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BOX 라이브로 즐기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한경환 hanbob@hananet.net

카스가 XBOX로 나온다고?
온라인 게임 강국이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르는 RPG라는 건 누구라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온라인이라는 특성상 가상의 사회를 만들어 움직이는데 RPG 만큼 이것을 적절하게 표현할 만한 장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거의 모든 온라인 게임 개발 업체들이 RPG만을 만드느라 혈안이 되었는데 너무 똑같은 게임들이 많이 등장하다보니 유저들이 분산되었고 그 때문에 수익률이 상당히 나빠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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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인지 작년부터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데, 온라인 게임계에도 FPS의 입김이 작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천편일륜적인 게임개발에 한계를 느낀 개발사들의 나름대로의 자구책이겠지만, 새로운 시도임은 분명하다. 물론 이런 바람이 한 때의 유행으로 그칠 가능성도 있으며, 실제로 얼마 전에는 이미 개발 계획을 발표했던 온라인 FPS 게임이 개발을 포기했다는 소문까지 들리는 걸 보면, 장르를 바꿨다고 해도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왜 많은 제작사들이 RPG 게임을 대신할 게임으로 FPS를 택하는 것일까? 그건 바로 오늘 소개할 카운터스트라이크(Counter Strike 이하 카스)때문이다. 정식 게임도 아닌 하프라이프의 MOD(Modification)게임이라는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는 카스가 있기에 많은 제작사들이 FPS 게임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 게임이 이제는 PC를 넘어 XBOX로도 출시가 되었다. 과연 수많은 제작사의 파라다임을 바꾼 게임이 XBOX에서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지 않은가?

카스, 이렇게 변했다.
MOD는 변형되었다는 의미와 함께 '공짜'라는 개념이 비슷한 무게로 같이 포함되어 있는 약간 중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게임의 한 형태다. 물론 이때의 공짜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변형되기 이전의 오리지널 게임을 가지고 있어야 공짜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전제가 뒤따른다. 이렇듯 MOD는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독자적인 상품으로 팔린 예를 찾아보기는 참 힘들다. PC판 카스는 그런 선입견을 보기 좋게 깨버린 게임으로, 필자도 밤잠을 설쳐가며 플레이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니 이런 게임이 콘솔로 출시된다는 것은 대단히 환영할만한 일이니 아닐 수 없는데 한편으로는 약간 우려의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다. 아무리 좋은 게임이라도 일단 많이 팔려야 할텐데 PC판 카스가 비교적 낮은 사양의 PC와 느린 인터넷 회선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한 녀석이라 이미 해볼 사람은 다 해봤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밸브도 생각이 있는 회사이니 아무런 대책없이 출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금부터 어떤 부분이 변화되었는지를 살펴보자.
PC판 카스의 1.6버전을 기초로 만들어진 XBOX판 카스는 맵의 디자인이 약간씩 바뀌었고, 그래픽이 보다 향상되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반길 만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MOD라는 특성상 오로지 멀티플레이어 게임밖에 할 수 없었던 PC판 카스와는 다르게 싱글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어떤 시나리오가 있는 싱글플레이어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을 가진 컴퓨터 상대들과 멀티플레이어 게임상황을 재현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혼자서 게임을 즐기는 것을 좋아하는 게이머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듯하다. 더구나 실력에 맞게 보츠들의 인공지능을 조절할 수 있어, 라이브로 가기 전 실력 점검의 잣대로 삼을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카스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무기구입메뉴가 네모난 창 형식을 사용하는 PC판과 다르게 원형으로 변경되었다. 키보드를 사용하는 PC판 카스의 경우, 키보드의 숫자키를 이용해 보다 빨리 무기구입을 끝내고 게임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키보드가 달려있는 PC에만 해당되는 것. 만약 XBOX판 카스도 같은 방식을 사용했다면 무기를 구매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을텐데, 원형으로 바뀌어 왼손 엄지 패드를 이용하기 때문에 숫자를 이용한 것 못지 않게 빨리 무기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마지막으로 모든 메뉴를 비롯해 대부분의 문자가 모두 한글화되었다. XBOX판 카스를 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PC판을 해봤을테니 영문 메뉴에도 그리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 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다지 큰 메리트는 없는 셈이지만 카스의 완전초보자를 위한 국내유통사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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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를 비롯한 모든 정보를
한글로 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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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플레이어 게임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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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선호하는 맵인 dust.
모습이 약간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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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판 무기구입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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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OX판 무기구입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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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로 즐기는 카스
XBOX판 카스는 PC판에 비해 싱글플레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역시 최대 관심사는 멀티플레이가 어떤가 하는 점일 것 같다. 가볍게 싱글플레이로 손을 풀었거나 아니면 언제라도 온라인으로 뛰어들 준비가 된 게이머라면 즉각 라이브에 연결해 대결 상대를 찾아보도록 하자.
XBOX의 라이브는 기본적으로 PC판의 멀티플레이와 거의 똑같은데, 라이브에 접속한 후 게임을 즐기는 것은 PC판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쉬운 편이다. 더욱이 PC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친구' 설정으로 보다 빨리 원하는 게임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 더구나 '퀵매치'를 비롯해 '옵티매치' 등의 조건으로 게임 자신에게 맞는 서버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제법 안정적으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또한 '스코어보드'를 이용하면 자신과 비슷한 실력을 가진 상대를 찾을 수 있고, 서로의 실력을 겨뤄볼 수도 있다. 끝으로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패드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게임에 나서면 한 방도 쏴보지 못하고 바닥에 눕고 다른 게이머들의 플레이나 지켜봐야 되는 신세를 면치 못하니 게임에 익숙해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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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보드를 이용해 자신과
실력이 비슷한 상대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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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만 설정해 주면 그에 맞는
게임을 찾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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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고쳐야 하지 않을까?
