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해시대 대해전, '바다에서 生死를 가르다'

<상기 내용은 실제 현실의 일이 아닌 게임내에서 일어난 '대해전'을 객원기자가 종군기자형식으로 참여 재미있게 글을 풀어 쓴 것임을 밝힙니다.>

잠잠하던 바다에 또다시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바로 '대항해시대'의 최대 이슈인 '대해전'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대해전'은 '대항해시대'에 존재하는 나라들이 전쟁을 펼치는 것으로 자신이 속한 국가의 영역을 확대할 수 도 있고 자신의 명성을 널리 알릴 수 도 있어 '대항해시대' 게이머들이 가장 선호하는 이슈다. '대해전'이 발생되는 기간이면 전세계 각지에 숨어있는 발굴가들은 물론 모험가들과 해적소탕을 위해 원해까지 나가있는 군인들을 비롯해 생태계를 조사하는 학자들까지 대거 본국으로 귀국 전투를 준비하게 된다.

한동안 조용하기만 했던 바닷가의 한 주점에서 술 한잔을 하던 필자에게 한통의 편지와 함께 호출 명령서가 도착했다. 그것은 바로 '대해전' 참가 명령서. 벌써 몇 번째이던가, 조용할만하면 자국의 이익과 명예를 위해 저 망망대해를 헤매며 전투를 벌인 일이. 하지만 이번에는 소속되어 있는 국가의 발전과 자국민을 위해 검과 방패를 든 것이 아닌 '대항해시대' 전체 게이머들을 위해 좀더 자세한 전황 소식을 전하고자 펜과 노트를 들고 제독의 배에 탑승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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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해전'은 인도항로를 개척해서 아프리카 일대의 식민지를 보유하고 있는 강국 포르투갈이 그동안 모아놓은 자본력을 토대로 다른 여타 유럽의 국가들을 도발해 발생한 전쟁이었다. 워낙 강국으로 유명세를 떨쳤던 포르투갈이기 때문에 다른 국가는 '대해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해군본부와 각각의 단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투 준비를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각각의 길드들은 전투에 필요한 물자와 음식들을 제작하는 등 하루하루를 고된 훈련과 전쟁 준비로 숨가쁜 시간을 보냈으며 한동안 다른 대륙의 오지에서 과거의 유물을 탐사하던 이름 모를 발굴자들도 전장을 향하여 나가는 군인들을 위하여 각종 갑옷과 무기들을 장만해 속속 본국으로 귀국하기 시작했다.

필자가 탑승한 배는 먼 바다인 인도의 디우항을 방어하기 위해 출격한 영국의 함대를 지휘하는 '뇌벽'이라는 캐릭터명을 사용하는 제독의 배였다. 이 영국함대는 현존하는 최강의 배라는 전열함4척과 갤리스함 한척으로 구성된 함대로 그만큼 강력함을 자랑했기에 현재 영국에서 가장 중요한 지역으로 꼽히는 인도의 다우항을 보호하기 위해 파견된 것이다.

뇌벽 제독은 '대해전'에 관해서는 아직 초보자인 필자에게 많은 내용들을 설명해줬다. 우선 '대해전'은 개전발표와 함께 3일에 걸쳐 진행되며 하루에 3번씩 총 9회에 걸쳐 전투가 진행된다. 또 해당 국가의 왕궁안에 있는 대신이나 동맹항 및 영지에 도시 관리를 만나면 자동적으로 '대해전'에 참여해야만 하기 때문에 목적지에 도착하면 군선이 아닌 일반 배로 재승선해야 하며 도시관리와 얘기를 나눠서도 안된다.

드디어 해전 첫 째날 인도의 다우항 앞바다는 디우항을 공격하러 몰려온 포르투갈의 함대로 가득했다. 작심하고 진군해오는 포르투갈의 함대를 방어하기 위해 저지선을 만들고 있던 영국 함대는 동요할 수 밖에 없었다. 생각보다 많은 적 병력. 이에 반해 저지선을 만들고 있던 아군 함대의 숫자는 손으로 꼽을 만큼 적었기 때문이다.

여하튼 수많은 배들이 난파를 당하는 힘든 전투 속에서도 영국함대의 군인들은 디우항을 지키고자 하는 일념만으로 고분분투했다. 필자가 타고 왔던 전열함대는 나름대로 포르투갈 함대를 격침시키고 무아지경으로 적 진영을 넘나들었지만 압도적인 수 차이로 한척, 한척 바다로 침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완전히 밀릴듯 밀릴듯 하면서도 처절하게 몸으로 막은 덕뿐이었는지 몰라도 첫날은 그럭저럭 디우항을 방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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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우항의 항구에는 거의 다 부서진 배들로 가득했으며 디우항의 주점에는 고뇌하는 제독들과 군인들로 가득했다. 또한 전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의 다른 함대에게 깊은 배신감을 느끼며 분노를 토로하기도 했다. 도대체 무슨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필자는 디우항 곳곳에 부상으로 괴로움을 호소하는 부상자들의 신음을 들으며 첫날 밤을 하얗게 지세워야 했다. 두번째 날이 밝자 필자는 오늘만큼은 제대로 된 영국 함대의 지원을 기대하며 항구로 향했다. 마침 몇몇 제독들이 제독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포착했다. 과연 어떤 작전을 구상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인해 따라간 필자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을 들어야 했다. 제독들의 말에 따르면 그동안 영국의 가장 강력한 적이자 라이벌인 프랑스가 등장하면서 그동안 영국내에서 기득권을 보유한 여타세력과 충돌하던 몇몇 주요 제독들이 함대를 이끌고 프랑스로 망명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결정을 한 제독들을 탓할 수만은 없다. 영국에 비해 프랑스가 압도적으로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이들을 데려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일로 인해 그동안 나름대로 팽팽하게 세력을 유지하던 영국, 포르투갈, 에스파냐 삼국간의 전력이 크게 차이가 생겨버렸으며 이번 대해전도 프랑스의 암묵적인 협조로 인해 영국이 압도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이번 대해전에서는 영국이 포르투갈의 압도적인 공세를 이겨내지 못해 디우항의 포르투갈 영향력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끝이 나고 말았다. 영국은 한 국가의 영향력이 너무 높아지는 것을 원치 않는 숨겨진 모험가들과 해적들의 도움을 받아 한동안 팽팽한 접전을 벌이기도 했으나 조직력을 앞세운 포르투갈 앞에서 의기만으로 모인 개개인의 힘은 너무나도 무력했다. 결국 최종적으로 이번 '대해전'은 포르투갈의 압도적인 승리로 돌아갔고 영국이 보유했던 각 대륙의 주요도시의 지분들이 포르투갈로 상당부분 이양됐다.

아무튼 이번 대해전으로 인해 '대항해시대' 안의 국가 관계가 대단히 큰 변화를 겪게 됐다. 이제는 국가의 명예보다는 개인과 집단의 이해관계에 물려 이합집산을 이루는, 즉 어제의 적이 오늘의 아군이 되는 요즘의 국제관계와 너무나도 흡사하게 변해버린 것이다. 결국 이러한 변화는 향후 '대항해시대 온라인'에 많은 변화를 줄 것으로 보여진다.

기사작성 - 푸른늑대 게임동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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