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살이 난무하는 액션을 느껴보자

긴 말 필요 없는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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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2 최초의 밀리언셀러'. 귀무자에 붙어 있는 이 수식어 하나면 설명 끝이다. 그 외에도 '베는 맛이 일품', '오프닝을 보는 것만으로도 본전은 뽑는 게임' 등 수식어가 많이 붙어 다니지만 이미 발매된 지 꽤 된 게임이니 굳이 그런 수식어를 일일이 다 나열하며 소개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얘기들이고, 밀리언셀러란 것만으로도 귀무자가 보통 게임이 아니란 것을 능히 짐작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100만 명이 단체로 미친 것이 아닌 이상에야 재미없는 게임이 그렇게 팔렸을 리 만무하지 않은가. 그러니 쓸데없는 잡설은 이쯤에서 접어두고, 귀무자가 어떤 게임인지 살펴보기나 하자.

감탄할 수밖에 없는 그래픽
귀무자를 처음 시작하면 먼저 오프닝 동영상에 압도되고 만다. 퀄리티면에서도 그렇고, 연출 면에서도 그렇다. 꼭 한 편의 잘 만들어진 단편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오프닝 동영상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오프닝을 보는 것만으로도 본전은 뽑는 게임'이란 수식어가 괜히 붙어있는 게 아니다. 오프닝보다는 충격이 덜 하지만, 엔딩 동영상도 입이 떡하고 벌어지게 만드는 건 마찬가지. 동영상 뿐 아니라 실제 게임 플레이 화면도 눈을 즐겁게 한다.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는 배경 그래픽은 게임의 분위기를 철저하게 살려내고 있고, 홍콩의 유명 배우 금성무를 주인공 사마노스케의 모델로 캐스팅할 정도로 정성을 들인 개성 넘치는 캐릭터는 모션 캡쳐 기법을 사용해 동작 하나하나가 자연스럽게 이어져 전투가 주축을 이루는 이 게임의 재미를 아주 잘 살려내고 있다. 그러니 어찌 감탄하지 않을 수 있으랴. 단점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굳이 단점을 꼽아보라면 주인공 사마노스케의 모델로 금성무를 캐스팅한 것을 꼽겠다. 필자가 보기엔 명백한 미스 캐스팅이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포기할 줄 모르는 전국 시대 무장 사마노스케와 곱상하게 생긴, 이른바 꽃미남 금성무는 어울리질 않았다. 뭐 개인적인 취향 차이니 단점이라고 하긴 뭐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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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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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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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사마노스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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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리지 않는 전투
베고, 베고, 또 베고 죽도록 베야만 하는 귀무자의 진행방식은 질릴 법도 하지만, 다양한 무기와 화끈하고 스피디한 전투 방식이 완전 커버를 하고 있는 덕에 게임을 끝내는 그 순간까지도 전투는 재미만을 더해준다. 주로 사용하게 되는 번개, 불, 바람의 3가지 속성 무기가 데미지부터 공격 속도, 공격 모션, 그리고 전술각(흔히 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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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살기)까지 전부 다 다르게 설정되어 있어서 질릴 때쯤 해서 무기를 바꿔서 플레이하면 잠시나마 느꼈던 식상함을 순식간에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3개의 무기가 기본적으로 동일한 베는 형태의 접근전 무기인지라 사람에 따라선 그게 그거 아니냐고 느낄 수도 있는데, 그럴 땐 화승총이나 활로 무기를 바꿔주면 순간 바이오 하자드가 되면서 완전 다른 게임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니 그런 문제도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다. 또한 주인공 사마노스케와 여자 닌자 카에데를 번갈아 가며 조종하는 플레이 방식도 식상함을 덜어주는데 한몫 단단히 하고 있어서 반복되는 전투가 지루하게 느껴질 새가 없다. (둘의 전투 방식은 상당한 차이가 있어서 색다른 전투의 재미가 있다.) 그런데 굳이 다양한 무기를 내세우지 않아도 귀무자의 전투는 충분히 재밌다. 적이 공격할 때 틈을 타 뒤로 재빨리 돌아가서 공격하는 재미나 적을 발로 차서 쓰러뜨린 후, 다가가서 칼을 내리꽂는 재미, 적이 공격할 때 타이밍을 맞춰 공격키를 누르면 노란빛이 번쩍이며 일섬에 적을 골로 보내버리게 되는 크리티컬의 묘미는 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 못 한다. 특히, 쓰러진 적에게 칼을 내리꽂았을 때 패드로 전해져 오는 강렬한 진동은 어떤 쾌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필자는 변태인 것일까..-_-;;) 거기에 '촥촥' 소리를 내는 베는 맛까지도 일품이니 감히 어디를 흠잡을 수 있을까. 게임 끝날 때까지 수 백 마리를 베어야만 하는 귀무자의 전투 일변도가 이리도 즐거울 수 있는 건 필시 이런 세심함 덕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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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헤헤.. 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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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바이오 하자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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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전술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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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너무 쉽다.
안타까운 부분이다. 귀무자의 전투는 전체적으로 너무 쉽다. 처음에만 전투 조작이 익숙하지 않아서 헤맬 뿐, 중반 정도만 가면 너무 쉬워서 하품이 나올 정도다. 막말로 그냥 공격키만 마구 연타해줘도 충분히 게임을 깰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신중해질 필요가 없다. 무조건 베어 넘겨버리면 된다. 전투의 재미는 아주 잘 살리고 있지만, 강한 적을 맞아 싸우게 될 때 생겨나는 두려움, 공포 같은 전투의 긴장감은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다. 그런 탓에 아주 엄밀히 따지면 귀무자의 전투는 학살이지, 진정한 의미에서 보면 전투라고 하기 힘들다. 필자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그나마 어렵다고 느낀 건 비사문의 피리를 얻기 위해 진행했던 20층 짜리 마공 공간 정도였고, 나머지는 쉬워도 너무 쉬었다. 내심 기대를 걸고 있었던 최종 보스마저도 금새 픽하고 죽어버리니 원... 비단 전투만은 아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종종 만나게 되는 퍼즐도 쉽긴 마찬가지다. 주로 등장하는 숫자 맞추기 퍼즐은 바보가 아닌 이상에야 조금만 머리를 굴리면 쉽게 맞출 수 있는 것들이고, 그나마 가장 어렵다고 할 수 있는 '무궁화 퍼즐' 역시 시간 내에 클리어하지 못 하면 게임 오버가 된단 부담감 때문에 어렵게 느껴질 뿐, 부담감을 떨쳐버린 채 침착하게만 하면 별로 어려울 것도 없다. 전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임인 만큼 퍼즐의 난이도가지고 딴지를 거는 건 의미 없는 일이 되겠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초보자를 위한 배려라고도 볼 수 있지만, 플레이어마다 '적당하다'라고 느끼는 난이도가 다른 만큼 전투와 퍼즐의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게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혼을 빨아들이자..!!
귀무자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거다. 적을 죽이면 나오는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의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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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을 제때제때 잘 빨아 들여줘야만 게임 진행이 원활해진다. 색깔 별로 각각의 역할이 다른데 노란색 혼은 주인공 사마노스케의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파란색 혼은 귀력을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빨간색 혼은 곧 경험치로써 사마노스케의 무기는 물론 아이템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해준다. 무기 업그레이드는 단순히 공격력 증가를 넘어서 게임 진행의 열쇠가 되기 때문에 무턱대고 마구잡이로 업그레이드를 했다간 나중에 가서 낭패를 보기 십상인데, 바로 이상한 생물체(?)가 붙어있는 문을 열려면 그 생물체의 색깔, 개수와 3가지 속성 무기의 레벨이 맞아 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문에 빨간색의 이상한 생물체가 3개 붙어있다면, 불 속성의 무기 레벨이 3이 되어야만 문을 열 수 있단 뜻이다. 뭐 이 정도 말했으니 혼을 빨아들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들 알 수 있을 듯....?? (모르려나..-_-;)

