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렁에 빠진 소외 게임시장, ‘해답은 온라인’

침체기에 빠진 국내의 소외 게임 분야 곳곳에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온라인'과의 접목이 시도되고 있다.

멸종 직전의 공룡처럼 전국적으로 하나 둘 씩 사라지고 있는 청소년 아케이드 센터, 새 기종의 출시에도 불구하고 인기 타이틀 조차 5천장을 팔 수 없는 시장으로까지 축소돼 방황하고 있는 콘솔시장, 그리고 연 2000억 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장기 침체기를 예고하고 있는 모바일 분야 등 소외된 국내 게임 분야가 모두 '온라인'이라는 테마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

이들 소외 분야 업계인 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꾸준히 주위를 벤치마킹하고, '온라인'이라는 마지막 불씨를 희망으로 업계 시장 부흥을 노리고 있다.

청소년 아케이드 센터. 온라인화의 움직임이 꿈틀

아케이드 센터 관계자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아케이드 센터가 발달했다고 평가 받고 있는 일본을 벤치마킹하며 아케이드 센터의 온라인화를 시도하고 있다. 아케이드 센터에 ADSL 등의 온라인 선을 깔아 네트워크 환경을 구현하고 서울과 대전, 대전과 부산 등 누구나 게임센터에서 전국적으로 대결을 펼칠 수 있는 온라인 게임화를 시도하겠다는 것.

실제로 대부분의 아케이드 게임이 일본에서 제작된 것임을 감안하고 최근 일본 아케이드 게임의 출시 경향이 '온라인'화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을 볼 때 국내에도 온라인 환경만 갖추어 진다면 제 2의 부흥기를 누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특히 최근에는 '버추어 파이터 5' 등 인기 대전 격투 게임 등의 일본 출시가 임박해있고 일본의 경우 전국 아케이드 센터가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대전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데다 심지어 고수 게이머들의 플레이를 전국적으로 중계하는 서비스를 시도하는 등 '차세대 아케이드 환경'을 계획해놓은 상태여서 국내 시장도 이에 맞춰 꿈틀대고 있다.


중계가 가능하도록 제작되고 있는 버추어파이터 5


하지만 국내의 아케이드 온라인화에는 많은 문제가 산재해있다. 온라인화에 관해 몇몇 관계자들이 일일이 각 아케이드 센터 주인들을 만나 설득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안그래도 어려운데 무슨 전화선 설치까지 하냐' '온라인을 지원하는 게임이 너무 비싸서 들여올 수가 없다' '과금은 얼마로 할 거냐' 등 아케이드 센터 주인들끼리도 아직 제대로 된 의견 통합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 물론 이런 부분을 중재해주고자 정부 산하 기관에 의뢰하고자 해도 제대로 된 의견규합 창구조차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 등에서 심의기준만 휙휙 바꿔대지 않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인 상태다. 정부에서 청소년 아케이드 게임 시장은 아예 생각조차 않는 것 같다 씁쓸하다."고 말하는 관계자까지 있을 정도다.

콘솔업계, 온라인 인증키와 신 수익모델에 마지막 기대

콘솔업계가 침체에 빠진 원인 중 가장 큰 것을 꼽으라면 2-30년 전부터 뿌리깊게 내려온 고질적인 유통구조의 문제를 꼽을 수 있지만, 현재 더 큰 문제로 인식되는 것은 '소프트의 불법 복제'와 '중고 재판매'다. 지금도 인터넷에서는 PS2와 Xbox 등 콘솔 게임의 불법복제 게임들을 쉽게 찾아낼 수 있으며, 심지어 어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하드디스크'에 2-30개씩 불법 복제 게임을 복사해주기도 하는 형편이다. 또 최근에 차세대 게임기를 표방하며 나온 'A' 게임기 또한 해킹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또다시 국내 콘솔게임 시장을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또 중고 재판매를 통해 판매량이 전혀 늘지 않고 있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콘솔 업계는 서서히 '온라인'을 접목하면서 새로운 국면이 올 것이라 기대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축구 게임의 대명사인 '위닝일레븐'의 경우 최신작인 '라이브웨어 에볼루션'을 통해 온라인 접속이 가능하도록 시도하고 있으며, PSP 등의 휴대 게임기도 게임을 구입한 게이머들끼리 네트워크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그리고 최근 PS2나 Xbox, 그리고 Xbox360 용 게임들도 대부분 온라인이 가능하도록 제작되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코자 하고 있다.


온라인 대전이 가능한 위닝일레븐 최신작


특히 콘솔의 온라인화는 '온라인 접속료'를 정액제로 받는 형태라거나 아니면 인증키를 통해 게임을 꼭 구입하게 유도하는 등 다양한 방식이 시도되고 있어 향후의 콘솔 게임시장 활성화 해답이 '온라인'이라는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모바일 게임업계, 네트워크 게임으로 돌파구 마련

모바일 게임업계는 2000억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침체기에 빠진 것을 실시간 네트워크 모바일 게임을 통해 해법을 찾으려 하고 있다.

지난해 넥슨 모바일(구 엔텔리젼트)社에서 최초로 '무한대전2'를 통해 모바일 다중접속롤플레잉온라인게임(MMORPG)을 시도했으며, 최근 컴투스에서도 '아이모'라는 모바일 MMORPG를 제작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 게임빌에서도 네트워크 환경에 특화된 '삼국쟁패'를 대규모로 업데이트한 '삼국쟁패 패왕천보'를 공개하고 있는 등 모바일 게임 시장은 다각적인 방식으로 네트워크화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히 이런 움직임뿐만이 아니다. SK텔레콤, KTF 등의 이통사에서도 모바일의 네트워크화와 함께 요금 부담을 덜어줄 각종 정액제가 마련되고 있어 새로운 수익모델의 창출과 함께 모바일 게임 시장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액제 등 새로운 무선인터넷요금 제도가 정착되면 모바일 네트워크 게임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 후 많은 모바일 게임들이 온라인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외된 게임시장, 해답은 '온라인' - 각계가 함께 노력해야

이렇듯 국내의 소외 게임시장은 지금 빠르게 '온라인'화 되고 있거나 '온라인'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분야가 이렇게 '온라인'화를 추구하는 것은 새로운 수익모델을 창출하거나 복제를 방지하는 등 수익악화에 일조했던 부분이 해소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온라인화'는 단순히 업계 관계자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이통사나 정부 등 '힘'을 쥐고 있는 곳에서 어느 정도 관심을 보여주는가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관계자들은 "소외된 게임시장의 자생력이 이미 한계에 도달한 만큼 '온라인'화라는 당면 과제 앞에서 업계 종사자 모두가 합심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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