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휴대전화를 점령한 게임은 무엇?

2005년 한 해, 수많은 모바일 게임들이 등장했다가 사라졌다. 어떤 소프트는 대히트를 또 어떤 소프트는 처참하리 만큼의 패배를 맛보고 시장에서 스러져버리기도 했지만, 2005년 한해는 화제작들이 상당히 많이 출시되어 어느 때보다 게이머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그런 2005년 한해를 모바일 게임과 함께 보내온 필자는 2006년을 맞아 2005년 한해동안 모바일 게임들 중에서 필자가 인상적으로 접했던 타이틀 들을 중심으로 몇 가지 화제작을 선정해 간단히 각 소프트들을 소개하고, 2005년 한 해를 결산해 보고자 한다.

1. 바이러스 (컴투스)

필자에게 있어서 2005년 한해를 통틀어 가장 큰 의미를 지니는 게임을 꼽으라면 역시 컴투스의 역작 '바이러스'를 1차적으로 뽑지 않을수 없다. 호러 어드밴처는 여름 한철이라는 한시적인 인상이 있었지만, 바이러스는 뛰어난 게임 구성으로 오히려 지속적인 강함을 발휘해 출시 이후에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서양적인 좀비물의 요소와 동양적인 원한, 증오,유령...아마도 한국사람들이 만들었기에 이런 게임이 되었다고 생각할 정도로 이게임의 게임성, 플레이 느낌은 일본, 미국의 호러물과는 전혀 느낌이 다르다. 좀 오버해서 말하자면 한국형 서바이벌 호러게임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 아무튼 이정도면 공략집 내도 장사가 될 듯한 게임이다. (PS2로 3D화 해서 게임볼륨을 증강시켜 이식하는 건 어떨까, 싶을 정도. 이 시스템을 활용해서 다른 어드밴처 게임을 만들어도 되겠고) 앞으로의 컴투스의 행보가 기대되는 소프트라 하겠다.

정말로 연구소 안에서 자신의 시각과 청각만을 믿고 어둠 속을 헤쳐나가 빛을 유일한 구원으로 삼아 전진할 때의 오싹한 공포는 서바이벌 호러 게임의 효시적인 존재인 '어둠속에 나홀로'를 생각나게 하는데, 이점이야 말로 컴투스 바이러스 제작팀이 어드밴처 게임이란 무엇인가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2. 디지캐럿 RPG (라이온 로직스)

디지캐럿(D.Gi.Charat) 은 일본의 '브로콜리'라는 업체의 애니메이션, 게임 판매점인 '게이머즈'의 이미지 캐릭터로서, 당시엔 무명인 코케돈보씨가 디자인, 이후 디지캐럿이 등장하는 광고 애니메이션이 TV에 방영, 일본 전국급의 인기를 얻는 대히트를 기록하면서 게이머즈를 한때 업계 1위로 등극시키기도 했을 만큼 강력한 광고 효과를 발휘한 전설적인 캐릭터이다.


이렇게 디지캐럿 RPG는 일본측의 캐릭터를 가져다가 만든 작품이긴 하지만, 스토리나 이벤트, 대사 등을 보면 일본게임에서는 볼 수 없는 면이 상당히 많다. 기존 RPG를 비웃는 패러디 대사(촌장은 원래부터 위험한일을 주인공들에게 마구시키고 자기배만 불리는 놈이라든지)도 많아서 어떤 면에서는 아이들이 봐서 이해 못할 개그도 많이 들어있다. 하지만 그렇게 약간은 문제성 있는 발언들도 가볍고 경쾌하게 흘려버리는 뻔뻔함이 외려 더욱 좋았다.

디지캐럿 RPG는 누구나 한번쯤은 가볍고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완벽히 개그일변도의 진행에 전투도 경쾌하다. 그럼에도 약간은 머리를 굴려가면서 플레이 해야하는 부분도 있고, 싫증날 부분에 적절하게 이런저런 이벤트가 터져주는 등 게임플레이가 굉장히 즐겁다. 그러므로 굳이 플레이 대상을 저 연령층이나 여성들만으로 한정할 필요성이 없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작품이라는 면에서 가장 찬사를 보내고 싶은 작품이다.

3. 서울타이쿤 (치즈케잌)

서울 교통대란 당시 서울시장에 대해 네티즌들은 '서울시로 심시티 하냐' 라는 비난을 퍼부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 필자는 '정말 서울을 배경으로 심시티류의 게임을 만들면 재미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나 치즈케잌에서 발빠르게 이 게임을 출시했다.


