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비트 초보자 기행기 1부, 리듬을 익혀라

쏟아지는 노트를 보고 분노의 역류가 일어난다면! 이 게임을 하자
나는 리듬 액션 장르의 게임을 참 좋아한다. 세렝게티 초원의 우기에 내리는 빗줄기마냥 쏟아져 내리는 고난이도 까지는 소화하지 못하지만, 흥겨운 음악을 들으며 박자감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왔던 리듬액션 게임의 조작성이라는 것이 대부분 천편일률적이었던 터라, 나나 내 주위에도 질려가던 경우가 꽤 많았다. 무료하게 인터넷 사이트를 뒤지던 어느 날, 여느 날과 다를 것 없이 여기저기를 뒤적이던 중 눈에 띈 배너가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취향이 아닌 헤어스타일인 바가지머리를 한 아가씨 캐릭터가 이쁜 척 하고 있는 배너였다. 지금와서 생각하는 것이지만, 그 때 내가 저 배너를 클릭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더랬다. '나 초등학교 때 저 머리했다가 애들한테 무시당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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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그곳은 인생의 정글 같은 곳이지, 코 풀 시간도 없단다 - ManBeast 曰 -
러브비트, 게임을 인스톨하고 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게임을 본격적으로 접하기 전에도 커뮤니티가 강화되고 여러 게임모드를 즐길 수 있다는 내용을 들었던지라 사실 커뮤니티에 관한 기대를 살짝 했던 것도 사실이다. 음... 좀 꾸며서 말하면 커뮤니티에 관한 기대, 솔직히 말하자면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에서 싹트는 남녀상열지사를 기대했다고 해 두자. 거짓말하면 혼난다더라. 입문, 입문(연령제한), 초보, 자유 서버 중에 입문 서버에 들어가려 했다. '요즘 10대 무섭다더라'같은 말을 많이 들었던지라, 10대에게 맞은 적도 없는데도 나도 모르게 20대 전용 서버에 들어가려 했다. 하지만 낮 시간에 접속한 관계로 20대 서버는 한산한 모습.

ManBeast: : 아참, 20대는 일 할 시간이지... 난 그런데 왜 게임하고 있을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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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에 언급한대로 리듬액션 게임에 경력이 있다고 자부하는 터라 연습도 거치지 않고 바로 개인전에 들어갔다. 처음 시작한 노래는 별 3개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빅뱅의 붉은노을. 네 개의 구역에 나뉘어 표시되는 화살표를 각 구역마다 타이밍에 맞춰 입력을 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스페이스 바를 누르는 타이밍이 익숙하지 않은 점이 좀 어색하지만, 전반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게임을 하다가 발견한 특이한 점은 리듬 액션 게임임에도 게임 중에 채팅을 하는 게이머가 상당히 많았다는 것이다. 노트가 쏟아져 내리는 여타 게임에 비해 중간 중간 쉬는 템포도 있어서 가능한 일이렸다. 허나 그런 분위기와는 상관없이 불타오르고 있는 게이머가 있었으니...

ManBeast: : 후훗.. 빡시게 게임을 해도 1위를 할까 말까 한 이 마당에 대화를 하다니. 물러터진 애송이들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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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저 판의 결과는 ManBeast 6명 중에 4등이었다.(말 제일 많이 한 사람 순위가 제일 높더라)몇 판의 패배를 더 맛보고 나서야 생각났다. 난 리듬 액션 게임 경력은 꽤 된다고 자부하지만, 그 경력 중에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던 기간이 전혀 없었다는 것을 -_- 말 제일 많이 하면서도 매번 1위를 차지하던 게이머는 종종 별 10개짜리 최고 난이도의 곡도 즐긴다고 했다.

ManBeast: : 그렇게 잘 하시면서 초보 서버에는 왜 오신거에요?
말 많지만 잘하는 분 : 높은 레벨의 곡은 쉴 틈 없이 화살표를 눌러야 해서 이렇게 차분차분 하면서 대화하는 재미를 느끼기 힘들어요. ^^;
ManBeast : 대인배근영. 님 혹시 나이가 몇 살?
말 많지만 잘하는 분 : ㅋㅋㅋ 16살이요. 님은요?
ManBeast : 아..전 28살요;;

- 방장님이 ManBeast 님을 강퇴했습니다. -

16살..그렇군요, 당신과 나 사이에 커다란 벽이 있는 느낌이네요. 굳이 비유하자면 만리장성과 비슷한 벽... 전 연습하러 갑니다, 날 강퇴한 냉정한 사람아,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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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인과 연습하다 발려봤어요? 안 발려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심리적인 만리장성과 마주친 나는 연습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제서야 눈에 띈 미션모드. 러브비트에는 달인과 즐기는 미션모드가 있다. 개그콘서트에 '달인'코너에 등장하는 노우진, 김병만, 류담의 세 명의 개그맨을 본 딴 캐릭터와 미션을 즐기며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요소를 습득하는 모드라고 할 수 있다. 뒤늦게 '나라는 인간 실력없음'이라는 것을 깨달은 난 미션 모드를 통해 실력을 키우기로 결심했다.

ManBeast : NPC 따위야 껌이지. 미안하지만 내 1승 재물은 너로 택했다.

그렇게 생각하고는 달인과의 대결 하드모드를 선택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게임은 두뇌로 하는 게임이 아니더라는 것만 깨닫게 됐다. 달인은 달인이더라 -_-;; 뭐 어쩌겠는가.

