의 잔치'였다는 의미다.

여기까지가 참가 업체들 즉 관계자들의 불만이라면 일반 참가자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불만은 불친절 이었다. 비록 부족한 인원이고 조직위에서 직접 관리 못한 하루 아르바이트생도 있다지만 세계적인 행사를 노려본다고 할 때 너무나 교육이 안됐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마치 정부 주도의 정부 행사에 온 것 같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관람객들도 있었다. 이런 문제는 주차장에서도 종종 이뤄졌다.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주차요원들은 보기 힘들었고 다짜고짜 언성을 높인다던가 관람객을 밀치기도 하는 등의 상식 밖의 행동들도 곳곳에서 일어났다. 물론 관람객이 화를 내면 같이 언성을 높이면서 성질을 부리는 조직위 관계자들은 기자도 여러 곳에서 보고 눈쌀을 찌뿌린바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모처럼 좋은 의도로 준비한 셔틀버스 운행제, 강남과 강북에서 운행하는 이 셔틀버스 운행제는 분명 지리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던 킨텍스에 방문객을 훨씬 많이 유치하는 좋은 방법이 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이런 셔틀버스 운행제가 있는지 조차 몰랐다. 준비는 했으되 홍보는 부족했다는 점이다. 또 셔틀버스 운행을 안다고 해도 강북 쪽 셔틀버스 운행 장소에는 그 어떤 안내표지판도 없이 버스만 준비되어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셔틀버스' 이용을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아쉬운 사람이 알아서 찾아가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질문을 던질 수도 있겠지만 그건 전형적인 공공기관의 행태가 아닌가? 분명 이번 킨텍스에서 열리는 지스타는 비즈니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기본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기자가 실제로 참가한 업체의 대부분의 관계자들에게 내년에도 참가할 텐가? 라는 질문에 90%가 '글쎄요' 라는 대답을 했다. 바로 이번 행사가 너무 힘들었다는 의미다. 여러모로 말이다.

물론 아직 1회밖에 안됐으니깐 여러 가지를 부드럽게 봐줘야 하는거 아닌가? 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하겠지만 처음이기 때문에 더 꼼꼼하게 지적할 건 지적해야한다. 그래야 2회 때 완전히 자리 잡고 3회 때부터는 세계적인 대회로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노크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번 지스타는 점수를 매기자면 100점 만점에 80점을 줄 수 있겠다. 해외로의 홍보부족 등 세계적인 게임쇼로의 진출이라는 부분에서 다소 미흡한 부분이 보였지만 국내에서 열린 게임쇼 중에서는 가장 잘된 행사가 아닌가 싶다. '세계 3대 게임강국', 'e스포츠의 종주국', '온라인 게임의 왕국' 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도록, '지스타'가 '세계 3대 게임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국내 모든 게임사들과 관계자들이 힘을 모아 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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