단순히 화제를 쫓는 그저 그런 게임인가 싶었지만, 서울 타이쿤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깔끔하게 모바일에서 도시 시뮬레이션을 구현해 냈다. 게임성도 꽤 좋은 편이고 컬렉션적인 요소도 갖추고 있어서 모바일 계의 '심시티'라고 불리울만한 자격이 있는 게임이 됐다.

역시 외국에서 만든 게임을 가지고 어딘지도 모를 곳을 개발하는 것 보다는 자신이 사는 곳, 낯익은 건물이나 공원을 개발하는 맛은 각별한 법, '심시티' 류를 좋아한다면 강력히 추천하는 게임이다.

문제는 이게임이 게임성 말고 마케팅 쪽에서 잡음을 일으킨 적이 있었다는 건데, 게임 중 시장의 피로도를 낮추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면 과로사로 죽는 과로사 엔딩이 나온다. 그러나 '서울 타이쿤'은 데이터 초기화가 없고 엔딩에 따라 다음 플레이시의 초기 자금이 변하기 때문에, 과로사로 죽을 경우 다음 플레이 시 예산이 기본 200억에서 20억으로 깎여서 나오게 되는 문제가 있었다.

더 심각했던 건 데이터 초기화가 없으므로 게임을 아무리 처음부터 해봐야 계속 20억인 상태 그대로, 이상태에서 벗어나려면 20억 가지고 버텨서 다른 엔딩을 보던가 아니면 게임을 지우고 다시 받는 수 밖에 없었다. 이 문제 때문에 게임을 중도에 접는 사람이 많았고, 제작사에서는 무시로 일관해 마케팅 면에서 많은 질타를 받았다. (지금은 패치라도 해서 해결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4. 놈2 (게임빌)

게임성 면에서도 디자인 면에서도 여러모로 지금까지의 게임과 완전히 차원을 달리하는 소프트가 바로 게임빌의 그림자 액션 게임인 '놈2'이다. 2라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1편인 그냥 '놈'이 있고 두 작품 모두 타이밍에 맞추어서 액션버튼을 누를 뿐인 원버튼 액션 게임이다.


이게임이 특이한 것은 그 디자인에도 있지만 역시 게임을 구성하는 세계관 자체가 완전히 이질적이고 새로운 '맛 간 세계' 라는 점이다. 그것도 완전히 유일무이한 독자적인 세계, 한번이라도 해본다면 그 괴상한 슬랩스틱 개그 같은 게임에 푹 빠지지 않을 수 없다.

2에서는 계속 스크롤 방향이 바뀌기 때문에 조작을 위해 폰을 이래저래 돌려줘야 하는데(액정 자체가 돌아가는 게임은 액정을 돌려주면 되지만),당시 지하철 등에서 폰의 방향을 계속 바꿔 쥐면서 게임하는 사람들의 태반이 '놈2'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될 정도였다. (요즘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덤으로 게임빌에서는 공언한대로 외계송출 메시지에 '놈2'를 실어버렸다. 정말 당신들 최고야(천하제일의 모바일 괴게임 제작사 게임빌 다운 행동이었다)

5. 거울 전쟁(L &K 로직코리아, 지팡전용)

'거울전쟁' 시리즈는 원래는 PC용 소프트로,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리얼타임 전략 시뮬레이션 소프트다. 2000~2001년에 탄생, '거울전쟁 ?악령군', '거울전쟁- 은의여인', '거울전쟁 어드밴스' 가 계속 출시되어올 정도로 게이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은 이 소프트는, 뜻밖에도 '지팡'으로 후속작이 나오게 되었고, '지팡' 용 거울 전쟁은 원작의 시리어스한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동화적이고 환타지적인 색채가 강한 작품이었다.


어쨋든 순수 국산 소프트가 5년이 넘도록 계속 살아남아 현재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기억해주는 게이머들이 남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아직 우리나라 패키지 게임시장이 완전히 절멸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지팡' 용이 성공해서 후속작이 더 많이 발매가 되어주면 좋겠는데...과연 '거울 전쟁' 시리즈에 미래는 있을 것인가?

필자의 개인적인 감상으로서는, 모바일 게임이라기 보단 휴대용 게임기용 게임이라는 느낌이 확연한 소프트라 한번 몰입하면 몰입도가 장난 아니지만, 그만큼 한맵 한맵 클리어 하는데 드는 시간이 길고, 게임자체가 스케일이 있어서 밖에서 들고 다니면서 플레이하기에는 아무래도 부담이 큰 점이 약점, 하지만 그만큼 시뮬레이션 RPG로서의 완성도는 두말할 것도 없이 높아, 플레이의 기본적인 재미는 보장되는 녀석이다.