ManBeast : 뭐... 러브비트만 16년간 즐겨온 캐릭터를 내가 쉽게 이길 수 있을 리 없지

상쾌하게 결론을 내리고 나니 패배로 무거웠던 마음도 왠지 상쾌해진 기분이었다.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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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어머니가 언제나 하시던 말씀 '남에게 도움은 못 줄지언정 폐는 끼치지 말아라, 쫌!'
팀전모드는 최대 4인까지 팀을 이루어서 팀간 배틀을 하는 모드로, 각 팀에서 최저 스코어를 기록한 팀원이 하나 씩 제거되며, 최종적으로 한 명씩 남은 양 팀의 멤버가 배틀을 펼치게 된다. 이 상황에서 승리하는 멤버가 있는 팀으로 1점을 따가게 되고, 이런 식으로 곡이 종료될 때 까지 더 많은 점수를 얻은 팀이 승리하는 모드다. 라운드 스코어가 동점일 경우는, 각 멤버들의 합계 점수가 더 높은 팀이 승리. 즉, 아무리 못하는 멤버라도 자신의 팀에 확실한 에이스가 있다면, 승리할 수 있는 모드인 것이다. 패배에 찌든 게이머도 이 모드에선 승리의 달콤함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본인도 이 모드를 통해 몇 번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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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필자가 각성을 했는지 팀의 에이스가 돼서 경기를 지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라기 보다는 그 방에 모인 사람들이 마침 모두 완전히 초보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ManBeast: : 팀에 피해만 주던 아들이 이렇게 팀을 이끌고 있어요, 어머니 ㅠㅠ

스페이스 바를 누를 때마다 100%를 기록하며 승리로 팀을 이끌어가던 무렵. 필자의 센서티브한 장에 신호가 왔다. 이 기회에! 출세의 기회에!! 이런 변고가 있나!!!

ManBeast : 먹었으면 내보내야 한다는 거 정도는 나도 알아! 하지만 지금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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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약근도 조여보고, 자물쇠도 떠올려보고, 블랙홀도 상상해보는 등 여러 가지 상상을 했지만 이 대자연의 부름을 거역할 순 없었다. 게임도 중요하지만 이 나이 먹고 바지에 X을 쌌다고 하면... 그것도 게임하다가 X 쌌다고 하면, 어디가서 하소연도 못할 일 아닌가. 결국 난 키보드를 놓고 쓸쓸하게, 하지만 급하게 화장실로 달려가야 했다. 팀원들의 아우성을 남긴채로 ㅠㅠ

맴버 A : 울 님 파이팅~ㅎ
맴버 B : 저 님 갑자기 각성하셨네 ㅋ

(긴급 자리이탈 이후...)

맴버 A : 맨비스트님 왜 겜 안하셈?
맴버 B : 아 놔! 개념 좀!!!
맴버 C : 아 저 #@$@#$어디갔어! !#개념없는 %$&^$

얼굴 모를 팀원들에게 정말 미안했다. 괄약근의 한계였다고 울고불고 짜도 소용없겠지만... 정말 이 자리를 빌어서 사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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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바를 제압하는 자가 러브비트를 제압한다. 터져라 폭탄 모드!
러브비트 중간에 나오는 로딩 화면에서도 알 수 있는 점이지만, 이 게임에서 스페이스 바를 얼마나 정확한 타이밍에 누르는 가에 따라 게임의 승패가 달렸다고 할 정도로 스페이스 바는 중요하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스페이스 바의 타이밍이 영향을 많이 끼치는 모드가 있으니 바로 터져라 폭탄 모드. 다른 모드와 똑같이 게임을 즐기는 와중에 매 소절마다 폭탄이 각각의 게이머에게 이동한다. 폭탄을 들고 있을 때 모든 입력을 100%로 하지 않으면 폭탄이 터지게 되고, 게이머는 이 사이에 점수를 얻을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스페이스 바를 100%에 맞춰 입력하는 것이 까다롭다보니, 다들 스페이스바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_-;
개인적으로 참 많이 터트려먹었다. 왜 내가 폭탄만 들면 스페이스 바를 요구하는지 운도 실력도 없는 나에게 선택의 여지는 그저 폭탄 터트리고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보는 일 뿐. 심지어 어떤 게이머에게 '저 분 불쌍하다 ㅠ'라는 동정 아닌 동정을 받기까지 했다. 따뜻한 사람 같으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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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순한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네? 제 얼굴이 불순하다구요?
이번엔 미팅 모드와 커플 모드를 즐겨보기로 했다. '여자와 미팅이라 하악~' 같은 불순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어허~ 진짜라니까? 개인전과 팀전이 전반적으로 별 한 개에서 여섯 개 정도의 레벨 사이를 즐기는 게이머가 많고 여덟에서 열 개 사이를 즐기는 게이머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허나 미팅 모드와 커플 모드는 전반적으로 낮은 레벨의 곡으로 즐기는 게이머들이 대부분이었다. 미팅 모드는 예전에 쉽게 볼 수 있었던 '사랑의 짝대기'와 비슷한 형식이었다. 노래 한 곡이 나오는 동안 파트너가 자동으로 바뀌며 춤을 추고, 각 파트너의 점수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형식. 노래가 종료되면 가장 맘에 드는 사람을 정하고 서로를 찍게 되면 파트너가 되는 형식이었다. 자동으로 러브비트 내의 메신저에 친구로 등록되는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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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 모드는 미팅 모드와 같은 방식으로 점수가 집계되지만 파트너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명으로 고정이라는 것이 차이점. 이 모드가 본격적으로 러브비트의 이름 중 '러브'에 어울리는 모드라고 할 수 있겠다. 자 열심히 해서 그녀의 하트를 Get 해보자. 당신이 여자라면 그의 하트를 Get 하는거다. 휴... 이렇게 우여곡절 나는 '러브비트'를 체험하고 어느덧 고수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이렇게 각종 모드를 섭렵하고 나니 '정말로 이성과 친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부 기행기는 실제 이성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방식을 연구하는, '불타는 내 청춘' 편으로 작성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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