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리듬 액션 게임

KOEI가 리듬게임을???
KOEI는 PC 게임 전문 제작업체로 시작하여 국내 게이머들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삼국지, 신장의 야망, 대항해시대 같은 굵직굵직한 대작 시리즈를 제작한 회사이다. 때문에 KOEI에서 만든 게임이라고 하면 당연히 역사를 배경으로 한 시뮬레이션 게임이려니 하고 생각되는데 이번에 필자의 손에 떨어진 기타루맨이라는 작품은 황당하게도 리듬액션이라는 장르였다. 'KOEI의 리듬게임이라..' 도저히 상상도 안되고 제대로 된 게임일까 의심부터 갔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KOEI의 저력은 대단하다' 이다.

상투적이지만 재미있는 스토리
기타루맨의 스토리는 대단히 상투적이고 유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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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도 못하고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 한마디도 못 할만큼 능력없는 못난이 U-1. 그에게 친구라고는 애완견 푸마밖에 없다. 그런 U-1이 어느날 우주에서 온 [기타루민족=기타린]과 그들의 숙적인 [그라빌린 제국]의 싸움에 휘말리게 된다. 아무런 사실도 모른체 무작정 푸마가 던져주는 기타루를 들고 싸움을 시작하는 U-1. 싸움이 끝나고 나서 자신이 기타루별의 전설의 음악 무기인 기타루의 계승자라는 사실을 듣게 되고 우주 정복의 꿈을 불태우고 있는 그라빌린 제국에 대항하기 위해 나머지 전설의 기타루를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무슨 아이들 용 만화영화같은 유치한 시나리오지만 기타루맨만의 귀엽고 독특하다 못해 엽기적이기까지한 그래픽과 너무 잘 어울려서 유치하다는 느낌보다는 재미있다는 느낌이 앞선다.

왜 리듬액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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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의 장르는 리듬액션이다. 액션? 사실 겉모습만 보아서는 지금 오락실을 점령하고 있는 DDR, 펌프, EZ TO DJ 같은 리듬게임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게임을 시작하고 나면 그 이유가 뭔지 잘 알게 된다. 이 게임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기타루란 단순한 기타가 아니라 공격무기이다. 때문에 게임은 기타루를 이용한 공격과 적의 공격을 회피하는 두 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공격 파트에서 커맨드를 제대로 입력했을 경우 적의 에너지가 닳고 회피동작에서 커맨드를 제대로 입력하지 못하면 적의 공격을 맞아 쓰러지는 모습과 함께 에너지가 닳게 되기 때문에 단순히 리듬게임이라는 말보다는 리듬액션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단순하지만 쉽지는 않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이 게임은 공격, 회피의 두 개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공격파트는 조이스틱의 왼쪽스틱을 이용하는 것으로 화면에 나오는 선과 같은 방향으로 스틱의 방향을 맞춘 다음 오렌지색 바가 화면 중앙에 있는 점(어택 포인트)에 겹쳐질 때 바의 길이만큼 ○ 버튼을 누르면 되는 것이고 (단, 이때 왼쪽스틱의 방향은 오렌지색 바의 방향과 계속 일치해야 한다.) 회피 파트는 다른 리듬게임과 아주 유사한 방식. 즉 화면에 나오는 버튼이 어택 포인트와 일치할 때 그 모양에 맞는 버튼을 누르면 되는 아주 간단한 것이다. 위 사실만 보면 버튼 10개 정도로는 부족한지 키보드 모양의 컨트롤러까지 등장한 요새 리듬 게임에 비교했을 때 그다지 어렵게 느껴지지 않지만 게임 중에 두 가지가 번갈아 나오기 때문에 실제 게임난이도는 상당히 어려운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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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피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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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법을 배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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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컨트롤러' 그런거 필요없어...
요새 등장한 리듬게임들은 (DDR, 펌프 등의 댄스 체감머신을 제외한 퍼쿠션 프릭스나 기타 프릭스 같은 연주 체감 게임들.) 실제 연주한다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그 게임만의 전용 컨트롤러를 사용한다. 때문에 보기에도 겁나는 드럼모양의 컨트롤러나 기타 모양의 컨트롤러를 사용해야만 그 게임의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기타루맨은 다르다. 플레이스테이션2 기본 컨트롤러만 사용해도 쵸킹이나 풀링 오프 같은 고급 연주법 (기본 연주기법이라고 딴지 걸지 마시길... 필자는 이거 배우다가 기타를 포기했다는...)을 사용해서 기타를 연주하는 듯한 느낌을 잘 살리고 있다.