어쨋든 '거울전쟁' 시리즈 팬이라면 두말없이 강추, 아닌 사람이라면 시뮬레이션 RPG 입문용으로 추천하고 싶은 소프트다. 용량도 적은 편이니 지팡 사용자라면 꼭 한번은 플레이 해보기를 추천하는 바이다.

6. 다크 슬레이어2 (펀터)

'다크 슬레이어2'는 '에픽크로니클'로 게이머들 사이에 깊은 인상을 남긴 펀터스튜디오가 오랜 준비 끝에 제작한 신작 게임으로, 모바일 게임 개발사 엔텔리젼트가 퍼블리싱(배급)을 담당해 현재 호평 서비스중인 게임이다.


펀터스튜디오는 넥슨의 모바일게임 전문 자회사인 엔텔리젼트 소속의 독립 개발팀으로 다작위주인 국내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 뛰어난 게임성과 그래픽을 주무기로 하는 보기드문 퀼리티 위주의 게임 제작 업체라서 1년에 발매하는 게임은 1~2타이틀에 불과하지만, 그 모두가 엄청난 퀼리티를 자랑한다.

'다크 슬레이어2'도 역시나 캐릭터의 동작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표현, 모바일 2D 게임 캐릭터로서는 최고급의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주며, 또한 퀘스트(게임 진행 중 수행해야 하는 미션)의 수행에서 퍼즐적인 요소와 RPG 시스템을 반영, 단순하게 흐를 수 있는 액션 게임의 단점을 보완했다.

거기에 추가 퀘스트 맵 시스템을 지원해 전체 플레이 시간을 대폭 늘렸고 다양한 패턴을 지닌 몬스터가 등장, 지속적이고 다양한 플레이를 원하는 엄지족(모바일 게임 매니아)들도 대부분 만족하는 양질의 소프트다,

사실 이렇게 구구절절 칭찬을 늘어놓지 않아도 펀터의 게임은 이미 보증 수표로 통할만큼 안정적인 게임성을 자랑하는 게 사실, 광고 같아서 이런소리 하기는 뭐하지만 정말 추천할만한 게임이다. 꼭 한번 플레이 해보도록~

7. 드래곤 나이트 2 (PNJ)

'드래곤 나이트2 - The Lost City ?' 는 전작 '드래곤 나이트1 - Apirot Quest ?' 에서 약 2년 정도 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게임 자체가 재미있기는 하지만 스테이지 구성으로 한 판당 호흡이 짧아 휴대시 플레이가 편했던 '로드 오브 나이츠'에 비하자면 필드와 던전 마을을 오가면서 플레이 해야하는 게임의 특성상 아무래도 플레이 장소가 제한되므로 휴대용 기기에서 돌아가는 게임으로서는 중독성이 좀 떨어지는 면이 있다. 게임자체의 매력을 느껴보고 싶다면 그냥 방에서 차분히 플레이 하는 것을 추천한다.

어쨌든 전반적으로 경쾌한 진행, 밝은 분위기, 호쾌한 전투 등 킬링 타임용 타이틀로서는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거기에 퀘스트를 통한 진행이 꽤나 잘 꾸며져 있어서 캐릭터 육성시 어지간히 실수를 하지 않는 한은 엔딩까지 무리없이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리라 본다.

스토리도 그럭저럭 즐기면서 넘어갈만한 수준이었고....하지만 제아무리 후속편이 나온다고 한들 이 썰렁한 엔딩은 어떻게 좀 할수 없는 걸까, 전투가 게임의 주체라곤 해도....충분히 감동을 줄 여지가 많았던 게임이었던 터라 아쉬웠다.

8. 미니게임천국 (컴투스)

'미니게임 천국'은 7개의 원버튼 미니게임을 모은 합본 소프트로 기존에 있는 소프트를 어레인지 한것도 있고 창작성이 높은 것도 있다. 중요한 것은 모두다 컴투스 나름으로의 오리지널 어레인지가 반드시 가해져 있어서 제각각의 게임이 단순히 따라하기가 아니라 상당히 개성이 있다는 점 정도일까?

