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명의도용 피해자들, '누구를 위한 소송인가'

엔씨소프트와 관련된 명의도용 집단소송 대리법인으로 일약 유명세를 타고 있는 '케이알'이 소송을 위탁한 피해자 모임으로부터 불만과 빈축을 사고 있다.

케이알에 소송을 위임한 명의도용 피해자들 중 30% 정도가 소속되어 있는 명의도용 피해자 모임(cafe.daum.net/arrogantNC)측의 말에 따르면 케이알이 처음 자신들에게 약속한 것들을 하나도 지키지 않아 올바른 IT기업 문화를 장착 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집단소송의 명분을 흐리고 있다는 것.

명의도용 피해자측은 "처음 약속과는 달리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고 있다", "케이알측의 직접 방문이나 전화통화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 메일을 보내달라고 말은 하지만 보낸 메일도 읽지않음 표시로 남아있더라", "명의도용의 근거 자료가 부족하면 어떻하는가? 라는 질문에 그냥 위임하고 가만 있으라고 하더라"등의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명의도용 피해자들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부분은 케이알측이 이번 소송을 단순히 상업적인 이미지 활용으로만 사용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점. 명의도용 피해자 모임의 한 가입자는 "법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번 소송이 쉽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케이알에서는 무슨 근거로 '반은 승리했다' '거의 다 이겼다'는 등의 발언을 하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번 집단소송건과 관련해서 피해자 측에는 대표인단이 단 한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법으로 정해져있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집단소송 위임의 경우 피해자들의 의견과 변호인단의 의견을 조율하기 위한 대표인단을 만드는 것이 관례인데 이번 소송에는 이런 대표인단 조차 존재하지 않고 있다.

케이알측은 인터넷 카페와 메일등을 확인하면서 충분히 피해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표인단 선출의 필요성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피해자 측에서는 대표인단이 없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일방적인 통보 수준으로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미 지난 15일 법적공방이 시작된 이번 사태는 8700명이라는 대규모 인원이 자신의 권리를 찾겠다고 나선 게임업계 최초의 사건이기 때문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명의도용 피해자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소송인지도 모르겠다'는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 당초 취지와 다르게 단순한 상업적인 논리로 흘러갈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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