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box360 발매 2주, ‘성공인가 실패인가’

MS의 차세대 게임기 Xbox360이 국내에 정식 발매된 지도 2주가 지났다. 기존 게임기의 상식을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 모든 출시작의 한글화 등 이슈를 몰고 온 Xbox360의 중간 성적은 어떨까. Xbox360의 현 시장 상황을 통해 이를 분석해봤다.

기기의 예상 판매대수는 약 9000대

Xbox360이 국내에 정식 출시된 것은 2주전, MS코리아에서는 Xbox360의 공식 출하대수를 밝히고 있지 않으나, 소매상들의 예측으로는 초기 물량은 1만 2천대 수준이며, 오프라인에서의 소화율은 전체물량의 약 70%. 즉, 관계자에 따르면 정식 제품에 미국판이나 일본판을 구입한 하드코어 게이머들을 포함해 9000대 정도가 국내 게이머들에게 보급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판매량은 기존의 게임기인 PS2가 발매 한 달 만에 6만대를 판매한 것에 비하면 적은 수치이지만 기존 게임기의 두 배에 가까운 비싼 가격과 아직 '데드 오어 얼라이브 4' '나인티 나인 나이츠' 등 킬러 타이틀이라고 할만한 타이틀이 출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다지 나쁘지 않은 수준. 뿐만 아니라 용산과 국제전자상가 등 많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Xbox360를 전시하기 위해 HDTV를 설치해 놓았고, 대부분의 매장에서 Xbox360 게임을 전시하고 있던 모습을 확인해볼 때 차세대 게임기로써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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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런칭 초기, 타이틀 판매는 3~5천장

모든 비디오 게임기가 그렇듯, 처음 게임기가 출시되면 해당 기기의 성능이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싶어 많은 게이머들이 다양한 타이틀을 구매하기 마련이다. Xbox360 또한 새로운 게임이 출시되면 총판에서 타이틀 당 3천장 정도의 주문을 받고 있는 상황. 즉, 게임기 보급대수에 비해서는 많은 타이틀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특이한 점은, MS에서 제시한 몇몇 게임을 제외하고 기타 퍼블리셔가 낸 게임은 시장에서 씨가 말랐다는 사실이다. 이는 몇몇 퍼블리셔들이 Xbox360 발매 초기인데도 불구하고 지난 Xbox의 참담한 실패를 기억하고 소극적으로 게임을 찍어냈기 때문.

대표적으로 EA의 '파이트 나이트' 같은 경우는 기존의 게임 그래픽을 완전히 뛰어넘는 파격적인 그래픽과 게임성으로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나 발매사인 EA코리아에서는 소량으로 물건을 찍었다가 첫날 완전히 매진되어 버려 부랴부랴 추가 생산에 들어간 경우도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를 해보면 이런 퍼블리셔들의 소심함으로 몇몇 게임의 경우 극심한 물량 부족을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 등 매장에 가봐도 MS의 게임들만 2-3개씩 진열이 되어있을 뿐, 기타 퍼블리셔의 게임들은 용산이나 국전에서 다 팔려버려 진열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플랫폼 홀더의 노력이 절실할 때

일반적으로 신 게임기가 출시되었을 때는, 소프트의 용이한 노출과 신작들의 대거 등장이 게이머들에게 새로운 게임기를 구매하도록 하는 촉진제가 되어왔다.

하지만 현재의 Xbox360 시장은 이례적으로 소프트 부족 현상 보이고 있어 Xbox360의 날개 짓에 암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생각해보라. 여러 타이틀이 풍부하게 보여도 새로운 게임기를 살까 말까인데, 두세 개 게임만 매장에 진열되어 있다면.

이런 소프트 부족 현상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지난 Xbox에서 실패의 고배를 마셨던 MS 측이 퍼블리셔들에게 안심하고 게임을 충분히 찍어낼 수 있는 판매전략이나 영업 정책 등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퍼블리셔들은 Xbox360의 타이틀을 발매함에 있어 기존 Xbox를 기준으로 할 수 밖에 없으며 '런칭 초기'라는 장점 보다도 '최소한의 수량'을 고집하고 나서게 된 것이다.

결국 Xbox360이 Xbox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플랫폼 홀더인 MS의 퍼블리셔에게 확고한 지원이나 판매에 대한 확신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Xbox360은 시장 장악이 아니라 Xbox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Xbox360 발매 2주, '성공인가 실패인가'

비공식 집계이긴 하지만, Xbox360의 하드웨어가 초도 수 1만2천대에서 전체 70%의 소화률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안정적인 출발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도 총판에서 현재 기기의 판매량에 비해 많다고 할 수 있는 3천장 수준의 주문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면, 런칭 초기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고도 보여진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국 타이틀이다.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NDS가 PSP의 판매량을 압도한 것도 이런 '타이틀'의 힘이었듯이, Xbox360 또한 선행 발매된 차세대 게임기라는 이점을 충분히 살리려면 보다 풍부한 콘텐츠 확충에 힘써야 할 것이다.

또한 앞서 언급했 듯 플랫폼 홀더는 퍼블리셔를 끌어안고 함께 갈 수 있는 터전을 더 확고하게 다져주어야 한다. 특히 계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플랫폼 홀더와 퍼블리셔 상의 가격차이에 대한 갈등, 그리고 지속적인 한글화 게임의 출시 등 발등의 불부터 차근 차근 꺼나가야 하겠다.

Xbox360의 시작은 이제부터나 다름없다. '데드 오어 얼라이브 4' 처럼 킬러 타이틀이 지속적으로 등장해줘야 할 것이다. 국내 패키지 시장의 확대와 게이머들의 보다 행복한 게임 생활을 위해 Xbox360이 분전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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