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뮤직비디오 같은 게임

아류작이긴 한데...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파이날 판타지 등 시대를 앞서가는 대작들이 등장한 다음에는 이 작품들의 장점을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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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아류작들이 등장하곤 했다. 하지만 좋은 재료를 쓴다고 해서 꼭 좋은 요리가 나올 수가 없듯이 대작의 장점만을 사용한 아류작들도 대부분 모방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쓰러져 갔는데 데빌 메이 크라이의 아류작인 카오스 레기온은 그런 고만고만한 아류작과는 뭔가 다른 가능성이 보인다. 조그만 회사에서 만든 엉성한 아류작이 아니라 데빌 메이 크라이를 제작한 캡콤에서 직접 만든 작품이니 말이다. (물론 캡콤에서는 레기온 시스템을 내세워서 다른 게임이라 주장하고 있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자꾸 장르명 가지고 장난칠래!
데빌 메이 크라이만 해도 워낙 다른 게임에 비해 액션이 스타일리쉬 하니 그냥 이해하고 넘어갔지만 카오스 레기온은 한술 더 떠서 판타지 오페라라고 하는 신기한 명칭을 달고 나왔다. 물론 장르명이라고 하는 것은 제작하는 회사의 마음대로 붙일 수 있는 것이니 이렇게 딴지를 거는 필자가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게임이 어떤 스타일의 게임이라는 것을 한 단어로 표현해주는 것이 장르명 아닌가. 도대체 판타지 오페라라는 명칭을 가지고 카오스 레기온이라는 게임이 어떤 게임인지 짐작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지 궁금하다. (명칭만큼이나 게임이 독특하다면 이해라도 하겠지만 데빌 메이 크라이와 별다른게 없으니 더욱 기가 찰 뿐이다. 레기온 시스템이라고 하는 좀 독특한 시스템이 있기는 하지만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강조한 플레이 스타일, 카리스마 넘치는 주인공, 거대보스와의 대결 등 전체적인 흥미 포인트가 데빌 메이 크라이와 전혀 다른게 없지 않은가...)