필자가 지금까지 FPS 장르의 게임을 하면서 속이 안 좋아졌던 것은 예전 '울펜슈타인' 이후로 XBOX판 카스가 처음인 것 같다. 속이 안 좋아지는 현상은 보통 그래픽 해상도가 낮거나 프레임레이트가 낮을 경우 자주 일어나는데, XBOX판 카스에서 갑자기 점프를 한다거나 움직임을 바꿀 때 화면이 깔끔하게 보이지 않고 흐트러지는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것을 보면 프레임레이트가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 생각된다.(PC에서와 같이 정확하게 확인해 볼 방법이 없지만, XBOX용 카스 게이머들에게는 프레임레이트가 30프레임 정도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외에도 어두운 곳과 밝은 곳의 명암 차이가 너무 심한 편이다. 밝은 곳은 그나마 게임을 하는데 별 불편함이 없지만, 어두운 곳에서는 통로조차 분간하기 힘들 정도다. TV를 이용해서 게임을 즐기는 경우는 그나마 조금 낫지만, 라이브를 사용하기 위해 공유기와 PC를 연결해서 게임을 할 경우에는 TV보다 어두운 모니터 특성상 거의 게임을 하기 힘들다. 이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한데 이해가 안되는 점은 옵션에서 밝기를 조절해줄 아무런 도구가 없다는 점이다. 사실 아예 옵션에서 그래픽에 관련된 항목이 없다.
한가지 더 이상한 점은 보통 무기를 구입한 후 보다 빨리 이동하기 위해 나이프를 들고 뛰는 경우가 많다. 나이프가 아무래도 가장 가벼운 무기니까 들고 뛸 때 가장 빠를 것이라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상하게도 저격총인 '슈미트 스카우트'를 들고 뛰는 것이 더 빠르다. 사실 '슈미트 스카우트'는 'AWP'에 비해 파괴력은 낮지만 나름대로 저격총이기 때문에 확대 조준경도 갖추고 있어 생각보다 무서운 무기다. 하지만 이걸 들고 뛰는게 나이프를 들고 뛰는 것 보다 빠르다니 도대체 말이 되는가! 사실 명암 문제나 '슈미트 스카우드' 등의 문제는 PC판 1.6버전의 카스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왔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인데 새로운 플랫폼으로 출시하면서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은 상태로 출시했다는 점은 상당히 아쉽게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의견인데 트리거를 당겨서 총을 쏘는 XBOX판 카스가 마음에 든다. 진짜 총을 쏘는 느낌을 얻지는 못하지만 흉내 정도는 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왕 트리거를 이용해 사격을 하게 만들었다면 트리거를 당길 때 진동을 주는 건 어떨까? 현재 진동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죽었을 때와 폭탄이 터질 때 뿐이다. 만약 총을 쏠 때도 진동하게 만든다면, 총 쏘는 맛도 나고 좋을 것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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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울렁거리는 걸
해결해야 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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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서는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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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프 보다
더 가벼운 슈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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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을 쏠 때도 진동을
느끼게 해달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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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XBOX? 어떤 걸 선택하지?
이쯤 되면 XBOX판 카스를 살까 말까 망설여질 것 같은데, XBOX판 카스 구매가이드로 이 글을 마무리 지어볼까 한다. 우선 클랜에 소속되어 있지 않는 한 PC판 카스는 아케이드 게임적인 성격이 강한 편이다. 플레이시간은 짧은 대신 몰입도가 상당한 게임이다보니 보통 PC방에서 간단하게 시간을 때울 때 흔히 하게 되는데(물론 집에서도 게임을 하지만...)PC를 부팅한 후 게임 속으로 들어가 수없이 만들어져 있는 방 중 아무거나 골라서 들어가기만 하면 되니까 말이다. 반면, XBOX판 카스는 PC판 보다 게이머간의 유대관계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XBOX 라이브에서 자신을 나타내는 태그 등록이 되어 있지 않다면 게임 상대를 찾기가 힘들며 외국 게이머와 게임을 해야 될 때는 커뮤니케이터가 없을 때는 강퇴 당하는 경우가 생길 정도다.(물론 PC판 카스에서도 헤드셋을 사용하면 대화는 가능하지만 그 품질이 매우 조악하다는 건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나름대로 결론을 내려보자면, 이미 PC판으로 카스를 가지고 있다면 굳이 XBOX판 카스를 살 필요는 없다고 본다. PC판 보다 더 뛰어난 점이 있다면 커뮤니케이터를 이용한 쌍방간 대화뿐인데 현재 XBOX판 카스에서 같이 놀아줄 상대를 찾는다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편이라 별 의미 없는 장점이 되어 버렸고 가격도 PC판에 비해 훨씬 비싸니 말이다.(현재 PC판 카스는 알맹이만 들어있는 쥬얼은 몇천 원대로, 3개 정도 게임이 묶인 패키지로는 3만원대면 구입이 가능하다. 반면 XBOX판 카스는 정가 52,000원이다. 더불어 라이브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매달 돈이 들어간다는 점을 명심해야 된다. 물론 게임 구입 후 2달간은 무료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XBOX판 카스를 사겠다면 별로 만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XBOX판 카스에는 나름대로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그 정서를 원하는 게이머라면 XBOX판 카스가 충분한 가치를 할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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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BOX 라이브, 친구가 없다면
게임하기가 정말 피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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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상에서 이와 같이
왕따 되기도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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