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렙이 되고 싶은 ManBeast의 홀릭 2 도전기 3부

언제까지 동물들만 괴롭히며 살텐가!!
2 부에서 UCD에 들어갔다가 비참한 꼴만 당한 필자. '역시 사람은 햇살이 내리쬐는 곳에서 살아야 건강할 수 있는 것이지'라는 주장을 하며 당분간은 던전에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어둡고 퀴퀴한 냄새나는 던전 같은 곳에 들어가느니 밝은 햇살이 내리쬐는 초원에서 갖가지 벌레, 축생을 때려잡는 것이 더욱 생산적이고 활기차게 보일 것 같아서다.
테마를 '밝은 햇살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ManBeast의 튀어오르는 땀방울과 함께 여심을 독차지 하자'로 잡고 필드에서 온갖 몬스터란 몬스터는 다 때려잡고 있던 필자. 하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서 굉장한 지루함을 느꼈다. 이렇게 반복적이고 기계적으로 사냥을 해봐야 남는 것이 없지 않는가. 누군가 필자에게 '홀릭 2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이 뭡니까?' 라고 물어오면 '벌레를 탁하고 치니까 꾸엑하고 죽습디다.'라고 말하게 될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그래서 결정했다. 이번 모험의 테마는 홀릭 2에 존재하는 몬스터 관련 시스템을 모조리 체험하는 것으로 말이다. 무작정 사냥하는 것 보다는 목적성을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것이 동기유발도 되고 좀 더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겠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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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카드를 다 모아서 친구들에게 자랑해야지 꺄르륵~
홀릭 2의 몬스터 관련 시스템 중에는 몬스터 카드 콜렉션 시스템이 있다. 한 지역에 존재하는 모든 몬스터의 카드를 모으면 잡화점의 NPC를 통해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특히 몬스터 카드를 다 모으면 특정 몬스터를 길들일 수 있는 아이템을 준다기에, 이 카드를 다 모아보기로 했다. 어떤 게임을 즐겨도 수집요소는 다 무시하고 게임을 즐기던 필자가 평소라면 절대 하지 않을 행동이지만, 지나가는 게이머가 옆을 아장아장 따라가는 몬스터가 꽤 귀여워서 부러웠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지역에서 얻어야 하는 몬스터 카드는 총 29종. 운이 좋아서 10 마리 내외를 사냥하자 카드가 나오는 몬스터가 있던 반면, 죽어라 사냥을 해도 나오지 않는 카드도 있었다. 풀밭거머리와 흙인형의 카드가 바로 그것 -_-; 거의 1시간 가량을 거머리만 잡아야 했다. 그래도 잡아야만 했다. 나도 내 옆에 아장아장 따라다니는 몬스터에 엘리자베스, 죠르쥬 같은 이름을 지어주고 데리고 다니고 싶었으니까. 그래도 안나오는 카드는 안나왔고 난 지쳐만 갔다.

ManBeast : 아오! 송충이 꿱꿱거리는 소리도 지겨워 죽겠네! 이거 카드 원래 이렇게 안나오나요?

솔직히 누구 들으라고 외친 것은 아니었다. 하도 답답해서 누군가에게 그냥 하소연이 하고 싶었을 뿐, 하지만 이내 답변이 날아왔다. 같은 길드에 속한 길드원에게서 날아온 답변.

ManBeast : 아...맞다; 나 길드 가입했었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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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드장이 들으면 참 슬퍼할 소리를 중얼거리고 있는 차에, 다시 한 번 그 게이머에게서 대화가 날아왔다.

길드원 : 카드 모으시나봐요?
ManBeast : 네~ 아직 렙도 낮고 사냥은 좀 지겹고해서, 몬스터 테이밍이나 해보려구요.
길드원 : 재밌게 하시네요 ㅎ 그런데 무슨 카드가 얼마나 안나왔길래 그러세요?
ManBeast : 저 지금 거머리만 1시간 넘게 잡았어요;
길드원 : -_-; 말씀을 하시지; 제가 카드 넘겨드릴께요; 거머리만 드리면 돼요?
ManBeast : 네?;; 몬스터 카드 교환 가능한 아이템이에요?;;;;

...필자를 멍청하다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 내가 생각해도 멍청한 짓 한거니까 -_-; 군대 있을 때 많이 들었던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군대 선임 : 야! 모르면 좀 물어보고 해 임마!!
ManBeast : 이렇게 하면 될 줄 알았지 말입니다 -_-;

