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건 FPS 게임 대전, '한방에 보내주마'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일변도로 유지되고 있던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이 뭔가 새로운 것을 원하는 게이머들의 욕구와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게임회사의 움직임의 결합으로 인해 점점 다채로워지고 있다. 현재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장르로 급부상 하고 있는 것이 바로 FPS. 전 세계에 몰아닥친 '카운터스트라이크' 열풍과 함께 생성되기 시작한 국내 FPS 게임시장은 드래곤플라이의 '카르마 온라인'을 통해 그 가능성을 꽃피우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스페셜포스'에 이르러서는 동시접속자 10만명을 기록하며 PC방 게임 순위 1위를 몇개월째 장기집권하고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제로 대학가 주변 PC방에서는 PC의 80%를 '스페셜 포스'가 차지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 이제는 마니아 장르가 아니라 국내 온라인 게임 산업 주력 장르로 떠오른 것이다.

부동의 1위, '국민게임'이란 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해 '스페셜 포스'는 '국내 FPS 게임 부동의 1위' '국민 게임'이라는 말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폭주모드를 보이며 국내 FPS 게임 시장을 이끌었다. 국내 FPS 게임 시장을 생성시킨 게 '카운터스트라이크'라면 대중화시킨 것은 '스페셜포스'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

비록 게임성에 있어서는 '카운터스트라이크'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빠르고 가벼운 게임성과 간편한 접속 방식, 그리고 강력한 커뮤니티 기능과 무료라는 강점을 바탕으로 빠르게 국내 FPS 게임 시장을 장악해왔다. 특히 흡사 배틀넷을 보는 듯한 간편한 접속 인터페이스와 강력한 커뮤니티 기능은 온라인 FPS 게임의 모범답안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은 편. 뿐만 아니라 이런 인기는 그대로 유료화로 이어져, 이 게임의 서비스사인 네오위즈는 작년 4/4분기에 8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물론 '스페셜 포스'가 무조건적으로 뻗어나가기만 한 건 아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넥슨의 '워록'과 넷마블의 '서든 어택' 등 많은 FPS 게임들의 거센 추격을 받기도 했으며 PC방 유료 서비스인 건빵 서비스 시작으로 인해 약간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1위 자리에서 굳건히 다른 게임을 내려다보고 있으며 건빵 서비스도 지난 2월 기준 1만1000여 PC방에서 가입을 하는 등 안정세에 돌입했다. 그야말로 무슨 게임이 나오던 간에 변함없는 FPS 게임계의 '리니지'가 된 것이다.


넷마블의 '갑작스런 습격', 이제는 바뀔 때가 됐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독주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스페셜포스'이지만 최근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신경이 쓰이는 게임이 하나 등장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것은 바로 넷마블의 '서든 어택'. '스페셜포스' 입장에서는 '서든어택'이 등장한 이후에도 동시접속자 10만명을 꾸준히 유지하며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어 경쟁상대가 아니라고 얘기하고는 있지만 최근 '서든 어택'의 행보를 보면 그야말로 네오위즈를 향한 넷마블의 '갑작스런 습격'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무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거의 매주 단위로 동시접속자 기록을 갈아치우더니 지난 2월에는 무려 8만명으로 급성장. 심지어는 '서든 어택'의 급성장에 힘입어 넷마블이 지난 2월 중순에 넷마블 오픈 이후 처음으로 넥슨닷컴을 제치고 게임포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두 게임 모두 소규모 대테러 전투라는 똑같은 컨셉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게임성에 따라 게이머들을 뺏고 뺏기는 직접적인 경쟁을 치를 수 밖에 없어 '스페셜 포스' 입장에서는 마치 목 바로 밑에 칼이 들어온 것과 다름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렇게 '서든 어택'이 급성장을 보이는 이유는 후발주자답게 선주자들을 철저히 벤치마킹했기 때문이다. '서든 어택'을 즐겨본 게이머들은 간편한 인터페이스와 게임 중에도 난입할 수 있어 기다릴 필요가 없다는 점, 그리고 '카운터스트라이크'와 비슷하면서도 그보다 쉬워 초보자들이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그야말로 '스페셜포스'의 온라인적인 강점과 '카운터스트라이크'의 장점만을 쏙쏙 뽑아 게임을 새롭게 만들어낸 것이다.