레기온 시스템이 뭐야?
다른 것은 데빌 메이 크라이와 비슷하니 설명할 가치를 못 느끼겠고 카오스 레기온에만 있는 독특한 시스템인 레기온 시스템을 설명하면 일종의 소환수 시스템으로 진삼국무쌍의 호위병 시스템에다 데빌 메이 크라이의 소울 게이지를 첨가했다고 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다른 액션 게임을 하다보면 내가 조종하는 캐릭터는 단 한명뿐인데 적들은 끝이 안보일만큼 떼거지로 달려들어서 굉장히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카오스 레기온을 만든 제작자 역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이 시스템을 만들었는지 게이머가 조종하는 캐릭터는 마찬가지로 한명뿐이지만 플레이 중에 적을 죽여 얻는 소울 게이지를 소비하여 A.I가 알아서 조종해주는 여러마리의 소환수를 소환, 소환수와 함께 부대를 이뤄 싸울 수가 있다. (너무 적은 수가 나오면 시스템의 의미가 퇴색하고 너무 많이 나오면 화면이 굉장히 혼잡해서 주인공 캐릭터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되는데 액션 게임의 지존인 캡콤에서 만든 게임답게 딱 적당한 숫자이다.) 레기온에는 몸빵 역할을 하는 방어형 레기온도 있고 같이 접근전을 펼치는 접근전형 레기온, 후방에서 캐릭터를 지원하는 원거리 사수형 레기온도 있는데 아쉽게도 게임 중에 소환할 수 있는 레기온은 딱 두 종류밖에 없기 때문에 레기온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스테이지를 시작하기 전에 그 스테이지에서 사용할 레기온을 두 가지만 선택해야 하는데 레기온의 종류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이 달라지고 레기온마다 각기 다른 특수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정한 특수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꼭 그 레기온을 장착하고 있어야 한다.) 게임을 많이 해본 사람은 어느 정도 짐작했겠지만 전투를 통해 얻은 경험치로 레기온을 레벨업 시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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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기온의 특수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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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기온을
업그레이드 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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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 같은 그래픽.
데빌 메이 크라이를 통해서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호기심을 갖을 만큼 화려한 그래픽을 선보였던 캡콤의 게임답게 그래픽하나는 굉장한 편이다. 스타일리쉬 액션이라는 장르를 새로이 만들어낸 데빌 메이 크라이 못지 않게 화려한 액션도 멋지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매우 밝고 깔끔하기 때문에 필자가 보기에는 칙칙한 데빌 메이 크라이의 그래픽보다 훨씬 좋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 다음으로 스토리 동영상은 데빌 메이 크라이보다 한수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마치 한편의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주인공들의 얼굴이 상당히 만화틱 해서 약간 어색하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젋은 제작자가 만든 게임답게 (카오스 레기온의 개발자인 오노 요시노리씨는 데빌 메이 크라이의 음악을 담당했던 사람으로 카오스 레기온이 프로듀서로 첫 번째 작품이다.) 영상이 매우 감각적이며 동영상에 나오는 건물들이나 인물들의 복장이 매우 오페라 틱해서 (망토를 휘날리며 걸어 다니는 드라크로와... 예술이다. ^^) 판타지 오페라라는 장르명이 그래픽 때문이 아닐까라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판타지 오페라라는 장르명은 스페이스 오페라라고 불리워지는 스타워즈처럼 판타지계의 최고작품이 되라는 뜻으로 붙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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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있는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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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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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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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시오 마나부가 누구야?
위에서 말했듯이 그래픽이 오페라 분위기가 나기 때문에 음악 역시 오페라 분위기가 나지 않을까 생각을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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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데 반은 맞고 반은 아니다. 동영상이나 일부 보스전에서는 꽤나 장중하고 무거운 음악이 나오기도 하지만 플레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 필드에서는 사이버 펑크 계열의 오페라가 있으면 나올 법한 음악들이 흘러 나온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게임의 모든 음악을 오페라틱한 음악으로 채우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되지만 사이버 펑크 계열의 BGM도 그런대로 매력적이다. 아, 그리고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이번에도 역시 유명 음악가가 게임 음악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데빌 메이 크라이에서는 L'Arc~en~ciel의 드러머 유키히로가 참여하더니 이번에는 LIV의 오시오 마나부가 엔딩송 뿐만 아니라 주인공 목소리까지 담당했다. 매우 공격적인 스타 마케팅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목소리에서는 그다지 감흥을 느낄 수 없었지만 엔딩송 하나만은 좋더라. (엔딩을 보면 나오는 녹음장면에서 오시오 마나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는데 정말 잘 생겼다.)

뭔가 개선된 듯한 느낌의 시점...
캡콤에서 만든 데빌 메이 크라이 1과 데빌 메이 크라이 2. 모두 시점 때문에 많은 욕을 먹었는데 두 작품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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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통해 뭔가 교훈을 얻었는지 카오스 레기온의 시점은 약간 향상된 모습을 보여준다. 물론 아주 쾌적한 플레이를 제공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고정시점과 유동시점을 선택해서 플레이할 수 있으며 유동시점을 선택한 경우 R1 버튼을 이용해서 간편하게 시점을 조종할 수 있고 무엇보다 지도가 진삼국무쌍의 방식으로 나오기 때문에 길을 헤매인다거나 잘못된 시점으로 인해 죽어 버리는 불행한 사태는 없는 편이다. (사실 카오스 레기온은 퍼즐도 없고, 길도 일직선이기 때문에 바보가 아닌 이상 헤매일 일도 없다.)