다양한 스테이지
이 게임의 스테이지는 인트로, 차지, 배틀, 파이널의 네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인트로를 통해 음악의 리듬을 파악하고 차지 모드에서 자신의 파워 (다른 게임의 에너지를 생각하면 된다.)를 모은 다음 배틀 모드일 때 공격, 회피를 하게 되고 배틀을 통해 적의 파워가 바닥을 들어내면 파이널 모드로 들어가 마지막 공격을 하게 되어 있다.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더 오래 살아남는다거나 점수를 더 많이 얻는다는 단순한 구성을 가진 다른 게임들보다 훨씬 재미있는 스테이지 구성을 보여준다. 게다가 기타루맨은 모든 스테이지가 같은 방식일 경우 상당히 지루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는지 스토리에 따라 처음부터 배틀모드에 들어간 다음 차지와 배틀 모드를 계속 반복하는 미션이나 공격은 전혀 하지 못하고 계속 회피만 해야 하는 미션, 마음에 드는 여인에게 바치는 혼신을 다한 기타 연주 등 독특한 미션들이 중간에 골고루 섞여 있어 단순한 스테이지의 반복이라기 보다는 스토리와 연관된 플레이를 한다는 느낌을 준다. (스테이지의 6의 키라를 꼬시는 장면은 정말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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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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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해야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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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어택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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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색있는 그래픽
이 게임의 그래픽은 단순히 좋다는 표현보다는 대단히 특색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하다. (사실 사운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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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리듬게임에서 그래픽 어떻다는 얘기는 별로 필요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잘 알려진 애니메이션 사우스파크를 보는 듯한 개성적인 캐릭터들과 음악에 맞게 구성된 배경 스테이지가 대단히 잘 어울려서 귀엽다 못해 엽기적이기까지 한 화면을 연출하고 있으며 게이머의 조작에 따라 화면의 U-1이 공격을 하거나 적의 공격에 맞아 쓰러지는 동작을 보여주기 때문에 단순한 리듬게임을 즐긴다는 느낌보다는 액션게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게다가 카메라 또한 단순히 U-1의 모습만을 잡는 것이 아니라 U-1과 적이 공방전을 벌이는 모습을 대단히 역동적인 화면으로 잡아내고 있기 때문에 스테이지가 끝난 후 리플레이 모드를 감상할 때는 마치 잘 만들어진 뮤직 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다양한 음악장르...
기타루맨의 사운드는 대단히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리듬액션이니 당연한 사실이지만 (사운드가 좋지 않다면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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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할 가치조차 없을 것이다.) 파라파라 리듬부터, 락, 댄스, 레게, 어쿠스틱 사운드까지 정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등장하기 때문에 매 스테이지마다 정말 다른 느낌의 연주를 하게 되고 게이머의 조작에 따른 결과가 바로바로 음악에 반영되기 때문에 조작을 잘할수록 더 좋은 수준의 음악을 듣게 된다. 게다가 기타루맨으로 변신할 때 나오는 정말 매력적인 목소리나 스테이지 8에 등장하는 그레고리오 3세의 정말 재수없는 목소리 등의 효과음은 게이머를 게임에 붙들어놓는 마력같은 위력을 발휘한다. (스테이지 8에서 졌을 때 나오는 그레고리오 3세의 비웃는 듯한 웃음소리를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RETRY를 누르게 된다.)

완벽한 한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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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루맨은 스토리가 있는 리듬액션 게임이다. 때문에 스토리를 모른 상태에서 게임을 즐긴다면 단순한 리듬게임으로만 생각하고 플레이하게 되는데 다행하게도 완벽하게 한글화가 되어 있기 때문에 스토리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음성까지 한글화가 된 것이 아니라 자막을 제공하는 수준이지만..) 스테이지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동영상에 한글자막이 등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튜토리얼 모드도 한글자막을 지원하기 때문에 게임을 시작하는데 대단히 큰 도움이 된다. (튜토리얼 모드 화면에 '너도 할 수 있어' 라는 문구를 보면 웃지 않을 수가 없다.)

접대용으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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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2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접대용으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PC 게임에 비해 플레이 방법이 쉽고 바로바로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인데 기타루맨 역시 접대용 게임으로는 최고의 위력을 발휘한다. 최대 4인까지 동시 플레이가 가능하며 (조이스틱이 4개가 있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지만...) 플레이 방식이 대전이기 때문에 친구들과의 경쟁을 통해 금방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리듬 게임이 가진 특성상 여자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슈퍼 퍼즐버블과 더불어 여자친구와 할 만한 최고의 비디오게임인 것 같다.)

짧은 스테이지, 어려운 난이도
이 게임의 최대 단점은 총 10개밖에 안되는 스테이지이다. (리듬 게임에 재능이 있는 게이머라면 맘 잡고 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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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했을 경우 하루나 이틀이면 모든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스테이지를 클리어 했을 때 마스터 모드라는 새로운 모드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노래 자체가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스테이지가 짧다는 느낌은 없어지지 않는다. 또한 부족한 스테이지를 커버하기 위해서 인지는 몰라도 스테이지 하나하나의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편인데, EASY가 없고 NORMAL, HARD 모드만 있다보니 음악에 대한 감각이 없는 게이머라면 스테이지 하나 클리어하기도 상당히 버겁다. 만약 이 게임이 PC 게임이라면 패치를 통해 다른 노래를 지원한다든가 난이도를 조정하는게 가능하겠지만 비디오 게임이다보니 이 문제의 해결책은 후속편을 기다리는 것밖에는 없을 듯 하다. (필자가 마스터 모드를 해본 결과 배틀 모드에서 한번만 틀려도 게임오버가 되는 정말 무지막지한 난이도를 보여주었다.)

이런 게임이 떠야 한다.
기타루맨은 필자의 머리속에 있는 KOEI의 무겁고 딱딱한 이미지를 모조리 날려 버린 대단한 작품이다. 항상 역사를 배경으로 한 전략 시뮬레이션 (삼국지, 신장의 야망, 대항해시대 등...) 만을 제작하던 회사에서 이렇게 아기자기 하고 발랄한 이미지의 게임을 제작했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처음 시도하는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완성도 높게 제작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 KOEI는 뭔가 다르다' 라는 결론을 내리게 했다.
가족용 게임기 PS2를 가지고 혼자서 두들기고 부수고, 베는 게임만 즐기는 쓸쓸한 게이머들이여. 이젠 PS2를 진정한 가족용 게임기로 만들어줄 기타루맨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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