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일본 참패, 부활하라 Xbox360'

< <차세대기의 선두주자인 Xbox360도 일본에 발매된 지 벌써 1달이 지났다. 한 달간 일본에서 판매된 Xbox360의 판매 대수는 약 7만 여대. 마이크로소프트가 노렸던 대로 모든 일이 순조롭게 전개되지는 않은 듯한 모습이다. 이에 게임동아에서는 현재 일본의 상황을 통해 '일본에서의 Xbox360 마케팅 전략 미스'가 어떠한 것이었는지를 알아보고 한국에서의 상황은 어떨 것인지를 점쳐보기로 한다.>>

일본 = 김규만 게임동아 일본 특파원 (mecklen@gamedonga.co.kr)

2005년 12월 10일의 동경. Xbox360이 전격 출시됐다. 일본의 거대 전자제품 판매 업체들은 서둘러 새벽 6시부터 상품을 나열하고 특별 판매대를 설치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허나 이게 웬일인가. 생각했던 만큼 사람들도 모이지 않았으며, 이렇다 할 큰 반응을 볼 수 없었다. 불경기라고는 하지만 PSP와 닌텐도DS의 발매 때에는 각 지역에서 정신없이 팔려나가는 모습을 보였던 걸 비교해볼 때 Xbox360의 발매 당일의 모습은 초라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초라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Xbox360

|


리모컨 등 획기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

일본에서 고전하는 Xbox360, 이유는?

아무리 Xbox가 일본에서의 평가도가 낮고 인기가 없다고 하지만 이번 Xbox360의 경우는 일본 시장에 맞춰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쳐 왔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몇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다.

-하위 기종의 실패로 인한 차후 기종의 불투명함

우선 일본 게임 시장을 두고 Xbox의 참패는 글로 쓰기도 무안할 정도. 지난 3년간 판매된 Xbox 본체의 대수는 4만대를 넘지 않는다. 일본 전 국민의 10% 정도가 게임인구라고 했을 때 그 중 약 0.4%도 되지 안는 참혹한 수치의 기록이다.

이렇듯 하위 기종의 실패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서 만드는 하드웨어에 대한 불신이 커졌으며, 아무리 일본을 위한 마케팅을 펼친다 하더라도 그렇게 쉽게 일본인들의 입맛을 끌어당기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하위기종 대응이라는 기능만으로 킬러 타이틀이 없는 현 시점에서 게이머들의 구매욕을 불러 일으킨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아무리 Xbox로 명작 게임들이 발매되었다고 한 들 하드웨어 자체를 구입하지 않은 게이머들에게 그것이 Xbox360과 호환된다 하더라도 큰 메리트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플레이스테이션 1에서 플레이스테이션 2로 이행하던 상황을 되새겨보면 이해가 쉬울 듯. 발매 당시 구입을 할 만한 게임이라곤 '릿지레이서' 뿐이었으나, 하위 기종에 대한 완벽한 대응, DVD 플레이어로써의 기능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구입욕을 불러일으켰다고 판단할 수 있다. Xbox360에는 그런 절묘한 요소가 부족한 게 아닐까?.

- 킬러 타이틀의 연기, 부족 현상

Xbox360에도 킬러 타이틀이 없다고는 단정지을 수 없다. 무수히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테크모의 '데드 오어 얼라이브 4' 만으로도 하드웨어를 구입하겠다는 게이머들도 일본에는 상당 수 있을 정도. 테크모의 전격적인 지원을 받고는 있으나, 이 또한 네트워크 관련 수정을 위해 동시 발매되지 못했고, 이후에도 발매 연기가 더 이루어진 것이 치명타로 작용했다. 킬러타이틀의 연기로 인해 게이머들은 구입을 망설이게 되고 이윽고, 나중에 값이 좀 싸지면 구입할까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이르게 된다.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는 그야말로 세상에서 말하는 대박 킬러 타이틀이 없다는 점이다. 이번 Xbox360을 포진하고 있는 세력으로는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 판타지 11'이 있으며, 그 이외에도 판타그램, 오카모토 사단 등 굵직한 개발사 등이 존재한다. 그러나, 4만 엔이나 하는 고가 하드웨어를 망설임 없이 구입하게 만드는 저력 있는 게임이 동시발매 타이틀로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 타격적인 미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터무니 없는 소프트웨어 가격 설정

새로운 하드웨어, 새로운 매체의 도입으로 개발사에서도 많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라 판단되나, 이제까지 6~7천 엔을 넘지 않았던 소프트웨어의 가격대가 한순간에 8천엔~9천엔 대로 상승한 것도 구입욕 감퇴에 보탠 것으로 판단된다. 무슨 큰 차이가 있겠냐고 반론할 지 모르나, 하드웨어 구입 당시의 상황을 연상한다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하드웨어의 가격이 39,900엔, 소프트웨어의 가격이 8천 엔을 웃돈다고 가정하자. 사는 김에 콘트롤러도 하나 더 구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미 가격은 5만 엔을 웃도는 가격이 된다. 이것은 아무리 자기가 돈을 번다고 해도 쉽게 지갑에서 빼낼 수 있는 금액은 아니다. 역시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뿐.