보너스..!!
귀무자에서는 게임을 한 번 클리어하면 귀혼 모드란 극악 난이도의 보너스 게임을 제공한다. 원래 일본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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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게임 내에서 형석이라 불리는 숨겨진 아이템을 20개 전부 모아야만 등장하는 모드이지만 국내에 정식 발매된 귀무자는 북미판이라 게임을 클리어하기만 하면 귀혼 모드를 즐겨볼 수 있다. 사람들이 하도 귀혼 모드가 극악이네 어쩌네 해서 얼마나 어렵길래 저럴까 하고 필자도 한 번 해봤는데... 결과는 참담했다. 괜히 극악 난이도라고 이름 높은 것이 아니었다. --; 완벽하게 게임의 전부를 클리어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근성의 소유자라면 한 번 도전해보길 바란다. 귀혼 모드 외에도 한 번 게임을 클리어한 후에는 주인공 사마노스케의 복장을 팬더 복장으로 바꿔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게임 클리어 랭크에 따라 사마노스케를 따라다니며 도와주는 여자 닌자 카에데의 복장도 차이나 드레스 복장으로 바꿀 수 있다. 그러나 그 클리어 랭크가 만만치 않아서 필자는 구경도 못 해봤다. --;

너무 짧은 플레이 타임
플레이 타임이 '무진장' 짧다는 것. 이게 귀무자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필자가 처음 귀무자를 클리어할 때 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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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6시간 정도였고, 이번에 두 번째 플레이할 때는 게임을 클리어하는데 고작 3시간 10분 정도 걸렸다. 비사문의 피리를 얻기 위해 들어갔던 마공 공간을 제쳐두고, 게임 클리어만을 목표로 잡고 플레이한다면 필자는 2시간 30분내에 클리어 할 자신도 있다. 너무 오래 질질 끌어도 문제지만, 이렇게까지 짧아서는 아무리 흠잡을 데 없이 잘 만들어진 게임이라도 정품을 구입하는데 쓴 돈 생각이 나기 마련이다. 위에서 말한 게임 클리어 후의 보너스가 어느 정도 커버를 해주고 있긴 하지만 저런 자잘한 보너스만으로는 부족해도 한참 부족한 느낌이다. 딱 잘라 말해 저런 보너스까지 전부 다 구경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열혈 게이머라면 끽해야 일주일이면 될 일이기 때문이다.

그 명성 그대로..
귀무자의 명성은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니었다. 그 명성 그대로 귀무자는 크게 흠잡을 데 없는 멋진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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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쓴 것과 같이 필자는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실망한 부분이 없지 않았지만, 귀무자가 그런 것들을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 장점을 지닌 게임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PS2를 가지고 있는 게이머라면 한번쯤 해볼만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다소 잔인한 면이 있어서 어린 게이머에게까지 권하고 싶진 않지만, 성인 게이머라면 충분하고도 남을 만큼의 재미를 선사해줄 수 있는 게임이다. 뭐 위에서 말한 문제점이나 정식 발매이면서도, 그것도 대사도 얼마 되지 않는데 한글화를 하지 않은 유통사의 불성실한 태도는 한번쯤 생각해봐야 될 일이지만, 그런 거 다 제쳐두고서라도 귀무자는 충분히 해볼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 필자는 이번에 한글화되어 정식 발매된 귀무자2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럼 이쯤에서 이 한마디를 마지막으로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리뷰 마치겠다. 귀무자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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