그럴 듯한 시나리오.
카오스 레기온이 장점으로 내세운 것은 화려한 액션과 레기온 시스템이지만 필자가 좋은 인상을 받은 것은 시나리오다. 게임을 구입해서 플레이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모두 얘기할 수는 없지만 지크와 드라크로와가 대립하게 되는 이유와 세계관 설정이 매우 좋으며 마지막에 벌어지는 반전이 매우 충격적이기 때문에 조금만 살을 더 붙인다면 액션게임보다 RPG 게임에 더 잘어울리는 시나리오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이보다 더 단순할 순 없다.
카오스 레기온의 게임 스타일은 데빌 메이 크라이의 액션과 진삼국무쌍 시리즈의 호위병 시스템을 혼합해놓은 듯한 느낌이다. (물론 카오스 레기온의 레기온과 진삼국무쌍의 호위병을 똑같은 시스템으로 생각하는 것은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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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큰 오류이다. 진삼국무쌍의 호위병은 게임중에 차지하는 비중이 그다지 높지 않지만 카오스 레기온은 어느면에 있어서는 주인공보다 중요할 정도로 게임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큰 편이다.) 액션 게임 중에서 최고로 잘나가는 두 게임의 시스템을 더욱 강화시켜서 혼합시켰으니 뭔가 대단한 물건일 것 같은 예상을 하게 되는데 막상 게임을 플레이해보면 뭔가가 이상하다. 재료는 좋은데 조리과정에서 약간의 착오가 있었다고 할까. 데빌 메이 크라이처럼 스타일리쉬한 액션과 카리스마 넘치는 주인공이 있긴 하지만 게임의 주된 포커스가 레기온에 맞춰져 있다보니 주인공의 매력이 게이머에게 잘 와 닿지 않고 진삼국무쌍처럼 퍼즐은 아예 없는 액션만을 위한 액션 게임으로 만들었지만 진삼국무쌍에 비해 호쾌한 맛도 떨어질뿐더러 레기온이 워낙 강력하기 때문에 진삼국무쌍에서처럼 만두 하나를 찾아서 전장을 헤매이는 스릴감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카오스 레기온의 플레이 진행방식은 SEARCH AND DESTROY라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어느 지점에 들어서면 적들이 나오고 그곳에 있는 적들을 죽이면 문이 열려 다음 장소로 이동. 계속 이런식으로 반복된다.) 결론을 내리면 너무나도 강력한 레기온 시스템과 무지하게 쉬운 난이도, 마지막으로 아무생각없이 공격 버튼만 누르다보면 게임이 끝나 버리는 단순한 게임 플레이 방식이 문제인데 액션 게임에 자신이 없어하는 초보자들이나 적을 학살하는데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 어필할 수 있을테지만 머리를 쓰지 않으면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필자같은 사람에게는 이건 쓰레기다.

아류작은 아류작일뿐이다.
캡콤이 직접 만든 게임이기에 기대를 했건만 역시 아류작은 아류작일뿐이었다. 데빌 메이 크라이에서 스타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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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 액션을 빌려오고 진삼국무쌍의 호위병 시스템을 더욱 강화시킨 레기온 시스템을 장착시켰지만 결과는 개밥. 이 게임을 통해 어떤 재미를 느끼라는 것인지 도대체 짐작을 할 수가 없다. 진삼국무쌍처럼 퍼즐을 완전히 없애고 호위병과 부대를 이뤄 집단 대 집단의 전투 자체를 즐기도록 한 시도는 좋았는데 너무 쉬운 난이도 때문에 액션에서 재미를 느끼기는커녕 버튼만 누르면 되는 단순하고 지루한 게임 플레이가 되어 버렸고, 데빌 메이 크라이 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주인공과 화려한 액션을 강조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레기온 시스템을 더욱 강조하다보니 주인공의 화려한 액션이 레기온에 묻혀서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한다. 이래저래 좋은 재료를 섞기는 했는데 마무리가 약했다고 할까. 캡콤 게임 답지 않은 마무리가 정말 아쉬울 뿐이다. 리뷰를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자면 이 게임은 액션 게임의 초보자들을 위한 입문서같은 게임이다. 이미 높은 난이도에 길들여져 버린 액션 게임 매니아들에게는 어떠한 재미도 줄 수 없지만 몰려나오는 적들에게 다굴당하는 것이 지긋지긋한 액션 게임 초보들은 주위에서 같이 싸워주는 레기온이 커다란 의지가 될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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