자사의 게임에 등장하던 캐릭터들을 올스타 형식으로 대부분 출장시킨 것도 이채롭고...그 캐릭터의 특성에 맞는 리액션이나 효과까지 넣어놓은걸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렇게 컴투스처럼 어느정도 자사만의 캐릭터를 확보한 회사라면 이런 올스타 출장 형태의 소프트를 만들어보는 것도 재미있을지 모르겠다.


문제는 이게임의 최대 장점이자 최대불만인 '원버튼' 조작체계 때문에 '달려 달려', '뿌셔 뿌셔'나 '요리조리' 등이 상당히 어렵다. 특히나 '뿌셔 뿌셔'는 벽돌깨기라는 쟝르의 특성상 제때 맘먹은대로 컨트롤이 거의 불가능한 원버튼 조작체계 때문에 엄청난 난이도를 자랑한다. 높이 높이도 상당한 높이를 뛴 후 실수해버리면 별 5개 이내에 그 높이까지 도달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계속 반동을 얻어 차츰 차츰 높이를 상승시켜가는 게임이기 때문), 솔직히 이게임 개별 랭킹 5위안에 드는 사람들은 어떤 괴물들인지 얼굴을 보고싶다.

아무튼 그냥 짜투리 시간에 폰 열고 잠시 즐기고 꺼버리기엔 이정도로 적합한 게임이 없다. 거기다 캐릭터도 다양하고 특성도 틀리기 때문에 여러가지 코스와 조합해서 즐기다 보면 끝이 없다. 물론 게임들 자체가 단순하니 한계는 있지만 미니게임 모음집이라는 점에서 보면 별 10개를 줘도 모자랄 듯

9. 코인 마스터 (블루모바일)

예전엔 어릴적 많이 했던 동전던지기 놀이를 필자가 살던 곳에서는 '콜라'라고 불렀다. 선을 그어놓고 동전을 던져서 그 선에 얼마나 근접하게 던지느냐를 겨루던 놀이였는데, 설마 이놀이를 모바일 게임에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사실 옛날 놀이 관련한 게임은 모바일에서 보기 드문 것은 아니다 제기차기도 있고 윷놀이도 있고, 땅따먹기, 공기놀이, 구슬치기, 딱지치기...종류를 거론하기 힘들 정도의 숫자의 게임들이 나와있다.

하지만 동전 관련한 게임이 나오기 시작한 건 '동전쌓기' 시리즈 등의 원코인 게임이 히트하면서부터로, 이후 동전퍼즐이나 동전 판치기, '동전 튕기기' 등 다양한 게임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에 동전 관련 게임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한 건 꽤나 근래의 일이라 하겠다.

개중에서도 동전 던지기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게임이 없었던 건 역시 동전 던지기가 남자애들만의 놀이였던 탓도 크겠고, 게임화를 하자면 대체 어떤 식으로 구성을 해야할 지 애매한 놀이였던 탓도 큰데(사실 줄만 몇개 그어놓고 동전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놀이였으니...), 블루 모바일에서는 여기에 골프 게임에서나 쓰일법한 인터페이스를 도입하고, 재미있는 스토리와 결합시켜 '코인 마스터'를 탄생시켰다.

스토리는 전반적으로 개그 풍으로 진행되는데, 패러디가 상당히 절묘한 것들이 많아서 재미있고, 게임은 자신이 원하는 득점 포인트에 얼마나 정확히 코인을 던져서 빨리 목표점수를 채우는가로 승패가 갈린다. 그렇게 계속 승리해 규정 승리 수를 채우면 라이센스가 올라가고 관장으로부터 새로운 필살기를 배울 수 있는 등 게임이 착착 진행되는 맛이 아주 좋다.

아직 '동전 던지기'라는 소재 자체가 신선한 편이기도 하고, 게임 중 진행되는 스토리나 캐릭터들도 재미있는데다, 조작법도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우므로 남녀노소 관계없이 가볍게 즐길수 있는 덕분에 코인 마스터는 블루 모바일의 게임 중에서는 특기할 만큼 독보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역시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에 유난히도 민감한 모바일 게이머들이니 만큼, 코인마스터의 흥행은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지만, 여기까지 유들 유들 하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든 블루 모바일의 개발능력에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그러나 플레이 캐릭터의 숫자가 너무 적은 점이 상당히 아쉽다. 적턴에 표시되는 그래픽을 간소화 하는 등의 방법으로 좀더 다양한 적 캐릭터가 등장하도록 하고, 네트워크 모드에서도 이런 적 캐릭터의 데이터를 이용해 아바타를 만들 수 있게 했다면 좀더 강력한 중독성을 가진 게임이 되었을 것 같다.