특히 국내 FPS 게임 마니아들이 모여 있는 커뮤니티인 '나리카스'에서도 국내 FPS 게임 중에서는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대중성과 마니아성을 한꺼번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안정세에 접어든 '스페셜 포스'에 비하면 맵 밸런스 문제와 무기 복사 등 각종 버그가 발생해 약간 소란스럽긴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스페셜 포스'를 꺾을 수 있는 유일한 작품이라는 평가가 어색하지 않다.


아류는 아류일뿐, 원조와는 비교할 수 없다!

갑작스런 유료화로 인한 PC방과의 불화로 바닥까지 추락했지만 FPS 게임의 원조 '카운터스트라이크'의 자존심은 아직 무너지지 않았다. '카운터스트라이크'는 비록 외산 게임이고 또 패키지에서 출발한 게임이다보니 접속 인터페이스가 상당히 불편하며 결정적으로 너무 오랜 기간 서비스되어왔기 때문에 고수들이 너무 많아 초보자들의 게임 시작이 어렵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지만 게임성만큼은 다른 게임을 가볍게 따돌리고 있어 역시 원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새롭게 출시된 '카운터스트라이크:소스'의 경우 높은 사양 때문에 국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그래픽만큼은 다른 어떤 게임과도 비교할 수 없는 수준. 국내 서비스사인 GNA소프트에서는 '카운터스트라이크'의 부활을 위해 PC방 업주들이 원하는 정량제 서비스를 도입하고 랭킹 서비스도 시작했으며 지난 겨울방학 시즌 내내 PC방 무료 서비스라는 승부수를 던져 가맹점이 8000여군데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부터는 그동안 취약부분이었던 일반인 마케팅도 시작할 예정이어서 향후 FPS 게임계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GNA소프트 측은 '카운터스트라이크'가 e스포츠 분야에서는 다른 게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앞서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WEG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WEG 온라인 예선을 자사의 랭킹 서비스인 A-TLS 사이트를 통해 진행할 계획. 지금 당장은 힘든 상황이지만 예전 40만명까지 추정되던 게이머들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다면 부활은 식은죽 먹기라는 입장이다.


FPS 게임 전망, '지속적 맑음'

'스페셜포스'의 아성이 너무 커 다른 게임들이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많은 게임들이 개발되어 왔고 또 현재 개발 중이다. 특히 작년 하반기에 돌풍을 일으켰던 '워록'의 경우 유료화 이후에도 동시접속자 2만명으로 국내 FPS 게임 3위 자리를 유지하며 넥슨의 효자상품이 되었으며 그라비티의 차기작인 '페이퍼맨'의 경우 종이 캐릭터가 나오는 FPS라는 독특한 컨셉으로 게이머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장르는 약간 다르지만 '건즈 온라인' '엑스틸' 등 FPS 게임과 비슷한 조작감을 가지고 있는 게임들도 어느정도 선전하고 있어 게이머들이 더 이상 FPS 게임을 '마니아들이나 하는 게임' '어려운 게임'이라고 인식하지 않게 됐다.

'스타크래프트' 이외의 상품을 찾고자 하는 e스포츠계의 움직임과 더불어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열광하는 게임 장르가 바로 FPS 게임임을 볼 때, 이러한 국내의 FPS 게임의 붐은 '글로벌화'하기 유리하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국내 개발사들은 보다 재미있고 완성도 높은 FPS 게임 환경을 게이머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그런 국산 FPS 게임의 정수가 세계적으로 뻗어나가 '제 2의 카운터스트라이크'화 되길 기대해본다. FPS 게임의 게임 전망, 지속적 맑음이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