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이 설레이던 한정판 패키지, 어디로 갔나

국내의 비디오 게임 시장이 점차적으로 축소되어 가고 온라인 게임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과거 게이머들을 들뜨게 했던 '한정판'이나 '예약 특별판' 등의 기념비적 패키지가 사라지고 있다.

아직까지도 비디오게임이 게임시장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는 다양한 한정판 패키지와 한정판 게임기 하드웨어가 출시되고 있지만,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이 주무대가 된 국내의 경우 세가코리아 등 몇몇 업체에서 간헐적으로 한정판 패키지를 내고 있을 뿐, 현재는 이런 '한정판'이란 거의 볼 수가 없는 상태다.

게이머들을 설레게 했던 국내의 한정판 패키지, 과연 어떠한 것이 있었고 어떤 물품이 있었을까, 이에 게임동아에서는 과거의 한정판에 대해 알아보고, 어떻게 한정판이 변해갔는지를 살펴봤다.

*한 때를 풍미했던 국내의 한정판 패키지들

국내 게임 시장에 한정판 등의 특별 패키지가 붐을 이루었던 것은 2002년부터 2004년말까지. 2002년 초 국내에 PS2가 정식 발매되고 PS2용 소프트웨어가 정식으로 팔리기 시작하면서 '한정판'도 빼꼼히 고개를 내밀었다.

한정판을 처음 도입한 업체는 YBM시사닷컴으로, 이 회사는 2002년 8월 PS2용 '아머드 코어 3'를 발매하면서 '아머드 코어 3 타이틀, 공략집, OST, i.Link 케이블, 화보집 4종' 등을 동봉한 500개 한정의 특별 패키지를 68,000원의 가격에 내놨다(일반판 49,000원). 이 한정판은 단 2분 만에 완전히 매진 됐고, 이것이 업체에 소문이 나면서 당시 PS2 타이틀을 유통하던 업체들은 너도 나도 한정판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엠드림社에서도 PS2용 타이틀 '메모리스 오프'에 '전용 포장박스, 연하장, 2003년 달럭, 일러스트 노트, 메모리카드 스티커' 동봉 판을 2003년 말 59,000원에 출시한 바 있으며, 씨드나인엔터테인먼트 또한 2004년 초에 당시 자사의 간판 타이틀인 '토막'에 '게임DVD, 한정판 박스, 보틀캡 피규어, 고급 목도리, 특제 벽걸이 달력, 특제 패션 버튼'이 동봉된 49,000원의 한정판을 발매했다.

또한 2004년 중순에는 카마디지털엔터테인먼트에서 PS2용 인기 RPG였던 '디스가이아'의 프리미엄 한정판을 디스가이아 게임 DVD, 별도 교환용 DVD 표지, 디스가이아 OST 3CD, 디스가이아 설정자료집, 디스가이아 고급 에스프레소 세트, 차 스푼/포크 세트로 구성해 큰 인기몰이를 한 바 있으며, YBM시사닷컴도 앞서 소개했던 '아머드 코어3'의 후속작인 '아머드 코어3 사일런트 라인'에 특별 점퍼를 추가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이외에도 YBM시사닷컴에서 실제 격투가의 게임 속 무술을 담은 '격투 실전 강의 DVD'와 특제 PS2전용 덮개, 핸드폰 스트랩이 든 '버추어 파이터 4 에볼루션' 한정판을 65,000원에 출시한 바 있으며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 또한 '프리미어 디스크'가 포함된 '아크 더 래드 ~정령의 황혼'의 한정판과 특제 케이스와 히스토리 북 등으로 이뤄진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2' 한정판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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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판'속 게임 아이템, 온라인쪽 이벤트 상품으로 변모

2005년과 2006년, 국내의 게임시장이 온라인 쪽으로 무게중심의 추가 기울어가면서 이러한 한정판은 완전히 그 모습을 감추었고, 이제는 가끔씩 '예약판매' 기념품을 동봉한 패키지 제품들만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명맥이 유지되고 있는 '예약판매' 특전들 또한 게이머들을 솔깃하게 하는 아이템이 동봉된 경우가 많다. 2005년 말 발매된 '드래곤볼Z'에 게이머들이 좋아하는 '호이포이 캡슐'을 동봉한다든지, 최근 발매된 '소닉 라이더즈'의 경우 90만원 상당의 실제 '스노우 보드'를 제공하는 식이다.

물론 업체들이 이러한 아이템들을 준비하는 이유는 게이머들이 기본적으로 '게임에 관련된 특별한 물품'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의 주종이 PC 온라인 게임으로 변해갔다고 해도 이러한 성향은 바뀌지 않아서, 게이머들은 여전히 게임에 관련된 특이한 아이템을 찾고 있다. 그렇다보니 지금은 PC 온라인 게임 개발사들도 이러한 게이머들의 '특별한 아이템'에 대한 수요를 인식해 동시접속자는 물론 소득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까지 활용하고 있다. 최근 '라제스카' 1차 클로즈 베타 테스터들에게 고급 화보집을 증정한 액토즈나 '마비노기' 관련 고급 우산과 피규어 등으로 화제를 모은 넥슨, 이벤트 상품 개념을 확대해 '로샵'이라는 '라그나로크' 관련 캐릭터 상품몰까지 운영하고 있는 그라비티 등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즉,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는 팬서비스를 위해 제작되던 한정판 물품들이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는 적극적인 마케팅의 일환이거나 게임에 버금가는 당당한 하나의 상품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비디오 게임 시장이 약화되다보니 온라인만큼 매력적인 상품들이 나오고 있지 못하지만 PS3와 XBOX360 등이 국내에 자리를 잡아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도 다시 멋진 '한정판'들이 발매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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