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H'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하겠다'

전 세계가 함께 즐기는 글로벌 온라인 게임을 목표로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www.ncsoft.com)가 서비스를 실시한 '시티 오브 히어로'.

이 게임은 '자신만의 영웅을 만들어 플레이한다'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성과 '히어로와 빌런'이라는 선과 악의 대립 구도 등으로 해외에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버금가는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해외의 호평 속에 국내 사정은 어떨까? 현재 상황만을 보면 기존의 다중접속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과는 다른, 생소한 게임성으로 인해 국내 게이머들에게 '어색한' 작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또 최근에는 서버 통합이 발표되면서 '사람이 없어 서버를 통합한다' '이미 엔씨소프트에서 포기한 게임이다' 등 악성 루머들이 나돌기도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고 세계적인 게임업체로 발돋움하기 노력하는 엔씨소프트가 과연 '시티 오브 히어로'를 이대로 지켜보고만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듣기 위해 '시티 오브 히어로'를 총괄하고 있는 이선주 팀장을 만나봤다.


"'시티 오브 히어로'가 좋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게이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거 같아서 아쉽습니다. 분명 게임성도 훌륭하고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아침부터 오후 2시까지 내내 회의를 하고 왔다는 이선주 팀장, 그는 상당히 초췌한 모습으로 말문을 열었다.

"출생 자체가 북미 게임이다 보니,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 같더군요. 외국 게임이라는 느낌을 희석시키기 위해 많이 노력했습니다만 오히려 이 점이 해가 됐는지 '시티 오브 히어로' 자체의 매력을 잃어버린 건 같습니다. 더불어 근래에 워낙 많은 게임들이 출시되다 보니 여기에 묻혀버린 것 같기도 하구요."

이부장은 좋은 게임이라는 평판을 많이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부진한 모습을 보여 많이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나름대로 우리나라 게이머들 정서에 맞는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현재 가장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서버 문제 등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게이머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했다.

"서버 관련 문제는 저희가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네요. 무조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 이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정말 많은 대책을 세우고 있으니 점차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엔씨소프트가 서비스 중인 기존의 게임들이 서버가 안정적이었기 때문인지 게이머들은 '시티 오브 히어로'의 서버 문제에 대한 질타는 무서울 정도. 거기다 이에 대한 엔씨소프트의 대응도 상당히 늦어 게이머들의 분노에 더욱 불을 붙인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일단 저희가 100% 국내에서 개발한 게임은 아니다 보니 서버 구조상에서 상당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현재 이 부분은 어느 정도 해결이 됐고, 앞으로도 지속해서 보안할 생각 입니다. 더불어 현재 진행 중인 서버 통합 문제로 인해 게임 운영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 점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최근 발표된 서버 통합도 서버 문제와 더불어 게이머들의 화를 돋구고 있는 부분이다. 엔씨소프트 측에서는 사람이 너무 적어 파티 플레이가 어려운 서버를 구제하기 위해 서버 통합이라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게이머들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적어서 이미 포기한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 이 팀장은 게이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게임 자체가 솔로잉을 하는 것과 파티 플레이를 하는 것이 전혀 다른 체험이 이루어지는 게임이기 때문에 인구가 적은 서버라면 사실 제대로 된 '시티 오브 히어로'는 즐길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시티 오브 히어로'는 솔로잉->파티 플레이->슈퍼 그룹->PVP라는 순차적인 단계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어 있으니까요. 사람이 적고 솔로잉만 이루어진다면 반쪽짜리 게임이 되는 거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 서버를 통합하는 것이지 단순히 게이머가 적다는 이유, 혹은 게임성이 부족하거나 기본 서비스 문제로 서버를 통합 하는 것이 아닙니다. 게이머들이 이런 부분을 알아주셨으면 하네요."

이팀장은 서버 통합으로 인해 게이머들 사이에서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게이머가 제대로 된 게임을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 서버 통합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지 단순히 사람이 적거나 게임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가 시티 오브 히어로에 가지고 있는 애정은 곧 업데이트될 이슈 7에서 직접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팀장은 현재 지적받고 있는 빌런 진영의 콘텐츠 부족 문제가 이슈 7 ('시티 오브 히어로'는 이슈 단위로 대규모 업데이트가 이루어진다)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될 것이며 PVP와 슈퍼그룹에 대한 보강도 순차적으로 진행해 게이머들이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자신했다.

인터뷰 시간 내내 '시티 오브 히어로'에 대한 자신감을 보인 이팀장이었지만 얘기가 유료화 문제로 넘어가자 담담한 표정으로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유료화를 논하기 전에 먼저 어느 정도 게임이 제대로 활성화가 되어야 합니다. 즉, 슈퍼그룹을 바탕으로 한 커뮤니티가 제대로 정착 되어야만 완성된 게임을 즐길 수 있으니까요. 당분간은 유료화에 대한 발표가 없을 예정이고 결정된 바도 없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게이머들의 게임을 체험할 기회를 줄 것이고 게이머의 입장을 고려해서 결정할 것 입니다. 분명 기업의 목표는 이윤일지 몰라도 그전에 제대로 된 서비스를 게이머들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하지 않을까요?"

이팀장은 '시티 오브 히어로'가 '그라나도 에스파다', '제라' 등 대작들과의 경쟁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성에는 자신있다며 지금 당장은 힘들지만 좋은 게임성과 안정적인 서비스를 꾸준히 제공하면 반드시 게이머들이 시티 오브 히어로를 인정하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이은 회의와 긴 인터뷰 시간이 연달아 이어졌지만 이선주 팀장은 피곤하기 보다는 오히려 활력이 넘치는 모습이었다. 분명, 게이머들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못했지만 높은 게임성을 바탕으로 앞으로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는 대단했다. 앞으로 '시티 오브 히어로'가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작'으로 성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보면서 이번 인터뷰를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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