중고 시장을 확인해 본 결과 이미 많은 물량의 Xbox360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것은 타이틀 부재와 연동한 실용성 면에서 일본 게이머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발매 직전에 미국 쪽에서 언급된 버그 문제도 판매상황을 악화시켰으며, 다른 하드웨어와 비교해본 뒤 구입하겠다는 상당수의 게이머들도 보이기 시작했다. Xbox360의 성능이 아직은 의심스럽다는 걱정이 게이머들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듯 한 눈치다.


Xbox360 향후 대책과 돌파구

Xbox360. 앞으로의 대책과 돌파구는 무엇인가? 아쉽게도 Xbox360은 일본에서 연말연시 특수마저 실패한 전철을 밟고 있다. 오히려 연말연시 특수로 닌텐도DS가 불티나게 팔려 전국 곳곳에서 품절이 되는 아이러니한 일도 있을 지경.

아쉽게도 Xbox360는 당초 계획이었던 1월 중순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당초 계획이란, 12월 발매 이후 '데드 오어 얼라이브 4', '릿지 레이서 6'의 힘을 빌어 1월 빅 타이틀 발매까지 게이머들을 묶고 있겠다는 전략이었으나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

소프트웨어 가격 책정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검토 해볼 필요가 있다. 이제까지 많은 미디어를 사용한 소프트웨어 발매가 이루어졌으나, 소용량 매체인 롬팩에서 대용량 매체인 CD로의 이전은 용량의 변화뿐 아니라 가격이 절반 이상으로 떨어진 데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당초 롬팩의 가격이 1만엔 이상 하던 것은 보통 일이었으나, CD로의 매체 변동과 함께 소프트웨어는 5천 엔에서 7천 엔대로 대폭 싸졌다는 이야기. 하지만 최근에는 보다 대용량 미디어를 선호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의 경향이 강해져, 하드웨어 개발사들은 독자적인 매체를 개발하게 되고, 결국 소프트웨어 자체의 가격이 상승하는 불찰을 빚어내고 만다.

즉, 일단 현 시점에서 가능한 한 소프트웨어의 가격대를 안정화 시켜 기존의 소프트웨어와 비교했을 때 구매자가 큰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유도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또, 온라인 성능을 제대로 끌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직까지 가정용 네트워크가 구비되지 않은 가정을 위한 독특한 마케팅 전략을 펼친다면, 당장 배고픈 10만 대 이상의 판매대수를 돌파할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PS2의 슬림형 버전이 발매되었을 때도, 인터넷을 설치할 경우 PS2의 값을 싸게 해주는 등의 이벤트를 통해 PS2 판매량에 일조하고 있다. '발매한지 한달도 채 안된 하드웨어가 방출 판매냐?'라고 반문해 올지 모르나. 아쉽게도 일본 국내에서 Xbox360의 좋은 점이 그다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은 듯하고, 무엇보다 화려한 네트워크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면서도 그 기능을 제대로 살려내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프로바이더와의 합작 마케팅은 필수불가결이라고 생각한다(장기적으로 판단해 Xbox LIVE로 벌게 되는 돈도 무시할 수 없으며, 각 종 온라인 서비스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종합해볼 때 보다 마이크로 소프트웨어만의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동급 PC보다 쉽게 조작할 수 있으며, 다양한 인터페이스 호환 등의 장점을 부각시켜, 가족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다는 Xbox360만의 장점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한국 시장에서의 Xbox360 어떨 것인가.

한국에서의 Xbox360의 전망을 말하려면 역시 같은 동양권에 있는 일본을 보고 말할 수 밖에 없는데, 실제로 일본에서 Xbox360이 고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국내에서의 Xbox360의 출시 또한 긍정적이라고 할 수만은 없다.

여기에 일본과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Xbox360의 전 기기인 Xbox가 국내에 '하드를 통한 복사 게임기'라는 인식이 뿌리깊은 상태인 것. 게다가 '패키지 게임'의 불모지로 알려져 있는 국내 게임 시장을 감안해봤을 때 Xbox360의 국내 성공은 요원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하지만 이런 인식은 마이크로소프트사 또한 충분히 알고있는 사실이며, 실제로 이를 타파하기 위해 만반의 채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닉 필링햄의 'Xbox360' 발표

|


의욕을 보이는 Xbox360

---|---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올해 2월에 10개가 넘는 동시 발매 타이틀을 부각하며 Xbox360를 국내 출시를 천거했다. 이중에는 '데드 오어 얼라이브 4' 등의 킬러 타이틀뿐만 아니라 대규모의 한글화 게임들이 줄지어 포진되어 있으며, 이미 가동중인 '차세대 Xbox Live'를 통하면 분명히 지금까지와는 다른 게임 환경을 접할 수 있게 될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Xbox360이 성공하려면 현재 게이머들이 충분하게 납득할 수 있는 가격 정책과, '온라인'을 활용한 풍부한 콘텐츠를 제시할 필요성이 있다. 따라서 이런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움직임은 매우 긍정적이며, 국내 시장에 어느 정도의 반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Xbox360과 PS3 등 차세대 게임기 전쟁은 Xbox360의 출시로 이미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뜨거운 의욕과 소니의 묵직한 관록 대결, 시간이 갈수록 이들의 대결은 더욱 흥미진진해질 것이며, 이들의 대결로 인해 게이머들이 환호할 엄청난 게임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제 3차 차세대기 대전, 처음 출진한 Xbox360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