거기에 패러디 쪽의 방향성을 좀더 일반적인 상식에 맞는 것으로 바꾸는 것이 좋았을 것 같다. 아니면 아예 게임, 애니메이션쪽으로 더 파고 들던지...아무튼 이것으로 블루 모바일의 후속작이 참 기대가 되는데..과연 차기작은 어떤 물건일까?

10. 생과일 타이쿤2

타이쿤은 지금까지 3번의 커다란 전환점을 돌면서 발전해 왔다. 최초로 타이쿤 류로서 엄청난 실적(15억)을낸 '붕어빵 타이쿤'은 지금 시점에서 보면 흔해빠진 버튼 노가다식 게임이었지만 당시로서는 타이쿤 류 자체가 상당히 새로운 시도였고, '붕어빵 타이쿤'은 한 때 게임 가능 핸드폰이라면 당연히 받는 게임으로 분류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그리고 거기에 나아가 시스템이 단일 관리에서 복수인원 관리로 바뀐 두 번째의 전환점이 '만땅주유소'였다. 인터페이스의 일신은 물론, 각 버튼 위치에 차가 있고 버튼을 눌러 기름을 채우는 작업이 복수로 이루어 지는 시스템은 이후 쏟아져 나오게 되는 타이쿤 게임들의 기본 형태가 되었다.

그후 별다른 발전없이 비슷한 시스템의 타이쿤 게임들만 양산되면서 질적 저하가 심각해져, 어느 정도 장르 자체의 인기가 수그러드는 시점에서 세 번째의 전환점이 찾아왔는데, 이것이 이번 리뷰작 '생과일 타이쿤2'의 전작인 '생과일 타이쿤1'이었다.

매일 장을 봐서 재료를 구입하고, 과일을 갈아서 컵에 따라 손님에게 판매하며, cool을 많이 받을 수록 인기도가 올라가 하루에 오는 손님의 숫자가 더 늘어나 더 많은 돈을 벌게 되며, 중간 중간 대회에도 출전하기도 해서 지루함을 덜어준다. 거기에 업그레이드 요소도 있어서 가게를 확장/발전시키는 경영요소도 강화되어 있다.

여기까지 들어보면 '어라? 요즘 게임들은 다 그렇지 않나?' 라고 생각할텐데, 실제 근래의 타이쿤 게임의 시스템이나 구성은 '생과일 타이쿤 1' 편의 개량형이 대부분이다. '만땅 주유소' 이후 게임들이 대부분 대동소이한 모습을 하게 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은 '생과일 타이쿤1' 편 이후 타이쿤 게임들은 또 다시 그 뒤를 따라가고 있다.

그리고 꽤나 시간이 흘러 당연히 게이머들의 기대 속에 등장한 '생과일 타이쿤2'는 전작이 너무 혁신적이었던 탓인지, 월등히 뛰어난 그래픽과 사운드로 중무장 하고 있지만 게임의 기본틀은 1과 큰 차이가 없이 대동소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안정적인 게임성을 가지고 있고 시스템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게이머 편의를 고려한 개량이 이루어져 있어서 플레이 감각이나 조작성 등은 1을 초월한 단계에 이르러 있다.

즉 '생과일 타이쿤2'는 '타이쿤' 이라는 모바일 게임 쟝르에서 현재 최고 수준의 모범적인 완성형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복잡한 인터페이스와 높은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타이쿤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는 필수적인 소프트로 자리잡고 있다.

2005년 모바일 게임 결산

2005년 한 해는 뒤돌아보면 역시나 '모바일 게임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장르'가 강세를 보였고, 상대적으로 기존 히트 장르는 기존의 게임들을 답습하는 모습을 보여줘 대조를 이루었다. 문제는 비율적으로 따져보면 전자 보다는 후자가 대부분이라는 점, 필자 개인적으로는 '바이러스'와 '인사이드' 등이 출시되어 어드밴처 장르가 모바일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 점이 가장 기뻤고, '다크 슬레이어2'에서 거의 한계점을 모르고 올라가는 모바일 게임의 그래픽과 사운드에 경탄했다.

이렇게 2005년 한해는 모바일 게임 전문 리뷰어로서도, 한 사람의 게이머서도 대단히 행복한 한 해였다. 모든 게임에 만족하고 모든 게임이 즐거웠던 건 아니지만, 그 뒤에 숨겨진 더 큰 가능성을 찾을 수 있었기에 2006년에도 활발히 신작을 제작해 보다 더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작성 : 김효식(kdash2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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