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열심히 달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차세대 게임기 전쟁에서 가장 먼저 포문을 연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게임기 XBOX360이 국내 출시 된지도 거의 한달 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현재 XBOX360의 국내 판매량은 약 9000대 정도로 비싼 가격과 전 기기인 XBOX의 모습을 감안하면 비교적 성공적인 출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편이다. 국내 XBOX360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마이크로스프트(이하 MS)의 김대진 상무는 게이머들의 XBOX360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 탓인지 무척 자신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멋진 시작이었으며 매우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런칭 행사에 참석했던 MS 아시아태평양 총괄 대표인 앨런 보우만도 한국의 성공적인 런칭에 깊은 감동을 받았으며 용산, 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의 동향을 분석 해봐도 매우 좋습니다. 더구나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파이트 나이트 라운드3' 외에도 '데드 오어 얼라이브4' '콜 오브 듀티2' 등 킬러 타이틀이 나오기 시작했으니 갈수록 더 좋아질 것 을 확신합니다."

김상무는 XBOX360은 XBOX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XBOX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타이틀이었기 때문에 그 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 그는 많은 매체를 통해서 발표된 것처럼 전 타이틀의 80%를 한글화할 예정이며 판타그램, 웹젠 등 50여개의 국내 업체에서 개발된 한국 게이머들의 입맛에 꼭 맞는 게임을 통해 이전과 같은 실패는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4월에 선보일 '엘더 스크롤4 오블리비언'을 비롯해 '나인티 나인 나이츠' 등 6월까지 50개의 타이틀이 쏟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2006년 하반기에도 '블루드래곤' '헉슬리' '헤일로3' 등 명실상부한 킬러 타이틀들의 출시가 이어지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MS의 의욕적인 모습에도 불구하고 현재 XBOX360의 현실은 그렇게 밝은 것만은 아니다. 타이틀 공급을 책임질 서드파티들은 MS가 정한 4만5000원의 가격으로는 한글화는 물론 출시하는 것조차 힘들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해외 해킹 그룹에서 XBOX360을 해킹했다고 증거 동영상을 공개해 이래저래 MS를 힘들게 하고 있다.

"좋은 게임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려고 한 것인데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몰랐습니다. 국내 비디오 게임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타이틀의 한글화가 필수 조건인 만큼 대승적인 차원에서 서로 협력할 계획이니 곧 좋은 해결방안이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해킹 문제는 본사 문의 결과 메인 시스템 해킹이 아니라 DVD를 해킹한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현재 본사에서 그 해킹 그룹을 조사 중이니 곧 결론이 나올 것 같습니다"

김상무는 XBOX360은 펌웨어 업데이트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해킹을 막을 수 있으며 설사 해킹이 되더라도 XBOX360의 핵심인 XBOX LIVE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등 많은 불이익이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XBOX 때처럼 심각한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몇 가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지금의 상승세라면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PS3 등 다른 차세대 게임기들의 출시가 많이 늦어진 만큼 그 기간 동안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게이머들에게 XBOX360의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킨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그는 게이머들이 직접 XBOX360의 성능을 체감할 수 있게 해주는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며 CGV는 물론 각종 대형 매장을 위주로 XBOX360 시연대를 설치하고 '데드 오어 얼라이브4' 같은 게임대회도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등 직접 게이머들 사이로 파고드는 마케팅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삼성전자 등과도 공동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XBOX360의 강력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일반인들에게 강조할 계획이며 궁극적으로는 XBOX LIVE 서비스를 통해 다른 차세대 게임기를 제압하겠다고 강조했다.

"굉장히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생각보다 좋은 출발을 하게 돼서 매우 기쁩니다. 게이머 여러분들의 성원 덕분에 몸은 피곤하지만 의욕은 넘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보내주신 성원에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더 많은 성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너무나 일이 많아서 인터뷰 시간을 내는 것도 힘들었다는 김상무. 그는 "가장 중요한 첫 단추를 끼우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앞으로의 길도 순조로울 것"이라며 "이제 앞을 향해 달리는 일만 남았다"고 각오를 다지듯 말했다. 그의 염원처럼 XBOX360이 XBOX의 실패를 극복하고 앞으로 달려 나갈 수 있을지 무척이나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