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게임 열풍, 길거리 축구로 잇겠다'

광화문에 붉은 물결과 함께 울려 퍼지던 '대한민국'이 아직도 귓가에 울리는 것 같은데 벌써 2006 독일 월드컵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프리미어 리그에 진출한 박지성 선수와 이영표 선수 덕분이기도 하지만 2002년의 기적이 재현되기를 바라는 많은 축구 팬들로 인해 사이버 세계는 벌써부터 월드컵이 시작된 것 같은 뜨거운 분위기다.

이러한 열기는 온라인 게임계도 마찬가지. 작년 한해 캐주얼 스포츠 게임의 성공에 고무되었는지 많은 회사들이 '올해는 축구의 해'를 외치며 축구 게임을 앞다투어 개발 중이다. 현재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게임만 해도 소닉앤트의 '익스트림사커'와 이젠 엔터테인먼트의 '레드카드', 네오비앙의 '리얼사커'가 있으며 이 외에도 씨알스페이스, 제이씨엔터테인먼트, 애니파크 등 많은 회사들이 개발 중에 있다. 이렇다보니 온라인 세상에서는 월드컵 보다 먼저 그리고 월드컵 보다 더 뜨거운 혈투가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 이런 혈투의 중심부에 있는 소닉앤트의 장상옥 대표는 그동안의 철저한 준비 탓인지 얼굴에 자신감이 가득했다.


장 대표가 처음 온라인 축구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생각한 것은 과거 이소프넷에 근무했던 시절까지 되돌아가야 한다. 그 시절 유통을 담당했던 '퓨마 스트리트 사커'라는 풋살 게임을 하면서 이것을 온라인 게임으로 옮기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더라는 것. 장대표는 그 때 얻은 아이디어를 머리속으로 정리하다가 2004년 8월부터 본격적인 기획에 들어갔다고 한다.

"2005년 4월에 법인을 설립하면서 개발이 본 궤도에 올랐습니다. 그 당시 '프리스타일', '카트라이더', '팡야' 등 캐주얼 스포츠 게임이 큰 인기를 얻고 있어서 그 게임들을 벤치마킹했죠. 게이머의 성향부터 시작해서 유료화 방식까지 정말 철저히 배웠습니다. 공개된 스크린샷을 보시고 '프리스타일'의 축구 버전이라고까지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프리스타일'에서 배운 것을 '익스트림사커'만의 재미로 승화시켰기 때문에 '프리스타일'과는 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이렇게 철저한 준비를 했기 때문일까. 장 대표는 '익스트림사커'에 큰 자부심을 보였다.

그가 그렇게 자신있게 말하는 '익스트림사커'는 4:4 풋살 경기의 게임이었다. 화려한 기술과 빠른 경기 진행을 통해 실제 축구와는 다른 화끈한 느낌을 준다는 것. 특히 장대표가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한 부분은 골키퍼로, 지금까지의 축구 게임이 골키퍼라는 포지션을 인공지능에게 맡기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공정성 문제가 생겨왔기 때문에 이를 게이머가 직접 움직이게 하고 골키퍼의 재미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호나우딩요 등 유명 선수들에게도 극찬을 받았던 세계적인 프리스타일러 우희용씨의 동작을 모션 캡쳐해 젊은 게이머들의 입맛에 꼭 맞는 화려함이 살아있다는 게 장대표의 설명이다.

"아쉬우시겠지만 게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2월 초에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개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말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단지 하나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개발자분들이 대부분 4~5년 동안 개발을 해온 실력있는 분들이고 또 같은 회사에서 근무했던 분들이 많아서 팀웍이 확실하다는 것이죠. 촉박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목표했던 스케줄대로 진행돼 현재 게임의 핵심적인 시스템은 거의 완성된 상태나 다름없습니다."


이렇게 팀원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표하면서, 장대표는 은근슬쩍 귀띔하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익스트림사커'에 대한 러브콜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작년 지스타2005에서도 많은 해외 바이어들이 관심을 가지고 접촉해왔으며 국내에서도 대형 퍼블리셔들과도 활발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니 놀랍기만 하다. 장대표는 축구는 만국 공용어이기 때문에 별다른 로컬라이징 작업이 필요 없다며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서비스될지도 모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월드컵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요? 물론 가지고 있죠. 이미 기획 단계에서부터 염두해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월드컵에 모든 것을 걸고 있지 않습니다."

장대표는 월드컵의 열기가 가장 뜨거워질 시기인 6월을 승부처로 삼고 전력투구를 할 것이지만 그 외에도 우희용씨와 세계 유명 프리스타일러들을 초청해 대회를 개최하고 국내 정상급 가수로 OST를 만드는 등 '익스트림사커'의 매력을 강조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을 기획중이라고 했다.

"개인적으로 국내 축구가 벽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유소년 축구가 약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세계 최고의 개인기를 자랑하는 호나우딩요 선수도 어린시절 풋살 경기를 통해서 축구를 배웠기 때문에 그런 화려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익스트림사커'를 통해 대한민국의 어린이들이 축구의 진정한 재미를 만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익스트림사커'가 국내에서도 호나우딩요같은 선수를 배출하는데 적게나마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장대표. 오는 2월초 기자간담회를 통해 익스트림사커의 모든 것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기대감에 차있는 그의 눈에는 벌써 광화문을 가득 채운 붉은 물결이 보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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