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제이맥스 왜 그렇게 잘 만들었냐구요?'

"기대를 안한 건 아니지만, 솔직히 이 정도로 반응이 좋을 줄은 몰랐습니다."


최근 패키지 게임 시장은 PSP용 '디제이맥스' 때문에 화제다. 이 게임이 출시되자 마자 날개 돋친 듯이 팔리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무려 4만장에 가까운 판매량을 보이기 때문. 이는 사실 폐허나 다름없는 국내 패키지 게임 시장 상황을 볼 때 '기적'이나 다름없는 수치다. 그래서 그런가, 인터뷰에서 만난 '디제이맥스' 오민환 총괄 PM은 연신 싱글벙글이었다.

"처음 만드는 PSP용 게임, 만들자는 결정도 만드는 과정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일단 하기로 한 거, 이를 악물고 개발에 전념했지요. 글쎄 몇 달동안 집에 못들어갔더니 라꾸라꾸 침대가 친구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오민환 PM은 불과 몇 개월 전을 말하면서 아득히 지난 과거를 회상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가끔 부르르 떠는 모습을 보니 어지간히 혹독한 개발과정을 거쳤나 보다. 눈물을 글썽거릴 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지금 이렇게 말끔한 자신의 모습은 그땐 상상도 못할 것이라고 말하는 오PM, 그의 모습은 왠지 연장 12라운드까지 싸우면서 모든 걸 불태워 버린 복서 같은 모습이었다.

"확실히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처음에 나름대로 높이 찍는다고 해서 7,000장을 찍었는데, 글쎄 이틀 만에 완전히 동이 났다지 뭔가요. 그때 재 주문을 하고 또 한 번의 재주문을 하면서, '아 정말 우리가 해냈구나' 싶었습니다."

자신이 직접 개발한 게임이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잘 팔린다는 얘길 들었을 때 정말 감동했다는 오PM. 그는 이런 인기가, 펜타비전 팀원들의 '완벽한 팀웍'에 있다고 강조했다. 음악이면 음악, 게임성이면 게임성 모두 팀원들끼리의 노력과 협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금 저희 회사에 계신 개발자분들은 오래전부터 게임을 개발하시던 분들입니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PC, 아케이드 경력자들 등 다양하죠. 특히 PSP 용 인터페이스는 그런 분들의 십여 년에 걸쳐 나온 노하우의 산물입니다. '디제이맥스'를 보세요, '휴대용 게임에 적합'하게 개발되지 않았습니까?"

오PM은 개발팀 칭찬만으로 하루를 지셀 것 같은 기세였다. '디제이맥스'의 선전은 자신이 아니라 개발팀 때문이라는 그의 얘기에서, 문득 '디제이맥스' 개발팀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자부심 마저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잠시 뜸을 들이다 '디제이맥스'가 국내의 4만장 판매 돌파가 코앞이며, 곧 일본에 수출해서 최소 10만장을 목표로 한다고 귀띔했다. 이미 일본 진출을 위한 구체적인 얘기가 오가고 있다는 것. 현재 일본에서 '디제이맥스' 밀수품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걸 말하는 오PM의 모습에서 일본 시장에 대한 기대가 상당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디제이맥스'가 선전하고 있긴 하지만, 여러가지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네트워크 지원이라든지, 새로운 게임 모드의 추가라든지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2'를 개발하게 된다면 단순히 곡만 추가되는 수준이 아닌, 전혀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걸 개발하고 싶습니다."

게이머들에게 PSP 필수 타이틀이라는 칭찬을 받고 있지만 개발자로는 아직 부족함을 느낀하는 오PM. 그런 그의 모습에서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라고 외치는 히딩크 감독의 모습이 겹쳐보였다. 그와 그의 개발팀들이, 또다시 국내 패키지 시장을 놀라게 할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길 기대해본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