하여간, 지난 번에 이어서 길드원에게 톡톡한 도움을 받은 필자. 결국 모든 카드를 다 모을 수 있었다. 다 모은 몬스터 북을 잡화점의 NPC에게 인증받으면 아이템으로 교환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손에 얻은 아이템. 바로 몬스터를 테이밍 할 수 있는 호리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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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다 이룬 포켓몬 트레이너의 꿈을 이루고 싶었을 뿐이야
호리병에는 흙인형을 테이밍 할 수 있다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오우~ 개인적으로 귀엽다고 생각한 몬스터였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고 바로 맵에서 흙인형이 위치한 곳을 확인한 후에 달려갔다. 하지만 달려가는 내내 영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으니, 아이템 설명에 붙어있는 경고 문구. '몬스터를 포획할 수 있는 확률이 낮습니다' 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호리병 갯수는 겨우 다섯 개. 흐음, 뭐 그래도 레벨이 높은 몬스터도 아니고... 어떻게든 풀리겠지 뭐. 기다려 아쌈!! 형이랑 놀자꾸나 꺄르르륵~
첫 번째 몬스터 포획 시도를 하자 게임 창이 말하오. '몬스터 포획에 실패하셨습니다.' 두 번째 시도에 게임 창이 말하오. '몬스터 포획에 실패하셨습니다.' 세 번째 시도에 게임 창이 말하오.... 아악! 결국 아이템만 날려먹었네! 어떻게든 풀리긴 개뿔!!! 생각해보면 필자는 이런 쪽으로 운이 굉장히 없는 편이었는데... 원산지를 알 수 없는 자신감을 갖고 달려들 때 이미 알아봤어야 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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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리병을 얻기 위해서는 다시 카드를 다 모아야 할텐데... 길드의 여러분에게 다시 부탁할 염치는 없고, 그렇다고 언제 나올지 모르는 이 카드를 계속 모을 수 없으니... 결론은 포켓몬 트레이너의 길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뭐 됐어. 어차피 이 게임에는 피카츄도 안나오는데 포켓몬 트레이너를 꿈꿔서 뭐해. 쳇! 뭐, 그래도 카드 모으고 테이밍 하러 달려오는 동안에는 꽤 즐거웠으니까 됐지만.

날 봐! 내 안의 몬스터가 이렇게 커졌어!!
몬스터 테이밍에는 실패하고 카드 수집에만 성공한 이른바 절반의 성공을 거둔 ManBeast. 이번엔 몬스터로 변신해보기로 했다. 다른 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홀릭 2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몬스터 변신 시스템. 인벤토리에서 몬스터 변신 아이템을 우클릭하자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멋드러지게 변신할 수 있었다. 뭐... 약한 몬스터라서 멋있다기 보다는 좀 우스꽝스러운 모양이지만 -_-
몬스터로 변신이 완료되면 여러 스킬 중에서 4개를 선택할 수 있으며, 그 보스 캐릭터의 체력, 능력치, 스킬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보스가 된 기분으로... 게이머들을 사냥하고 싶었지만 시험삼아 한 방 쳐봤더니 대미지가 너무 나오지 않아서 포기하고 그냥 근처의 몬스터들이나 사냥하고 다니기로 했다. 아, 시험삼아서 쳐 본 게이머가 가만히 있었냐고? 채팅창으로 미친듯이 사과하고 굽신거렸더니 봐주더라. 뭐 어차피 대미지도 4 밖에 주지 못했으니, 그런걸로 화낼 정도로 각박한 세상은 아닌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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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Beast : 호오... 이 녀석 이런 스킬들을 가지고 있었나?

필자의 권술사 캐릭터가 사용하지 못하는 스킬들을 사용할 수 있어서 좀 더 신선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게다가 이 녀석은 필자가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한 광역 스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좋아 이 녀석은 나의 미래다. 욕심이 생긴 필자는 보스로 변신한 채로, 이 지역의 보스에게 달려들어 보기로 했다. 이름하여 '괴수대격돌 2009' 호수 주변에 보이는 보스. 대뜸 달려들어봤다! 우와아아아앙!!!!

ManBeast : 어? 어? 어?;;;

...순식간에 드러누웠다. 뭐야 이 녀석 약하잖아!;;; 생긴 것처럼 약한 녀석이었다. 겉과 속이 일치하는 점은 마음에 들긴 하지만, 이렇게 약해빠져서 어디 써먹겠나!

지나가는 게이머 : 그거 그 몬스터로 못잡아요. 물약 엄청 빨아야돼요.

네... 저도 지금 느끼고 있는 점입니다. 조금 늦었지만 충고 감사합니다 -_-; 좋아 방금 쓰러져간 몬스터의 복수다. 부활한 ManBeast. 물약을 챙기고 보스에게 바로 달려들었다. 어? 그런데... 뭐 이리 약해 이 녀석! 엄청 약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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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가 강한게 아니라 아까 필자가 변신했던 몬스터가 약한 거였다. 몬스터로 변신할 수 있는 것은 좋지만, 몬스터로 변신한 후에 본인의 캐릭터보다 약하게 되는 수도 있으니 행여나 홀릭 2에서 처음 변신하는 게이머들은 이 점을 유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여행은 계속된다. 아마 삽질도 계속 되겠지
ManBeast의 뭔가 어정쩡한 기행기는 이번으로 막을 내린다. 홀릭 2의 세계는 이것보다 훨씬 넓고 다양하며, 더욱 많은 사람들과 접촉할 기회가 생길 것이다. 그런만큼 필자의 삽질도 빈도와 강도가 늘어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보는 게이머 중에 이런 필자를 가엽게 여기는 분이 있다면, 홀릭 2의 세계에서 ManBeast를 만났을 때 따스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주길 바란다. 같이 게임을 즐겨도 좋고 말이다. 물론 필자의 이상한 실수를 용납할 수 있는 넓은 가슴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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